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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완벽한 유물 독식
작가 : 범고
작품등록일 : 2017.7.16

4서클 마법사가 대 마법사인 시대.
고대 왕국의 유물을 차지하라!

 
5. 아임 파인
작성일 : 17-07-21 00:44     조회 : 252     추천 : 0     분량 : 38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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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데이가 죽었다.

 레이는 가끔 그를 볼 기회가 있었는데, 그때마다 수척해지는 모습만 보이더니 결국 땅으로 돌아가고 말았다.

 그래도 갑자기 죽은 게 아니어서 그런지 파인은 예상보다 침착했다.

 

 장례식에는 많은 사람이 참석하였다.

 이곳에서 오래전부터 교습소를 해서 그런지 문상객들 중엔 리온 영지의 사람들이 많은 것 같았다.

 각양각색의 사람들이 다양하게 참석했지만, 그중 압권은 리온 백작이 조문하러 온 것이었다.

 

 그가 기사들을 대동하고 교습소의 문을 통과하는 순간, 안에서 웅성거리던 사람들이 일제히 머리를 숙였다.

 리온 백작은 사람들의 중심을 관통하며 걸어갔다.

 백발이 성성한 몸이지만 당당한 풍채에서 위엄이 느껴졌다.

 

 레이는 기사를 이끌고 자신의 앞을 지나가는 백작의 걸음걸이에 심장이 요동쳤다.

 그동안 출세하고 싶다는 생각이 있긴 했으나 그건 추상적인 목표일뿐이었다.

 그러던 게 지금 이곳에서 뚜렷한 형태를 만들어 가고 있었다.

 

 ‘나도 저렇게 되고 싶다.’

 

 귀족이 되는 게 쉽지는 않은 일이었다.

 하지만 지금 레이의 입장이라면 그 정도는 어려운 게 아니었다.

 [신속의 반지] 발견자의 선례를 따르면 준 남작의 지위는 얻을 수 있을 터였다.

 

 그렇지만 그것으로는 저 백작처럼 될 수 없을 것 같았다.

 많은 이에게 인정받기 위해서는 뭔가 더 필요하다고 느낀 것이다.

 그의 앞을 지나가는 리온 백작이 영지를 잘 다스려 존경을 받듯이.

 

 레이의 가슴속에 새로운 욕망이 꿈틀거리는 동안 백작은 파인에게 다가갔다.

 둘은 다른 사람들에게 들리지 않을 정도의 목소리로 대화를 나누었다.

 조문을 마친 백작이 기사들을 이끌고 교습소를 빠져나가니 사람들이 다시 웅성거렸다.

 

 

 ******

 

 

 시간이 지나 데이를 묘지에 묻었다.

 그리고 그날 저녁 파인과 레이, 둘만이 교습소에서 저녁을 먹을 때 일이었다.

 관이 무덤에 들어갈 때까지 침착하게 버텨온 파인의 정신력이 많이 고갈된 듯하였다.

 식탁에 앉자마자 술을 마시더니 이내 주위에 빈 병이 몇 개나 굴러다녔다.

 

 “데이는 참 좋은 사람이었어. 진짜 아버지 같은 사람이었지...”

 “아버지면 아버지지, 진짜 아버지 같은 건 또 뭐예요?”

 

 파인은 잔뜩 취해 발음이 뭉개진 상태였다.

 그리고 이성이 약해지면서 속에 감춰왔던 말들이 나오기 시작했다.

 

 “핏줄은 다르지만 나를 키워주신 분이니까.”

 

 놀라운 사실이었다.

 친부모 자식 관계가 아니었다는 건 레이가 상상하지 않았던 부분이었다.

 파인이 데이에게 보이던 효심은 양부라고는 생각할 수 없었다.

 

 “혹시 파인이 백작님의 서자라거나 그런 건가요...?”

 “응? 흐하하. 아니야. 그런 거 아니야.”

 

 레이는 지난번 데이의 장례식 때 백작의 방문이 떠올랐다.

 그리고 조금 전 파인의 말을 조합하여 떠오른 생각을 조심스레 말했지만 금방 부정당했다.

 이리 되자 파인에 대한 호기심이 차올랐다.

 

 그동안 파인에 대한 궁금증이 여러 개 있었지만 억누르고 있었다.

 물어보고 싶어도 실례가 될까 하는 생각에 자신을 자제한 것이었다.

 그런데 오늘은 파인을 위로해 주기 위해 옆에 빈 병에 들었던 것을 조금 마셨더니 불쑥 말이 튀어나왔다.

 

 “그럼 어떻게 데이를 만나게 된 거예요?”

 “음... 데이는 어머니의 호위 기사였어.”

 

 처음에는 말을 잘 안 해주려 했지만, 몇 번 더 물으니 그의 입에서 답이 술술 나왔다.

 나중에는 물어보지도 않은 것까지 모두 다 털어놓는 파인이었다.

 그리고 레이는 너무 충격적인 그 이야기에 괜히 물어봤다는 생각도 슬며시 들었다.

 

 이야기의 자초지종은 다음과 같았다.

 파인의 아버지는 제국의 후작이었다고 한다.

 그리고 어머니는 어느 소국의 공주였는데 나라가 제국의 속국으로 들어오면서 후작 집안으로 시집을 오게 되었다 한다.

 

 하지만 이미 본처가 있는 후작이었기에 어머니는 첩으로 들어가는 그런 관계였다.

 시간이 지나 파인이 태어났지만, 그는 서자였고 배척받았다.

 정실의 견제에 그와 어머니는 항상 위축되어 있었고, 후작이라도 신경을 써주면 좋으련만 그는 별 관심을 두지 않았다.

 

 그렇게 아버지의 사랑을 받지 못하고 자라는 파인에게 의지가 되어준 것이 데이였다.

 데이는 어머니가 시집올 때 호위로 따라온 황실 기사였는데, 그가 파인의 곁에서 비를 막는 나무가 되어준 것이다.

 

 파인이 7살이 되었을 때 현 황제가 즉위하였다.

 20대 초반이라는 젊은 나이에 제국의 최고 정점에 오른 그는 왕권의 강화를 원했다.

 평소 눈엣가시로 여기던 자신을 지지하지 않는 가문의 정리를 시작했고 파인의 가문이 그 명단에 해당하였다.

 

 황제의 누명에 후작 가문은 역적으로 몰려서 몰락하게 되었는데, 파인의 어머니는 빨리 눈치를 채고 그를 따로 빼내었다.

 리온 백작과 어떤 관계였는지는 모르지만, 그녀는 데이를 시켜 백작에게 몸을 의탁하라 말했다.

 

 데이가 가져온 편지를 본 백작은 자신의 영지에 정착하는 것을 허락했다.

 그리고 새로운 신분과 재정적인 지원도 어느 정도 해 주었다고 하였다.

 다만 영지 바깥으로 나가는 것만은 금하였는데 혹시 모를 일을 대비해서 그런 것 같았다.

 

 “그러면 제가 배운 검술이 데이가 황실 기사단에 있을 때 사용하던 건가요?”

 “똑같지는 않아도 어느 정도는.”

 

 데이는 영주의 지원으로 교습소를 차렸지만, 그가 아는 것을 그대로 가르쳐 줄 수는 없었다.

 세상에서 자신만 그 검술을 쓰는 것은 아니었지만, 만일의 사태에 대비하기 위해서였다.

 그래서 기존의 검술을 변형시켜 교습소용 검술을 만든 것이다.

 

 “백작님이 데이와 파인의 이동을 제한한 것도 다른 사람들이 알아볼까 봐 그런 거겠군요.”

 “그렇겠지. 다행히 나는 이곳에서 이렇게 사는 것도 괜찮아서 불만은 없어.”

 

 레이는 파인과 같은 강자가 어째서 회귀 전에는 이름 한 번 들어본 적 없었는지 이해가 갔다.

 영지에 묶인 몸이고 자신도 바깥으로 나설 생각이 없었기 때문이었다.

 

 단지 궁금증이 하나 생긴 것은 리온 백작이 4황자 측에 붙어 내전에 참여했을 때도 파인이 없었던 것인가 하는 거였다.

 그러나 그것은 아직 일어난 일도 아니고 회귀를 했다는 것은 가족에게도 숨겨야 할 비밀이기에 생각만으로 끝낼수 밖에 없었다.

 

 “이제 어떻게 하실 건가요. 계속 교습소 하실 거예요?”

 “지난번 데이의 장례식 때 백작님이 제의하더라. 기사단에 들어올 생각이 있냐고. 그런데 이 나이에 거기 신삥으로 가면 뭐 하냐. 크게 욕심도 안 나고 말이지.”

 

 레이는 파인이 기사가 되기에 넘치는 실력이라 여겼다.

 아마 백작도 데이에게서 파인의 실력을 전해 들은 것이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요즘 레이 너 가르치면서 이 짓도 꽤 재미가 들었단 말이야.”

 “감사하네요. 제가 다음에 올 때까지 교습소 안 망하게 꼭 유지해 주세요.”

 “망하긴 뭘 망해. 으음... 졸리구만.”

 

 폭음하며 늦게까지 있어서 그런 것인지 파인은 테이블에 머리를 쿵 하고 박으며 엎어졌다.

 레이는 그를 둘러업고 재빨리 방으로 움직였다.

 예전처럼 자신의 몸에 구토할까 긴장했지만, 다행히 이번에는 그런 일이 생기지 않았다.

 

 다음날 오전, 몸을 못 가눌 만큼 술을 마셨음에도 파인은 훈련장에 나와 있었다.

 감탄이 나올만한 체력이었다.

 피곤한 몸을 이끌고 그에게 다가간 레이가 안부를 물었다.

 

 “좀 괜찮아요?”

 “누가 누구를 걱정하는 거야. 내가 파인인데.”

 “다행이네요. 저 이제 고향으로 돌아가 보려고요. 다음에 또 올게요.”

 “음... 잠시만.”

 

 파인이 잠시 침묵을 하더니 몸을 빠르게 풀었다.

 이윽고 검을 들더니 평소대로 검술 시작 자세를 취했다.

 한 발을 내디딜 때마다 그의 손에 든 검의 움직임이 변화했다.

 

 레이가 아는 것과 비슷하지만 다른 검술.

 기존에 알던 것도 화려하다고 생각했는데 눈앞에 펼쳐지는 것은 그 이상을 보여주었다.

 마치 꽃잎이 흩날리는 듯한 그런 광경이었다.

 

 파인이 검을 거두었을 때 그의 이마에는 땀이 살짝 맺혀있었다.

 레이의 눈을 직시하며 그가 말했다.

 

 “꼭 다시 와라.”

 

 길지도 않은 말이었지만 그의 마음이 느껴졌다.

 반년 남짓한 시간 만에 그의 비밀도 알려 줄 정도로 파인은 레이에게 정을 주었다.

 수십 년 동안 비밀을 가지고 살며 다른 사람들과 가까워질 수 없었던 그에게, 레이는 특별한 존재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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