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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판타지
이 책의 내용은 미정입니다.
작가 : Beastic
작품등록일 : 2017.7.11

Bㅣ딱지, GL딱지, 빨간 딱지가 붙은 책들을 사랑하는 여인 아실리페 그레인

그 사랑을 현실화 하기 위해 책방을 내고, 그 안을 자칭 성물, 타칭 딱지 붙은 책들로 가득 채운다.

오늘도 불철주야 성물들을 동지들에게 팔고, 조물주님들에게 사들이며 열심히 성지를 가꾼 그녀는 길거리에서 만난 노파로 부터 새하얀 책을 사게 되는데...

소심한 영애의 아찔한 상상! 내가 상상을 하는 것인지 자살 행위를 하는 것인지 모르겠어!

목숨 걸고 책에서 빠져나가야하는 앙큼살벌 로맨스

 
Chapter 2 질투와 배덕감의 사이
작성일 : 17-07-23 11:01     조회 : 244     추천 : 0     분량 : 57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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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Chapter 2 질투와 배덕감의 사이

 

 나의 고함에 주변에 있던 모든 사용인들이 놀라 쳐다보았다. 하긴, 얘들 눈에는 갑자기 내가 땅을 보며 고함을 치는 거겠지. 나는 재빨리 책을 가슴에 안고 일어났다.

 

 ‘아직 안 늦었어, 이 안에 무슨 내용이 있던 책르가즘을 느끼지 않겠어!’

 

 “아가씨! 어디 가세요! 어디 불편하신 거예요?”

 

 “잠시만 화장실 좀 다녀올게.”

 

 “코르셋 때문에 벗기 힘드실 텐데 도와 드릴까요?”

 

 “아냐! 그냥 나 혼자 다녀올게. 그냥 손만 닦고 오려는 거야! 금방 올게!”

 

 나는 나를 따라 오겠다는 유리카를 극구 말리고 나서야 내 방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난 이 생에 태어나서 가장 빠른 걸음으로 화장실에 들어온 뒤 문을 잠갔다.

 

 ‘그래, 아실리페 그레인. 넌 절대 책르가즘을 느끼지 못 할 거야. 넌 지금부터 아주 소프트한 정상인이야. 어떤 끈적끈적한 상황과 뜨겁다 못해 펄펄 끓는 씬이 나와도 현자타임으로 일관할거야!’

 

 나는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갖으며 책을 피려고 하다, 다시 한 번 쫄보의 마음이 들어서 덮었다. 자기위로를 한 번 하면 확실히 현자타임을 갖지 않을까 1초 동안 고민 했다. 정말 딱 1초!

 

 ‘아니야, 내가 사내시키도 아니고, 한 번 천국 보고 온다고 현타가 계속 될 것도 아니겠지.’

 

 나는 책을 잡고 이를 꽉 물고 펼쳤다. 싸늘하다. 글씨가 날아와 내 소중이에 박힌다. 하지만, 걱정마라 손은 눈보다 빠르니까. 내용을 이해하기 전에 한 장, 입이 되새기기 전에 다시 한 장. 마지막으로 씬을 느끼기도 전에 한 장! 그렇게 챕터 2를 다 읽고 책을 덮으니, 마치 내 눈에는 두 마디 글씨가 허공에 써지는 느낌이었다.

 

 [안타깝군요! 책르가즘을 벗어나는 데 실패하셨습니다!]

 

 하, 나란 년 역시 대단하다. 글씨를 읽는 게 아닌 훑어보듯이 봤는데도 책르가즘을 느낄 정도로 발전하다니, 더 이상 말이 안 나온다. 그래도 솔직히 이건 내 탓이 아니라고! 아니 애초에 말이 되냐. 챕터 2만에 야외 플레이가? 어? 아무리 그래도 그건 아니지. 하아. 정원에 들어가서 달빛에 반짝이는 연못을 보며, 이야기를 나누다가 덮치는 테인! 오닐은 소리를 안내려고 온힘을 입에 쏟았지만 그 순간 바지 안으로 들어가는 테인의 손! 그리고 숨이 넘어가듯 흘러나오는 신음. 미친 거지. 아무리 주인공이 망할 싸이코지만, 이 조물주님은 글을 써도 너무 잘 쓴다.

 

 “차디찬 손이 그의 뜨겁게 달구어진 검에 닿았을 때, 오닐 입에서는 하이얀 김이 서려 테인의 귓가에 닿았다.”

 

 비유 한 번 진짜... 이러니 안 설레? 이러니 안 떨려?! 아니 거기다가 공녀는 왜 또 훔쳐 보는데. 거기다 더 미치고 팔짝 뛰는 건, 이 책속에 공녀와 테인은 연인 관계다. 정략 따위가 아닌 아주 오래된 연인! 옛날부터 전해져 내려오는 남녀 관계의 정석이라는 소꿉친구로 시작해서 연인이 되고 연인이 부부가 되는 그런 상황이다.

 

 “그 상황에서, 자신도 모르게 질투를 느끼는 오닐에 그것을 오로지 육체를 때려 박아서 무마하는 테인. 거기서 느끼는 그 둘의 배덕감과 그 장면을 본 공녀가 받는 충격의 앙상블.”

 

 유명한 조물주가 과거에 남긴 말이 있다. 뉴비는 신선함에 흥분하고 고수는 그들의 감정에 흥분한다. 젠장. 이 인간들에게 감정이입하면서 꼴릿함을 느끼니, 나도 이제 뉴비가 아닌가보다. 내가 조금은 순수했던 시절에 이 단어가 뭐야? 이건 어떤 자세인 거야? 하면서 눈을 빛내며 유리카에 묻고는 유리카가 마지못해 알려주면, 얼굴을 붉히며 어머 어머 생난리를 쳤던 날들이 아득했다. 그렇게 난리를 치곤 침대에 누우면 밤잠을 못 이루며 베개와 이판사판 떡을 치던 나날의 연속이었지.

 

 “이제는 그 순수했던 시절이 꿈과 같구나. 후 , 역시 분홍 글씨는 여기 이 부분이고, 다음 챕터는 7일... 얼라?”

 

 “Chapter 3는 5일 후.”

 

 [이번 챕터의 난이도가 올라갔습니다.]

 

 라며, 책이 나를 조롱했다. 망할.

 

 **********

 

 해가 느릿느릿 제 할 일을 마치고, 달이 빠르게 치고 올라오는 시간. 나는 책을 읽은 후, 다시 손목으로 ‘뿅!’ 보내버렸다. 이렇게 마법에 갇히게 되면, 아무래도 이놈의 책은 인아웃이 가능해 지나보다.

 

 근데 왜 일주일 후에 바로 챕터가 안 이어졌을까? 라는 생각이 문득 들었다. 7일 째가 되는 날, 나는 온갖 소심병이 도져서 테인과 오닐에 대해서는 단 한 글자 머리카락 한 올까지 상상하지 않았다. 그것을 위해서 온갖 신간들을 옆에 가져다 두고 미친 듯이 빠져들었다. 덕분에 7일이 되던 날은 아무 일도 없이 넘어갔다.

 

  그렇게 8일, 9일, 하루하루가 지나가면서, 난 하나하나 실험해 보기 시작했다. 테인만 상상을 해봤고, 다음 날은 오닐만 상상해 보았다. 그리고 완전히 다른 사람들로 망상을 해보았다. ‘황후마마와 우리 언니 기사님의 야릇한 오후’라는 건 비밀이다. 그리고 그 다음날 다시 한번 테인과 오닐을 상상해 보았다. 그런데도 책은 아무런 반응을 안했다.

 

 “근데 오늘 왜 갑자기 반응 한거지?”

 

 아직까지 이 책의 최종 목적이 무엇인지, 누가 만든 것인지, 그 할매는 누구 인지, 왜 챕터의 날짜가 줄어들었는지 등등 의문점이 한 가득이지만, 하나는 확실하다.

 

 “마법은 현재 진행 중이다.”

 

 그래. 이 집착공 같은 마법 책은 완전히 나한테 박혀서 떨어질 생각을 안 한다! 그러면 어쩌겠는가! 죽기 살기로 도망쳐봐야지! 훗, 챕터 1을 해결하던 내가 아니라고. 해결 방법만 알면 완전 식은 죽 먹기다 이거야. 오늘 바로 클리어 해주마!

 

 나는 유리카의 부름에 당당히 걸으며, 집 밖으로 나갔다. 일단 황태자를 만나야겠는데, 아니다 오닐에게 부탁해야겠다. 그 망할 놈은 진짜로 검을 들고 쫓아올지도 모른다. 아니, 갑자기 무도회를 초여름의 사냥회로 바꿔서 나에게 활을 쏴 날릴 수도 있다. 그래. 괜찮겠지. 뭐 이 정도 수위라면, 저번이랑 크게 다를 건 없자나? 생으로 만지는 것도 아니고, 그 얇디얇은 검집 위니 세이프겠지? 키스는 한 번 했으니까, 또 한다 해도 뭐... 괜찮겠지!

 

 “반갑군요. 영애. 전...”

 

 “꺄악!”

 

 “......”

 “......”

 

 긴 상념에 빠진 채, 땅을 보고 걷던 나는 준비되어 있던 마차에 올라타려고 했다. 그 때, 내 눈앞에 손이 튀나오고 면역 없는 남자의 목소리가 들리자 나는 놀란 마음에 비명을 지르며 손이 올라갔다. 문제는 그 남자가 내 앞에 생각 보다 가까이 있었는지 손이 제 갈 길을 잃고, 닿아서는 안될 부분에 닿았다.

 

 “툭. 툭. 물컹.”

 

 ‘음. 고놈 참 실하네.’

 

 는 무슨 나는 잠시 지금의 상황에 대해서 빠르게 정리했다. 내 눈앞에 있는 매우 당황한 표정의 남자와 눈을 마주치며 내 오른손은 자유분방하게 놀고 있었다. 그렇다면? 나의 다음 행동은?

 

 “철퍽.”

 

 “아가씨!”

 

 그래. 쓰러지는 게 최고지. 난 지금부터 신세계를 경험한 충격으로 몸져누운 영애다. 근데 이 남자는 뭐지? 고동나무와 같은 진갈색 머리카락에 키도 크고 이목구비도 뚜렷하다. 온 얼굴로 나 자상해요라고 광고하는 이 남자는 그 물건도 참... 쩝. 아 이건 아니고. 하여튼 내가 옆으로 힘없이 무너지자 내 시녀들과 하녀들은 미친 듯이 달려왔고, 그 남자는 언제 날 낚아챘는지. 품에 날 안았다.

 

 “괜찮습니까 영애. 첫 인사 치고는 강렬하군요?”

 

 “......”

 

 “뭐, 지금은 잠시 눈을 감고 있는게 좋겠군요. 저도 꽤 당황스러워서요.”

 

 와 씨, 뭔 남자가 이렇게 착하 다냐. 아니 착할 거면 끝까지 착해 주세요. 그런 말 하면 제가 괜히 찔리잖아요 님아.

 

 “일단 듣고는 있는 걸로 알고 말하죠. 전 쥬비엘 후작가의 차기 후작 레트로 쥬비엘입니다. 오늘 잘 부탁드립니다. 영애.”

 

 눈을 감고 있어도 그 목소리에는 자상함이 흠씬 묻어 있었다. 나는 그의 눈치 없는 착한 마음씨를 느끼며, 살짝 고개를 끄덕였다. 오늘 참 다사다난 하구나.

 

 ***********

 

 시녀들의 부축을 마다하며, 그는 나를 기어이 마차에 얹혔다. 그리고, 마차가 출발하고 한참이 지나도 그는 나에게서 시선을 떼지 않았다. 심지어 중간 중간 풉, 풉 웃고 있었다. 끝까지 눈을 감고 있으려 했지만, 점점 짜증이 밀려오며 내 미간이 움찔움찔 요동치기시작했다. 눈을 뜨자니 은근 자존심 상하고, 그렇다고 눈을 감고 있자니 생판 처음 보는 남의 소중한 부분을 잡아 쥐었으니. 내 속은 미안해 죽을 지경이었다.

 

 “언제 까지 자는 척 하시렵니까 영애. 곧 마차가 도착합니다만?”

 

 “으음... 으아아아.”

 

 좋아. 자연스러웠어! 나는 마치 지금 깨었다는 듯이 기지개를 피며 일어났다. 그러면서, 고개를 좌우로 돌리며, 여기가 대체 어디냐는 식으로 그를 바라보았다. 다시 본 그는 테인과 오닐을 양옆에 둬도 결코 오징어가 되지 않을 외모를 가지고 있었다. 평소라면 하악하악 하면 망상의 나래를 펼치고 있었겠지만, 지금은 그것보다 연기에 몰두했다.

 

 나는 그의 굵고 단단한 것을 만진 충격으로 쓰러져, 잠시 기억을 잃은 연약한 영애를 연기하는 거야!

 

 “이번에는 기억상실증입니까?”

 

 “......”

 

 “저는 괜찮습니다만.”

 

 “아. 네. 죄송...합니다.”

 

 이 남자 내 패턴을 다 꿰고 있다. 뭐지? 나 그리 쉬워 보이는 여자였나. 얼굴에 들어나 있나? 난 최대한 눈을 안 마주치기 위해 창문을 바라보았다. 그런데 대체 뭐지? 이 남자는 왜 나랑 같이 마차에 탄 거지?

 

 “제가 오늘 아실리페 영애의 에스코트를 맡았습니다.”

 

 “네?! 왜죠? 왜... 그러니까.”

 

 “레트로 쥬비엘입니다.”

 

 그렇게 웃지 마렴. 정 들것 같잖니 얘. 근데 너 좀 무섭다. 내가 무슨 생각을 하는지.

 

 “전 무서운 사람이 아닙니다.”

 

 “그걸 어떻게...”

 

 “영애의 표정에 다 써 있습니다만?”

 

 “오 마이 갓.”

 

 “후후. 영애는 참 재미있군요. 에스코트를 수락하길 잘 했습니다.”

 

 얘 웃는 것 좀 봐. 너 여자 좀 울리고 다녔겠구나. 근데 레트로 쥬비엘이라. 차기 후작이라고 했었지? 근데 그 지위에 이 정도 외모를 가지고 공국에 소문이 안 났다고?

 

 “아, 전 집안에서 후계자 수업과 법 관련 공부만 해서, 외부 출입을 아예 안했죠. 저희 집안이 대대로 법 관련 직업을 가져서요. 후계자는 기본적으로 법에 대한 지식은 많이 가지고 있어야죠. 덕분에 대부분의 영식과 영애들은 저를 모릅니다. 이렇게 큰 사교계는 처음이고요. 영애랑 비슷하군요. 영애도 연회식 이후로 두 번째라 들었습니다만?”

 

 “아, 네 맞아요..”

 

 “역시, 듣기는 했지만, 낯을 많이 가리시는군요. 역시 처음에 그건.”

 

 “실수예요!”

 

 내가 빠르게 그의 말을 자르고 대답하자. 그는 순간 눈을 크게 뜨고는, 하얀 이가 보일 정도로 미소지었다.

 

 “목소리도 얼굴만큼 아름답군요. 앞으로 종종 크게 들었으면 합니다.”

 

 “종종? 아니 지금.”

 

 “마차가 도착했군요. 내리시죠. 영애.”

 

 마차 문이 열리고, 알아 들을 수 없는 수많은 말소리가 들려오자. 나는 순식간에 긴장하여, 치마를 꽉 쥐었다. 그런 내 주먹위로 레트로의 손이 올라와 살짝 포겠다.

 

 “저도 처음이라 긴장되는데, 같이 힘내볼까요? 이래보여도 제가 꽤 믿음직스럽습니다.”

 

 그는 내 손을 잡고 마차에서 내렸다. 나는 어어 하는 사이에 그의 손에 붙들려, 연회장 앞에 섰다. 역시 그의 외모는 나만 잘생겼다고 생각하는 게 아닌지 그가 걸을 때마다 주변의 영애들의 수군거림이 커졌다. 그에게 주목되는 시선이 나에게도 쏠리자 난 식은 땀이 아주 흐르다 못해 넘쳤다.

 

 ‘으, 배 아파 지는 것 같아.’

 

 겨우겨우 참으며, 무도장의 입장을 기다리고 있는데 뒤에서 레트로를 보았을 때보다 더 큰 소란이 일어났다. 그 소란은 점차 커져가면서 나에게 다가왔고, 내 배를 쥐다 못해 터뜨릴 생각의 남자가 차가운 미소를 흘렸다.

 

 “오랜만이군. 영애. 이제야 그 손목을 날려버리겠군.”

 

 그래. 나도 널 기다렸단다. 네 발로 와줘서 진짜 고맙다! 이 웬수야!!! 이번에는 좀 잘해보자!

 

 Chapter 2 D-5

 

 테인과 오닐과 공녀와 내가 함께하는 탈출 게임.

 

 이번에는 얼마나 욕을 쳐 먹을까?

 

 아실리페는 위가 쓰리고 배가 아파서 진짜 쓰러질 지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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