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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
전하, 아니 되옵니다
작가 : 아범
작품등록일 : 2017.7.17

이벤트 당첨으로 일등석에 탑승한 담월. 그곳에서 한 남자와 크게 다투고 만다. 결국, 비행기에서 내리기 전 그가 속삭인다. "두 번 다시 마주칠 일 없길 바라거라." 아니, 뭐 저런 싸가지가 다 있어?! 그렇게 끝날 줄 알았던 두 사람의 인연이 황궁에서 다시 시작되었다. 도망치려는 그녀와 잡으려는 그. 마침내 사로잡힌 그녀의 입에서 절망적인 신음이 터져나왔다.
"전하, 아니 되옵니다!"

 
저 인간들한테 이 나라를 맡길 수는 없어
작성일 : 17-07-21 21:40     조회 : 265     추천 : 0     분량 : 4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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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 외곽의 정부청사 건물.

 

 그곳에서 뜻하지 않은 만남이 이루어졌다.

 그렇지 않아도 어색한 사이였는데 이번 간택을 앞두고 더욱 불편한 관계가 돼 버린 세 사람.

 그렇다.

 간택 후보자들의 부모들이었다.

 그들이 건물 중앙홀에서 우연하게 딱 마주친 것이다.

 

 멀리서부터 서로를 발견한 세 사람이 일순간 눈살을 찌푸렸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뿐.

 곧 정치인 특유의 웃음을 머금고 서로에게 다가섰다.

 

 담월의 아버지이자 외교부 장관이기도 한 한정훈이 먼저 말문을 열었다.

 

 "안녕하십니까, 부총리님."

 

 서열상 그들 중 가장 높은 관직에 있는 사람이 차 부총리이기에 그에게 먼저 인사를 했다.

 영선의 아버지이자 명운 그룹의 지배자이기도 했다.

 

 "아이고, 두 분 장관님을 여기서 다 만나는군요. 하하하."

 

 차 부총리가 큰 소리로 웃으며 반가운 척을 했다.

 모르는 사람이 봤다면 정말로 반가워 하는 줄 착각할 정도였다.

 

 "그러게요. 별일이네요."

 

 뒤이어 추 장관이 가볍게 눈인사를 했다.

 문화부 장관 추영옥은 대중들에게 가장 인기가 많은 사람이었다.

 전직 배우 출신답게 상당한 미모를 지닌 그녀였다.

 물론 미소를 톱스타로 만든 장본인이기도 했다.

 

 인사를 마친 세 사람이 잠시 어색한 눈빛을 주고받았다.

 곧 차 부총리가 은근슬쩍 떠보듯이 얘기를 꺼냈다.

 

 "요즘 뜻하지 않게 아주 바쁘게 됐습니다. 두 분, 간택 준비는 잘 하고 계시죠?"

 

 속이 뻔히 보이는 질문에 한 장관이 태연한 얼굴로 대답했다.

 

 "준비할 게 뭐 있겠습니까? 저희 딸아이야 이번 간택에서 그저 들러리일 뿐인데요. 두 분께서는 준비 잘 하고 계신지 모르겠습니다."

 

 한 장관이 미꾸라지처럼 교묘하게 빠져나가자 추 장관이 슬쩍 견제의 눈빛을 던졌다.

 곧 그녀의 입에서 담담한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간택이야 애들이 알아서 할 일이죠."

 

 그녀의 말에 차 부총리가 얼른 말을 받았다.

 

 "맞습니다, 맞아요. 우리야 그저 옆에서 가만히 지켜보는 거 말고 달리 할 일이랄 게 있겠습니까? 하하하."

 

 세 사람 모두 간택에는 관심이 없다는 듯 말을 돌렸다.

 누가 정치인 아니랄까 봐 속마음은 철저하게 감췄다.

 하지만 보이지 않게 치열한 눈빛들이 쉴 새 없이 오갔다.

 

 잠시 뒤, 추 장관이 먼저 물러섰다.

 

 "그럼 이만."

 

 그녀가 가볍게 고개를 숙이자 한 장관이 미소를 지었다.

 

 "조만간 두 분께 좋은 소식 있기를 기원하겠습니다."

 

 "네. 수고들 하세요."

 

 차 부총리가 고개를 끄덕이며 발길을 돌렸다.

 그렇게 세 사람이 각기 다른 방향으로 재빨리 흩어졌다.

 

 사실 이들이 이렇게 어색한 관계가 된 데에는 그럴 만한 사정이 있었다.

 본의 아니게 총리 자리를 두고 서로 경쟁을 하게 됐기 때문이다.

 

 입헌군주제의 대한제국.

 

 군주는 군림하되 지배하지 않는다.

 따라서 황제 대신 총리가 제국을 관리한다.

 하지만 그 안을 들여다보면 실상은 그렇지 않았다.

 

 실상은 황제가 제국을 다스리는 것과 다를 바가 없었다.

 

 황제에게 총리 임명권이 있어서가 아니다.

 어차피 투표로 선출된 총리를 황제가 최종 임명할 뿐, 거부권을 행사한 사례는 단 한 번도 없었다.

 

 황제의 권한이 막강해진 데는 다른 이유가 있었다.

 바로 대중의 압도적인 지지 때문이었다.

 워낙 절대적 지지를 받는 황제였기에 그가 지지하는 후보가 실제 총리가 됐다.

 지금껏 단 한 번의 이변도 없었다.

 

 그만큼 대중의 지지는 무서운 무기였다.

 

 막강한 권력과 탄탄한 지지세력의 결집으로 지탱해오던 황실의 옛 방식이 대중의 지지를 얻어 존립하는 새로운 방식으로 진화를 한 것이다.

 

 이런 이유로 이번 간택은 후보자들 뿐 아니라 그들의 부모인 세 장관에게도 아주 중요한 문제가 되었다.

 

 처음 간택 얘기가 나왔을 땐 그들도 어리둥절했다.

 하지만 지금은 얘기가 달랐다.

 

 간택에 대한 대중의 관심이 폭발적으로 늘어나자 다음 총리에 관한 얘기도 함께 거론되었다.

 간택이 된 후보자의 부모가 새로운 총리가 될 거라는 예상이 심심치 않게 흘러나왔다.

 

 간택이 되면 졸지에 황족 신분이 된다.

 거기에 유력한 총리 후보자까지 되는 것이었다.

 

 상황이 이쯤 되자 자연스럽게 그들 사이에 경쟁 구도가 형성되었다.

 

 방금의 대화 역시 간택이 아닌 총리 자리에 대한 서로의 생각을 주고 받은 것이었다.

 서로 빙빙 돌려 말은 하지만 품고 있는 생각은 같았다.

 

 '저 인간들한테 이 나라를 맡길 수는 없어!'

 

 절대 양보할 수 없는 경쟁이 시작된 것이다.

 

 

 ***

 

 

 "부총리님. 차 부회장님 오셨습니다."

 

 "들여보네."

 

 인터폰으로 여직원이 보고하자 차 부총리가 쌀쌀맞은 목소리로 대꾸했다.

 곧 영선이 문을 열고 들어섰다.

 

 "부르셨습니까?"

 

 "거기 앉거라."

 

 부녀지간이라고 하기엔 너무 경직된 대화가 오갔다.

 영선이 말없이 소파에 앉았다.

 곧장 차 부총리의 짜증 섞인 목소리가 이어졌다.

 

 "하아, 나 참. 어이가 없어서."

 

 "무슨 일 있으셨습니까?"

 

 뭔가 언짢은 일이 있는 듯 차 부총리의 표정이 안 좋았다.

 영선이 무심한 얼굴로 그 모습을 바라봤다.

 

 "그 자리가 어떤 자리인데 제깟 것들이 함부로 넘봐! 운 좋게 간택에 끼게 됐으면 가문의 영광으로 알고 만족할 일이지, 흥!"

 

 그 사람들 얘기구나.

 영선이 금세 눈치를 챘다.

 아마도 다른 후보자들의 부모를 만난 모양이다.

 영선의 무표정한 얼굴이 테이블로 향했다.

 무슨 말을 듣게 될지 뻔히 예상되었다.

 

 곧 그녀의 짐작대로 차 부총리의 입에서 간택에 대한 얘기가 흘러나왔다.

 

 "어차피 최종적으로 간택은 네가 될 텐데 그 인간들이 헛꿈을 꾸는 꼴이 아주 우습더구나."

 

 영선이 그저 차분하게 듣고 있었다.

 마치 자신과는 상관없는 얘기를 듣는 듯 그녀의 얼굴이 덤덤했다.

 그런 영선의 귀로 열기가 느껴지는 차 부총리의 말이 파고들었다.

 

 "특히 그 여우 같은 여자가 문제야. 이미 총리라도 된 것처럼 목에 힘이 잔뜩 들어가서는. 쯧쯧쯧."

 

 고작 이런 얘기나 늘어놓으려고 날 불렀단 말인가.

 애써 담담하려던 노력에도 불구하고 그녀의 얼굴이 조금씩 일그러졌다.

 하지만 그녀의 눈치를 볼 차 부총리가 아니었다.

 끊은 줄 알았던 담배까지 피워 물며 여전히 분을 토해냈다.

 

 "하긴, 그 앞뒤가 꽉 막힌 범생이 놈도 영 마음에 안 들어. 관심 없는 척 하고 있지만, 속으로는 은근히 욕심을 내고 있는 걸 내가 모를 줄 아나 보지. 흥! 능구렁이 같은 자식!"

 

 참다못한 영선이 시간을 확인하며 몸을 일으켰다.

 

 "회의가 있어서 먼저 일어나겠습니다."

 

 "자신 있는 거지?"

 

 그녀를 향해 차 부총리의 냉랭한 음성이 날아들었다.

 순간 영선의 몸이 딱딱하게 굳었다.

 이미 답은 정해져 있고 자신은 그 답을 들려줘야만 했다.

 그녀가 입술을 깨물었다.

 

 "그 두 집안한테 밀릴 게 하나도 없는 우리다. 너만 실수하지 않으면 어려울 거 없는 일이야."

 

 "알고 있습니다."

 

 영선이 차갑게 식어버린 말투로 대답했다.

 차 부총리가 힘껏 담배를 비벼껐다.

 문득 구겨진 담배꽁초가 자신처럼 느껴지는 영선이었다.

 그런 영선의 귓가로 차 부총리의 달콤한 말이 들렸다.

 

 "잘할 거라 믿는다. 이번 일만 잘 해결되면 네 동생 자리도 이제 그만 너에게 넘겨주마."

 

 순간 영선의 두 손에 잔뜩 힘이 들어갔다.

 아버지를 대신해 임시로 그룹 회장직을 맡고 있는 남동생의 얼굴이 스쳤다.

 경영에는 전혀 관심도 없는 사고뭉치가 단지 아들이라는 이유로 그 자리에 앉았다.

 완벽하게 준비되어 있는 자신을 제치고 말이다.

 

 "맡겨 주세요. 원하는 걸 가져다 드릴 테니까.

 

 영선이 가볍게 고개를 숙이더니 방을 빠져나갔다.

 

 황태자의 간택.

 

 느닷없이 결정된 일이었지만 이젠 그녀에게 둘도 없이 중요한 일이 돼 버렸다.

 

 물론 차 부총리의 명령이 아니어도 그녀 역시 양보할 생각은 추호도 없었다.

 간택만 된다면 굳이 차 부총리의 동의 따위 필요 없었다.

 자연스럽게 명운 그룹은 그녀의 손에 들어올 것이다.

 

 황실이 명운 그룹의 숨은 대주주이기 때문이었다.

 

 긴 세월 부를 독점하다시피 했던 황실이었다.

 물론 간간이 어진 황제의 출현으로 그 거대한 부를 백성의 몫으로 돌리려는 시도도 있었다.

 

 하지만 그보다 더 많은 황제가 권력과 부에 집착했다.

 

 그럴 때마다 황실의 권한과 부는 막강해졌다.

 그렇게 축적된 거대한 부는 오늘날에 이르러서 황실의 힘이 사회 곳곳에 영향을 미치게 만드는 든든한 밑거름이 되었다.

 

 거미줄처럼 촘촘한 황실의 부에 제국의 경제가 단단히 붙들린 모습이었다.

 

 수많은 기업들이 황실을 향해 머리를 숙였다.

 황실은 그렇게 조용히 제국의 경제를 지배하고 있었다.

 

 영선의 자존심.

 그리고 그보다 더 중요한 그녀의 야망.

 

 이것들을 손에 넣기 위해서라도 반드시 간택되어야만 한다.

 영선이 황태자 휘를 포기할 수 없는 이유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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