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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도대체 누가
작가 : 호갈
작품등록일 : 2017.7.12

판타지 수사물 / 살인범 찾기 / 그 안에서 꽃피는...(*-_-*)

원인불명의 화재로 집이 불타고 그 안에서 살아남은 건 벨 오웬 한 명 뿐.
범인을 찾기 위해 돌아가신 아버지와 마찬가지로 수사관이 되는 거 까진 좋았다.
하지만 자신을 사사건건 방해하는 수사단 부단장을 만나게 되는데...

 
Chapter 1. 필연적 채용 - 2화
작성일 : 17-07-19 17:12     조회 : 212     추천 : 0     분량 : 45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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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hapter1. 필연적 채용

 

 2화

 

  아이들이 흙장난을 할 수 있도록 조성된 모래판 위에, 칼에 찔린 채로 엎어져있는 시신 한 구가 있었다. 어린아이였다. 고작 3~4살 정도 된.

 

  사람들이 멍하게 그 모습을 보고 있을 때, 가장 먼저 움직인 사람은 참가자중 가장 어린 벨이었다. 벨은 무표정한 얼굴로 눈하나 깜짝하지 않고 순식간에 시신 곁으로 갔다. 사람들은 이번엔 그런 벨을 멍하니 바라봤다.

 

  흑발과 흑안을 지닌, 피부가 창백하리만큼 하얀 소년이 마치 인형 같은 무표정으로 시신을 살피고 있었다. 붉은 입술 때문에 요요한 느낌이 나기도 했는데, 그의 분위기 때문인지 시체를 봤기 때문인지 몇몇의 참가자는 침을 꿀꺽 삼키기도 했다.

 

  “가짜입니다.”

 

  벨이 그렇게 말했을 때가 되고서야 사람들은 정신을 차렸다. 그런 그의 곁으로 가장 먼저 온 사람은 벨에게 시험에 관해서 물어본 그 중년이었다.

 

  “호, 잘 만든 짜가구먼. 상처가-”

 

  중년의 남자가 말을 더 이으려던 순간, 누군가의 목소리가 그 말을 끊었다.

 

  “그래. 보시다시피 그건 가짜다.”

 

  언제 들어왔는지, 엘리엇이 시종이 대동하고 문을 통과하고 있었다. 엘리엇은 시험을 보는 참가자들을 지나쳐 시신 곁으로 왔다. 열 명의 참가자들을 모두 볼 수 있는 위치에 엘리엇이 섰을 때 그는 걸음을 멈추었다.

 

 “하지만 그건 어떤 아이의 마지막 모습을 본 뜬 것이다. 즉, 실제 사건을 재현했다는 뜻이지.”

 

  그는 참가자들을 쓱 훑어본 뒤, 벨과 눈을 마주쳤다. 두 사람은 서로의 눈을 피하지 않았다. 한동안 벨과 눈싸움 하듯 빤히 쳐다보던 엘리엇이 다른 참가자들을 향해 시선을 돌리며 말을 이었다.

 

  “반갑다. 수사단 부단장인 엘리엇 스미스다. 이 현장은,”

  사람들이 모두 엘리엇의 말에 귀를 기울이기 시작했다.

 

  “실제로 일어났던 사건 현장을 그대로 재현해낸 곳이다. 그대들이 해야 할 일은 이 아이가 어떻게 죽었는지 모든 진상을 알아내는 것은 물론, 범인을 확정지을 수 있는 특징들을 알아내야 한다. 성별, 나이, 성격, 생김새, 범행을 저질렀을 당시 옷차림 등 범인을 특정할 수 있는 어떠한 정보라도 알아내라.”

 

  그는 말을 마치고 시종에게 눈짓했다. 그러자 어디서 꺼내왔는지, 사람들에게 장갑을 한 장 씩 나눠줬다.

 

  “현장보존의 법칙을 모르진 않겠지. 제한시간은 3시간이다. 서로 이야기를 하며 조사를 진행해도 좋다. 모든 조사를 마친 뒤, 한 명씩 따로 불러 이 사건의 진상에 대해서 물을 것이다. 그럼,”

 

  그가 한쪽 입 꼬리를 씨익 올리며 말했다.

 

  “시작!”

 

  사람들이 장갑을 끼고 재빠르게 움직였다. 엘리엇의 시선은 그 중에서도 가장 먼저 시신을 살피고 있는 벨에게 향했다. 소년은 무표정한 얼굴로 한쪽 무릎을 꿇고 앉아 상흔을 살핀 뒤, 장갑을 낀 손으로 모래 바닥을 훑었다. 그 모습을 본 엘리엇은 한쪽 입꼬리가 올라간 삐뚜름한 미소를 지었다. 그가 가만히 벨을 지켜보던 그때, 뒤에 서 있던 시종이 엘리엇에게 다가와 말을 건넸다.

 

  “이제 슬슬 자릴 옮겨 지켜보심이 어떠하겠습니까. 시험 응시자들이 전하를 의식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실제로 응시자들은 조사를 하는 와중에도 그를 흘끔거렸다. 그제야 사람들의 시선을 눈치 챈 엘리엇은 고개를 끄덕이곤 시험장 밖으로 나섰다. 그가 향한 곳은 3층에 있는 관객석이었다. 강연이 열릴 때 황족이 주로 앉는 자리로, 칸막이와 더불어 바깥에선 보이지 않는 유리창이 설치되어 있는 곳이다. 위에서 바라보니 열 명의 참가자들이 무엇을 하는지 한눈에 보였다. 이제 그가 할 일은 제한 시간이 끝날 때까지 지켜보는 것뿐이다.

 

 ****

 

  벨 오웬은 가장 먼저 시신의 상태부터 살폈다. 시신의 등 가운데에 과도 한 자루가 깊숙히 꽂혀있었다. 하지만 상처는 그 뿐이 아니었다. 시신의 곳곳에 칼로 찔리거나 베인 자국이 있었다. 머리칼도 들쭉날쭉 잘려있어 이 시체에 기괴함을 더했다. 벨은 시신을 움직이지 않은 채 육안으로 상처를 살핀 뒤, 바닥을 살폈다. 그리곤 모래를 헤집었다. 그는 잠시 동안 생각에 잠겼다가 시신을 뒤집었다.

 

  “진짜 같이 잘도 만들었구먼.”

 

  중년의 남성도 벨과 같이 쪼그려 앉아 시신을 살폈다. 그의 뒤로 다른 참자자들 몇몇이 서성이는 것이 보였다.

 

  “전쟁 통에도 이런 쪼막만한 놈들은 봐주는데. 흠, 역시 이상하구만.”

  “왜 그러시죠?”

 

  벨이 묻는 말에 그는 자신의 지저분한 턱수염을 쓰다듬으며 말을 이었다.

 

  “여기 난 상처들 말여. 좀 이상하지 않은가?”

 

  그 말에 벨은 고개를 끄덕이며 덧붙였다.

 

  “잔상처들이 얕고 일정합니다.”

  “그래! 바로 그거라고. 방향이 일정한 것이 이상혀. 그건 이 꼬맹이가 칼에 상처 입을 때도 가만히 있었다는 뜻이 아닌가? 가만히 있는 아를 찔렀는데 상처는 또 왜 이리 얕은 거여. 이상한 게 한두 가지가 아니구먼.”

 

  벨이 무표정하게 중년 남성을 바라봤다. 생각보다 관찰력이 있는 사람이었다. 역시 고기를 많이 다루다 보니 상흔에 대한 지식도 쌓이는 걸까.

 

  “안 그래도 그거에 대해 생각하던 중이었습니다. 옷 걷는 것 좀 도와주시겠습니까?”

 

  중년 남성이 찝찝한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그가 등에 꽂혀있는 칼을 조심하며 누워있는 시신을 앉은 상태로 만들었고, 벨은 시신의 윗도리를 걷었다.

 

  “핫!…”

  벨의 입에서 짧은 탄성이 나왔다. 벨과 같은 방향에 서 있던 사람들도 그와 함께 헛숨을 들이켰다.

 

  “머시여. 왜 그러는가.”

 

  시신의 뒤쪽에서 앉은 자세를 만들어주느라 벨이 보고 있는 게 뭔지 모르는 남자가 물었다.

 

  “배에 표식이 있습니다.”

  “표식?”

 

  시신의 배에 M이라는 문자가 새겨져 있었다. 칼끝을 세워 새긴 듯 얇은 상처였다. 벨은 시체의 얼굴 상태도 자세히 살펴보기 시작했다. 입술이 약간 푸르렀다. 손톱도 살펴본 그는 무표정한 얼굴로 고개를 끄덕였다.

 

  “역시, 아이가 죽은 원인은 등에 꽂힌 칼 때문이 아닙니다.”

  그가 조용히 내뱉은 말에 중년 남자가 뭐 때문에 죽었느냐고 물었다.

 

  “입술과 손톱을 보십시오. 푸르스름합니다. 질식했을 때 많이 나타나는 증상입니다. 상처들이 얕긴 하지만 이정도면 출혈이 꽤 많았을 텐데 모래를 헤집어도 혈흔이 별로 없습니다. 죽고 시간이 흐른 뒤에 시신을 훼손했기 때문에 출혈량이 적은 겁니다.”

 

  벨의 말에 중년 남성은 고개를 갸웃했다.

 

  “그 말이 사실이라면 말여. 도대체 어떻게 죽였다는 거여?”

  “질문의 요점을 잘 모르겠습니다만.”

  “아니, 질식사라고 했잖여. 그럼 목에 손자국이나 끈 자국이 나야하는 거 아녀? 목을 보랑께. 아무것도 없잖여.”

 

  그의 말에 벨이 곰곰이 생각에 잠겼다. 시신을 가만히 바라보고 있더니 갑자기 시신의 신발을 살피기 시작했다. 신발 뒤축에 뽀얗게 모래 먼지가 묻어있었다.

 

  “……힘이 부족했던 겁니다.”

  “뭐? 그게 뭔 소리-”

 

  중년의 남자가 말을 마치기도 전에, 미끄럼틀 근처에 있던 어떤 참가자가 소리쳤다.

  “여기! 약이 있어요!”

 

  참가자 중 한 사람이 약병을 들고 소리쳤다. 약병은 미끄럼틀이 설치된 구조물 맨 아래층에서 발견되었는데, 그곳은 아이들이 들어가 놀 수 있도록 입구가 있었다. 어른들은 허리를 숙여 그 입구에 고개를 들이밀지 않고서는 안에서 아이들이 무엇을 하는지 알 수 없었다.

 

  벨은 구조물로 다가가 바닥에 쪼그리고 앉아 맨 아래층을 살폈다. 안에는 병에서 나온 약 알들이 흩어져있었다. 그것 말고 별다른 증거품들은 없었다. 그는 안쪽으로 팔을 뻗어 이번에도 모래를 살폈다. 모래가 촉촉했다.

 

  “영악하군. 하지만 그래봤자……”

 

  그는 구조물 안에 있는 약 한 알을 집어 들었다. 사람들이 벨에게로 모여들었다.

 

  “무슨 약이에요?”

 

  누군가 벨에게 물었다.

 

  “진통제 같습니다만.”

  “제가 살펴봐도 괜찮을까요? 아, 전 약사예요.”

 

  약사는 참가자중 유일한 여성이었다. 그녀는 장갑을 낀 손으로 벨에게서 알약을 받아갔다.

 

  “흠, 마법적 가공처리가 들어간 강력한 진통제네요. 다량을 섭취하면 어른에게도 위험한 약이에요. 잘못하면 질식을 일으킬 수도 있거든요. 이런 진통제는 굉장한 중환자들이 쓰는 건데……”

 

  사람들이 수런대기 시작했다.

 

  “아이가 저 약을 먹은 건가?”

  “아까 저 친구가 질식사라고 했으니 약을 먹은 것 같은데.”

 

  누군가 벨을 지목하며 말했다. 벨은 고개를 설레설레 저으며 혼자만의 생각에 빠져있었다. 중년의 남자는 벨에게 다가가 말했다.

 

  “난 저 아가 약을 먹은 것 같진 않구먼. 자네도 그렇게 생각하지?”

 

  벨이 빤히 중년남성을 빤히 쳐다봤다가 흥미로운 얼굴로 그에게 물음을 꺼냈다.

 

  “왜 그렇게 생각하십니까?”

  “내가 지금은 고기를 썰어 재끼고 있지만, 한때는 사람을 썰고 댕기던 용병이었구먼. 전쟁에 참여할 때 필수적으로 챙기는 게 뭔지 아는가? 바로 수통이여 수통. 저 쪼막만한 것이 물도 없이 어떻게 알약을 삼키겄냐 이거여.”

 

  벨이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대충 범인이 어떤 사람인지 알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뭐시? 벌써?”

 

  벨은 고개를 끄덕였다. 큰 소리가 나자 사람들의 시선이 일순 집중됐다. 중년남자는 그런 반응에 목소리를 슬쩍 낮추며 말했다.

 

  “어험, 어험, 내가 젊은 친구에게 면목은 없지만…내도 알려주면 고맙겠구먼.”

  “덕분에 힌트를 얻었으니 알려드리겠습니다. 이 사건은……”

 

  벨은 귓속말로 남자에게 사건의 정황을 알려주기 시작했다. 중년 남성은 처음엔 입가에 웃음을 띠고 있었다. 하지만 벨의 말이 계속 될수록 올라간 입꼬리는 점점 내려왔다. 그리고 종국엔, 경악한 표정을 지을 수밖에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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