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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판타지
고귀한 여자
작가 : 솜솜
작품등록일 : 2017.7.1

본격 여주 여왕되는 이야기.
환생물, 당찬 여주. 스윗 남주. 힐링, 성장물.
(주의 : 흐름상 남주가 살짝쿵 늦게 등장.)

엄마에게 버림받고 사랑하는 사람에게 살해당한 뒤 환생해서도 여러 트라우마에 시달리던 여주.
자신의 인생을 개척하기로 마음먹자 만나게 된 여러 인연을 통해 점점 변해가는 자신을 발견하게 됨.(남주, 충성스러운 시녀 등등.)


(제 멜주소와 트윗 주소 입니다..ㅎㅅㅎ
pang_0315@naver.com / @aSweet_world )
*트위터에는 업뎃 소식이 올라온답니다 ㅎㅎ

 
26.
작성일 : 17-07-19 23:45     조회 : 382     추천 : 1     분량 : 52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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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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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갑자기 하던 생각을 멈춰야 할 정도로 바다의 상황은 괴이했다.

 

  “... 이게 뭐야? 정상인거야?”

 

  한치 앞도 분간하기 어려울 정도로 사방이 짙은 안개로 뿌옇게 덮여있었다.

 

  “... 마법은 아니군.”

 

  노아가 날카롭게 안개를 살피며 대답했다.

 

  “마법이 아니라면 이게 자연현상이란 말이야?”

 

  “흠....... 마법 말고도 방법을 찾으면 있겠지.”

 

  “무슨 말이야? 그러니까 자연현상은 아니란 거지?”

 

  “나도 아직 확실한 건 아니라. 확인이 필요해.”

 

  노아와 두런두런 안개의 정체에 대해 추측하며 조심조심 걸음을 옮겼다.

 

  한 가지는 확실하다. 자연현상이든 아니든 이 안개는 누군가에 의해 의도되었다는 것.

 

  사람들이 모두 잠에 빠진 기막힌 타이밍에 안개가 나타나다니. 대체 누가 이런 짓을?

 

 -피잉.

 

  소리가 들리며 갑자기 근처에서 무언가가 떠올랐다. 안개 때문에 선명하지는 않았지만 분명 붉은색 덩어리였다.

 

  “1서클 파이어볼이로군.”

 

  노아가 내가 물어볼 것을 알고 물어보기 전에 말해 주었다.

 

  “마법이라면 누구의?”

 

  혹여 이 기이한 현상을 만들어낸 장본인일까 긴장하며 물었다.

 

  “적은 아니야. 마나가... 그 여자로군.”

 

  “그 여자? 세실리아?”

 

  노아의 그렇다는 끄덕임에 걸음을 빨리하여 붉은 덩어리가 있는 곳으로 나아갔다.

 

  불빛을 따라 다가가니 노아의 말대로 세실리아 일행이 있었는데 로이테는 보이지 않았다.

 

  “세실리아!”

 

  세실리아가 내 목소리에 우리를 발견하곤 반색했다.

 

  “노아 씨! 기다리고 있었어요! 이게 대체 어떻게 된 일일까요? 저와 브랜든은 마나를 축적하고 있어서 그런지 잠들지 않았지만 로이테는 잠들어버렸어요.”

 

  세실리아가 심각한 표정으로 얘기했다.

 

  하는 말을 들어보니, 이쪽도 별로 알아낸 건 없는 것 같았다.

 

  세실리아 일행과 머리를 맞대 이게 도대체 무슨 일인가 고민하는데 노아가 갑자기 한마디를 내뱉었다.

 

  “접근하는 군.”

 

  “뭐가?? 뭐가 접근한다는 거야 노아?”

 

  불길한 느낌이 휘몰아쳤다.

 

  “배.”

 

  ‘배라고?’

 

  “설마 해적선인가?”

 

  브랜든이 심각한 표정으로 말하며 검을 뽑아들었다.

 

  “해적선이라고요??”

 

  해적이라니. 또 한 번 문화충격을 느꼈다.

 

  “그럼 이러고 있으면 안 되는 거 아니에요?”

 

  내가 놀라 물으니 세실리아가 득달같이 반문해왔다.

 

  “이렇게 있으면 당연히 안 되죠. 하지만 무슨 방법이라도 있나요? 방법이 있어야 조치를 하죠?”

 

  “전 일단 배의 관계자들을 깨워야 한다고 생각해요. 노아 깨우는 방법 있지?”

 

  내 질문에 노아가 고개를 끄덕였으나 세실리아가 깜짝 놀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네? 그게 무슨 소리에요 사라! 마나를 낭비하자는 뜻인가요?”

 

  “네?”

 

  “선원들을 깨우게 되면 상당한 양의 마나가 들어갈 텐데 그러면 오합지졸만 늘어날 뿐이라구요!”

 

  세실리아가 말을 쏟아내며 나를 나무랐다.

 

  “하지만.”

 

  “어휴. 지금은 심각한 상황이에요 사라. 능력이 없는 사람보다는 있는 사람의 판단이 더 났지 않겠어요?”

 

  세실리아가 한숨을 내쉬며 내 말을 자르고 얘기했다.

 

  “.......”

 

  선원들을 깨우지 않겠다면, 어쩌자는 거지? 지금 이 멤버로 해적선을 상대해보자 그 말인 건가?

 

  황당했다.

 

  “어떻게 하길 원해?”

 

  노아가 정적을 깨고 얘기했다.

 

  “노아 씨. 일단 여기에서 좀 더 상황을 보는 게 좋을 것 같아요!”

 

  세실리아가 이야기했다.

 

  그러나 아무래도 나는 세실리아의 말에 공감을 해줄 수 없었다. 해적들이 지금 접근을 하고 있다는데 대체 무슨 안일한 생각인건지.

 

  노아와 세실리아의 마법 경지는 잘 모르지만, 안개의 근원조차 파악 못하고 있는데 원인 제공을 한 해적들을 어떻게 상대한단 말인가? 가만히 있는 건 너무나 바보 같은 짓이었다.

 

  “난, 선원들부터 깨워야겠어.”

 

  “그래. 가자 그럼.”

 

  노아가 내 말에 산뜻하게 대답하곤 몸을 돌렸다.

 

  “네? 지금 뭐라고... 노아 씨!”

 

  노아의 말에 세실리아가 믿을 수 없다는 표정으로 외쳤다.

 

  노아가 아무런 대꾸를 하지 않고 걸음을 옮기자 세실리아가 다시 외쳤다.

 

  “사라! 사라! 지금 뭐하는 거예요!! 다 죽게 만들려고 그러는 건가요?! 제발 생각을 좀 해요!”

 

  답답함에 세실리아 쪽으로 고개를 홱 돌렸다.

 

  “세실리아. 한번만 말할게요. 지금 안개의 원인조차 모르면서 그걸 만든 해적을 우리끼리 상대하자는 게 말이 된다고 생각하나요?”

 

  “뭐라구요??”

 

  세실리아가 또 내 말을 끊으려고 했지만 무시하고 말을 이었다.

 

  “적어도 이정도 규모의 배라면 분명 대비책이 있을 테고, 선장도 해적에 대해 정보를 갖고 있을 거예요. 그러니까 전 선원들을 깨울 거구요. 당신은 여기에서 망을 보다가 위험하다 싶으면 신호를 보내세요. 아까처럼요. 아시겠나요? 전 당신의 말을 따를 생각이 없으니 제가 말하는 대로 하든지 말든지 알아서 하세요.”

 

  세실리아가 뭔가 더 얘기를 하려고 했지만 더 이상 그녀의 어린애 같은 투정을 들어줄 여유가 없어 노아와 함께 발걸음을 옮겼다.

 

  열심히 선장실로 향하는데 노아가 내 어깨를 잡았다.

 

  “왜?”

 

  “잠시만.”

 

  노아의 대답에 노아도 생각이 있겠거니 하고 걸음을 멈추고 기다렸다. 노아가 눈을 잠시 동안 감았다.

 

  “선원들, 깨웠어.”

 

  노아가 감았던 눈을 뜨며 말했다.

 

  “.......”

 

  ‘이렇게 빨리? 그냥 눈을 감았다 떴을 뿐인데?’

 

  믿기지 않았다. 하지만 주변이 시끄러워졌고 여기저기에서 ‘그놈들이야!’하는 외침과 욕설이 들려왔기에 믿지 않을 수 없었다.

 

  순식간에 여기저기에 횃불이 환하게 켜졌고 대포와 포탄을 나르는 소리가 배 전체를 쿵쿵 울렸다.

 

  조금 더 걸어 선장실 근처로 가니, 선장이 잔뜩 흥분하여 외치는 소리가 들려왔다.

 

  대충 요약하면 원래 이쪽 해로로 들어설 생각이 없었는데 며칠간의 폭풍우 때문에 경로가 틀어져버린 모양이었다. 그리고 하필 이 구역에서 출몰하는 아주 악명 높은 해적선이 있다는 것이다.

 

  뭐, 선장이 욕설을 섞어 고함을 치든 말든 일단은 선원들이 일사분란하게 명령에 따라 움직이는 것 같긴 했다. 용병들도 고용을 했던 모양인지 갑판 위로 무기를 든 사람들이 바쁘게 자리를 잡았다.

 

  “놈들을 접근하지 못하게 해야 한다!! 발포하라!!!”

 

  “발포!!”

 

  “발포!!”

 

  선장의 명령에 따라 선원들이 명령을 전달하기 위해 소리 질렀고 곧 고막을 찢을 듯한 굉음이 울려 퍼졌다.

 

 -꽈앙!

 

 -꽈앙!

 

  “접근을 멈췄군.”

 

  초조하게 서서 상황을 지켜보는데 노아가 적의 상태를 알려왔다.

 

  “흠?”

 

  노아가 한쪽 눈썹을 올렸다.

 

  “왜 그래?!”

 

  “저쪽 편에 마법사가 있는 것 같은데? 가서 확인해야 정확히 알 수 있겠지만. 이거 아무래도.......”

 

  “당장 확인해보자 그럼! 인비젼 쓸 수 있잖아!”

 

  불안함에 당장 노아에게 허가를 내렸다. 그러자 노아가 나를 쓱 내려다보며 얘기했다.

 

  “그래. 대신 너도 같이 가야 돼.”

 

  “엥?”

 

  노아가 알았다는 대답을 듣지도 않고 내 팔을 잡은 채 공중으로 떠올랐다.

 

  ‘또... 또야아아!!!’

 

  발이 공중으로 훅 떠오르는 것을 느끼며 마음속으로 절규했다. 진심으로 고소공포증이 생길 것 같았다.

 

  노아가 어느 정도 높이에 도달했을 때 주위를 살폈다.

 

  “찾았다.”

 

  “뭘?”

 

  나야 안개 때문에 아무것도 안보였기 때문에 덜덜 떨면서 노아의 옷자락을 손에 피가 통하지 않을 정도로 세게 붙잡고 물었다.

 

  “배.”

 

  노아가 대답하며 몸을 이동시켰다. 몸이 바람을 가르고 한쪽 방향으로 훅 나아갔다.

 

  그러자 곧 드러나는 해적선의 모습에 온몸에 소름이 돋았다. 기둥이고 돛이고 피칠 갑이라도 한 것처럼 온통 새빨갛게 칠해져 있는 배였고, 생각보다 아주 근처에 있었다. 우리 배에서 얼마 떨어지지 않은 곳에 암초라고 불러도 될 정도의 작은 규모의 돌섬이 하나 있었는데 그 뒤에 바로 해적선이 대기하고 있었다.

 

  노아가 천천히 해적선 쪽으로 내려갔다. 그들은 무서울 정도로 쥐죽은 듯 조용하게 움직이고 있었다. 제일 높은 곳에 올라가 있는 마르고 비열하게 생긴 남자가 망원경에 눈을 대고 우리 배를 계속해서 지켜보며 손짓으로 상황을 알렸다.

 

  “혹시나 해서 물어보는 건데 우리지금 투명마법 걸려있는 상태 맞지?”

 

  불안한 마음에 소곤소곤 물었다.

 

  “응.”

 

  ‘휴.’

 

  노아의 긍정의 대답에 가슴을 쓸어내리며 다시 해적선을 살폈다.

 

  갑판 위의 한 쪽에서는 탁한 갈색머리의 여자가 푸른색의 이상한 무언가 두 개를 공중에 둥둥 띄우고 뭐라고 중얼거리고 있었다.

 

  “저게 뭐야?”

 

  “정령.”

 

  마법인가 했는데 노아가 대답한 말은 다른 것이었다.

 

  “정령??”

 

  정령이 진짜 있었다니. 믿기지 않았지만 푸른 색 덩어리는 분명이 존재하고 있는데다가 노아도 그렇다고 얘기했으니 믿지 않을 수 없었다.

 

  “물의 정령이야.”

 

  어? 잠깐. 그렇다면.

 

  “지금 저 여자가 안개를 만들고 있다는 뜻이야?”

 

  “응.”

 

  “그럼 저 여자 처리하면 안개가 사라진다는 말이지?”

 

  “응.”

 

  잠시 고민했지만 금방 결론이 나왔다.

 

  ‘눈에는 눈, 이에는 이. 똑같이 돌려줘야 제 맛이지.’

 

  “쟤, 재우자. 한 일주일은 그 누가 건드려도 절대 못 일어나게. 할 수 있어?”

 

  “.......”

 

  “음... 왜...? 일주일은 너무 무리야?”

 

  노아의 침묵에 다시 물었다.

 

  “난 저 인간을 죽이는 것도 가능해.”

 

  노아가 굳은 목소리로 얘기했다. 그러나 무슨 뜻으로 말하는 건지 잘 캐치할 수 없었다.

 

  “일주일간 절대 못 일어나게 재우는 건 못한다는 말인 거야?”

 

  “...할 수 있어.”

 

  “음....... 그럼 혹시... 쟤를 죽이고 싶어서 그러는 거야?”

 

  그 때 얘기했을 때 노아가 사람을 죽여 봤던 것처럼 얘기했었는데... 설마 또 죽이고 싶은 충동이 든 걸까? 어떤 연쇄 살인자들은 사람을 죽이는 느낌이 좋아서 계속 죽인다던데.

 

  노아에게 정신 질환이 있는 건가 싶어 걱정스러워졌다.

 

  “.......”

 

  내 질문에 잠시 침묵하던 노아가 곧 피식 하고 웃음을 터뜨렸다.

 

  “그냥 재우는 걸로 만족하다니. 정말로 다른 세계에서라도 온 것 같군. 지금 바로 명령을 따르도록 하지.”

 

  재우는 걸로 만족하지 당연히. 이걸 이상하다고 생각하는 건가?

 

  고개를 갸웃하며 그의 말을 곱씹고 있는데 노아가 여자를 똑바로 쳐다보며 마법을 썼다. 단둘이 있을 때 말로 마법을 쓰는 것을 본 건 처음이었다.

 

  “#$@&%&.”

 

  지금까지 한 번도 들어본 적 없는 이상한 말이라 알아들을 수는 없었다. 그러나 희한하게도 말에서 엄청난 무게가 느껴졌다. 마치 반드시, 어떤 변수도 없이 그대로 이루어질 수밖에 없을 것 같은 그런 느낌이었다.

 

  노아의 말이 끝나자 여자가 곧바로 눈을 부릅뜨더니 그대로 쓰러졌다. 죽었나 싶어 잠시 시켜보니 가슴이 오르락내리락 하는 게 확실히 잠에 빠진 것이 맞았다. 실로 엄청난 위력이었다.

 

  여자가 쓰러지자 여자 근처에 둥둥 떠다니던 푸른색 덩어리 두 개 역시 여자 근처를 잠시 맴돌더니 사라졌다. 그러자 점점 아주 조금씩이었지만 안개가 걷히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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