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ading...
1일간 안보이기 닫기
모바일페이지 바로가기 > 로그인  |  ID / PW찾기  |  회원가입  |  소셜로그인 
스토리야 로고
작품명 작가명
이미지로보기 한줄로보기
 1  2  3  4  5  6  7  8  9  10  >  >>
 1  2  3  4  5  6  7  8  9  10  >  >>
 
자유연재 > 로맨스판타지
Fanatic
작가 : 길헤윰
작품등록일 : 2017.6.21

동생이 결혼을 한단다. 그래도 난 그리 상관 없었어. 그와 깊이 관계되지 않으려 했지.
몇 개월 후, 나라가 망하기 전까지는 말이야.
#계략/이중인격(?) 남주 #초식계 여주


 
인정의 대가
작성일 : 17-07-18 20:52     조회 : 266     추천 : 1     분량 : 4559
뷰어설정 열기
뷰어 기본값으로 현재 설정 저장 (로그인시에만 가능)
글자체
글자크기
배경색
글자색
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13 15 17 19 21

 제뉴어리는 입학 이후 기숙사로 갔다. 일주일에 두어번, 베니슬린 저택에 와서 그녀와 함께 시간을 보냈다. 돌링 모임에 들어가 선배들과 어울리고 있다는데, 퀄리오보다 더 엄격해도 재밌는 것 같았다. 제밀로 연습하고 있긴 하지만 곧 새 인형이 필요할 터였다. 제밀의 키나 덩치로는 돌링 경기에 출전할 수 없었기 때문이었다.

 

 "사회학 강의실인가. D15490번. 여깄다."

 

 베니슬린도 문제를 출제한다고 며칠 동안 못 들어왔다. 시험은 밤 12시까지 이어졌다. 엄격한 감시로 정해진 구역을 벗어날 수 없으며, 1시간마다 10분간 쉴 수 있다. 헤일린은 인문사회 계열로, 급하게 준비하다보니 가장 자신 있는 과목을 선택했다. 시간이 있었다면 의료 계열도 부수적으로 다 보는 건데, 아쉬웠다. 어디서나 부정행위는 존재하므로, 그녀 주변의 응시생도 몰래 마법잉크펜으로 쓴 롤링페이퍼를 보려다가 걸렸다. 주변이 조금 시끄러웠던 것 말고는 그럭저럭 시험에 집중할 수 있었다.

 

 "모두 수고하셨습니다. 결과는 2주 후에 발표됩니다."

 

 다들 지친 기색이 역력했다. 헤일린은 그나마 일찍 끝났다며 안심했다. 터벅터벅, 홀로 밤길을 걷고 있자니 밤공기가 더 차갑게 느껴졌다. 아카데미는 교사 시험까지 정말 혹독했다. 속으로 궁시렁궁시렁대고 있던 그녀가 습관적으로 제뉴어리가 지내던 방을 열었다. 공부를 끝내고 제뉴어리를 살피곤 했던 습관이 아직 잘 고쳐지지 않았다.

 

 "이건, 대체?"

 

 제밀이 침대 위에 놓여져 있었다. 분명 제뉴어리가 가져갔을 터였다. 불을 켜자 방 안이 환해졌다. 졸린 정신이 순식간에 멀쩡해졌다. 뇌에 카페인이라도 가득 부어넣은 것 같았다. 제밀의 몸에 화살이 박혀있었다. 화살에 묶여있는 쪽지를 펼쳐보았다.

 

 '페닐로 돌아가, 그렇지 않으면 페닐의 누군가가 이 화살을 맞겠지.'

 

 대체 누구이기에 이러는 건지 알 수 없었다. 헤일린은 제밀을 손에 들었다. 제밀이 없어진 건 단순한 분실이어야 했다. 몇 안 되는 소중한 이들을 위해서라도-

 

 

 

 # 인정의 대가

 

 

 

 

 

 "누님, 제 인형이 사라졌어요. 분명 기숙사에 있었는데."

 

 "그러니? 어디 떨어뜨렸을리도 없고. 이상하구나."

 

 "어쩌죠, 누님? 돌링 모임에 가야하는데 인형이 없다니."

 

 "잘 됐구나, 제뉴어리. 네 입학 선물로 하나 사줄까? 새 인형. 제밀이 곧 나타나길 바라지만, 지금은 당장 필요하니까."

 

 "하지만."

 

 제뉴어리는 등을 보이는 그녀에게 아쉬움을 표현하고 싶어했다. 헤일린은 시험이 끝난 후에도 문제가 출제되었던 부분을 복습하고 있었는데, 따로 노트에 적는 것이 아주 열심히였다.

 

 "베실린 돌링, 참가하고 싶지?"

 

 "예? 어떻게 아셨어요?"

 

 "알아, 너에 대한 거라면. 제뉴어리는 소중한 내 동생인걸."

 

 "으아, 부끄러우니 그런 말씀 마세요."

 

 헤일린은 그제야 뒤돌아 그를 바라보았다. 어쩐지 살짝 울적해보였으나, 곧 밝게 웃었기 때문에 아무 일도 아니라고 여겼다.

 

 "게다가, 베실린 돌링엔 2세대만 참가가능해. 제밀은 다른 인형에 비해 크니까, 새 인형을 사줄 생각이었어."

 

 "그랬군요."

 

 노트를 덮은 그녀가 기지개를 폈다. 제뉴어리는 어딘가 헤일린답지 않다고 생각했으나, 입을 닫았다. 제가 모르는 사정이 있으리라, 그렇게 생각했다.

 

 "그럼, 난 외출 준비를 할 테니 새 인형 이름을 생각해보렴. 알겠지?"

 

 이걸로 된 거야. 제뉴어리에겐 말할 수 없었다. 이제 사람에게 마음을 열어가는 아이다. 상처를 극복하고 있는 제뉴어리를 곤란해서는 안 되었다. 아무 일도 없는 척, 제뉴어리를 대형 돌링 가게로 이끌었다.

 

 "국제 돌링 대회도 열려서 다양한 것을 갖추고 있어. 일단 네가 원하는 인형이 뭔지 알아야겠지? 키와 중량, 체형은 생각해봤니?"

 

 "키는 크고 중량과 체형도 보통이 좋겠어요. 성별은 남자. 이름은 제레미."

 

 "오호, 네 선배들이 적절한 조언을 해줬구나. 성별이야 상관없지만 중량과 체형이 균형이 잡혀있어야 어떤 상대를 만나도 무난하게 대응할 수 있지."

 

 "너무 가벼워도, 무거워도 불리해질 수 있다는 거죠?"

 

 "아직 네겐 평균정도가 좋아. 자, 그럼 인형을 고르고 돌링 관리사를 부르자."

 

 "돌링 관리사요?"

 

 규격에 맞는 인형을 고르자 관리사에게 안내했다. 그들은 작은 필기구를 가지고 고객을 상대하고 있었다.

 

 "안녕하세요, 손님."

 

 "이름은 제레미. 성별은 남성이고 중량과 체형도 키에 맞게 보통으로 맞춰주세요."

 

 "머리카락과 얼굴, 옷은 어떻게 해드릴까요?"

 

 "제뉴어리, 여긴 네가 고르렴. 천천히 골라."

 

 제뉴어리가 관리사가 보여주는 차트와 책자를 보며 천천히 고르고 있었다. 그녀는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었다. 이 많은 이들 중에 그녀의 인생을 방해하려는 자가 있었다. 무엇이 목적인가, 어째서 돌아가라고 하는 거지? 페리샤? 백작? 코코나 부인은 심성이 여려 그런 협박은 못한다. 정체 모를 적이 있다는 건 꽤 불쾌했다. 그걸 티내지 않기 위해 무던히 노력해야했다.

 

 "누님, 제레미가 아주 멋지죠?"

 

 "얼굴은 꼭 널 닮았네. 부드러운 인상이 꼭 너야."

 

 "누님도 본인을 참고하셨나요?"

 

 "그랬지."

 

 제뉴어리와 즐거운 시간을 보낸 후, 집에 돌아왔다.하루종일 경계하려니 피로감이 몰려왔다. 돌아가야하나, 돌아가도 어쩌지? 지금도 지켜보고 있을 텐데 베니 교수님에게는 어떻게 말해야할까? 그에게 말해도 셀리의 안전을 지킬 수 없었다. 페닐에서 그녀에게 살가웠던 셀리가 잘못하면 죽을 수도 있다. 그녀는 일단 셀리의 편지를 기다리기로 했다.

 

 "라이다, 편지 온 거 없었니?"

 

 "친우라는 이름으로 두 개가 오긴 했어요. 보실래요?"

 

 "응."

 

 리첸과 아드리나였다. 잘 지내고 있느냐, 페닐 라에는 언제 오느냐, 올 때 연락 꼭 미리 해라. 대충 이런 내용이었다. 그녀가 바라는 이에게서는 편지가 오지 않았다. 라이다는 그녀가 불안해하고 있는 걸 유심히 보았다.

 

 "선배, 무슨 일이 있나요?"

 

 "라이다, 나 숙부님이 하신 말씀이 좀 이해가 돼."

 

 설마, 누가 돌아오라고 말한 건가? 라이다의 예상은 들어맞았다. 제국에선 제뉴어리가, 페닐에선 셀리가 위험했다. 아마 파헬은 그녀에게 돌아가자는 설득을 하려 했을 거였다. 그러나 그러지 않았고, 그녀는 경고를 받았다.

 

 "셀리라는 하녀는 제국에 오기 싫답니까?"

 

 "그곳이 그녀에겐 고향이야. 어머니의 무덤도 있고. 나도 여기 오기 전에 같이 가자고 말해봤는데 오지 않았어."

 

 "여긴 제뉴어리밖에 지키지 못할 겁니다. 기숙사 경비에게 경계를 더 엄중히 하라고 하겠습니다. 증거가 필요하니 그 화살 박힌 인형을 주십시오."

 

 "그래, 알았어."

 

 제밀은 헤일린의 서랍에 넣어두었다. 제뉴어리가 보지 못하도록 감춰두었으니 못 봤을 거였다. 쪽지가 조금 구겨졌긴 했지만 못 알아볼 정도는 아니었다. 라이다는 작은 쪽지에 적혀진 내용을 보고 미간을 구겼다.

 

 "로제 페르나의 사고 이후 경비를 더 강화했다는데. 역시 전문 인력은 당해내기 어렵군요. 각 기숙사의 경비시스템을 몰래 건의해야겠습니다. 작년 여성 속옷만을 훔쳐가는 변태가 출몰하기도 했으니 먹힐 겁니다."

 

 "그랬어? 범인은?"

 

 "우습게도 경제학 교수였습니다. 언행이 불손한 교수 몇명이 해고되었고 그 덕에 이번에 경쟁률이 좀 낮아졌죠."

 

 "내가 없을 때 그런 일이 있었구나."

 

 "괜찮습니다, 선배. 교수님께도 상의할 거고 제뉴어리의 안전은 걱정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선배도 조금만 더 기다려보세요. 조급하게 행동하시면 틈을 주는 거니까요."

 

 "응. 미안. 든든하네, 라이다."

 

 라이다가 작게 웃으며 가방에 인형을 넣었다. 그러더니 그녀의 어깨를 툭, 가볍게 쳤다.

 

 "그럼 좀 의지하시던지요. 속으로 끙끙 앓으면 기분 좋습니까?"

 

 앗. 정곡을 찔릴 줄이야. 라이다는 그녀의 속이 보여 한숨을 쉬었다. 그녀를 탓하는 건 아니었다. 그녀를 그렇게 키운, 페리헬 가의 책임이니까. 그는 그녀와 같은 교양 강의를 들은 적이 있었다. 그때 서로를 알게 되었고 연이 닿아 핀잔까지 줄 수 있게 된 거였다.

 

 '저는 창립자이신 베로니카 황녀님을 존경합니다.'

 

 학점을 채우기 위한 반강제적인 강의였다. 열심히 할 필요는 없다고, 어떤 선배가 그랬었지. 그런데 헤일린은 정규 강의만큼이나 집중했다. 창립자를 존경한다니, 아부인가? 얼른 수업이나 끝났으면 좋겠는데.

 

 '자기가 하고 싶은 것이 무엇인가, 또 그것이 공익과 연결되어 나라의 부강에 도움이 되는가. 그녀는 그 모든 것을 고려했을 겁니다. 그를 위해 결혼을 늦게 하기도 했는데, 30대에 임신하셨다고 하니 그 열정이 정말 대단하다고 생각합니다.'

 

 그 강의는 한 학기만 유지되고 폐강되었으나, 라이다가 헤일린을 눈여겨보게 된 계기로는 충분했다. 그녀가 제국인이 아니라는 게 놀라웠다. 진취적인 사고방식은 이국인이 쉽게 가질만한 게 아니었으니까. 시간이 지나서야 그럴 만한 사정이 있었다는 걸 알았다. 그녀가 완벽하지 않다는 것도 천천히 알아갔다. 그는 그녀에게 많은 도움을 받았고, 협박을 받은 그녀를 돕는 건 당연하게 느껴졌다. 경고일 뿐이니 당장 무슨 짓을 하지는 않겠지. 게다가 그녀는 '로제 페르나'라는 경비 시스템도 가지고 있다. 무슨 일이 생길 리가 없지. 그는 그게 착각이었음을 알았다. 며칠 학생회에게 줄 건의안을 신경쓰는 동안, 그녀가 없어진 거였다.

 

 "라이다 님, 헬린 아가씨께선 잠시 우체국에 다녀오신다고 하시고 돌아오지 않으셨어요."

 

 스승님을 찾아야 해, 어서! 베니슬린을 급하게 찾은 라이다가 상황을 보고했다.

 

 "스승님, 헬린 선배가 없어졌어요. 우체국에 갔다온다고 했다는데 지금까지 안 들어왔습니다. 경관과 함께 찾아볼까요?"

 

 
 

NO 제목 날짜 조회 추천 글자
39 닫힌 총대 2017 / 8 / 19 245 0 3712   
38 사랑하기 때문에 2017 / 8 / 15 262 0 4493   
37 화려한 결혼식 2017 / 8 / 12 268 0 5160   
36 짐승들의 서열 2017 / 8 / 9 246 0 6263   
35 사냥개들 2017 / 7 / 26 253 0 5905   
34 분열 2017 / 7 / 25 256 0 6124   
33 불안한 밤공기 2017 / 7 / 24 249 0 6444   
32 방랑하는 수레국화 2017 / 7 / 23 255 0 6288   
31 계륵의 꼬리 2017 / 7 / 19 251 1 4864   
30 인정의 대가 2017 / 7 / 18 267 1 4559   
29 이별은 소리없이 다가온다(2) 2017 / 7 / 17 254 1 4869   
28 이별은 소리없이 다가온다 2017 / 7 / 17 250 1 3658   
27 붉은 사냥개 (1) 2017 / 7 / 16 277 1 6415   
26 연보라 2017 / 7 / 15 267 1 4907   
25 청개구리 소녀의 잠 2017 / 7 / 13 246 1 5628   
24 이상향 2017 / 7 / 12 263 1 5131   
23 Gloomy day 2017 / 7 / 11 245 1 5194   
22 Stop being bossy?(2) 2017 / 7 / 10 258 1 4848   
21 Stop being bossy? 2017 / 7 / 9 297 1 3952   
20 된바람 2017 / 7 / 8 235 1 4950   
19 2장. 사냥개와 도마뱀 # Unicorn 2017 / 7 / 8 276 1 7607   
18 공자도 제 사는 골에 먼저 비오라고 했다(2) 2017 / 7 / 5 261 1 6709   
17 공자도 제 사는 골에 먼저 비오라고 했다 2017 / 7 / 4 257 1 6285   
16 열번째 도끼질(2) 2017 / 7 / 3 244 1 4988   
15 열번째 도끼질 2017 / 7 / 1 256 1 6371   
14 상처입은 짐승(2) 2017 / 6 / 29 247 1 6735   
13 상처입은 짐승 2017 / 6 / 28 281 1 5981   
12 다가오는 그림자 2017 / 6 / 26 259 1 3182   
11 돈의 쓰임새 2017 / 6 / 25 249 1 4414   
10 10. Wine day(2) 2017 / 6 / 24 249 1 5881   
 1  2  
이 작가의 다른 연재 작품
등록된 다른 작품이 없습니다.

    이용약관   |   개인정보취급방침   |   이메일주소 무단수집거부   |   신고/의견    
※ 스토리야에 등록된 모든 작품은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 본사이트는 구글 크롬 / 익스플로러 10이상에 최적화 되어 있습니다.
(주)스토리야 | 대표이사: 성인규 | 사업자번호: 304-87-00261 | 대표전화 : 02-2615-0406 | FAX : 02-2615-0066
주소 : 서울 구로구 부일로 1길 26-13 (온수동) 2F
Copyright 2016. (사)한국창작스토리작가협회 All Right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