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ading...
1일간 안보이기 닫기
모바일페이지 바로가기 > 로그인  |  ID / PW찾기  |  회원가입  |  소셜로그인 
스토리야 로고
작품명 작가명
이미지로보기 한줄로보기
 1  2  3  4  5  6  7  8  9  10  >  >>
 1  2  3  4  5  6  7  8  9  10  >  >>
 
자유연재 > 로맨스판타지
미안해,너를 사랑하고 있어
작가 : 조세핀D
작품등록일 : 2017.6.27

사랑하는 남자와의 결혼 허락을 받기 위해 엄마를 찾아갔다.
약혼녀가 있는 남자와의 결혼은 절대로 허락할 수 없다는 엄마. 엄마에게 모진 말을 남기고 길을 걷다가 정신을 잃고 눈을 떴더니, 다른 세상이다. 인혜가 아닌 아랑으로 살아야 하는 세계.
친절한 노모에게 속아서 벙어리 공주 대신 '환'이라는 거대제국에 조공물품이 되었다.
화려하고 잔인한 남자의 밤시중을 들게 되는데... 강압적이었던 밤의 기억이 트라우마처럼 남아버렸다. 냉정한 세계에서, 살아갈 목적을 찾기 위해 발버둥치는 인혜.

'난, 왜 이곳으로 오게 된 걸까? 벌 인걸까? '

가장 보잘것 없는 신분으로서 이 세계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치열해질 수 밖에 없다. 각자, 자신의 세상을 지키기 위해서는 이기적일 수 밖에 없게되고, 그 속에서 펼쳐지는 배신과 사랑....

황권을 쟁탈하기 위한 환 제국 왕자들의 다툼 속에서 원치 않던 정치싸움에 휘말려버리게 되고...지극히 계산적이고 이기적인 남자. 환의 태무황자는 어느새 그녀를 마음에 담아버린다.

자신이 남긴 상처때문에 차마 사랑을 고백 할 수 없게 되어 버린 남자. 태무.

"미안해. 그렇지만 그대를 사랑하고 있어."

수없이 연습했던 고백을 그녀에게 할 수 있을까.

생존과 욕망, 그리고 사랑. 그 속에서 서로의 의미를 찾아가는 판타지 로맨스.

 
3장. 달의 노래 4
작성일 : 17-07-21 17:51     조회 : 324     추천 : 0     분량 : 6783
뷰어설정 열기
뷰어 기본값으로 현재 설정 저장 (로그인시에만 가능)
글자체
글자크기
배경색
글자색
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13 15 17 19 21

 3장. 달의 노래 4

 

 호롱불에 의지한 채 두 여인이 탁자에 앉아있었다.

 

 "아랑아가씨, 아가씨께서 말씀하신대로 테마르칸 상단에 악공과의 만남을 요청해놓았습니다. 내일 상단으로 오라고 하셨어요. 더 필요한게 있으세요? "

 

 아랑은 손에 들린 붓 끝에서 시선을 떼지 않으며 말했다.

 

 "지금 심혈을 기울여 악보를 만들고 있는데 말이야. 아무래도 종이..... 그래 화선지가 더 필요할것 같애. 그리고 내일은 로엘에게 부탁해서 같이 연주를 해줄 수 있냐고 물어보려구."

 

 옆에서 먹을 가는 것을 도와주면서 주아가 물었다.

 

 "로엘이랑 같이 하시려구요? 어떻게요?"

 

 "나도 아직 구체적으로 생각해 본 것은 아닌데, 혼자 하는 것 보다는 낫지 않을 까 해서...... 앗... 먹이 튀었다. 에효. 붓으로 글씨를 쓰는 건 너무 어려운 일이야. 지울 수도 없구.... 내일 로엘한테 보여주려고 했는데, 전혀 못알아보겠는 걸. 콜록 콜록."

 

 "으이구 아가씨, 감기부터 빨리 나아야겠어요. 목소리도 돌아와야하니까요."

 

 "으응. 그러게. 그래서 더욱 로엘이 필요한데."

 

 그때였다. 톡톡 밖에서 인기척이 들렸다.

 

 "아랑, 나에요. 고뿔에 걸린데에 좋다는 차를 좀 가져와봤어요. 들어가도 되나요?"

 

 주아가 일어나 얼른 문을 열었다. 그곳에는 사라사와 로엘이 찬 바람을 맞으며 서 있었다.

 

 "어서오세요. 저희 아가씨가 마침 두분을 만나뵙고 싶어하셨는데 잘 됐어요 ."

 

 사라사가 문을 닫으며 들어와 로엘의 손에 들린 찻입주머니를 건넸다.

 

 "우리를요?"

 

 의아한 얼굴로 자리에 앉는 사라사를 반짝거리는 눈동자로 쳐다보던 아랑이 덥석, 로엘의 손을 잡았다.

 

 "네, 사라사. 그리고 로엘. 저 좀 도와주세요. 제가 눈꽃 연회에서 아니타루 연주를 하게 되었어요."

 

 "아, 들었죠. 아랑의 연주가 궁까지 들린 걸까요? 어떻게 알았지? 근데 로엘은 왜요?"

 

 아랑이 로엘의 손을 놓지 않으며 말했다.

 

 "저는 사실 환 제국의 노래를 잘 몰라요. 그래서 로엘과 함께 연주를 하면 좀 더 낫지 않을까 해서요.어떤가요 로엘?"

 

 무표정하게 앉아있는 로엘에게 아랑이 기대감 가득한 눈빛을 보냈다.

 

 "휴..... 뭐 그렇게 원하신다면 제가 도와드릴 수 있습니다. 뭘 하면 되죠?"

 

 "우왓! 고마워요. 로엘. 내일 상단으로 악공을 만나서 노래를 배우기로 했어요. 아무래도 여러곡을 준비해야 마음이 놓일 것 같아서요. 로엘에게서 아니타국의 노래도 배우고 싶구요. 괜찮다면 연회 당일날 한 곡 정도는 같이 연주했으면 좋겠어요. "

 

 아랑의 말을 듣고만 있떤 로엘은 고개를 끄덕이며 도와주겠다고 했다. 그때 옆에 있던 사라사가 흥분한 목소리로 아랑의 손을 잡아챘다.

 

 "그럼! 아랑의 연주를 모두가 듣는 건가요? 눈꽃이 흩날리는 그 연회 때? 정말 환상일거에요. 아~ 정말 황홀해요."

 

 "아, 그게 연회장에서 연주하기 때문에, 날리는 눈꽃은 정원으로 나가서야 볼 수 있.."

 

 아랑의 말을 듣지도 않으며 사라사는 혼자만의 공상에 빠졌다.

 

 "아,,, 아름다운 아랑의 연주와 차가운 눈꽃. 정말 연인과 함께 보아야 하는 장면이에요. 얼마나 낭만적일까.....강한 품으로 끌어 안아주는 팔! 그 어깨에 기대서 날리는 눈꽃을 바라보는 거에요. 그러다 눈이 마주치죠. 입에서는 입김이 나오고..... 둘의 눈빛은 떨어질 줄을 몰라요. 바로 그때 둘의 입술이 딱..."

 

 계속되는 사라사의 망상에 로엘이 사라사의 입을 턱 하니 막아버렸다.

 

 "저희 공주님이 좀 망상이 잦으세요. 그럼 제가 내일 이 시간에 오면 될까요?"

 

 입이 막혀서 버둥거리는 사라사를 웃는 얼굴로 바라보던 아랑은 로엘에게 진심을 담아 고마움을 전했다.

 

 "그래주면 정말 고마울것 같아요. 두 분이 없었다면 주아랑, 저 정말 힘들었을 것 같아요. 항상 필요할 때마다 옆에서 도움을 주셔서 감사해요. 로엘두요. 맬벗에게도 말해주고 싶었는데, 아쉽네요. 이 은혜는 잊지 않을게요. 반드시 갚을거에요. 정말. "

 

 손사레를 치는 사라사와 다르게 로엘이 무표정한 얼굴로 입을 열었다.

 

 "그럴 날이 올겁니다. 그땐 꼭 기억해주세요."

 

 

 

 아랑은 하루가 눈코 뜰 새 없이 바빴다. 향낭가게에서 일하고 난 후에, 상단에 들러서 미용비누가 잘 만들어지는지 확인하고, 악공에게 노래를 배우고, 다시 돌아와서 밥을 먹는둥 마는 둥하고, 곧바로 로엘과 아니타루를 연습했다.

 

 "누구를 위한 연회인 걸까........"

 

 지친 목소리로 아랑이 침상에 드러눕자. 주아가 재빠르게 다가와 아랑의 다리를 주물러주었다.

 

 "누구긴요. 우리도 모르는 윗분들이시죠."

 

 "이래서 치사하고 서러우면 성공하라고 하는구나. 남들은 손꼽아서 눈꽃 연회를 기다리는데 나는 다가오지 않기를 바라고 있으니 말이야."

 

 주아가 아랑의 푸념을 들으며 웃었다.

 

 "오늘은 별일 없으셨어요?"

 

 "별일? 없었.....지....."

 

 오늘 하루를 되돌아보던 아랑은 말끝을 흐렸다. 아무일도 없진 않았었다. 상단에서 그 검은옷 일색인 남자를 만났으니까. 아랑은 그 남자와 오늘 처음으로 대화다운 대화를 해본 것 같았다.

 

 아랑이 상단에서 악공에게 노래를 배우고 돌아나오는 길이었다. 곡이 너무 어려웠기 때문에 돌아가는 길에 다 잊어버릴 것 같아서 한번 더 연습을 해야할 것 같았다. 주위를 둘러보다가 곧 아무도 없는 정원으로 발을 옮겼다. 그리고 더 구석으로 찾아 들어가 목을 풀었다.

 

 "아, 아, 이 놈의 노래들은 왜 이렇게 어려운거야. 일반적으로 통용되는 악보없이 불러서 그런까? 변주도 제 멋대로구, 복잡해. 복잡해."

 

 입으로는 투덜거리면서도 아니타루를 꺼내 하나하나 현을 튕겨보았다.

 

 "음... 이게 이런 식으로 연주되던가? 그 다음은 어떻게 튕겼지? 아, 맞다. 그래 이렇게, 이렇게........."

 

 배운 내용을 머릿속으로 다시 되집어 나가면서 하나하나 음을 튕겨대자 추운 바람도 느껴지지 않았다. 오히려 이마에서는 땀이 송골송골 맺혔다. 그런데 유독 그 다음이 생각이 나지 않았다.

 

 "뭐지? 그 다음을 어떻게 했더라? ............. 과연 내가 이 곡을 연주 할 수 있을까? 하아........"

 

 한숨 쉬던 아랑은 고개를 들어 하늘을 보았다.

 

 "저기요.. 높으신 분들. 이런건 진짜 악공들한테 맡기세요. 저는요 하루하루 살기도 빠듯한 사람이에요. 높으신 분들 연회는 그쪽에서 알아서 잘 즐기시고, 저는 내버려둬 주시면 안될까요? "

 

 그때, 하늘을 보던 아랑의 시야에 무언가가 걸렸다. 하늘로 뻗어있는 굵은 나뭇가지에 검은 옷의 남자가 걸터앉아서 아랑을 빤히 쳐다보고 있던 것이었다.

 

 "어?"

 

 남자는 아랑의 멍한 표정에 한번 피식 웃은 듯 했다. 얼굴이 검은 두건으로 가려져 있었기때문에 확실하지는 않았지만, 살짝 접혀지는 눈매가 남자가 웃었음을 보여주었다. 남자는 가볍게 몸을 던져 아랑의 앞으로 착지했다.

 

 너무 놀란 아랑은 그 남자가 다가오는 데도 움직이지 않고 어버버거리기만 했다.

 

 "그 현은 이렇게 튕기는 거다. "

 

 그러면서 남자가 아니타루에 얹어진 아랑의 손가락을 현에 대어 주었다. 그리고 현을 튕겼다. 아랑이 찾던 소리가 울렸다.

 

 "이렇게... 할 수 있겠나?"

 

 "에? 네? ..... 앗, 감사합니다. 앗. 그런데 누구......... ."

 

 남자가 두건 사이로 피식 웃으며 아랑의 얼굴 가까이로 자신의 얼굴을 들이댔다.

 

 "우리, 구면인것 같은데.아닌가?"

 

 이렇게 가까이서 이 남자를 만난적이 없었던 터라 당황한 아랑은 급히 남자에게서 몸을 떨어뜨렸다. 인식이 되고 나니 급격하게 심장이 뛰었기 때문이다. 공포감에 휩싸이기 전에 마음을 다스려야했다.

 

 "아.. 그.. 총 단주님 이시군요. 오랜만에 뵙네요... 그.. 어. 저는 아랑이라고 합니다. 테마르칸상단에 많은 도움을 받고 있습니다. 정말 감사합니다. "

 

 일어나서 꾸벅 인사하는 아랑을 한쪽 무릎이 꿇어진 채로 올려다보던 총단주가 물끄러미 아랑이 꾸벅 인사하는 것을 바라보다가 그 역시 무릎을 펴며 일어섰다. 그가 일어서자 아랑의 시야가 모조리 검은 색 일색이 되었다. 커다란 전봇대가 가로막고 있는 것처럼, 가까이서 마주한 총단주의 키는 아랑의 생각보다 훨씬 컸다.

 

 한 발자국 떨어진 곳에서 아랑을 탐색하는 시선이 잠시 느껴졌다.

 

 "어........... 그. 아! 이번엔 향기가 안 나네요. 하핫."

 

 민망해진 아랑이 아무말이나 던졌다. 아랑의 말에 또 다시 피식 웃은 총단주는 한 발자국 아랑에게 다가와서 손을 내밀었다. 당황한 아랑은 자신의 오른손을 턱, 하니 얹었다.

 

 "......."

 

 "아,,, 이게 아니구나. 이 아니타루요? 여,..여기요."

 

 총단주의 무표정에 아랑은 또 다시 허둥대며 손을 내리고는 아니타루를 넘겼다. 그의 내밀어진 손이 느리게 내려갔다. 그리고는 바닥에 털석 주저앉아서, 조금 전 아랑이 연주하던 환 제국의 노래를 연주하기 시작했다. 악공의 연주처럼 섬세하지 않은 투박하고 거친 연주였다. 하지만 오히려 전혀 연주를 못할 것 같이 생긴 남자가 연주를 해서 그런지 이 그와 굉장히 잘 어울리는 음색이라고 생각했다.

 

 아랑은 어느새 남자의 앞에 바짝 쪼그리고 앉아서 총단주의 손가락을 뚫어져라 바라보고 있었다. 그 다음 진행이 어떻게 되는지 눈으로, 머리로 다시 새기기 위해 필사적이었다.

 

 한창 연주를 하던 그는, 아니타루 바로 앞에서 그득 짓고는 자신의 손가락만을 바라보고 있는 아랑의 표정을 보았다.

 

 "큭."

 

 총단주의 웃음 소리도 인지하지 못한채, 손가락만을 바라보던 아랑은 그의 손가락이 멈추자 그제서야 인상 쓴 얼굴로 남자의 얼굴을 올려다보았다.

 

 "앗.. 죄송해요. 제가 그 다음 음을 익히느라, 너,,너무 바짝 앉아있었네요. 하하"

 

 쪼그려 앉은 자세에서 한 발자국 물러나며 아랑이 멋쩍은 웃음을 지었다. 살짝 보조개가 패는 아랑의 얼굴을 바라보던 총단주는 아니타루를 아랑에게 넘겼다.

 

 "에.. 제가 해보라구요?"

 

 총단주가 끄덕였다.

 

 "음.. 그럼. 제가 해볼게요. 혹시 또 틀리면 아까처럼 가르쳐주실래요?"

 

  조심스러운 검은 눈동자가 남자를 바라보았다. 총단주는 또 말없이 고개를 끄덕여 주었다. 그에 다시 아랑의 보조개가 슬쩍 패였다. 총단주의 시선이 또 잠깐 거기에 머물렀다 떨어졌다.

 

 쌀쌀한 바람을 가르고 정원 한 구석에서 느리게 아니타루가 울려퍼졌다. 중간 중간 실수 할때마다 연주가 멈췄고, 그때마다 음이 하나씩 튕기는 소리가 들렸고, 그 후에는 다시 연주가 재개되었다. 꽤 오랫동안 그런 연주가 반복되었다.

 2층에서 정원의 구석을 내려다보던 무현은 의미모를 미소를 짓고 있었다.

 

 한창 배움에 성실히 임하던 아랑이 물었다.

 

 "저, 그런데 총단주님, 보통 연회에서는 몇 곡이나 연주 하나요?"

 

 "글쎄."

 

 "아, 단주님도 잘 모르시나? 음. 그럼 일단 두 곡 정도 연주 해보고, 또 하라그러면.. 하핫. 못하겠다고 해야죠 . 뭐. 전 아무래도 이 두 곡이 저의 최선인것 같으니까요....... 그래도 노력했으니까. 막. 불경죄라거나 불충을 저질렀다고 벌을 받거나 하진 않겠죠?"

 

 "글쎄."

 

 "아, 그럼 세 곡을 준비해야 하나요? 여기도 앙코르의 개념이 있나? 참. 어렵네."

 

 혼자 중얼거리면서 아랑은 주머니에서 손수건을 하나 꺼내 땀을 닦았다. 얼마 전 리젠이 선물로 준 비단 손수건이었다. 분홍빛 비단에, 흩날리는 모양의 꽃잎이 수 놓아진 예쁜 손수건이었다. 아랑이 이마를 훔치고 있는 손수건을 바라보던 단주의 눈빛이 일순 날카로운 빛을 띄었으나 아랑은 눈치채지 못했다.

 그때 총단주가 느닷없이 질문을 던졌다.

 

 "그런데.... 왜 그렇게 돈을 벌기 위해 집착하는 거지? 집이 어려운가?"

 

 "아... 향낭가게에서도 일하고 비누도 의뢰하고 그래서 궁금하셨나보네요.. 음....... 먹고 살아야하니까요! 히힛."

 

 총단주는 아랑을 머리부터 발끝까지 훑어보았다.

 

 "사치를 즐기는 것 같지는 않은데."

 

 지금 있는 돈이 사치때문에 부족해서 벌어야 하는 거냐고 묻고 있는 듯 보이자. 아랑은 고개를 더 가까이 들이대며 귓속말 하듯이 한 쪽 손을 귀쪽으로 가져다대며 말했다.

 

 "사실은.... 제가 많이 가난해요. 그래서 작년 초에는 하루 한 끼씩 밖에 못 먹었어요. 그러다가 견디지 못하고 제가 가지고 있던 물품을 팔았어요. 그랬더니 배부르게 먹게 되더라구요. 그때 알았죠. 아. 돈을 벌자."

 

 총단주는 계속 해보라는 듯 가만히 있었다.

 

 "그러다가 딱 생각이 난거죠! 아, 여인들의 사치품을 만들자! 그렇게 해서 생각하게 된거죠. 미용비누는. 그리고 향낭가게는...... 아! 당신 덕분에 일자리를 얻었네요!"

 

 조용히 말하던 아랑이 고개를 손뼉을 치며 탄성을 내질렀다. 물론, 고개를 살짝 빼고.

 

 "당신의 몸에서 나는 향이. 제가 좀 무서워하는.. 아. 좀.. 피하고 싶은 향이어서,.. 궁금해서 물어보다가 .. 하마르가 제안한거에요. 일 해보라고. 우와. 참 신기하네요. 하핫"

 

 "향에 예민하군."

 

 총단주가 낮은 목소리로 말하며 아랑의 얼굴로 손을 뻗었다. 머리카락에 붙은 나뭇잎을 떼어 주려고 했던 것인데, 아랑은 소스라치게 놀라며 뒤로 엉덩방아를 찧었다. 공포로 커진 눈동자가 흔들렸다. 총단주는 이번에도 느리게 손을 거두어들였다.

 

 "앗... 저는 그. 누가 만지는 걸 좀 싫어해요. 그리고 아까처럼 갑자기 다가오거나 하는 것두요. 처음보다는 많이 나아졌지만요. 그러니까 혹시라도 기분 나빠하지 마시구요. 그냥 좀 떨어져서 얘기해주시면...... 앗... 제가 가까이 붙어있었네요. 죄송해요!"

 

 아랑이 더 큰 엉덩이 걸음으로 총단주에게서 벗어났다. 아니타루를 향해 뻗는 손이 미세하게 떨렸다. 그것을 본 그는 최대한 천천히 자리에서 몸을 일으켜, 아랑에게 손을 내밀었다. 그리고는 살짝 미소를 흘렸다.

 어리둥절하게 손을 바라보고 있던 아랑은, 자신을 안심시키려는 그의 서툰 몸짓에 긴장을 풀고 살며시 손을 얹었다. 그리고 그가 일으키는 힘을 의지해서 일어섰다.

 

 "고.. 고맙습니다.. 연주 잘하게 되면 꼭 보답할게요. 그.. 그럼 저는 이만 가보겠습니다."

 

 아랑이 곧바로 뒤돌아서서 빠른 걸음으로 총단주에게서 멀어졌다. 그러다, 순간 몸을 틀어 꾸벅 이사를 하고는 다시 빠르게 사라졌다.

 

 날은 차고 시린데, 그의 마음은 그렇지 않아서, 총단주, 태무황자는 한참이나 그곳에 서서 아랑이 사라진 방향을 응시하고 있었다.

 
 

NO 제목 날짜 조회 추천 글자
17 3장. 달의 노래 5 2017 / 7 / 24 330 0 6327   
16 3장. 달의 노래 4 2017 / 7 / 21 325 0 6783   
15 3장. 달의 노래3 2017 / 7 / 21 308 0 5836   
14 3장. 달의 노래2 2017 / 7 / 20 329 0 7215   
13 3장. 달의 노래 1 2017 / 7 / 20 305 0 6342   
12 2장. 운명의 수레바퀴6 2017 / 7 / 18 314 0 6758   
11 2장. 운명의 수레바퀴5 2017 / 7 / 18 315 0 6675   
10 2장. 운명의 수레바퀴4 2017 / 7 / 18 317 0 6062   
9 2장. 운명의 수레바퀴3 2017 / 7 / 17 318 0 5888   
8 2장. 운명의 수레바퀴2 2017 / 7 / 14 316 0 6065   
7 2장. 운명의 수레바퀴1 2017 / 7 / 13 327 0 11429   
6 1장. 혼란 6 2017 / 7 / 12 331 0 9137   
5 1장. 혼란 5 2017 / 7 / 10 332 0 8549   
4 1장. 혼란 4 2017 / 7 / 10 307 0 8786   
3 1장. 혼란3 2017 / 7 / 10 320 0 8341   
2 1장. 혼란2 2017 / 7 / 7 66 0 8778   
1 1장. 혼란1 2017 / 6 / 29 106 0 5035   
이 작가의 다른 연재 작품
무제
조세핀D
       

    이용약관   |   개인정보취급방침   |   이메일주소 무단수집거부   |   신고/의견    
※ 스토리야에 등록된 모든 작품은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 본사이트는 구글 크롬 / 익스플로러 10이상에 최적화 되어 있습니다.
(주)스토리야 | 대표이사: 성인규 | 사업자번호: 304-87-00261 | 대표전화 : 02-2615-0406 | FAX : 02-2615-0066
주소 : 서울 구로구 부일로 1길 26-13 (온수동) 2F
Copyright 2016. (사)한국창작스토리작가협회 All Right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