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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천국을 가리키는 새하얀 나침반
작가 : 소시지
작품등록일 : 2017.6.5

죽은 망자가 범람하는 세계, [저승]
[구원(천국)]과 [심판(지옥)]의 갈림길에서 각자의 방향을 걷는 자들의 이야기.

그 가운데…… 19살 소녀, 한지예는 자신의 방에서 絞死━━목을 매달다.

“아니야! 아니라고, 난 죽지 않았어!”

자살이라는 대죄를 범하고만 한지예는 지옥을 심판받고야 말았다!
천국의 영원한 이별, 확정된 지옥, 그나마 살만한 저승라이프!
사신과 불가촉사망자들을 피해가는 파란만장한 사후세계 생존 판타지!

 
T time. 3
작성일 : 17-07-22 20:37     조회 : 260     추천 : 0     분량 : 44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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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 이름은 트루 오베른. 나이는 18이고 직업은 탐험가입니다.”

 탐험가?

 한지예가 아리송한 표정을 지었다. 한지예의 세상에서 탐험가라는 직업을 가진 사람은 손꼽을 정도로 적었다. 가장 기억나는 탐험가라면 가끔 TV에 나오는 곰 아저씨였다.

 “저승에 온지는 하루도 지나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사인은…….”

 다음 행동으로 단추를 풀어 목을 환하니 보여주었다. 시뻘건 피가 흘러 새하얀 셔츠가 붉게 물들었다. 트루가 나지막한 목소리로 말했다.

 “참수형입니다.”

 꿀꺽.

 모두가 침을 삼켰다.

 자신들과 스케일이 다른 죽음에 당혹을 숨길 수가 없었다. 참수형은 큰 죄를 범한 대가인 사형이다. 어떤 죄를 지었던 간에 트루의 목이 한번은 떨어졌다는 사실이 섬뜩하게 느껴졌다.

 바싹 수분을 빼앗긴 식도는 마른 침마저 삼키길 원했다. 모두는 남은 음료로 목을 축였다. 그중 한지예와 김지용은 질문을 던졌다.

 “어떤 이유로 죽은 거야?”

 “미안하지만 나도 궁금하군.”

 입 밖으로 꺼내기 힘든 질문. 상대에게 여쭤보기 미안할 정도에 질문이지만 서슴없이 꺼내버렸다. 방면에 트루는 그닥 반감이 들지 않아 싫어하지 않은 기색을 보였다. 오히려 물어봐주길 원하는 것만 같았다.

 “후후후. 정궁금하다면 어쩔 수 없네요. 지금부터 차근차근 설명해드리죠.”

 궁금증 속에서 자신의 과거이야기를 모두에게 들려주었다.

 

 

 “어릴 적부터 죽마고우처럼 지내온 친구 한명이 있었습니다. 소년시절 저와 그 녀석은 마을에서 말썽쟁이로 유명한 2인조였습니다. 산이며 강이며 숲까지. 마을 구석구석을 찾아다니며 탐험가 흉내를 냈죠. 때로는 위험한 절벽도 올라타고 맹수가 들끓는 야산에도 뛰어들고 어느 날은 산적무리의 보물을 훔쳐 달아나 마을을 왈칵 뒤집어놓은 사건도 있었습니다. 그 만큼 저희들은 탐험가라는 사람을 동경했습니다. 자유로운 탐험가를요.”

 과거회상에 젖은 트루가 홍차를 한 모금 마시고 다시 이야기를 풀어갔다.

 “탐험가가 되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제안했죠. 어른이 되면 같이 바다로 떠나자고. 그 당시 17살 이었던 친구는 앞날이니 생계이니 하찮은 변명을 내세우며 현실을 부정했지만 분명 탐험가가 되고 싶다는 생각은 버리지 못했다고, 저는 생각했습니다. 그 녀석에 마음을 알아차리고 반년 간 쫓아다닌 결과, 비로소 약속을 받아냈죠.”

 “잠만! 그거 완전 강제…….”

 “그리고 저희는 어른이 되었습니다. 마을사람들이 저희를 어리석다고 손가락질했지만 굴복하지 않았습니다. 성인식도 치루지 않고 망설이는 친구와 같이 무작정 바다로 뛰어들었습니다.”

 한지예는 트루의 막무가내이야기가 마음에 들지 않았다.

 방면 김지용과 윈디는 턱을 괴고 이야기에 몰입되어있었다.

 “역시, 쉽지는 않았습니다. 고요했던 바다는 어느새 폭풍이 불었습니다. 파도는 우리를 언제 집어삼킬 만큼 위협적이고 바람은 어찌 그리도 사납던지 배는 금방이라도 뒤집혀버릴 것만 같았습니다.”

 분위기변화 탓에 김지용과 윈디가 숨을 죽였다.

 “그럼에도 저희는 계속 나아갔습니다. 고댄 시련과 역경을 견딘 저희는 어떤 재앙도 해쳐나갈 자신이 생겼지요. 폭풍은 흔들바람 같았고 파도는 어린아이의 물장구처럼 보였습니다.”

 “오오. 자네 참 대단하군!”

 “오빠 멋져!”

 트루의 용기에 둘이 간탄했다.

 “하지만……. 저희의 생각은 결국 자만이었죠. 하늘은 저희에게 거대한 폭풍을 보냈습니다. 배는 산산이 조각나 바다에 빠지고 결국은 조난당했습니다.”

 “이럴 수가…….”

 “않되…….”

 적막이 흐르고 둘은 탄식했다.

 “어쩌다보니 저는 살았습니다. 정신을 차리고 보니 이름 없는 섬에 떠밀려왔습니다. 저는 없어진 친구를 찾고자 이리저리 섬을 헤맸지만 결국은 찾지 못했습니다,”

 “크윽!”

 “훌쩍…….”

 충격적인 사실에 둘은 머리를 꽁꽁 싸매었다. 트루의 얼굴이 칙칙하게 어두워지기 시작했다.

 “곧바로 절망했습니다. 저의 자만이 결국 친구를 죽인 샘이죠. 아무것도 먹지 않고 죽기만을 기다렸습니다. 어차피 남은여생 따위 죄의식으로만 살아야했기 때문입니다.”

 향상 밝은 모습을 보이던 트루의 얼굴에 그림자가 비춰졌다.

 “하지만 그때.”

 그러다가 다시 얼굴색이 돌아왔다.

 “원주민을 발견했습니다. 그리고 이런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제가 떠밀려온 섬 근처에는 수많은 섬들이 존재한다고. 저는 이때! 한 가지 확신을 했습니다. 친구는 죽지 않았다. 분명 이름 없는 또 다른 외딴섬에서 나를 찾고 있으리라. 희망이 피어났습니다. 그리고 저는 또 다른 탐험을 결심했죠. 보물이 아닌, 신대륙도 아닌, 황금의 성은 더더욱 아닌! ……친구를.”

 어느새 주위가 눈물바다로 변모했다.

 김지용이 소매로 솟구쳐 나오는 눈물을 막으려 애썼지만 억제하지 못할 만큼에 양이 쏟아져 내렸다. 윈디는 탁자 밑에서 꺼낸 두루마리휴지로 눈물을 닦았다. 하지만 눈물은 멈출 줄 몰랐고 젖은 휴지가 산더미처럼 싸여갔다.

 “저는 탐험가이기 전에 친구입니다. 섬을 탐험하고 그들의 역사와 문화, 전통을 조사하고 싶었지만……. 지금 눈앞에 보이는 건 섬을 방황하는 친구의 모습과 심지어는 차가운 바다에서 허우적거리는 게 아닐까라는 생각마저 떠올라 머릿속을 괴롭혔습니다. 저는 곧바로 꿈을 포기하고 원주민에게 배 한척을 부탁했습니다.”

 “호오오……!”

 우정이야기가 김지용의 마음을 울린다.

 “꿈은 난중에 이뤄도 될 일입니다. 지금은 친구의 생사가 가장 우선입니다. 그리고 친구를 찾으면 꼭 둘이서 이곳을 탐험하리라. 반드시.”

 “크흐흑……! 자네는 정말이지 좋은 청년이구만……!”

 고개를 들지 못하고 트루의 어깨를 토닥여주었다. 절망에서 일어나 친구를 구한다는 트루의 마음에서 감동을 전해준 탓이다.

 “사정을 들은 원주민들은 자기들도 도와주겠다며 저를 위로해주었습니다. 그들에게 감사했습니다. 또 다른 친구를 얻은 기분이었죠.”

 “역시! 우정 앞에서 사나이들은 하나일세!”

 “원주민 착해!”

 김지용과 윈디가 밝은 미소를 띠고 환호한다.

 트루는 어느새 카페에 분위기를 거머쥐었다. 그의 한마디가 법처럼, 둘의 마음을 울리고 감동시켰다. 감동과 슬픔 등이 한 대 섞인 감정의 주권을 장악하였다.

 “그리고…….”

 그리고?

 트루는 말을 끓더니 조용해지기 시작했다. 상당히 고뇌하는 기색이었다. 혹시 말 못할 정도의 참혹한 결과인가 베드엔딩은 예고하는 것일까. 동시에 관람자들에 안색도 어두워졌다.

 “왜! 왜 말을 하지 않은 건가!”

 “무슨 일이 있는 거지!”

 끝내 대답은 돌아오지 않았다.

 그의 묵언이 분위기를 더욱 고조시켰다.

 “역시 친구는…….”

 “오빠 괜찮아. 그 오빠도 분명 걱정해줬을 거야!”

 트루의 반응을 보아하니 결말은 짐작할 수가 있었다.

 배를 얻은 트루는 생사가 묘호한 친구를 찾기 위한 항해를 떠난다. 반년이 흐르고 1년이 넘어도 그리고 2년, 3년, 4년………………. 오랜 시간이 흘러 10년.

 마지막이라 생각되는 섬에 도착한 후에는 오로지 두려움이라는 감정밖에 없다.

 지난 항해에서 수많은 섬을 떠돌았다. 하지만 친구는 없었다. 가장 짐작 가는 곳을 시작으로 확률은 점점 줄어들었다. 그렇게 시간은 점점 흘러가고 의심이 생겨버린다.

 그리고 지금, 그가 도착한 곳은 가능성이 가장 희박하고 10년 전 폭풍이 몰아닥친 바다와 가장 멀리 떨어진 섬.

 하지만 갈 수밖에 없었다. 지난 10년처럼, 작은 확률이라도 희망이라 부르며 배에서 내렸다.

 그리고 마침내 그곳에서는.

 친구는 있ㅇ…….

 “아뇨, 아뇨. 원주민들이 저승에서 만나라며 전기톱으로 목을 베었습니다.”

 ㅓㅆ…….

 DA……?

 모두는 행동이 정지당했다. 두 손으로 얼굴을 가리고 흐느끼던 두 사람이 손가락사이로 동그란 눈이 깜박인다.

 마치 대변을 보다가 중간에 끊겨버린 분위기였다.

 “……끝이야?”

 “응.”

 “……친구는?”

 “몰라요.”

 『…….』

 이 자리에 모인 모두가 어떤 반응을 보여야할지 감이 잡히지 않았다.

 절망적인 결말은 맞다. 하지만 위로해주기 애매묘한 결말이다. 게다가 모두의 이야기를 말없이 듣고 있는 분위기조차 모두에게 말렸다. 자신을 테러시킨 분위기테러리스트는 위로받을 자격 따위 없다며.

 한지예가 기습적으로 말을 던졌다.

 “그냥 바보잖아.”

 “크헉!”

 매서운 지적이 가슴 짝을 관통한다.

 트루가 뻥 뚫린 가슴을 부여잡고 탁자에 엎어졌다. 이리저리 구르며 마음을 달랬다. 그래도 자존심은 남아있는지라 한지예를 쏘아보았다.

 “바보는 인정합니다. 아무준비도 안하고 고작 낚싯배하나타고 향해하는 것 또한, 저의 크나큰 오만이죠. 지금도 깊게 반성해요.”

 “낚싯배? 아예 자살하고 싶어서 환장했구나.”

 “크흐헉!”

 “네 친구도 불쌍하다. 바보한테 끌려가다가 혐한 꼴이나 당하고.”

 “푸허헉!”

 피를 토하듯 울분이 입 밖으로 토해냈다. 그녀의 반론할 수없는 언어폭행으로 트루는 시체처럼 입을 다물었다.

 “트루오빠…….”

 걱정스러워하는 표정을 지어낸 윈디가 트루에 등을 토닥여주었다. 일순간 트루는 구원받은 기분이었다. 저 늠름한 작은 손바닥에 서러웠던 울분을 쏟아내고 싶었다.

 “크윽, 괜찮아……. 걱정하지 않아도 돼.”

 트루는 아무렇지 않다는 척 손사래 쳤다. 고작 어린아이에게 위로받을 수만큼은 없었다. 만일 위로받게 된다면 남은 자존심마저 함락되고 말 것이다.

 “뭐가 괜찮아, 바보오빠.”

 “크허허헉!”

 예상치 못한 윈디의 변화구를 정통으로 얻어맞은 트루가 탁자에 엎어져 피를 토했다. 믿는 도끼에 발등 찍힌 격이었다. 이때만큼 한지예랑 윈디가 작은 악마처럼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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