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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당신에게 축복이 함께 하기를
작가 : 한량
작품등록일 : 2017.6.3

소년 이나드의 평범하지 않은 사제 수행기

 
18화
작성일 : 17-07-21 17:58     조회 : 247     추천 : 0     분량 : 42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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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으...음...”

 

 테비낭이 정신을 차렸다. 아니 정신을 차린 건지 아닌지 알 수 없었다. 자신은 묶이지 않은 채 의자에 앉아있었는데 하늘을 보자 빨간 돌벽으로 되어있는 천장이 보였고 벽을 봐도 같은 재질로 되어 있는 벽이었기 때문이었다. 그나마 정신을 차릴 수 있었던 것은 자신처럼 의자에 앉아 있었던 일행 한 명과

 

 “일어서지 말고 앉아주세요”

 

 귓가에 울린 목소리 덕분이었다. 그제서야 정면을 보자 의자를 두고 책상에 앉아 서류를 읽고 있는 한 사람의 모습이 보였다. 앞머리를 한쪽으로 올려서 넘긴 주황색 머리칼의 청년은 탁자에 앉아 싱글거리곤 서류와 그들을 번갈아 바라보며 웃고만 있었다. 그의 말에 따라 의자에 앉자 흘깃 눈이 마주쳤는데 테비낭은 순간 소름이 쫙 끼쳤다. 그의 온몸은 두뇌에 경고를 보냈고 두뇌는 그에 대해 한 가지 결론을 내렸다.

 

 ‘미친놈이다.’

 

 마법사로서 적지 않은 삶을 살아온 그는 학문과 진리를 추구한다는 직업의 특성상, 미친 사람을 다른 사람들에 비해 비교적 많이 봐왔는데 저자는 그 중에서도 특출난 미친놈이었다. 테비낭이 본능적으로 뒤를 돌아보자 검은색의 로브를 뒤집어 쓴 두 명이 문을 지키고 서 있었다.

 

 “도망칠 생각 하시는 건 아니죠?”

 

 “아닙니다!”

 

 그의 말에 본능적으로 반응하자 그는 싱글거리며 다시금 서류로 눈을 돌렸다. 그러자 잠시 침묵이 흘렀고, 이따금 어디선지 음산한 소리가 귓가에 들려왔는데 왠지 모를 소름이 끼쳤으나 눈앞의 그는 귀에 들리지 않기 때문인지 익숙하기 때문인지 전혀 반응을 하지 않았다. 침묵을 견디지 못한 테비낭이 그를 살펴보며 조심스레 말을 걸었다.

 

 “저기... 한 명이 더 있지 않나요?”

 

 “몸 좋은 사람 말하는 거죠? 그 사람은 하도 맞아서 그런지 아직도 정신을 못 차렸더라고요 적당히 좀 하시지.”

 

 “...여기가 어딘지 알 수 있을까요?”

 

 “여기가 어디인지는 대충 아실 거라 생각하는데 당신의 생각대로 이곳은 그랜드 레히츠의 심문실입니다.”

 

 ‘역시나’

 

 그랜드 레히츠. 교회의 성지이자 총본산인 도시로 크지도 않고 적당한 크기의 도시일 뿐이지만, 대륙 유일 종교인 리스츠교의 중심점이자 알려진 것만으로 3천의 성기사와 2만의 사제가 항시 대기하고 있으며, 수 없이 많은 성법 결계가 둘러진 도시이다. 이 하나의 도시가 가지고 있는 파급력은 일국의 수도. 아니 소국에 맞먹는 힘이다.

 

 ‘이런 곳에서 벗어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보는 게 마음이 편하지.’

 

  테비낭이 그런 생각을 하고 다시 소름끼치는 소리가 두 번 정도 들릴 때였다.

 

 “자~ 시작하죠. 반갑습니다 두 분. 제 이름은 폴이라고 합니다.”

 

 그렇게 자기소개를 한 그가 첫 목표로 삼은 것은 테비낭이 아닌 다른 사람이었다.

 

 “이름이 뭐죠?”

 

 “내 이름이 뭔지는 알고 있을 텐데”

 

 “그래도 절차상 확인 차 물어봐야 하는 겁니다.”

 

 “...하트만”

 

 “예 하트만씨. 왜 그러신 거죠?”

 

 “뭘 말하는 거지?”

 

 “그걸 꼭 말을 해야 하는 건가요?”

 

 “......”

 

 “말이 없으시네...”

 

 하트만이 침묵을 행하자 서류를 들추며 다시금 말을 이어갔다.

 

 “푸스-로라는 가명을 써서 교회를 기만하는 말과 행동을 서슴치 않았고, 선량한 마을 사람들을 해괴한 말로 뒤흔들었으며, 남부 지역에 혼란과 분란을 일으켰고 금기에 손을 대었다... 이 점 전부. 인정하십니까?”

 

 그의 말에 서서히 고개를 끄덕였다.

 

 “그나마 인정은 하시니까 다행이네요. 그럼 이 일은...”

 

 “내가 혼자 일으킨 일이다.”

 

 하트만의 단언에 폴은 눈을 부릅뜨고 미간을 찡그리며 그를 잠시간 쳐다봤는데 표정과 몸짓이 어딘지 모르게 익살스러웠다. 그러던 폴은 테비낭을 향해 시선을 돌렸다. 테비낭이 그와 다시 눈이 마주치자 하트만에 대한 동료의식 같은 일말의 망설임 따위는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

 

 “예. 말하시죠”

 

 그의 시선을 받은 테비낭은 그가 말하기도 전에 입을 열었다.

 

 “협력적인 자세. 좋습니다.”

 

 그렇게 한 차례 끄덕이던 그는 말을 재차 이어갔다.

 

 “이름이 테비낭 카림. 맞으시죠?”

 

 “예 맞습니다.”

 

 “룬 마법학파의 마법사이시고”

 

 “예”

 

 “근데 이쪽엔 어쩌다...”

 

 “스승님에게 팔려왔습니다.”

 

 “아~ 그렇구나~~ ”

 

 “게다가 마법사의 계약으로 인해...”

 

 “마법사의 계약까지... 잘 알죠 잘 알죠 정말 못된 스승님이시네!”

 

 그는 그렇게 테비낭을 두둔하며 스승을 향해 화를 내었다. 그리고 테비낭은 그의 모습에 혼란스러웠다.

 

 ‘생각보다 더 미친놈이다.’

 

 “그럼 어쩔 수 없죠. 예. 그 점 확실히 기억해 두겠습니다... 아! 궁금한 게 있는데”

 

 “예! 말씀하시죠”

 

 갑작스런 그의 질문에 긴장한 그는 침을 삼키며 그의 입을 향해 시선을 집중시켰다.

 

 “사제님이 있었다고 하는데 그 사람은 어떻게 속인거죠?”

 

 “어...”

 

 ‘사제를 속였다?’

 

 “그... 그 있잖아요 그... 뻥! 뻥 터뜨린거”

 

 “아... 아~ 그건 간단하면서도 복잡한 게 돌들을 감지하지 못할 정도로 깊숙한 곳에 묻어 둔 다음에 차례차례 연쇄적으로 발동시키게 설치했거든요 그리고 첫 번째 룬 석이 발동해야 두 번째 룬 석이 깨어나서 발동하게끔. 발동 전에는 그냥 돌멩이일 뿐이라 파악을 못 했을 겁니다.”

 

 테비낭은 자신이 고심해서 만든 비법을 폴에게 순순히 불었다. 간혹 자신의 비법을 알려주는 걸 죽어도 싫어하며, 자존심으로 똘똘 뭉친 마법사들이 존재한다. 물론 그걸 알려달라고 하면 안 알려주는 게 당연하지만, 테비낭에겐 자신의 목숨보다 중요하냐고 하면 절대 아니다.

 

 “오호 머리가 좋으시군요 그럼 첫 번째 룬 석이 두 번째 룬 석을, 두 번째가 세 번째를 그렇게 먼 쪽에서 가까운 쪽으로 신호를 보내게끔 해서 마지막에는 함정을 발동시키게 하는 건가요?”

 

 “예 그렇게 했습니다.”

 

 “이야~ 머리 좋으시네~ 좋아요. 저렇게 협조적으로 나오니까 얼마나 좋아요. 안 그래요 하트만씨?”

 

 “......”

 

 “황혼교단의 정식 사제 맞으시죠?”

 

 “그렇다.”

 

 “그럼 이번 사건 또한 황혼교단에서 벌인 일. 맞죠?”

 

 “내가 일으킨 건 맞지만 교단과는 상관없는 독단적인 일이다.”

 

 “흐음... 그렇군요. 이럴 경우 사용할 수 있는 게 있죠. 진부함에는 진부함으로 맞서는 게 가장 좋더라고요.”

 

 그의 바로 앞에 서선 그와 눈높이를 맞추었다.

 

 “그럼 제 말을 따라하세요 그럼 독단적 행동이란 걸 인정해드리죠”

 

 “?”

 

 “메시아 개새끼”

 

 “...뭐?”

 

 “현재 메시아 이름이 뭐더라. 디라누 였던가? 디라누 망할 년 해봐요”

 

 “이...이이익...”

 

 그 말을 듣자 하트만의 얼굴은 울그락 불그락해졌다.

 

 “따라하세요 메.시.아.개.새.끼.디.라.누.망.할.년.교.회.좋.아.”

 

 “ㅁ... ㅁ...”

 

 “그래요! 힘내서 말해 봐요 당신은 할 수 있다니까요?”

 

 “망할 놈들! 이 망할 놈드~~~을!”

 

 “이럴 줄 알았다니까”

 

 내심 기대를 하던 그는 실망감을 감추지 않으며 손을 따악하고 튕겼다. 그러자 벽이라고 생각했던 두꺼운 커튼이 젖혀졌고, 그들의 눈엔 믿을 수 없는 참혹한 광경이 펼쳐졌다. 피로 칠한 것이 아닐까 싶을 정도로 빨갛던 벽은 커튼 너머의 벽에 비하면 별 것도 아니었다. 커튼을 경계로 구역을 나누기라도 한 듯 그 너머는 훨씬 진한 농도의 색으로 점철되어 있었다. 그리고 그 벽이 피라는 걸 확인하듯 남녀불문 제각기 다양한 사람들이 다양한 기구에 붙들려선 이리저리 휘둘리고 있었는데, 물론 그 기구는 의심할 여지도 없는 고문기구들이었다. 기구를 다루는 사람은 문을 지키는 사람과 같은 복장을 하고 있었는데, 그들이 능숙한 손놀림으로 고문기구들을 이리저리 휘두를 때마다 고혈들이 짜내어지고 있었다. 엄청난 고통이 그들을 덮치고 있을 테지만, 그들은 어째선지 신음소리는 낼지언정 비명을 지르지 않고 있었다. 아니 눈을 질끈 감거나 눈을 부릅뜨거나, 또는 이빨로 입술을 질끈 깨물곤 비명이 나오려는 걸 억지로 막고 있었다.

 

 “자. 이제 소리 지르셔도 됩니다.”

 

 “으아아아악”

 

 “끄어어악”

 

 “꺄아아아악”

 

 마법으로 그들의 입을 봉인하기라도 한 듯. 그의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비명소리가 여기저기서 울려 퍼졌다.

 

 “읍. 우읍...”

 

 그 광경을 보다 못한 테비낭은 토악질을 하기 시작했고. 그 소리는 비명소리와 어울려 그로테스크함을 더욱 끌어올렸다.

 

 “너희와 우리가 다른 게 뭐냐! 신께서는 동등하게 성력을 나눠주셨고 나는 그 성력을 받은 사제다. 그런 나를 너희들이 벌할 수 있다고 생각하느냐!”

 

 “물론! 신께서는 기회를 동등하게 주십니다. 하지만 그 기회를 잘못 사용한 사람은 사람이 벌해야 합니다. 이건 리스테레츠님께서 직접 말씀하신 바이며 우리는 그 가르침을 이행할 의무가 있습니다.”

 

 그가 손을 한 바퀴 돌리자 고문실 쪽에서 한가로이 있던 남자 몇이 하트만에게 서서히 다가갔고 하트만은 다가오는 그들의 모습에 모든 것을 침묵하며 체념하듯 눈을 감았다.

 

 “악인이여 그 입으로 죄를 고할지어다.”

 

 그는 그렇게 말하며 웃음을 터트렸고 방안에는 그의 웃음소리와 사람들의 비명소리만이 울려 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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