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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죽음의 단편
작가 : 마이랑
작품등록일 : 2017.7.20

원치 않은 운명에 휘말려 타인의 죽음이라는 사건의 단편을 볼 수 있게 된 한 사람. 죽음이라는 거대한 운명에 맞서 싸우며 타인의 생명을 구하려 한다.

 
3월 -5-
작성일 : 17-07-20 22:17     조회 : 271     추천 : 0     분량 : 48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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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민은 완전히 새로운 생각을 발견한 표정으로 생각했다.

 

  ‘내가 그녀에게 다가가지 못하면, 그녀가 내게 다가오게 하면 되지! 바로 이 자리로!’

 

  정민은 생각을 떠올리자마자 오피스텔 안으로 뛰어들어갔다. 다행히도 그녀의 오피스텔은 입구에서부터 출입통제를 하지 않는 곳이었고, 올라가는 곳을 찾는 것도 생각보다 쉬웠다. 정민은 1층에서 엘리베이터를 타는 것이 시간 낭비라고 생각해서 계단으로 맨 위층까지 그대로 뛰어 올라갔다.

 

  계단을 뛰어 올라가는 동안 정민은 다급한 마음을 숨길 수 없었다.

 

  ‘이제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어, 내가 생각한 아이디어가 꼭 통해야만 하는데!‘

 

  드디어 맨 위층까지 올라간 정민은 그 층에 있는 소화전 앞으로 다가갔다. 정민은 자신이 생각한 아이디어를 다시 떠올렸다.

 

  ‘모든 층의 소화전을 울리게 하면, 이 오피스텔의 모든 사람이 밖으로 나오게 될 거야!’

 

  그리고 소화전의 비상 버튼을 힘차게 눌렀다.

 

  “따르르르르르릉!”

 

  소화전의 비상벨이 울리기 시작했다. 정민의 생각대로였다.

 

  “좋았어!”

 

  정민은 한 층 아래로 내려가서 소화전을 울리고, 또 아래로 내려가서 소화전을 울리고, 또 울렸다.

 

  “따르르르르르릉!”

 

  오피스텔의 모든 층이 비상벨 소리로 가득 찼고, 정민이 밖으로 나왔을 때는 몇몇 사람들은 밖으로 나와 있었고, 오피스텔 쪽을 돌아보니 대피를 하는 사람들의 행렬이 끊임없이 쏟아져 나왔다.

 

  정민은 자신이 해야 할 일이 아직 끝나지 않았음을 분명히 알고 있었다.

 

  “이제 그녀를 찾아야 해!”

 

  현재 시각은 20시 40분을 향하고 있었고, 정민은 무슨 일 때문에 경보기가 울렸는지에 대해 이야기하느라 웅성거리는 사람들 속에서 그녀를 찾기 위해 모든 사람의 얼굴들을 확인하며 인파를 뚫고 지나갔다.

 

  이제 그녀가 보이기 시작했다. 거리는 이십여 미터 남짓. 하지만 그녀의 뒤에서 수상한 남자가 주머니에 손을 넣은 채 천천히 다가가고 있었다. 정민은 수상한 남자가 다가가는 모습이 심상치 않다고 생각했고, 이럴 때 자신이 해야 할 일을 이때만큼은 너무나 잘 알고 있었다.

 

  “저 남자를 반드시 막아야 해!”

 

  정민은 전속력으로 그녀에게로 달려갔다. 순간 남자가 외투 속에서 커다란 칼을 꺼냈고, 남자는 이어서 그녀의 등 뒤에 칼을 내리꽂으려고 손을 치켜들었다. 그 순간, 정민은 그녀에게로 뛰어들었다.

 

  “조심하세요!”

 

  정민이 뛰어들어 그녀를 붙잡아 넘어뜨리면서, 칼은 허공을 가른 채 남자의 손아귀에서 부들부들하고 있었다. 남자는 쓰러진 정민과 그녀를 바라보고 말을 꺼냈다.

 

  “넌 누구냐! 왜 나의 복수를 가로막는 거지?”

 

  “내가 누구인지는 상관없어! 당장 그 칼을 내려놔!”

 

  “그녀는 용서할 수 없는 사람이야, 반드시 피로 대가를 치러야 해.”

 

  그 말과 함께 그녀에게 다가가서 다시 칼을 내리꽂으려 하는 순간, 정민이 다시 남자에게로 뛰어들어 서로 엉겨 붙었다. 정민은 칼을 빼앗으려고 남자와 몸싸움을 했고, 그 장면을 주위에서 지켜보던 사람 중 몇몇이 달려들어 남자를 함께 붙잡았고, 드디어 칼을 남자에게서 빼앗았다. 그리고 붙잡힌 남자는 금세 완전히 제압되었다.

 

  남자가 제압되자 정민은 숨을 헐떡이며 드러누웠고 그녀는 겁에 질린 채로 앉아있었다. 숨을 고르고 겨우 일어선 정민이 그녀에게 다가가 말을 건넸다.

 

  “제가 계속 당신에게 말을 건 것은 바로 이 일을 막기 위함이었어요.”

 

  그녀는 일어나서 알 수 없는 표정을 지으며 주변을 바라보았다. 그리고 갑자기 표정이 굳어졌고 곧바로 정민의 뺨을 세게 후려쳤다. 그리고 울부짖는 듯한 목소리로 크게 소리쳤다.

 

  “이 일이 일어난다는 걸 네가 뭐라고 어떻게 알 수 있었어? 그리고 어떻게 그 말이 사실일 수 있어? 너도 지금껏 네가 한 말이 말이 된다고 생각해?”

 

  “난 하나도 모르겠어. 생각해 보면 당신하고 저 남자하고 짜고 치는 연극을 했다고밖에 볼 수 없잖아?”

 

  “도대체 왜 그토록 나에게 다가와서 이야기를 하려 한 거야?”

 

  “지금부터 네가 무슨 말을 꺼내든 난 너를 못 믿어. 아니 안 믿어! 안 믿을 거야!”

 

  “진심이야, 꺼져. 내 눈앞에서 사라져. 내 눈앞에서 사라지란 말이야!”

 

  정민의 얼굴에 잠시 피었던 기쁨은 온데간데없이 사라지고 당황스러움과 동시에 갑자기 가슴을 찌르는 고통이 찾아왔다. 정민은 못 견디겠다는 표정을 짓고 뒤로 곧장 돌아 전속력으로 뛰어갔고, 버스 정류장까지 쉬지 않고 뛰며 가슴을 부여잡고 숨을 헐떡였다.

 

  정류장에 도착하자마자 바로 잡아탄 버스 안에서 정민은 자리에 풀썩 쓰러지듯 앉아 숨을 헐떡이며 고개를 숙였다. 그리고 가쁜 숨이 가셨을 때부터는 그저 자리에 앉아 멍하게 창문을 바라보며 마음속으로 마구 밀려오는 혼돈에 사로잡혀 아무 생각도 하지 못하다가 겨우 집에 돌아와서야 혼자 속삭이듯 작은 목소리로 말했다.

 

  “이게 내가 했던 일의 결말이라고?”

 

  그리고 그대로 거실 바닥에 누워서 천장을 한참 동안 바라보았다. 얼마나 시간이 지났을까. 벨 소리가 울렸다. 목소리였다.

 

  “첫 번째 사건을 해결했구나? 아슬아슬했어. 그렇지?

 

  정민은 기운이 다 빠진 채 대답을 할 수밖에 없었다.

 

  “그래요. 그녀를 구했어요, 그녀를 살렸어요. 그런데 왜 이리 마음이 아픈 걸까요?”

 

  목소리는 정민의 기분 따위는 무시한 채 말을 이어갔다.

 

  “넌 하고 싶은 일을 다 했잖아, 그녀를 살렸고, 죽음에서 건져냈어. 그 외의 다른 것을 바라는 것은 욕심 아니야? 얻는 게 있으면 잃는 것도 있는 법이지. 그리고 그렇게 사건을 해결하면 사람들이 손뼉이라도 쳐 줄 것 같았어? 아니면 잘했다고 우쭈쭈라도 해줄 거라 생각했어? 그건 네 능력 밖의 욕심이야. 크나큰 욕심.”

 

  정민은 더 반박할 말을 찾지 못했다. 그리고 짧게 말했다.

 

  “그렇네요.”

 

  목소리는 이야기를 이어갔다.

 

  “내가 지금 너에게 연락한 이유는 사건의 해결 여부와는 아무 상관이 없어. 단지 때가 되었기 때문에 연락을 한 거야. 너에게 선물을 주려고.”

 

  “D.C.I.앱에 들어가서 ‘사건’ 버튼을 다시 한번 눌러 봐.”

 

  정민은 아무것도 하고 싶지 않았지만, 하릴없이 목소리가 시키는 대로 버튼을 눌렀다. 버튼을 누르자 기존에 적혀있던 사건이 서서히 지워져 가는 것을 보았다. 정민은 다시 한번 깊은 생각에 잠기는 듯했다.

 

  “어이, 그렇게 생각할 시간 없다고, 바로 능력 버튼을 눌러 봐.”

 

  능력 버튼을 누르자 화면이 바뀌었고 원래 비어있던 공간에 칸들이 생기면서 그 중에서도 가장 위에 있는 칸이 반짝 빛을 내고 있었다.

 

 “이제 그 능력은 네 거야. 뭔지 살펴봐.”

 

  그 칸을 누르자 열쇠 모양에 배경으로 손바닥이 겹쳐져 있는 아이콘과 함께 ‘장인의 손’이라는 글자가 나타났고 이와 동시에 정민의 양손이 번쩍하고 빛나기 시작했다.

 

  “앗! 내 손이 빛나고 있고 그 느낌은 너무 이상해요!”

 

  정민이 갑자기 찾아온 몸의 변화에 깜짝 놀라서 말을 했다.

 

  이윽고 빛은 잦아들었고, 정민은 손에 묘한 감각이 아직도 남아 있음을 느꼈다.

 

  바로 목소리의 이야기가 이어졌다.

 

  “앱에서 해 주는 설명은 길고 지루하니 나중에 보고, 일단은 지금 얻은 능력에 대하여 간단하게 이야기해 줄게. 능력의 이름은 ‘장인의 손’이고, 이제 너의 손으로 모든 문과 자물쇠를 그냥 열 수 있어, 네 손이 이 세상의 마스터키가 되었다고 할까. 참고로 교통카드 대용으로도 쓸 수 있어. 이제 버스와 지하철은 공짜로 탈 수 있지! 그래도 맨손으로 버스를 타는 건 어색하니까 적어도 충전 안 된 교통카드는 들고 다니며 쓰라고. 문을 열고 자물쇠를 따는 방법은 나중에 앱을 통해서 살펴봐.”

 

  “그리고 내일 당장 은행을 털러 가려고 하지는 마. 너의 손이 CCTV를 가려주지는 않으니까.”

 

  정민은 이 비현실적인 광경을 경험한 덕에 기운을 조금 차리고, 조금은 차분해진 목소리로 말했다.

 

  “고마워요, 내게 이런 선물을 다 주시고.”

 

  목소리가 답했다.

 

  “내가 준 선물이 아니야, D.C.I.앱의 사용자로서, 때가 되면 갖추게 될 여러 능력 중의 하나를 이제 가지게 된 거야. 다른 능력들도 때가 되면 주어질 거고.”

 

  “하나 명심해둬, 그 능력이 지금 주어진 것에는 반드시 이유가 있어. 능력이 주어질 때가 왔다는 것은 그런 의미야”

 

  “네 알겠어요. 무슨 의미인지 잘 생각해 볼게요.”

 

  “오늘 많은 일이 있었으니 푹 쉬어, 아 그러고 보니 오늘이 월요일이네? 화, 수, 목, 금 나흘 동안에도 쭉 고생 좀 하라고, 그럼.”

 

  그리고 통화가 끊겼다.

 

  “거의 끝까지 잘 해주다 마지막은 항상 저렇다니까…”

 

  정민은 한숨을 쉬며 그 자리에 다시 드러누웠다. 이제는 기운이 많이 돌아온 것 같았다. 그래서 깊은 생각에 잠길 수 있었다.

 

  ‘비현실적인 상황에 현실적인 경험, 그리고 낯선 사람에게 믿음을 주는 것의 한계, 그리고 달콤하면서도 씁쓸한 결말을 다 겪었구나.’

 

  ‘그래도 그녀를 구했다는 사실을 먼저 생각하자, 감사 인사는 없어도 되는 거였잖아? 정말 바라지도 않았고.’

 

  그리고 이윽고 미래의 일에 대한 생각을 이어갔다.

 

  ‘다음 달에 주어질 사건에 어떻게 대처할지 잘 생각해 봐야겠어. 지금껏 한 고생을 생각하면 너무 많은 것을 쏟아붓고 싶지 않아.’

 

  정민은 생각에 생각을 거듭하다 잠을 청했고, 피로했던 탓인지 금방 잠이 들었다.

 

  최수연 씨의 사건의 후일담은 다음 날 단신으로 전해진 뉴스를 통해 알 수 있었다. 사건의 원인은 전 여자친구의 일방적인 이별 통보에 분노한 전 남자친구의 분노와 살의의 표출. 정민이 남자를 막아섰다는 소식은 시민들이 남자를 제압했다는 내용에 완전히 묻혀 버렸다.

 

  정민은 출근 준비를 하며 그 뉴스를 보았지만 이미 그때는 그녀에게 가지고 있던 작은 원망이라는 감정이 아침에 한 샤워와 함께 완전히 씻겨 내려가서 뉴스의 모든 내용은 한 귀로 듣고 한 귀로 흘려들을 뿐이었다.

 

  그리고 잠깐이지만 정민에게 휴식이 찾아왔다. 당연히 일상생활은 그대로 돌아가지만, 이번에 찾아온 이 모든 비현실적인 상황을 잊을 수 있는 시간. 그것만으로도 정민에게는 충분한 휴식이 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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