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ading...
1일간 안보이기 닫기
모바일페이지 바로가기 > 로그인  |  ID / PW찾기  |  회원가입  |  소셜로그인 
스토리야 로고
작품명 작가명
이미지로보기 한줄로보기
 1  2  3  4  5  6  7  8  9  10  >  >>
 1  2  3  4  5  6  7  8  9  10  >  >>
 
자유연재 > 로맨스판타지
왕의 앙칼진 토끼
작가 : 새콤달콤78
작품등록일 : 2017.7.11

왕비는 토끼로 태어났다. 라벨라는 600년이라는 시간을 건너 미래(2016년)로 왔다. 그녀가 환생한곳은 궁전이다. 운이 좋았구나 생각도 잠시 그는 자신의 몸을 보며 비명을 내질렀다. 인간이 아니었다. 토끼였다.

게다가 이 궁의 주인인 왕은 사자에게 살아있는 토끼를 먹이로 주는 인간이다. 언젠가 라벨라토끼도 사자의 먹이가 될 것이다. 그것도 산채로 말이다.


왕비의 영혼을 가진 토끼. 다시금 인간이 되고 싶은 토끼. 말하는 토끼. 맹수 같고 약간 돌끼있는 남주. 현시대의 몇 안되는 권력을 가진 왕인 남주.

 
11.토끼로 환생한 왕비
작성일 : 17-07-20 21:56     조회 : 240     추천 : 0     분량 : 6504
뷰어설정 열기
뷰어 기본값으로 현재 설정 저장 (로그인시에만 가능)
글자체
글자크기
배경색
글자색
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13 15 17 19 21

 카시안의 환한 미소와는 달리 토끼의 표정은 짐짓 엄해졌다. 간지럼 때문에 어쩔수없이 토끼인 것을 들켰지만 카시안이 자신을 어떻게 할 것인지 걱정이 되었다.

 

 “날 죽일 것이냐.”

 “...”

 

 카시안은 토끼의 말이 무슨 뜻인지를 알기에 씁쓸한 미소를 지었다.

 

 몇백 년 만에 나타났을 때는 사람들은 열광하며 그것을 실험하기 위해 애를 썼다.

 

 어찌 말할 수 있게 된 것이냐. 다른 언어도 할 수 있냐는 등 심문을 하거나, 털을 몇 가닥 뽑으며 실험을 한다는 명목으로 토끼를 괴롭혔었다.

 

 얼마후 토끼는 스트레스로 명을 다했다.

 

 말하는 토끼가 나타났다는 것을 공표하는 것이 맞을지도 모르나 카시안은 망설여졌다. 일단은 믿을 수 있는 사람에게 의논하는 게 맞을지도 몰랐다.

 

 어쩌다 마력이 토끼에 깃들어 잠시 말을 하게 된 것일수도 있으니. 그리고 토끼의 안전을 보장 받은뒤 알리든 해야겠다고 다짐했다.

 

 카시안은 불안한 눈동자로 떨리는 토끼의 까만 눈을 마주 보았다.

 

 “아니니라. 난 널 지킬 것이다.”

 

 이게 말로만 듣던 백마 탄 왕자의 대사인가. 하지만 토끼는 이칸에 배신당한 경험이 있던 여인이었다. 쉽게 믿음이 가질 않았다.

 

 토끼의 마음을 알아차리기라도 한 듯 카시안은 부드러운 손길로 토끼의 머리를 쓰다듬어 주었다.

 

 “안심하거라.”

 

 며칠 후, 수의사 레리안, 마법사 레번, 국왕 카시안이 모였다. 토끼주위를 빙 둘러싼 그들은 그것을 멍하니 쳐다보았다. 왕이 급한일이 있다길래 모였는데 탁자에는 토끼가 여유롭게 풀을 뜯고 있었다. 당황스러워하는 그들을 보며 국왕 카시안이 먼저 말을 꺼냈다.

 

 “아르미팽이 다시 나타난 거 같소.”

 

 아르미팽은 고대의 말할 수 있는 토끼를 부르는 이름이었다. 그는 말한 뒤 사람들의 반응을 살폈다.

 

 레리안은 어리둥절한 얼굴이고 마법사는 알고 있었다는 듯 고개를 조용히 끄덕였다.

 

 “레번경은 알고 있었소?”

 

 레번의 얼굴을 보고 알아챈 카시안이 물었다.

 

 “네..며칠전에 알았습니다. 혹시나 위험에 처할까봐 말씀드리지 못했습니다. 예전에 아르미팽이 나타났을 때 사람들이 어찌했는지는 국왕께서 더 잘 아실 것입니다.”

 

 “그렇군요. 저도 그것이 염려되어 이렇게 여러분들을 부른것입니다.”

 

 레리안은 토끼를 유심히 보았다. 그저 그런 평범한 토끼였다. 원래 말할 수 있는 토끼는 라이언 헤드같은 특수품종이었는데 의아했다.

 

 “제가 좀 살펴봐도 되겠습니까?”

 

 레리안은 토끼를 한 손으로 들어 올렸다. 토끼는 아주 얌전히 그의 손에 들려졌다. 이리저리 살피던 그는 겉으로는 아주 건강하다며 수의사로서 소견을 말했다.

 

 카시안은 궁내 수의사를 부를까 하다가 레리안을 불렀다. 그가 소동물 수의사인것도 이유 였지만 토끼를 아끼는 것 같아 소문을 낼 리가 없다는 생각에서였다.

 

 아무리 전문 수의사의 입을 막는다고 해도 인간은 언젠가 실수를 하지 않는가. 말이 세어나갈 것을 대비해 사촌동생인 그를 불렀다.

 

 레리안은 그것을 탁자위에 다시 내려놓았다. 레리안은 문득 말하는 토끼가 궁금해졌다.

 

 토끼가 말을 하면 미성인가? 어떤 말을 할까?

 

 “무슨 말을 하는지 물어봐도 되겠습니까.”

 

 궁금증을 참지 못한 레리안이 물었다.

 

 카시안은 토끼를 보았다.

 

 “글세다.. 말을 해보거라. 말”

 

 ‘말말 무슨 말 쟁반같이 둥근 말? 뭔 말을 하라는 거야’

 

 토끼는 뚱해진 입으로 멀뚱멀뚱 쳐다만 보았다. 그들은 토끼와 대화를 할 생각은 하지 않고 ‘말’을 해보라며 시켰다.

 

 사람에게 말해보아라 하면 무슨말을 하겠는가. 그저 그들은 신기함에 말을 해보라며 말말 거리고 있었다.

 

 처음엔 카시안이 그러더니 레리안도 거들었다. 레번은 입가를 막으며 애써 웃음을 참고 있었다.

 

 토끼는 점점 스트레스가 올라오고 있었다. 같은 말을 계속 듣고 있자니 노땅 토끼께서 잔뜩 성이 났다.

 

 왼쪽 입가가 언짢음에 씰룩쌜룩 거리더니 눈가를 찡그렸다. 흥분했는지 콧바람을 점점 세게 내뱉었다. 그리고는 호통치는 목소리로말했다.

 

 “그마아아아안 시끄럽도다”

 

 두 명은 헉하는 표정. 한 명은 그저 그런 표정. 처음으로 말하는 토끼를 본 레리안은 눈이 둥글둥글 해졌다.

 

 두 번째로 들었지만 토끼의 화난 음성에 카시안은 처음처럼 놀란 표정을 지었다.

 

 사고 친 당사자 빼곤 모두 의아하고 신기한 상황이었다. 당사자만 인간들이 왜 이러는지 이해를 못 할뿐.

 

 ‘뭐야 진짜 이 사람들. 진짜 말하는 토끼 처음봐? 우리 때에는 꽤 있었는데...’

 

 “진짜 말을 할 수 있는 것이냐.”

 

 “진짜로?”

 

 “진짜입니까?”

 

 두명은 다급한 목소리. 한명은 그들과 함께 장단 맞추듯 말했다.

 

 뭐 이리 신기하다고 난리지. 말을 하라고 해서 했는데 인간들은 극성스런 반응을 보였다.

 

 “오냐.”

 

 옛다 말.

 

 카시안과 레리안은 서로의 얼굴을 번갈아보며 어리둥절해했다. 그러다 그런 그들을 보고 레번은 웃음을 참지 못하고 터트렸다. 더 웃다간 잘못하면 떼굴떼굴 구를 태세였다.

 

 레번만 알고 있었다. 지금 이 말하는 토끼에게 왕비의 영혼이 있다는 것을 말이다. 한때 왕비였던 라벨라가 토끼가 된후 왕비의 위엄은 사라진지 오래되었다.

 

 사람들은 그저 그런 토끼를 보고 재미있다는 듯 웃을 뿐이었다. 모든 것을 아는 레번에겐 기가 막히게 웃긴 상황이었다.

 

 '라벨라 왕비님이 어쩌다가..'

 

 그는 애써 웃음을 참으며 키득키득거렸다.

 

 한 토끼 빼곤 인간모두 웃음과 실소를 터트렸다.

 

 토끼는 웃는 그들을 어이없이 쳐다만 보았다. ‘웃지마’라고 하려다 분명 그리 말하면 더 웃을 것이다. 그리고 더 말해보라고 할 게 뻔했기에 토끼는 참았다.

 

 어쩐지 광대가 된 듯한 기분이 든다. 별짓 안하는데 사람들은 뒤로 넘어가며 웃었다.

 

 어쩐지 언짢아진 토끼는 뒷발로 탁자를 탕탕 쳤다. 그것을 보고 또 사람들은 빵빵 터졌다. 성질내는 토끼를 처음 본지라 그들은 그저 재미있기만 했다.

 

 ‘내가 그렇게 웃긴가.’

 

 토끼는 웃는 그들을 보며 고개를 갸우뚱 거렸다.

 

 *

 

 토끼방은 궁전내의 1층 서쪽 끝에 있었다. 이곳이 뒤뜰과 연결되어 토끼가 자유롭게 산책하기 편했다. 또 지나가는 사람이 적어 예민한 토끼에겐 안성맞춤이었다.

 

 궁에는 수백개의 방이 있었고 그중 서쪽편에 위치한 방들은 더욱 사용하지 않고 있었다. 그중 하나에 왕의 명령에 따라 토끼 방이 마련된 것이었다.

 

 그런데 고용인들도 서쪽 궁이 좋은듯했다. 다른 의미로.

 

 구석져 은밀하게 사랑을 나누기 좋은 곳이었다.

 

 궁전내에 고용인들은 줄인다고 줄여도 100명이었다. 남녀가 있는 곳엔 항상 사랑의 감정이 피어오르는 법이다. 그것도 불꽃 튀는 사랑 말이다. 더더구나 사내에서의 사랑 나눔은 더욱 스릴이 넘쳤다.

 

 “안돼요. 누가 보면 어쩌려고요”

 

 “괜찮아. 아무도 안봐.”

 

 여자의 앙탈의 말을 시작으로 오늘도 한 쌍의 커플이 어느 방에 들이닥쳤다. 그런데 하필 그들이 들어간 곳은 서쪽 끝방 토끼 방이었다.

 

 토끼가 한가로이 풀을 뜯다 그들을 보고 흠칫 거렸다. 하지만 지금 그들은 급했다.

 

 이제와서 다른 빈방을 찾는 것은 이미 흥분한 그들에겐 힘들었다. 그리고 토끼인들 어떠리. 누구한테 말하는 것도 아닌데.

 

 하지만 아무래도 동물이 있는데서 사랑을 나누기에 그랬던지 그들은 방을 죽 둘러보다 화장실로 들이닥쳤다.

 

 토끼는 오랜만에 보는 낯선 인간이 반가워 그들 뒤를 졸래졸래 따라갔다. 여자는 토끼가 따라오는 것을 눈치채고는 뒤를 돌아 토끼를 보았다. 그리고 알쏭달쏭한 미소를 지은 채 말했다.

 

 “19세 미만은 관람 불가야~”

 

 여자는 토끼에게 친절히 설명하며 문을 쾅 닫았다.

 

 ‘뭣 19세미만 뭐??’

 

 곧 화장실에서 부산스럽게 움직여대는 소리가 들렸다. 그 소리가 토끼의 호기심을 불러일으켰다.

 

 왕비의 위엄이 있어 그걸 어떻게 대놓고 듣지는 못하겠다. 토끼는 화장실에서 등을 돌린 채 앉았다.

 

 하지만 토끼의 생각과는 달리 어느새 귀는 화장실을 향해 쫑긋 서 있었다. 귀가 예민한 덕분에 옅은 미세한 소리도 아주 잘 들렸다.

 

 이럴 때 토끼의 귀가 아주 유용하다며 토끼는 회심의 미소를 날렸다.

 

 화장실에선 영혼의 교감인지 육체의 합체인지 모를 의미심장한 소리가 들려왔다.

 

 쿵덕 쿵덕. 찰떡찰떡

 

 마침내 절정에 이르렀을 때 여자는 장렬한 비명을 지르며 조용해졌다.

 

 ‘요새는 상당히 개방적이군. 그래도 그렇지 어떻게 화장실에서 한단 말인가.’

 

 라벨라 때에도 가끔씩 개방적인 성생활을 즐기는 이가 있었지만 화장실을 잘 애용 되지 않았다. 그저 구석진 정원에서 한판을 했다면 모를까.

 

 노땅토끼는 혀를 끌끌 찼다. 자기가 제일 신나서 사랑 나눔 소리를 들어놓고는 말이다.

 

 그런데 이상하게 몸이 간질간질하며 베베꼬였다. 옆구리가 살살 움찔 거리다가 엉덩이쪽이 묘하게 덜석덜석 거렸다.

 

 ‘몸이 왜 이러지? 설마.....’

 

 

 “발정입니다.”

 

 왕의 부름에 토끼방에 온 궁내수의사는 단호하게 말했다. 토끼가 발정기라고.

 

 카시안은 토끼의 증상을 말했었다. 토끼가 이상한 소리를 내고 사람 몸 주위를 뱅뱅 도는 등의 행동을 한다고 말했다.

 

 그의 말을 들은 수의사는 망설임 없이 발정이라고 말을 내뱉었다.

 

 수의사의 단호박스러운 말을 들은 토끼는 털썩 주저앉았다. 마치 비련의 여주인공처럼 양손은 바닥을 짚었다. 귀는 축 처진 채 여인이 긴 머리를 풀어 헤친것처럼 해서는 고개를 떨구었다.

 

 ‘내가 내가.. 이 왕비인 내가 발정이라고!!’

 

 이건 아니라며 토끼는 절망에 빠졌다. 왕비로서의 위엄 따윈 땅에 곤두박질 친지 오래이건만 이건 달랐다. 자연의 당연한 논리이건만 라벨라토끼는 심히 충격이 컸다.

 

 카시안은 실의에 빠진 채 가끔씩 실소를 하는 토끼를 보았다. 그의 토끼께선 한편의 모노드라마를 찍고 있었다. 웃었다가 울었다가.

 

 카시안은 고개를 수의사에게 돌렸다. 사촌동생인 레리안은 지금 봉사활동에 가있으니 토끼 전문의는 아니지만 왕궁 전문 수의사를 불렀다. 자세히는 모르더라도 동물에 관한 대충의 정보라도 듣기위해서 말이다.

 

 그런데 그에게서 나온 말은 가히 충격이었다. 이제 4개월정도 밖에 안 된 토끼가 발...발..발정이라니. 토끼를 처음 키워보는 카시안으로서는 심히 충격이었다.

 

 “암컷인데 발..정이라는게 있는가 보구나.”

 

 “네 그렇습니다. 동물이면 다 그렇지요.”

 

 “흠흠. 그럼.. 어찌 해야 되겠느냐.”

 

 “자세히는 모르오나 짝짓기를 시키든..”

 

 ‘뭣이?’

 수의사의 말에 토끼는 눈에 섬광을 내며 그를 째려보았다.

 

 “아니면 중성화를 시키는 것도 방법입니다.”

 

 수의사는 아무렇지 않은 듯 말했다. 하지만 그의 말을 들은 토끼는 심히 충격에 휩싸였다.

 

 토끼는 더 세게 수의사를 째려보았다. 그러다 조용히 몸 아래쪽을 내려다보았다.

 

 곧 사라질 자신의 소중한 보물을. 하지만 어느새 포동해진 뱃살과 털에 가려져있어 잘 보이지가 않았다.

 

 토끼는 의기소침해지며 터덜 터덜 구석으로 가 머리를 벽에 대고 한손을 벽에 짚었다. 토끼는 고뇌했다. 짝짓기냐. 고자?냐. 그것이 문제로다. 그리고는 갑자기 신경질이 났는지 옆에 있던 쓰레기통을 발로 뻥 차버렸다.

 

 “보셨지요? 확실히 발정입니다.”

 

 토끼의 행동을 본 수의사는 추임새처럼 한마디를 더 덧붙였다.

 

 토끼는 고개를 돌려 수의사를 째려보았다.

 

 움찔. 수의사는 토끼의 매서운 눈빛에 주춤했다.

 

 고고한 왕비에게 발정이라는 단어를 쓴 그를 뒷발로 후려차줄까, 싸다구를 날려줄까 싶었지만 일단 참았다. 일단 자기 코가 석자였다.

 

 토끼는 말을 해서 수의사에게 역정을 낼까 싶었다. 하지만 카시안은 수의사앞에서 말하지 말라며 신신당부를 했더랬다.

 

 이래뵈도 말 잘 듣는 토끼가 아니던가. 할 말을 많지만 토끼는 분을 삼켰다. 토끼는 다시 벽을 보고 한숨을 쉬었다.

 

 그날 밤 카시안은 토끼방을 다시 찾았다. 토끼는 낮의 일이 있고 나서부터 먹이도 먹지 않고 벽만 쳐다보며 충격에 늪에 빠져있었다.

 

 그리고 살짝 삐진 듯 보였다. 어찌 자신을 고자로 만들 생각을 하냐며 시위하는 듯 했다.

 

 “루아야~마음이 상했느냐.”

 

 “레리안에게 물어보니 아직은 개월수가 많지 않아 지켜보아도 된다고 하더구나. 그리 심하지만 않다면 시간이 지난 후 해도 괜찮다고 말이다.”

 

 카시안은 토끼에게 설명하면서 웃음을 꾹 참았다. 벽만 보면 실의에 빠진 그의 토끼가 너무나 귀여웠다.

 

 엉덩이를 쿡쿡 찔러도 건드리지 말라며 꿍 거렸다. 그리고는 고개를 떨구었다. 슬퍼서 울먹거리는 토끼 모습이 자꾸만 웃음을 유발했다.

 

 카시안은 수의사의 설명을 들으며 그를 부른 것을 급히 후회했다. 그의 토끼는 수의사 말을 듣더니 안색이 급격히 어두워지며 좌절했다. 보통 토끼가 아니라는 것을 망각했었다.

 

 말을 알아듣고 말 할줄 아는 비상한 토끼였다. 그것에게 발정이라는 단어는 심히 충격이었을 것이라는 것을 미처 생각하지 못했었다.

 카시안의 설명을 들었지만 토끼는 여전히 기분이 저조해보였다. 카시안은 최후의 수단을 썼다. 토끼가 제일 좋아하는 무공해 먹이. 건조 바나나를 토끼 앞에 들이밀었다.

 

 토끼는 주춤주춤 먹을까 말까 고민했다. 그리고는 작은 혓바닥을 날름 거리며 입맛을 다셨다. 잠시망설이는가 싶더니 얼른 바나나를 입에 물었다.

 

 오도독오도독

 

 ‘인생 뭐있나. 이대로 먹고 또 먹다가 죽는거지’

 

 딱히 바꿀 수 있는 게 아니라면 후회는 금물이었다. 걱정도. 한번뿐인 인생이지 않는가. 그리고 토끼로의 인생은 짧다. 후회해봤자 본인만 손해였다.

 

 금방 툴툴 털어낸 토끼는 토끼인생의 애환을 녹이며 야무지게 바나나를 씹었다. 그래도 나오는 한숨을 어찌 막아낼 길은 없었다.

 

 이상하게도 처음엔 수의사의 말에 당황했다. 하지만 그 뒤엔 그 발정이라는 것을 카시안 앞에서 들킨 것이 어쩐지 심하게 부끄러워졌다.

 

 카시안에게 굴욕적인 모습을 보여준 것 같다는 생각에 못내 그의 얼굴을 제대로 볼 수가 없었다.

 

 말 그대로 발정 난 토끼는 카시안 앞에서 얼굴을 붉혔다. 부끄부끄.

 
 

NO 제목 날짜 조회 추천 글자
21 21.수상한하녀 2017 / 7 / 28 245 0 6632   
20 20.수상한하녀 2017 / 7 / 28 212 0 6427   
19 19.수상한 하녀 2017 / 7 / 28 222 0 6171   
18 18.토끼로 환생한 왕비 2017 / 7 / 27 236 0 5728   
17 17.토끼로 환생한 왕비 2017 / 7 / 27 218 0 7432   
16 16.토끼로 환생한 왕비 2017 / 7 / 25 221 0 6582   
15 15.토끼로 환생한 왕비 2017 / 7 / 25 225 0 7623   
14 14.토끼로 환생한 왕비 2017 / 7 / 23 235 0 5905   
13 13.토끼로 환생한 왕비 2017 / 7 / 23 243 0 5991   
12 12.토끼로 환생한 왕비 2017 / 7 / 20 226 0 6834   
11 11.토끼로 환생한 왕비 2017 / 7 / 20 241 0 6504   
10 10.토끼로 환생한 왕비 2017 / 7 / 18 250 0 7360   
9 9.토끼로 환생한 왕비 2017 / 7 / 18 251 0 6287   
8 8.토끼로 환생한 왕비 2017 / 7 / 15 237 0 7523   
7 7.토끼로 환생한 왕비 2017 / 7 / 15 255 0 7124   
6 6.토끼로 환생한 왕비 2017 / 7 / 14 234 0 7979   
5 5.토끼로 환생한 왕비 2017 / 7 / 14 227 0 6575   
4 4.토끼로 환생한 왕비 2017 / 7 / 13 256 0 7177   
3 3.토끼로 환생한 왕비 2017 / 7 / 13 244 0 6624   
2 2.토끼로 환생한 왕비 2017 / 7 / 11 266 0 6521   
1 1.토끼로 환생한 왕비 2017 / 7 / 11 390 0 7036   
이 작가의 다른 연재 작품
등록된 다른 작품이 없습니다.

    이용약관   |   개인정보취급방침   |   이메일주소 무단수집거부   |   신고/의견    
※ 스토리야에 등록된 모든 작품은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 본사이트는 구글 크롬 / 익스플로러 10이상에 최적화 되어 있습니다.
(주)스토리야 | 대표이사: 성인규 | 사업자번호: 304-87-00261 | 대표전화 : 02-2615-0406 | FAX : 02-2615-0066
주소 : 서울 구로구 부일로 1길 26-13 (온수동) 2F
Copyright 2016. (사)한국창작스토리작가협회 All Right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