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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판타지
왕의 앙칼진 토끼
작가 : 새콤달콤78
작품등록일 : 2017.7.11

왕비는 토끼로 태어났다. 라벨라는 600년이라는 시간을 건너 미래(2016년)로 왔다. 그녀가 환생한곳은 궁전이다. 운이 좋았구나 생각도 잠시 그는 자신의 몸을 보며 비명을 내질렀다. 인간이 아니었다. 토끼였다.

게다가 이 궁의 주인인 왕은 사자에게 살아있는 토끼를 먹이로 주는 인간이다. 언젠가 라벨라토끼도 사자의 먹이가 될 것이다. 그것도 산채로 말이다.


왕비의 영혼을 가진 토끼. 다시금 인간이 되고 싶은 토끼. 말하는 토끼. 맹수 같고 약간 돌끼있는 남주. 현시대의 몇 안되는 권력을 가진 왕인 남주.

 
12.토끼로 환생한 왕비
작성일 : 17-07-20 21:57     조회 : 224     추천 : 0     분량 : 68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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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녀 세라는 동물털 알레르기 때문에 결국 토끼방 청소하는 일을 그만두었다. 토끼를 아끼기는 하나 급격히 건강이 안 좋아져 견디기기 힘들었다. 그리고 파에라라는 새로운 하녀로 바뀌었다.

 그녀는 온갖 인상을 찡그리며 토끼방에 들어왔다.

 “아휴 냄새. 토끼가 제일 더러운 거 같아”

 새롭게 온 하녀는 코를 막은 채 투덜거리며 청소를 했다. 그 말투나 모습이 아주 익숙했다. 그녀는 바로 토끼 우리에 있을 때 토끼들에게 언젠가 사자의 먹이가 될 것이라며 즐거워하던 그 하녀였다.

 영 예감이 좋질 않았다. 그래도 그때 딱히 자신을 해하는 짓을 한 것은 아니었으니 토끼는 일단 지켜보기로 했다.

 하지만 날이 갈수록 하녀의 신경질은 심해졌다. 왕의 근처에서 맴돌다 인연을 맺기를 바랐던 신데렐라 증후군의 하녀는 불만이 점점 많아졌다.

 어렸을 때부터 백마탄 왕자와 결혼하고 싶었던 그녀는 어린나이에 궁내 하녀로 들어왔다. 그 근처에서 맴돌면 뭔가 연줄이라도 만들 수 있을거라 여겼지만 그녀의 기대는 처참히 무너졌다.

 하녀는 동물우리 청소와 같은 허드렛일을 할 수밖에 없고 그와 마주칠 수 있는 날은 더욱이 없었다.

 그러던 차 왕이 아끼는 토끼의 방을 청소 할 사람을 새로 구한다는 소식을 들었고 그녀는 지원했다. 동물방을 청소하는 일이라 다들 쉬쉬하던 차에 그녀는 손수 나섰다.

 어쩌면 왕을 자주 볼수있다는 일념으로 한것이었다. 하지만 그녀는 왕은커녕 왕의 뒷모습도 보지 못했다. 그녀는 아침마다 청소하고 왕은 하녀가 있는 시간을 피해 점심이나 저녁에 토끼방에 들렀다. 마주칠 일이 없었다.

 ‘이러면 애써 이 일을 지원한 보람이 없는데..’

 그러니 그녀는 더욱 신경질이 났다. 괜한 헛일만 하는 것 같아 불만이 터졌다. 그것은 그대로 작고 연약한 토끼에게로 향했다.

 불만이 쌓이니 그녀는 어느새 토끼를 손찌검 하기 시작했다. 처음엔 딱밤 때리기 정도 였던 것이 언젠가 부터 손으로 세게 때리기 시작했다.

 멍이들거나 하진 않았지만 라벨라는 아팠다. 기분이 나빴다. 자신이 인간일때 이렇게 맞아 본적이 없었는데. 라벨라는 괜히 억울했다. 그래서 그녀에게 반항하려 ‘왕‘하고 위협을 줘보았다. 하지만 그녀는 토끼주제에 말을 안 듣는다며 더욱 세차게 매질을 했다.

 “낑낑”

 불쌍한 척 할려 낑낑 거려 보았지만 그것은 더욱 파에라를 자극하는 일이었다. 뭘 잘했다고 불쌍한척 하냐며 더욱 힘을 가해 손으로 내려쳤다.

 도망 가려고 하면 더욱 세차게 잡아 매질을 했다. 얌전히 맞는게 그녀의 화를 풀어주는 방법이었다.

 ‘이렇게 매 맞는 토끼가 되는 것인가.’

 요새들어 카시안도 바쁜지 얼굴을 도통 볼 수가 없다. 도움을 청할 방법이 없었다.

 토끼몸으로는 사람들이 찾아오지 않는 이상 직접 인간들을 만날 방법은 없었다. 겉으로 보이는 외상이 없으니 전문 수의사가 살핀다고 해도 매 맞는지는 알 수가 없었다.

 망했다.

 레번과 카시안은 말을 할 수 있는게 알려지면 위험해 질수있다고 말을 삼가라고 했었다. 자신과 왕과 몇몇에게만 말을 하라고 당부했었다. 그러니 말을 할 수도 없고 답답했다.

 말을 하면 파에라가 놀래서 때리는 걸 그만둘 텐데..

 하녀가 나가고 난 뒤 고요해졌다. 토끼는 괜히 옆구리를 핡아보았다. 아프다. 손은 어찌나 매운지 몸이 다 얼얼했다. 괜히 울적해졌다. 내일이면 카시안을 볼 수 있으려나. 서글프니 그 얼굴이 보고 싶어지는 건 왜일까.

 *

 “이리와 보거라. 오랜만에 보는 얼굴인데 그렇게 있을 것이냐.”

 카시안은 일주일간 연방국가인 프타라국에 들러 얼굴을 비치며 오는 길이었다. 요새 프타라국은 모르포테의 연방제를 벗어나고 싶어하는 눈치였다.

 예전의 연방국이었던 것이 현재까지 이어져 오고 있었다. 직접 다스리거나 하지는 않는다. 엄연히 프타라국은 독립된 국가이긴 하지만 모르포테 왕이 뽑은 총독이 다스리는 국가였다.

 요새들어 프타라국 국민의 의견도 반반이 갈리는 추세였다. 그것을 잠재우는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지만 국가의 원수인 모르포테 왕이 직접 들려 주는 것도 한 묘책이었다.

 물론 잘생긴 왕이라면 더욱 효과가 좋을 것이다. 모르포테의 연방국인 하나둘씩 연방을 벗어 날려한다면 카시안의 왕의 입지에 좋을리는 없었다. 프타라의 각 매체은 이 흐뭇한 왕의 방문을 일면에 장식하며 환영했다.

 오랜만에 외국에 들린 카시안은 잠깐의 짬을 내어 이것저것 토끼물품을 사들였다. 바쁜 일정에 시간을 쪼개어 산 것들을 토끼에게 줄 생각을 하며 함박웃음을 지었다.

 하지만 토끼는 어쩐일이지 뾰로통해 있었다. 토끼를 품에 안으려고도 하고 머리를 쓰다듬으려고 했지만 토끼는 이리저리 피하기만 했다.

 “낑”

 매의 충격에 라벨라는 의기소침해져있었다. 인간에겐 단순한 손짓이지만 작은 토끼에게는 그것은 폭력이었다.

 이런 자신을 놔두고 그는 어디를 다녀온 것인지 얼굴 한번 보이지가 않았다. 이렇게 자신을 내팽개친 게 너무나 섭섭할 뿐이었다.

 “말을 해보거라. 무슨 일이 있었느냐.”

 무슨 일이 있는 것인지 토끼는 입만 한다발 나와선 말도 하지 않았다. 평소같으면 자신을 위해 사온 물건은 없는지 사과나무나 칡이 먹고 싶다며 재잘재잘 거리던 녀석이었다.

 장난감을 흔들어봐도 토끼는 얼굴을 휙 돌린채 요지부동이었다.

 최후의 수단을 써야겠다고 생각한 카시안은 부스럭 거리며 뭔가를 꺼냈다. 그의 손에 어느새 건 바나나칩이 놓였

 “바나나 먹을까?”

 그 소리에 토끼가 움찔거렸다. 먹고는 싶은데 자존심이 상했다. 줄테만 주라지 라는 얼굴로 옆으로 흥하고 돌린 채 가만히 있었다.

 카시안은 그 모습이 영락없는 철부지 어린아이 같았다. 부스럭 거리며 하나를 더 꺼냈다. 그 소리에 토끼의 두귀가 움찔움찔 거렸다. 그래도 아직은 꿈쩍도 하지 않은채 바닥에 엉덩이를 대고 있었다.

 결국 카시안은 일어나 토끼의 입 앞까지 먹이를 들이밀었다.

 “무슨 일인지 모르겠지만 일단 먹고 힘내야지. 안 먹으면 자기만 손해야.”

 그 말에 토끼는 모른척하며 먹이를 앙 물더니 오독오독 씹었다. 그 모습을 보며 카시안은 쿡쿡 웃음을 참았다. 마치 토라진 여자친구를 달래주는 느낌이랄까. 동물도 가끔씩 이렇게 삐지구나를 생각하며 자신도 모르게 흐뭇한 미소를 지었다.

 먹이를 다 먹은 토끼는 카시안을 짐짓 엄한 표정으로 쳐다보았다.

 “말도 안 하고 어디 다녀왔느냐.”

 “연방국에 좀 다녀 왔느니라. 걱정했느냐.”

 “그런 건아니지만...”

 토끼는 말을 흐리며 슬쩍 다른곳을 쳐다보았다. 왠지 자신이 그를 기다리며 보고 싶어 했는걸 인정하기가 싫은 듯 보였다.

 카시안은 그런 토끼의 모습이 너무나 귀여웠다. 토끼는 말은 하지 않았지만 자신을 기다리고 있었던 게 틀림없었다.

 다음부터는 말하고 다녀오겠다며 그는 토끼의 부드러운 몸을 쓰다듬었다.

 어느새 카시안은 누운 채 토끼의 공을 물고 노는 모습을 보고 있었다. 창문너머로 귀뚜라미의 찌르르 거리는 소리가 들린다. 오후의 가을 햇살이 창문사이로 내리쬐었다.

 카시안은 토끼가 왜 이방을 좋아하는지 알것만 같았다. 뒤뜰과 가까워 자연을 제대로 느낄수 있고 햇살은 큰창문으로 바로 내리쬐어 더없이 평화로운 곳이었다.

 방을 옮겨주려고 했지만 그의 토끼는 이방이 좋다며 단호히 거부했었다. 참으로 단호박같은 토끼였다. 토끼의 생각이 그러하니 카시안은 억지로 방을 옮기지 않았다.

 카시안은 한손으로 얼굴을 바친채 누워있으니 어느새 나른해졌다. 그는 러그를 깐 바닥에 지친 몸을 푹 뉘었다.

 토끼는 어느새 다가와 카시안의 살결을 툭툭 건드렸다. 뽀송하고 부드러운 토끼털을 느끼며 카시안은 미소를 지었다. 그는 무거운 눈꺼풀을 내렸다. 오랜만에 맞아보는 마음의 평화가 더할 나위 없이 달콤했다.

 일정을 빨리 수행하고 온 보람이 있었다. 토끼는 어느새 그의 삶 일부가 되어버렸다.

 셔츠를 살짝 풀어 해친채 무방비로 카시안은 누워있었다. 한쪽 손을 베개삼아 곤히 잠들어 있었다. 그 모습을 토끼가 나른히 쳐다보았다.

 짙은 머리가 곱게 그의 얼굴에 자연스럽게 흩어져있었다. 앙 다문 그의 입술은 깊은 잠에 빠진 듯 살짝 벌려져있었다. 편안한 듯 입술 사이로 새근 거리는 소리가 들렸다.

 ‘불쌍한 것.’

 토끼는 어쩐지 손자를 아끼는 할머니같은 감상평을 늘어놓았다. 친구같았다가 애인같았다가 군신 같았다가 그들은 관계는 시시각각 변했다.

 오늘은 어쩐지 지쳐 쓰러져 자고 있는 그를 보니 안타까운 마음이 들었다. 토끼는 굳이 자신의 문제까지 얹혀주고 싶지 않았다.

 ‘잘 자거라’

 작은 솜뭉치 손으로 큰 덩치의 남자를 토닥여주었다. 토끼는 어느새 나른해진 몸을 그의 근처에 눕혔다. 토끼는 맹수곁에서 편안히 잠이 들었다. 자신을 아끼는 귀여운 맹수였다.

 며칠 뒤 카시안은 또다시 외국으로 일을 나갔고 파에라는 여전히 토끼방 청소를 담당했다. 토끼는 시간이 지나면 파에라도 괜찮아 질거라 여겼다.

 하지만 파에라의 폭력은 날이 갈수록 심해졌다. 원래 자신보다 약한것에는 폭력을 휘두르기 쉬운법이었다. 반항해도 쉽게 제압할수있기 때문에 한번 시작한 폭력은 스스로 제어하기가 힘들었다.

 폭력의 강도가 전보다 훨씬 세졌다. 딱밤정도이던 것은 어느새 매를 들어 후려치기 시작했다. 몸속 장기까지 맞는 느낌이었다. 반항하면 그 정도는 더욱 심해졌다.

 ‘이거 참. 웬만하면 그저 참고 넘어가려 했더니 이년이 날 바보로 아네.’

 하녀의 손이 다시 한번 위로 올라가며 내려 치려는 찰나 토끼는 소리쳤다.

 “이게 뭐하는 짓이냐!!”

 토끼의 입에서 나온 호통에 파에라는 올라간 손을 멈칫거렸다. 그리곤 얼굴이 하얗게 질렀다.

 잘못 들은 것이 아닌가 싶어 주변을 두리번 거렸다. 하지만 분명 토끼입에서 나온 말이었다. 미성이지만 분명했다.

 그녀의 허옇게 질린 얼굴은 아랑곳하지 않고 토끼는 다시 말했다.

 “내 참고 참아 웬만하며 좋게 넘어가려 해보았으나 지나치지 않는가.”

 희고 작은 몸통에서 나온 늙은이의 말투. 그거 참 아이러니하지만 그녀는 그런것에 신경쓸 여력이 없었다. 파에라는 아연 실색되어 미친 듯이 소리를 지르다가 뛰쳐나갔다.

 ‘토끼가 말을 하다니!!’

 그녀는 미친 듯이 복도를 뛰었다. 어디로 가야할지 어디로 가는지도 모른 채 헐레벌떡 걸음을 옮겼다.

 ‘분명 말을 했어. 내가 미친게 아니야. 분명해. 누구한테 말을 해야 하지.’

 경악도 잠시 그녀는 복도에 우뚝 멈춰섰다.

 '잠깐만.'

 토끼가 말을 할 수 있다는 건 그동안 토끼에게 벌인 짓이 알려 질수도 있다는 얘기였다. 토끼는 무려 카시안 왕이 아끼던 애완동물이 아니던가.

 지금은 왕이 외국에 가있지만 곧 돌아온다면 그동안 자신이 한짓이 다 들통날 것이 분명했다. 그동안은 폭력을 휘두르는지 뭘 하든지 동물이니 들킬일이 없었다. 그래서 토끼를 상대로 분풀이를 했다. 하지만 토끼가 말을 한다면 말은 달라진다.

 ‘어떡하지? 말하지 말라고 빌어야 하나. 아니지 내가 왜? 그냥 몰래..버리거나하면 되지 않을까. 아..사자 사육장!!’

 벌인 일을 수습하기 위해 그녀는 최악의 수단을 생각해 냈다.

 일단 몰래 데리고 가서 사자 사육장에 버려둔다. 그러면 먹잇감을 찾던 사자가 그것을 잡아 먹어릴 것이다. 그리고 비슷한 생김새의 토끼를 데려다 놓으면 될 것이다.

 그녀는 왕이 토끼가 말을 하는줄 알 리가 없다고 판단했다. 그 귀한 말하는 토끼를 저리 구석진 방에 내버려둘 리가 없다는 생각이었다. 아둔한 생각을 마친 하녀는 미친 듯이 구체적인 계획을 잡아내려갔다.

 나쁜 일을 하기 쉬울 정도로 충분히 어두운 밤이 찾아왔다. 다시 돌아온 파에라는 말을 하지 못하게 테이프로 토끼의 입을 붙여버렸다. 포대 같은 것에 넣은 후 방을 빠져나왔다. 후문을 통해 나온 그녀는 나무에 몸을 숨기며 사육장으로 향했다.

 두근두근

 파에라의 심장이 쿵쾅쿵쾅 요동치고 있었다.

 ‘들키면 끝장이야.’

 토끼는 포대에 쌓인 채 어디로 가는지 몰라 어리둥절했다. 최악까지는 생각하지 못했다. 하지만 점점 짙어지는 맹수의 냄새에 토끼는 아연실색이 되었다.

 ‘설마..’

 혹시나 하던일은 실제로 일어났다. 하녀는 사육장으로 온후 포대를 풀어 그대로 토끼를 아래로 던져버렸다.

 사자 우리 가장자리에는 깊은 도랑이 있었다. 그것을 아슬하게 넘어 땅위에 착지했다. 파에라는 토끼가 사육장에 잘 떨어진것을 본 뒤 꽁지 빠지게 그 자리를 벗어났다.

 토끼는 주위를 두리번 거렸다. 짙은 맹수의 흔적이 코끝을 자극했다. 하지만 이상하게도 사자는 보이질 않았다.

 늦은 밤이라 사자를 안에다 몰아다 놓아서 없었다. 하지만 아침이 되면 문이 열리며 사자가 나올 것이다.

 그런것까지 알 리가 없는 토끼는 공포에 질렸다. 곧 사자가 나타날것이라는 생각에 몸이 파르르 떨렸다. 목소리리라도 내서 도움을 청하고 싶었지만 입은 테이프로 막혀있었다. 토끼의 둔한 손으로 그것을 떼기는 어려웠다.

 ‘이대로 죽는 것인가.’

 약한 동물이 왜 예민한지 알것만 같았다. 모든 것이 위협이었다. 맹수를 비롯한 사람까지도. 카시안에게 인사도 못했는데. 왠지 토끼는 눈물이 맺혔다.

 이대로 죽으면 어디로 가는 걸까. 자신도 어미토끼처럼 죽는 것이 똑같구나. 토끼는 온갖 상념으로 머리가 어지러웠다.

 그때 갑자기 철문이 철컹거리며 열렸다.

 ‘벌써? 아직 유언도 못 남겼는데..’

 들을 사람도 없는 유언을 왜 남기리. 토끼는 바위 뒤로 얼른 몸을 숨겼다.

 ‘일단 살고는 봐야지.. 하지만 어떻게?’

 하얀 얼굴 검은 머리갈기를 뽐내며 토끼앞에 사자가 스르륵 모습을 드러내었다. 이상하게 그것의 표정은 아련하고 근심에 차보였다.

 마치 신데렐라를 찾으러온 왕자 같은 절절함 이었다. 사자라기 보단 사자같은 인간, 카시안이었다.

 ‘헐 카시안이 여긴 어찌..’

 잔뜩 긴장한채 있다가 멍하니 다가오는 남자의 얼굴을 쳐다보았다.

 검정 머리카락과 대비되는 하얀얼굴이 조금은 창백해 보였다. 걱정스러움이 엉킨 얼굴엔 안도의 미소가 희미하게 번졌다.

 카시안은 조심히 토끼에게 다가가 한쪽 무릎을 꿇었다. 그리고는 토끼에 입에 붙여진 테이프를 조심히 떼었다.

 “조금 더 일찍 오지 못해서 미안하구나.”

 토끼의 까만 눈에 눈물이 그렁그렁 맺혔다. 극한의 죽음의 공포 때문이었을까. 그를 보니 너무나 안심이 되어서일까.

 토끼는 아무말 없이 그의 품에 파고 들었다. 그의 품에서 하얀 솜털이 울먹거리며 파르르 떨렸다.

 그는 아무말 없이 토끼의 등을 토닥토닥 거려주었다.

 백마탄 왕자는 하녀앞이 아니라 토끼 앞에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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