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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
네게 반한 시간
작가 : 신귀빈
작품등록일 : 2017.7.17

"밤새 생각해봤는데, 저 마음 먹고 그쪽 꼬셔보려구요." 삼 년째 예능PD 입사 시험을 준비 중이던 백수 차이영! 어느 날 실연 직전의 친구 주희의 전화를 받고 청담동 카페 '태'로 달려 간다. 하지만 이성 보다 감정이 앞선 이영은 주희의 전 남친, 영우 선배의 턱 밑에 어퍼컷을 날리고 솔직하고 당당한 그녀의 모습에 호기심을 느낀 카페 사장 윤태배는 기막힌 계약을 제안한다. 27세 백수 차이영과 스윗남 윤태배의 사랑 이야기! 지금 시작합니다 ♥

 
3화. 두근두근 스카웃 제안
작성일 : 17-07-22 19:21     조회 : 232     추천 : 0     분량 : 6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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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투둑, 투둑, 투투둑-

 

 고급 자수가 새겨진 장우산을 들고 있는 태배의 머리 위로 여름비 떨어지는 소리가 들렸다. 그리고 그 아래로 백육십 초반의 아담한 키의 한 여자가 두 눈을 동그랗게 뜨고 자신을 올려다보고 있다.

 

 마치 숲 속에서 길을 잃은 한 마리 토끼처럼.

 

 곧이어 태배의 장우산 끝에서 떨어진 빗방울이 그녀의 이마에 톡하고 떨어졌다.

 

 “어머, 깜짝이야!”

 

 화들짝 놀라며 자신의 이마를 부여잡는 이영의 반응에 태배의 입가에 옅은 미소가 번졌다.

 

 하지만 이내,

 

 “아, 그런데 누구세요?”

 

 라고 묻는 목소리에 재빨리 현실 감각이 돌아왔다.

 

 “아, 놀랐다면 사과할게요.”

 

 “사과할 건 아닌데 조금 당황해서요. 난생 처음 겪는 일이기도 하고.”

 

 한 치의 가식 없는 이영의 대답에 태배는 솔직히 말하기로 마음 먹었다.

 

 “정식으로 인사할게요. 윤태배라고 합니다.”

 

 이와 동시에 태배가 자신의 명함을 내밀었다. 촉촉한 여름비 사이로 이영의 작은 손이 명함을 받아들었다.

 

 청담동 브런치 카페 '태'라는 이름과 함께 왼쪽 귀퉁이에 적혀 있는 휴대폰 번호. 낯선 열 한 자리 휴대폰 번호를 발견한 이영은 순간 TV브라운 관 속 잘생긴 남자 배우의 휴대폰 번호를 딴 듯한 착각에 휩싸였다.

 

 “카페 태? 아까 그 태? 청담동 거기이-?”

 

 “예. 제가 아까 그 태, 사장 입니다.”

 

 “헉!”

 

 자신도 모르게 이영이 단말마의 비명을 내질렀다. 잘생긴 남자 배우의 휴대폰 번호를 땄다는 착각도 잠시 애써 외면 했던 한 가지 사실이 떠올랐던 것이다.

 

 수박바씨발라 먹을 영우 선배 때문에 일으켰던 오전의 난동!

 

 이런 쫌팽이 자식! 설마 오전의 난동 때문에 피해 보상이라도 받으려고 찾아온 건가?

 

 자신 보다 두 뼘은 훌쩍 넘을 태배의 얼굴을 바라보던 이영의 얼굴 표정이 기쁨과 놀람에서 충격으로 바뀌기 시작했다. 그리고 태배는 자신을 앞에 두고 각양각색의 표정 연기를 선보이는 그녀를 물끄러미 쳐다봤다.

 

 솔직히 말하자면 태배 자신도 무엇에 홀려서 이 여자의 집 앞까지 찾아왔는지 모르겠다.

 

 그저 한 치의 부끄러움 없이 같은 남자가 봐도 수박바씨발라 먹을 놈의 턱 밑에 어퍼컷을 날리던 그녀의 주먹이 인상 깊게 꽂혔을 뿐이고.

 

 프랑스에서 귀국하자마자 정략 결혼을 종용하는 한 여사의 압박으로부터 자신을 도와줄 한 여자가 필요했을 뿐이고.

 

 그러다 어쩌다 처음 마주친 이 여자가 그 여자였으면 좋겠다 생각이 들었을 뿐이고.

 

 결국 상식적 방법 보다 감정이 앞서 자신의 카페 VIP고객인 이 여자의 친구를 통해 집 주소를 알아낸 뒤 무턱대고 찾아왔을 뿐이고.

 

 그리고 그 여자는 지금 바로 내 앞에 서 있고.

 

 정말 미친놈 같았다.

 

 하지만 후회 해본들 이미 벌어진 일. 태배는 솔직해지기로 마음 먹었다. 왜냐하면 자신의 목적을 위해 이영을 찾아 오긴 왔지만 지금 더욱 신경이 쓰이는 건 쏟아지는 비를 맞으며 서 있는 이영의 덜덜 떨리는 입술이었다.

 

 그렇게 망설이다 튀어나온 한 마디는,

 

 “불편하지 않으시면 제 차에서 얘기하실래요?”

 

 였다.

 

 “뭐라구요?”

 

 “...”

 

 이영은 대답이 없었다.

 

 “아뇨. 그건 안되겠어요. 아무리 그래도 낯선 분의 차에 덥썩 탈 수는 없거든요. 대신 저 앞에서 이야기하죠.”

 

 역시, 예상대로였다.

 

 태배는 자신의 추측을 벗어나지 않는 이영의 솔직함에 싱긋 웃었다.

 

 이영이 가리킨 곳은 자신의 집 앞이었다. 그렇게 내리는 비를 바라보며 페인트 칠이 벗겨진 대문 앞에 쪼그리고 앉게 된 두 사람. 촉촉한 여름비가 내리는 골목길에는 아무도 없었다.

 

 현실감 없는 이 상황이, 이영 역시 웃기긴 했지만 그녀 역시 자신을 찾아온 솔직한 이 남자를 그냥 보내기엔 마음이 편치 않았다.

 

 “자, 말씀해보시죠. 혹시 오전에 그 사건 때문에 찾아오신 건가요?”

 

 “아뇨."

 

 "그럼 도대체 무엇 때문에 찾아오신 건지.”

 

 “차이영씨랑 같이 일하고 싶습니다.”

 

 “뭐, 뭐요? 저랑요? 아니, 그건 그렇고 제 이름은 또 어떻게 아셨어요?”

 

 “...”

 

 “혹시 스토커? 진짜 스토커 아니예요? 막 드라마보면 있잖아요, 엄청 상류층인데 싸이코패스야! 그래서 막 여자 뒷조사하고 감금하고 어우.”

 

 순간 이영은 두 손으로 입을 막고 말았다.

 

 이런, 터진 게 입이라고 아무거나 말해버렸구나.

 

 “풉!”

 

 “왜 웃어요?”

 

 “차이영씨 직업이 배우 아닙니까?”

 

 “예에?”

 

 “일 분 일 초마다 자유자재로 변하는 표정. 허공을 올려다보며 내뱉는 방백. 진짜 배우 같아서요. 아닌가?"

 

 “어유, 농담도 참.”

 

 “역시 사람 보는 눈이 있네요, 제가.”

 

 싱긋 웃는 그 남자를 보며 화내지 않아서 다행이다, 이영은 그렇게 생각했다.

 

 “차이영씨 이름은 김주희씨가 말해줬습니다.”

 

 “엑? 주희가요?”

 

 “예. 김주희씨가 저희 카페VIP 고객이라서요. 한 달에 한 번 상위 랭킹 다섯 명 정도 VIP고객을 뽑는데 김주희씨는 작년부터 그 자리를 한 번도 놓친 적 없는 고마운 분이죠.”

 

 태배의 말이 끝나자 이영이 속으로 생각했다.

 

 나쁜 기집애. 내가 맛집 가자고 할 땐 돈 없다고 난리더니 영우 선배랑 비싼 데만 골라서 다니느라 그랬구먼!

 

 이영이 입을 삐죽거렸다.

 

 “말 그대롭니다. 차이영씨가 저희 카페에서 일해줬으면 좋겠어요. 마침 저희 카페에 방패막이처럼 씩씩한 직원 한 명이 필요했는데 차이영씨가 그 적임자인 거 같네요.”

 

 “방, 방패막이요?”

 

 “예. 저희 매장에 아주 지독한 블랙 컨슈머가 한 명 있습니다.”

 

 “블랙 컨슈머라면 카페 영업을 일부러 방해하는 사람도 있다는 건가요?”

 

 “나이는 마흔 여덟, 이름은 한미령, 제 어머니이자 아주 신비스러운 외모의 여인이시죠.”

 

 “우와! 나이가 마, 마흔 여덟이세요? 이게 아니지, 그래서요?”

 

 “그런데 고상한 외모와 달리, 한 번 찍은 건 절대 놓지를 않으셔서요.”

 

 “...”

 

 “사랑스러운 아들의 정략 결혼 상대! 특히 미리 점 찍어두셨던 묘령의 여인과의 결혼이요.”

 

 정략결혼.

 

 정말 꿈 같은 이야기였다. 영화나 소설 속에서나 보던 재벌의 정략결혼이라니.

 

 “그러니까 차이영씨가 잘 연기해주면 됩니다. 쉿, 한 여사님도 눈치 못 채게.”

 

 “만약 일하게 된다면 제가 정확히 무엇을 하면 되나요?"

 

 “딱 육 개월, 제 카페에서 정직원으로 일하면서 이중 스파이를 해주세요. 한 여사님과 친해져 잘못된 일거수일투족을 읊어주시고 정략 결혼은 막아주는 일종의…”

 

 “일, 일종의?”

 

 “차매니저 겸 비즈니스 파트너.”

 

 차, 차매니저 겸 비즈니스 파트너어어어?

 

 태배의 기막힌 부탁에 이영은 숨이 넘어가기 직전이었다.

 

 진짜? 리얼리? 참 트루우우-?

 

 세상에 진짜 이런 계약이 존재했단 말이야? 태어나서 처음 들어보는 부탁이었다.

 

 아, 이걸 어찌해야한다.

 

 “대신 차이영씨가 섭섭하지 않을 정도의 월 급여와 보너스, 현재 하시는 일에 맞춰 부탁하실 게 있다면 모두 들어드리죠.”

 

 아, 이걸 하늘에서 뚝 떨어진 행운이라고 해야하나. 악마의 계약이라고 해야하나?

 

 “혹시 지금 하시는 일이?”

 

 “백수요.”

 

 “예?”

 

 “백수요, 백수! 좋게 말하면 취업 준비생이죠. 삼 년째 예능PD 시험 준비하고 있는.”

 

 “그렇군요."

 

 생각할수록 신기하고 이상한 남자였다.

 

 날 언제 봤다고, 이런 부탁을 하는 건지 참. 아무리 급했다지만 혹시라도 내가 사기꾼이면 어떡하려고? 아니지, 상류층이라 그런지 별 신경 안 쓰는 건가?

 

 이영은 그렇게 자신의 옆에 앉은 태배를 바라보았다.

 

 하지만 이 남자, 어쩐지 다른 재벌들과 다르다. 아까부터 계속 자신의 정장 팬츠 사이로 쇳물이 스며 들고 있는 데도 전혀 내색하지 않고 기다려주는 걸 보면.

 

 순간 허공에서 태배와 이영의 시선이 부딪혔다.

 

 아주 잠깐이라도 다른 생각에 빠져 발을 잘못 헛디뎠다면, 못 헤어나올 것 같은 시선이었다.

 

 이 남자의 두 눈동자가 그랬다.

 

 하지만,

 

 앗, 이게 아니지! 더 있다간 이 남자 꼬임에 넘어가겠어!

 

 서로를 뚫어져라 쳐다보던 두 사람 중, 이영이 먼저 정신을 차렸다.

 

 “저, 죄송한데요.”

 

 “예. 말해요.”

 

 “이 부탁 저는 못 들어 드릴 것 같아요.”

 

 “왜요?”

 

 “여자라면 한 번쯤 꿈꿔 봤겠죠! 사장님처럼 돈 많고 잘생긴 남자가 하루 아침에 나타나서 터무니없는 계약 조건을 내걸며 접근하는 거!"

 

 “...”

 

 “그런데 그런 꿈 같은 이야기는, 그저 이야기이기에 가능한 일 같아요."

 

 "차이영씨."

 

 "한 가지 더 마음에 걸리는 건! 결국 사장님께서 말씀하시는 부분이 다른 사람을 속이는 일이잖아요. 전 아무리 좋은 조건이라도 누군가를 상처주는 계약은 하고 싶지 않습니다."

 

 "..."

 

 "제가 물불 가릴 처지는 못되지만."

 

 역시, 예상대로 쉬운 여자가 아니었다. 자기 할 말을 마친 이영이 엉덩이를 털며 일어섰다. 태배는 그저 내리는 비를 바라보고 있을 뿐이었다.

 

 그때였다.

 

 “차이영씨, 저 때문에 당황스러웠죠?”

 

 “예?”

 

 “저도 당황스럽긴 마찬가집니다.”

 

 페인트 칠이 벗겨진 녹슨 대문을 열려던 이영의 손이 멈칫했다.

 

 “그쪽 찾아서 여기까지 온 거요. 요즘 세상엔 바로 감옥갈 일 아닙니까?”

 

 “아니, 그런 뜻은 아니었는데.”

 

 갑작스러운 태배의 자책에 이영의 마음이 슬그머니 누그러졌다.

 

 “그럼 이렇게 합시다. 한 여자를 보고 첫 눈에 반한 남자가 앞뒤 잴 것 없이 찾아온 걸로."

 

 “뭐, 뭐예요?”

 

 “제가 지금 딱 그런 기분이거든요.”

 

 “...”

 

 “결과적으론 한 방에 차였지만."

 

 쏟아지는 여름 비를 바라보던 태배 역시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리고 긴 다리를 뻗어 이영의 집 앞에 세워둔 스포츠 카 운전석에 올라탔다.

 

 부우우웅-

 

 회유도 없고, 미련도 없는 심플한 부탁이었다.

 

 이영이 골목 어귀를 빠져나가는 태배의 스포츠 카 뒤꽁무니를 하염없이 바라봤다. 그때, 이영이 집 앞에 놓인 태배의 우산이 보였다.

 

 "저, 저기요!"

 

 하지만 이영의 목소리가 닿기에 스포츠 카는 벌써 떠난 후였다.

 

 "우산 가지고 가지."

 

 매몰차게 거절은 했지만, 어딘가 찝찝한 구석이 있는 이영의 혼잣말이었다.

 

 

 *****

 

 다음날, 이영의 집 근처 편의점.

 

 동네 어귀가 보이는 유리창 너머로 이영과 주희가 함께 서 있었다.

 

 실연으로 인해 거의 폐인이 됐다싶은 주희는 화장끼가 거의 없는 쌩얼이었다. 하지만 고3쯤 됐을까? 앳된 얼굴의 편의점 알바는 아까부터 주희를 훔쳐보고 있었다.

 

 으이구, 남자 놈들이란.

 

 “주발아, 지금 상황이 현실감 있다고 보니?”

 

 테이블 위의 천 원짜리 믹스 커피를 홀짝 마시던 이영이 말했다.

 

 “부모님 눈치 보며 취업 준비 중인 백수 주제에, 굴러 들어온 복을 찬 걸까?”

 

 “아니.”

 

 하지만 주희의 대답은 의외로 깔끔했다.

 

 “아니, 요즘에 ‘고것이 소문났네’ 같은 프로그램 있잖아. 거기 보면 진짜 허우대는 번지르르한데 여자 등쳐먹는 나쁜 놈들.”

 

 “잘못 걸리면 있긴 있지.”

 

 “곰곰히 생각해봤는데 그런 종류의 사람은 아닐까 싶어.”

 

 그러자 주희가 박장대소하며 응답했다.

 

 “푸하하! 너한테 명함 주고 갔다는 그 사장 말야?”

 

 “응.”

 

 “어우, 얘가 뭘 모르네.”

 

 “왜? 혹시 알고 있는 거라도 있어?”

 

 지난 밤 이영은 의심스럽기도 하고, 놀랍기도 하고, 설레기도 한 그 남자 때문에 잠을 설쳐 상당히 피곤한 상태였다.

 

 “이 년 째, 카페 ‘태’의 VIP회원을 독차지하고 있는 주희의 시선으로 보자면.”

 

 “응. 다 좋은데. 네 이름 네가 부르지마. 징그러.”

 

 “넌 땡 잡은 거야!”

 

 “그래에에? 왜?”

 

 “원래 카페 ‘태’가 사장은 없고 아르바이트생으로만 운영이 됐었거든. 진짜 대박인 건 태사장이 아르바이트생들 전부 정직원으로 승격시켜주고, 거의 봉사 수준으로 휴가까지 보내주니까 개나 소나 정직원 되보려고 달려 들었던 거지.”

 

 “아, 그렇구나.”

 

 “심지어 돈 많은 태사장이랑 한번 어찌하려고 작정하고 달려든 애들도 있었는데. 아예 거들떠보지도 않고 뻥, 찼다는 거 아냐. 과거에 무슨 사연이 있었는지 여자하고 담 쌓고 산다고 청담동 스트리트에 소문이 파다해.”

 

 예상대로 멋진 남자였다.

 

 주희의 설레발에 이영의 마음 역시 소프트 아이스크림처럼 부드러워졌다.

 

 “그리고! 더 대박인 건!”

 

 “...”

 

 “태 사장 지인들 중에 방송국 관계자나 스타들이 많대!”

 

 “아, 정말?”

 

 “응. 어쩜 너한테는 잘 된 일 아냐? 야, 진지하게 고민해 봐. 톡 까놓고 말해서 취업 준비도 돈 있어야 가능 한거야. 가뜩이나 아버지도 힘드시잖아.”

 

 “그래.”

 

 주희의 정곡을 찌르는 말에 이영의 마음이 묵직해졌다.

 

 하긴, 대학교 이 학년 때부터 예능PD 준비한다고 다녔던 교재비에 학원비, 심지어 교통비와 간식비까지 전부 합치면 부모님께 넙죽 엎드려 용서를 빌어도 모자랄 판국이었다.

 

 그때였다.

 

 편의점 건너편에 익숙한 스포츠 카 한 대가 나타났다.

 

 “어머, 어머! 쟤 뭐야?”

 

 닭갈비 맛 삼각 김밥을 우물거리던 주희의 시선이 편의점 유리창 밖으로 향하고.

 

 곧이어 운전석에서 내린 사람은 태배였다.

 

 “어, 저 사람? 태사장 아냐?”

 

 순간 이영의 심장이 북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설마, 설마 했는데 또 찾아올 줄이야!

 

 편의점 건너편에서 이영을 발견한 태배가 씩하고 미소를 띄웠다. 옷차림은 어제와 달리 심플한 차림새였다. 흰색 셔츠에 회색 슬랙스 차림이었지만 어쩜 저렇게 잡지 속에 나오는 배우 같을까?

 

 차가 있는지 없는지 양옆을 둘러보던 태배가 빠른 걸음으로 편의점 앞으로 건너왔다.

 

 이영과 주희, 두 여자의 앞에 우뚝 선 태사장, 윤태배!

 

 한쪽 손을 슬랙스 팬츠 속으로 집어넣은 그가 휴대폰을 꺼냈다. 곧이어 화면 위를 왔다갔다하는 터치 펜.

 

 쓱쓱-

 

 척 봐도 가슴 떨리는 미소로 무언가를 쓴 태배가 편의점 유리창 위로 휴대폰을 살짝 부딪혔다.

 

 그리고 그 위에 삐뚤빼뚤 씌어진 문장은,

 

 ‘차이영씨! 나랑 데이트합시다.’

 

 였다.

 

 “어머, 어머! 저거 태사장 맞아아아?”

 

 주희가 기함을 하며 놀라 자빠지려는 순간, 한 문장이 더 씌어졌다.

 

 ‘밤새 생각해봤는데, 저 마음 먹고 그쪽 꼬셔보려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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