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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추리/스릴러
내가 나를 죽였다
작가 : 휘닛
작품등록일 : 2017.7.9

 
9.돈
작성일 : 17-07-20 19:46     조회 : 329     추천 : 0     분량 : 48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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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13 15 17 19 21

 식탁에는 동재가 차려놓은 조촐한 주전부리가 올려져있었다.

 

  “뭐야? 겨우 이거 사온거야?”

 

  “겨우 라니. 네가 좋아하는 떡볶이 과자도 사왔는데 헤헤”

 

  동재가 빨간 과자를 하나 들어 입에 넣으며 익살스럽게 웃었다.

 

  “됐고 한잔 따라봐”

 

  “소주? 아님 맥주?”

 

  동재가 한 손에는 소주병을 다른 손에는 맥주병을 쥐고 물었다.

 

  “시원하게 섞어서”

 

  “오케이”

 

  동재는 그대로 손을 교차시켜 술을 부었다.

 

  “우리의 새 돈줄 아니. 아니 우리의 새 관계를 위하여”

 

  “이상한 소리 하지 마! 우린 그저 갑을 관계 그이상도 그이하도 아니니까”

 

  은아는 한번 버럭 한 뒤 종이컵을 맞부딪치고는 단숨에 털어 넘겼다.

 

  “야 은아야 너는 언제 이런 건물을 산거야? 우리가 얼마나 오래 일했는데 나한테도 귀띔 안 해주고. 조금 서운하다.”

 

  “우리 이제 1년 조금 넘게 봤거든. 그리고 지금부터 나를 대표님이라고 불러. 꼭 님 자 붙여서”

 

  “대표? 네가? 야 왜 그래 낯간지럽게... 그냥 은아가 서로 편하지 않아?”

 

  “아니. 확실하게 해둘 거야. 내가 월급을 주는 돈줄로서 말하는데 이제부터 날 대표님하고 불러”

 

  은아는 동재의 요청을 단호하게 물리쳤다.

 

  “음... 그럼 한 대표... 이정도면 될까? 헤헤”

 

  동재는 뒷머리를 긁적이며 어색한 미소를 지었다.

 

  “을! 해고되고 싶어?”

 

  “아닙니다... 대표님”

 

  동재가 의기소침해져서 고개를 숙였다.

 

  “푸후훗 아 하하하하”

 

  은아는 그런 동재를 바라보며 손으로 입을 가리며 크게 웃었다.

 

  “장난이야 장난. 연기한번 해봤어. 대표님 소리는 너무 어색하다.”

 

  “그렇지? 헤헤 나도 깜빡 속았네. 역시 은아는 연기파 배우야”

 

  동재가 엄지를 치켜세우며 이제야 얼굴에 활기를 띄기 시작했다.

 

  “그럼 다 연기지. 휴가동안 마냥 쉬기만 하면 안 되니까 일주일만 메소드 연기 할 거니까 잘 맞춰줘 알겠지. 을.”

 

  “네... 대표님...”

 

  다시 동재의 낯에 검은 그림자가 드리워졌다.

 

  “참고로 이 건물 너 말고는 아무도 모르니까 어디 가서 입 열지마라”

 

  은아는 입을 지퍼로 잠그는 시늉을 내었고 동재도 따라하며 주의를 받았다.

 

  은아는 컵을 다시 가득 채워 쭉 들이켰다.

 

  “그런데... 대표... 님... 이제는 어쩌실 생각인가요?”

 

  동재는 입에 달라붙지 않는 말을 억지로 꺼내어 물었다.

 

  “글쎄... 일단은 여기서 지내야겠지? 1층 커피숍도 돌려야겠고... 사실은 자재도 다 갖춰 놓아서 이제 오픈만 하면 되는 거였는데... 그리고 개업하는 날 다른 사람은 몰라도 너는 알려주려고 했어.”

 

  그 말을 듣고 동재는 양 볼에 화색이 돌았다.

 

  “뭐 조금 당겨지긴 했지만 내가 내려와 있으니까 시작해봐야지. 원래는 사람 써서 전임시킬 생각이었는데... 그건 천천히 하면 되니까”

 

  “연예인은 참 돈 많이 버는구나...”

 

  동재는 풀이 죽은 목소리로 혼잣말 아닌 혼잣말을 중얼거렸다.

 

  “그렇지도 않아! 나도 정말 운이 좋았던 거라고. 가격이 쌀 때 사둬서 다행인거지 지금 가격으로는 나도 무리라고. 정말로 무리지...”

 

  은아는 허공을 응시하며 덤덤하게 말을 내뱉었다.

 

  “아니... 나는 이러려고..”

 

  동재가 축 처진 분위기에 당황해서 나름 무마해보려고 했으나 갑자기 은아가 콧방귀를 꼈다.

 

  “하. 내가 왜 이런 얘기까지 하는 거야. 아무튼 이것도 다 나정도 급이 되니까 할 수 있는 거야. 네가 좋아하는 다연이 그 계집애는 평생 벌어도 못 사.”

 

  은아가 동재를 바라보며 약 올리는 듯 얄미운 표정을 지었다.

 

  “거기서 다연이 얘기가 왜 나오는데”

 

  “무슨 걔 얘기만 나오면 흥분을 하네. 걔 때문에 입사했다더니 아주 이름만 들어도 가슴이 콩닥콩닥 뛰어? 이거 너무 시샘 나서 내 밑에서 자르고 걔 밑으로 보내줘야겠는데. 아! 그렇지 안 그래도 걔 매니저 새로 구하더라. 그리로 가면 되겠네.”

 

  은아는 질투어린 표정으로 동재를 도발했다.

 

  “아니 그런 게 아니라... 아 모르겠다... 그래 맞아 나 다연이 좋아하는 것도 맞고 그거 때문에 회사 들어온 것도 맞아. 근데 그것 때문에 내가 너한테 소홀했던 적도 없고 너한테 놀림 받을 이유도 없어. 사람 감정가지고 장난하지마라. 부탁이다.”

 

  동재는 그대로 술을 단숨에 들이키고는 거칠게 컵을 내려놓으며 자리에서 일어섰다.

 

  “앉아! 지금 가면 그걸로 우린 끝이야!”

 

  은아는 날카롭게 명령했다.

 

  동재는 삽시간 머뭇거리더니 그대로 앉았다.

 

  “그래. 진작 그래야지. 킥킥킥 다시 앉을 거면서 뭘 그렇게 정색해”

 

  은아는 배시시 웃으며 다시 잔을 채워주웠다.

 

  동재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오케이 앞으로 오빠 앞에서 걔 얘기는 하지 않을게 약속해”

 

  동재는 은아를 힐끔 쳐다보았다.

 

  “난 사람 대 사람으로 한 약속은 술 마시고도 반드시 지켜. 난 그냥 나랑 가장 가까워야할 사람이 나 아닌 다른 사람을 좋아한다는 게 싫어서... 그게 좀 샘나더라고... 하필이면 다연이라는 것도 마음에 안 들었고... 어쨌든 그래.”

 

  은아는 컵이 넘치도록 술을 채워서 그대로 입안에 부었다.

 

  “넌 톱스타이면서 왜 아직 뜨지도 못한 애를 미워하냐”

 

  “킥킥킥 있어. 남자는 모르는 여자들만의 그런 게... 더군다나 좋아한다면 더더욱 알 수 없지. 걔 처음에 데뷔할 때 콘셉트가 뭐였는지 알아? 나야. 나라고. 회사에서 내가 독보적이니까 나 견제하려고 전략적으로 키운 애라고. 그렇게 회사가 조금씩 밀어주니까 어느새 부터 나랑 맞먹으려고 들더라. 나 따라하던 애가 날 치워버린다니... 나 죽었다는 소식 듣고도 대표가 내 걱정 안했지? 이미 대체재가 마련되 있어서 그런 거야.. 킥킥킥 웃기지.”

 

  은아는 아무런 안주도 집어먹지 않은 채 연거푸 술잔을 비웠다.

 

  “미안해... 나는 몰랐어. 전혀”

 

  “아니야. 알아주길 원한 것도 아니었는데... 근데 오빠는 돈에 왜 그렇게 집착하는 거야? 아까도 돈 생각에 앉은 거잖아”

 

  “돈... 그래 다 돈 때문이지. 얘기 안했었는데 사실은 우리 어머니가 좀 아파.”

 

  은아는 동재의 고백에 힐끔 쳐다보았다.

 

  “1년을 넘게 있었는데 몰랐네... 전혀”

 

  “아픈 건 좀 됐는데 요 며칠 전 갑자기 쓰러지셔서 지금 응급실에 계셔. 다행히 수술은 잘 되었지만 그 수술비가 좀 비싸서 나 혼자는 감당이 안 되더라. 동생도 잠깐 휴학하고 낮에는 커피숍에서 일하고 밤에는 거기서 자고 있어. 다음번 수술도 받아야하는데... 나 회사에서 근신처분 받았을 때 정말 막막하더라. 너한테는 미안하지만 그땐 몰랐으니까 대표님한테 다연이 매니저로 넣어달라고 빌까 고민도 했어. 다른 연예인 매니저였으면 나는 빌었을 거야...”

 

  동재는 눈물마저 글썽거렸다.

 

  은아는 동재의 잔과 자신의 잔에 오로지 소주만 부으며 말했다.

 

  “오케이 그러면 이렇게 하자. 동생을 여기로 데려와서 일 하게 해줄게. 학교도 여기서 보내고. 어차피 나도 사람은 구해야 했으니까. 시급은 그 어디 보다 높게 쳐줄게. 그럼 됐지? 된 거다. 마셔”

 

  은아는 동재의 대답은 전혀 듣지도 않고 오로지 자신이 확정을 지었다.

 

  동재는 은아의 말을 듣고는 멍하니 있다가 술을 천천히 들었다.

 

  소주가 굉장히 짜게 느껴졌다.

 

  “그거 알아? 우리 1년이나 같이 붙어 다녔는데 서로 너무 모르고 지냈다.”

 

  은아가 제 눈도 제대로 못 뜨면서 꼬부라지는 말을 뱉었다.

 

  “그러게. 하긴 이런 자리가 잘 없었지... 사실 너랑 대화할 때도 네가 나한테 뭐 시키는 거 아니면 일상얘기는 안하니까”

 

  “킥킥 그러내. 그럼 가서 커피나 타와. 둘 둘 둘로”

 

  은아가 실실 웃으며 손으로 브이 자를 그렸다.

 

  동재도 피식 웃으며 말했다.

 

  “커피 없는데?”

 

  “그럼 가서 사와이씨”

 

  “너 많이 취한 거 같다.”

 

  “어쭈. 발이 보이지. 발이 보여”

 

  동재는 은아의 장단을 맞춰주며 서둘러 일어서 현관을 향했다.

 

  동재는 현관문의 문고리를 열었다가 뭔가 생각난 듯 문을 다시 닫았다.

 

  “아! 은아야”

 

  “뭐야? 아직도 안 갔어?”

 

  “아까 짐 가지러 너희 집에 들렀을 때... 어머니께서 아직도 울고 계시더라.”

 

  동재가 걱정스런 눈빛으로 말했다.

 

  그러나 은아는 대수롭지 않은 듯 냉소를 지었다.

 

  “킥킥킥 그래도 딸년이 죽었다니까 슬프기는 한가보지. 날 위해 그들이 가진 걸 밖으로 내놓았다니 놀랍네. 받을 줄만 아는 돼지로만 생각했는데... 울어? 아니지. 아니지. 그런 가식은 집어치우라고 말해주지 그랬어. 악어가 우는척하는 꼬라지를 상상하니 역겹네... 오빠가 돌아서자마자 그랬을걸. 아가리 크게 벌리고 썩은 내 폴폴 풍기면서 비웃었을 거라고! 하지만 이제 악어새는 돌아가지 않을 거야. 그걸 위해서 새 보금자리를 구했거든. 킥킥킥”

 

  “저기... 말이 너무 심하지 않아?”

 

  “심하긴 뭐가 심해? 심한 건 그들에게 받은 내 상처가 심해야 킥킥킥 그래 나 공부하기 싫어서 집나왔어. 그래도 하고 싶은 거 있어서 여기 회사에 지원했고 보란 듯이 성공했어. 그렇게 돌아갔더니 아무도 진심으로 반겨주지 않더라. 아니 반겨는 줬지. 내가 가진 돈을! 난 그저 돈을 벌어다 주는 기계였어. 성공하기 전에는 서로 누굴 닮아서 돌대가리냐고 싸우더니 이제는 서로 자기의 외모니 연기력이니 그러면서 자기를 닮았다고 하는데 너무나 역겨워... 그 와중에도 아프든 말든 돈 벌어 오라고 등 떠밀더라. 어쨌든 내 성공은 내 외모 때문인데... 니들이 내게 해준 게 뭐있다고... 그래 그 반지... 그 볼품없는 거 그거 하나 해줬다. 그마저도 싸구려 모조품으로 해줬지... 킥킥킥 애들이 이렇게 웃었어. 킥킥킥”

 

  은아는 취해서 말을 마구 의식의 흐름대로 토해내었다.

 

  그런 은아를 보며 동재는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난 회사도 적이고 가족도 적이야... 이제 돌아갈 집도 없어... 날 달래주는 건 루비밖에는 없어... 그러니까 오빠는 날 떠나지마 무슨 일이 있더라도 내 편이어야 해. 약속해줄 수 있지? 나 너무 괴롭고 힘들어. 제발 영원히 내 편에 서서 들어준다고 말해줘.”

 

  “그래 너 지금 너무 취했어. 약속해 난 네가 날 버리지 않으면 떠날 일 없어. 그렇잖아? 대표님.”

 

  “꼭이다... 꼭이야...꼭”

 

  은아는 같은 말만 끊임없이 되풀이하다 울다 지쳐 눈을 감았다.

 

  동재는 은아가 눈을 감을 때까지 가만히 지켜보다가 그대로 집을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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