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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죽음의 단편
작가 : 마이랑
작품등록일 : 2017.7.20

원치 않은 운명에 휘말려 타인의 죽음이라는 사건의 단편을 볼 수 있게 된 한 사람. 죽음이라는 거대한 운명에 맞서 싸우며 타인의 생명을 구하려 한다.

 
4월 -1-
작성일 : 17-07-20 22:18     조회 : 302     추천 : 0     분량 : 43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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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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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나긴 시간이 지나고 잠깐 찾아오는 휴식이라는 기간은 달콤한 과일과도 같다. 남아있는 업무 때문에 토요일에 잠깐 출근해야 했어도 정민의 기분은 여전히 가볍고 여유로웠다.

 

  “내 스마트폰에 ‘사건’이 없는 기간은 3월 이전의 현실로 돌아온 기분이야.”

 

  “지금의 나는 특별한 손을 가진 나. 모든 닫힌 곳을 지나갈 수 있는 나.”

 

  정민은 편안한 마음으로 퇴근길에 나서면서 차 문을 그냥 열어서 차에 탔다. 그리고 스스로 감탄했다.

 

  “이것이 인간 스마트키구나!”

 

  차로 유유히 퇴근해서 집으로 돌아가서도 마찬가지로 집 문은 정민의 손에 그냥 열렸다. 집에 들어와서도 정민의 한가로운 혼잣말은 계속되었다.

 

  “이제 주말인데 대중교통만 이용해서 서운시 나들이나 하고 올까? 완전 공짜인데.”

 

  “이 기분이면 목소리에게 먼저 전화를 걸어서 이야기해도 좋을 것 같아. 아직 단 한 번도 먼저 연락한 적은 없잖아?”

 

  자신의 ‘능력’을 생활에 이용하며 즐거워하며, 처음으로 목소리에게 먼저 전화를 걸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사건도 없음, 특이한 일도 없음, 그러니 비아냥도 없음… 이어야 할 텐데.”

 

  정민은 거실에 있는 소파에 누워 그 특유의 비꼬는 말투를 흉내 내며 전화를 걸었다.

 

  “흠. 네가 먼저 전화를 걸어온 건 처음이지?”

 

  “그렇죠. 주말이라 수신 거부라도 해 놓을 줄 알았다니까요. 정말로 356일 24시간 제가 건 전화를 받아 주는지가 궁금했어요.”

 

  “그렇다니까. 궁금하면 월요일 새벽에도 전화를 걸어 봐. 언제든지 받아줄 테니.”

 

  “결말이 완전히 만족스럽지는 않지만 어쨌든 사건을 해결하고 다음 사건이 올 때까지는 언제나 기분이 이런 건가요? 마치 저번 달에 있었던 일들이 전부 꿈만 같아요.”

 

  목소리는 잠시 생각하는 듯 시간을 끌다가 답변을 시작했다.

 

  “부디 그러기를 바라지. 진심으로. 크크크.”

 

  “또 비아냥 시작이네요. 어이구나.”

 

  정민은 속으로 키득거리며 목소리와의 대화를 즐겼다. 그러다 궁금한 점이 떠올라 목소리에게 질문을 했다.

 

  “다음 사건이 어떤 사건인지 미리 조금만 이야기해주시면 안 되나요?”

 

  “노 코멘트.”

 

  “무슨 의미인가요? 알고 있다는 뜻인가요 자신도 모른다는 뜻인가요?”

 

  “역시 노 코멘트.”

 

  “에이~ 너무하시네. 무슨 질문만 해도 노 코멘트라고 하겠어요.”

 

  “그건 질문에 따라 분명히 달라. 그리고 내가 진실을 이야기하는 것인지 거짓을 이야기하는 것인지 구별할 수 있겠어? 모르겠으면 내 말을 전부 믿지는 마.”

 

  “알겠어요. 설명서의 주.의.사.항. 8번!”

 

  정민은 잠시 생각을 하다 말을 이어나갔다.

 

  “만약에 사건이 없다면, 앞으로도 목소리님과의 통화도 충분히 재미있을 거 같아요. 그래도 사건이 생긴다면 달라지겠지만요.”

 

  “며칠 후의 표정이 참으로 기대되는군.”

 

  “그 말의 의미가 무엇인가요?”

 

  “때가 되면 알게 되어있어. 기다려.”

 

  “체. 알았어요. 심심하면 또 연락할게요. 그. 럼.”

 

  이번에는 정민이 먼저 전화를 끊었다. 그리고 혼잣말로 수군거렸다.

 

  “어딘가 마음 한구석을 찜찜하게 만드는 데는 너무나 훌륭한 재주가 있단 말이야…”

 

  약간은 찜찜한 마음을 가지긴 했지만, 그래도 며칠간의 자유를 즐기기로 마음먹고, 정민은 사건이 오기까지의 시간을 만끽했다.

 

  주말에는 생각한 대로 서운 시내를 관광하듯이 돌아다녔다. 지하철을 탈 때는 손바닥을 펼쳐서 문을 통과했고, 버스를 탈 때는 빈 교통카드를 이용해서 버스를 탔다. 정민은 자신의 능력을 마음껏 발휘하면서 신이 났다.

 

  그리고 돌아온 평일에도 정민의 즐거움은 가시질 않았다. 학교에 달린 창고를 열 때도 능력은 편리했고, 어느 교실이건 열 필요가 있을 때 열쇠를 찾으러 돌아다닐 필요조차 사라졌다.

 

  “이 능력은 일할 때도 편리하구나. 덕분에 일하는 시간이 꽤 줄었어.”

 

  그리고 다가온 4월 4일 밤 11시 30분. 이번에는 미리 앱의 사건 메뉴를 켜 놓고 어떤 사건이 올 것인가를 약간의 두근거림을 가지고 기다리는 정민이었다.

 

  “이번에야말로 보람을 느끼는 사건이 왔으면 해.”

 

  “저번의 실수를 반면교사 삼아 제대로 해 보자고!”

 

  지난 휴식의 영향으로 약간의 설렘까지 가지게 된 정민이었다.

 

  드디어 4월 5일 0시가 되었고. 사건의 내용이 서서히 나타나기 시작했다.

 

  이번에는 사진이 없고, 짤막한 글만이 사건 전부를 말해 주었다.

 

  희생자 : 1명

  사망 장소 : 고속철도 광성역

  사망 시각 : 4월 5일 ~18시 35분

 

  정민은 눈을 둥그렇게 뜨고 더 나오는 정보가 없는지를 확인하고 또 확인했다. 하지만 저것이 화면에 나와 있는 글 전부였다.

 

  “이게 다라고? 게다가 오늘 저녁?”

 

  저번 달에 깊은 생각에 잠겨 있을 때 가장 중요하게 정민이 생각해 두었던 다음 희생자를 어떻게 구할지를 천천히 검토하려던 계획이 산산이 조각나 버렸다.

 

  “지금부터 18시간 30분 남은 거지? 그렇지?”

 

  잠자는 시간, 근무시간을 빼고 나면 실제로 광성역에 갔을 때 정민에게 주어지는 시간은 많아야 서너 시간밖에 되지 않는다.

 

  “내가 광성역에 갔던 때를 기억해 보자. 자세히 기억해 보자.”

 

  광성역은 한 마디로 큰 역이다. 전국에서 손에 꼽을 정도로. 기차를 타러 갈 때 지하로 내려가는 기분이 들어서 묘했던 기억과 그 커다란 천장이 생생히 머릿속에 떠올랐다.

 

  “광성역은 매우 크고 깊고 넓어. 안에 영어마을과 결혼식장까지 있을 정도로 말이야.”

 

  그리고 정민은 이번 사건에서 닥쳐온 또 하나의 문제점을 생각했다. 그 넓은 광성역 어느 공간에서 누가 죽는가에 대한 힌트가 전혀 없다는 점이었다. 그리고 이번에는 사망의 이유도 없다. 어떻게 죽는가에 대한 단서를 전혀 받지 못했다는 의미이다.

 

  “누가 죽는다거나, 어떻게 죽는다거나 하는 건 알아야 저 넓은 공간에서 사람을 찾을 수 있지 않아? 지금 장난해?”

 

  “이걸로 사람을 어떻게 구하라는 거야!”

 

  정민은 애꿎은 스마트폰을 향해 목소리를 높였다.

  ‘그래, 목소리에게서 작은 힌트라도 얻어보자.’

 

  정민은 목소리에게 전화를 걸었다.

 

  “이 시간에도 전화를 잘 받아주는 나에게 감사하라고.”

 

  “이번 사건 때문에 감사하다는 말이 나오지를 않네요.”

 

  “이제 새로운 능력도 받았겠다. 자신감이 충만할 때 아니야?”

 

  “자신감이 사라지게 만드는 사건 내용이에요. 너무 짧은 것 아니에요?”

 

  “저 정도면 충분하지 않나? 나라면 금방 구할 수 있을 것 같은데.”

 

  “그건 목소리님이 무슨 능력으로 그러는지는 모르지만 제가 하는 일을 다 꿰뚫고 있어서 그런 거잖아요. 다른 사람들에게도 마찬가지겠죠.”

 

  “추가로 무언가를 얻고 싶지? 하지만 설명서에 나와 있는 규칙은 절대적이야. 더 직접 주어지는 정보는 없고, 정말 추가로 필요한 정보들이 있다면 발로 뛰며 찾아봐야지 않겠어?”

 

  “지금 남은 시간을 생각해 보라고요! 하루도 안 되는 시간에 어떻게 그걸 하라는 거에요?”

 

  “너라면 할 수 있다고 생각해. 잘할 수 있어. 그러니 능력껏 아주 잘 해봐. 난 이만 갈 테니까. 그럼.”

 

  목소리는 전화를 끊었다. 정민은 사실상 아무것도 얻지 못했다는 사실에, 그리고 목소리의 태도에 화가 치밀었다.

 

  “지금 나를 데리고 장난치는 것도 아니고, 마지막에는 비꼬기까지 했어? 지금 이렇게 다급한 나에게?”

 

  화나는 마음에 손바닥으로 가슴을 치다가 정민은 문득 자신의 손바닥을 바라보며 생각을 했다.

 

  ‘능력껏 이라… 내가 얻은 능력을 의미하는 건가?’

 

  ‘광성역에 닫혀있는 문이 얼마나 있지? 다 뚫려 있어서 열린 공간 아니었어?’

 

  자신의 능력을 분명히 활용해야 할 텐데, 광성역에서는 쓸 방법을 도저히 떠올리지 못했다.

 

  정민은 머리가 지끈거림을 느끼며 화면에 단서가 없는지 다시 한번 살펴보았다. 자세히 내용을 들여다보니 사망 시각에서 특이한 점을 발견했다. 바로 시와 분 앞에 물결무늬가 있다는 것.

 

 “이건 무슨 뜻이지? 18시 35분 이전이라는 뜻인가? 18시 35분까지라는 뜻인가? 이 두 가지가 가장 직접 해석했을 때의 뜻이겠구나.”

 

  뜻에 대한 해석을 물을 곳은 어디에도 없다는 걸 본인이 가장 잘 알고 있었기에, 자신이 한 가장 확실해 보이는 추측 두 가지를 머릿속에 담았다.

 

  정민은 잠을 이루기 전에 자신이 알고 있는 정보와 일어나서 해야 할 일들을 머릿속에 제대로 정리해 두어야 할 필요를 느꼈다.

 

 “일단 희생자는 오늘 발생해, 저 큰 광성역 어딘가에서 어떻게 죽을지는 아무도 몰라. 내 능력을 이런 상황에서는 어떻게 써야 할지도 잘 모르겠어. 그리고 사망 시각의 물결무늬의 의미도 확실치 않아. 이게 내가 알고 있는 정보의 거의 전부야.”

 

 “우선 광성역에 대한 정보는 내일 짬을 최대한 내서 수집하자. 그리고 내일 내가 갈 수 있는 가장 이른 시각에 광성역에 도착해서, 역 구석구석을 샅샅이 뒤지는 거야. 아파 보이는 사람이 없는지, 위험한 사람이 없는지. 확인하고 또 확인하자. 그러면 찾을 수 있을 거야.”

 

  잠에서 일어나고 나서의 세계는 불확실하고 미래는 알 수 없지만 그래도 한 줄기 희망은 놓지 않은 채로 정민은 잠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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