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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판타지
옵션달린 환생
작가 : 낭만자객
작품등록일 : 2017.6.5

전생에서 공주의 시녀로 몸바쳐 일했던 성격활기차고 눈치빠른 사월이가 여러가지 옵션을 달고 다시 환생하다! 단 전생의 업보들을 모두 이생에서 털어내 버려야 하는 미션이 주어지는데,
그러려면 젊은 여인의 몸으로 들어가야 한다. 어린시절부터 살기에는 시간이 턱없이 부족하다고 판단한 사월은 자신에게 주어진 옵션을 잘 활용하기로 결심한다.
이쁜 외모에 체력또한 왠만한 사내들 뒤지지 않을 정도로 그리고 기억력이 뛰어난 능력을 탑재하고 세상에 다시 태어난 사월은 서랑이라는 그녀로 !
좋아 이놈의 업보 이젠 끝내주지! 그런데 전생에 자신을 다정히 대해주던 그 장군이 여기에서 태자로 살고 계셨어?

 
준비된 복수3
작성일 : 17-07-18 11:19     조회 : 309     추천 : 0     분량 : 78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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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 15 17 19 21

 휘는 아침이 한참 지나 점심경이 되어 잠에서 일어났다.

 늦잠을 자는 것은 참으로 오래간만 이여서 정신이 멍한 상태로 있었다.

 잠시 후 시비가 문밖에서 세숫물을 준비하였다고 말해주자. 휘가 밖에 나가서 세수를 하고 이를 닦았다. 그리고 하늘을 올려다 보며 자신이 늦잠 잔 이유를 알 것 같았다. 하늘이 비가 올 듯이 어두웠다. 처마 밑에 살고 있는 두 제비부부가 마당을 낮게 날아갔다.

 “비가 오겠구나.”

 “네. 도련님 식사 올리겠습니다.”

 “입이 꺼끌하니 해장할 것으로 준비 해다오.”

 “네.” 시비가 세숫물을 가지고 물러나자 휘는 목과 팔의 근육을 풀었다.

 그리고 마당에서 몸을 가볍게 풀었다.

 그런데 안채쪽에서 그의 어미와 아비가 빠른 걸음으로 자신의 사랑채로 오는 것이 보였다. 두분의 표정을 보니 좋은 소식은 아닌 듯 싶었다.

 이 솔이 그를 보더니 치맛자락을 들어 올리고 더욱 발을 빨리 움직였다.

 “휘야! 휘야!” 평소 격식을 차리던 어머님이 사람을 멀리 두고 소리를 지른 적이 별로 없어서 휘는 부모님쪽으로 마주 걸어갔다.

 어미의 부름에 휘는 어머니께 다가가 두 손을 곱게 모으고 인사를 올렸다.

 “간밤 평안히 주무셨는지요?”

 “큰일 났다! 이를 어째 내가 경거망동 했어!” 이솔이 덥석 휘의 손을 잡았다.

 “무슨? 설명을 좀 해주세요. 어머님 진정하시고.” 이솔 부인 옆에서 관복을 입은 상태인 아버지를 보니 퇴청하시고 바로 오신 듯 했다. 휘를 올라다 보시는 아버님이 입을 먼저 열였다.

 “추석랑이 하옥되었다. 아무래도 일이 벌어질 것 같구나. 어미에게 추무랑이 재안한 이야기가 혹여 태자의 귀에 들어가면 반역의 집안으로 몰릴 수도 있겠더구나.” 휘는 눈을 감아 버렸다. 어제 서랑이 이야기 한 것을 곱씹을 것 없이 이환에게 바로 말을 했어야 했던 것인가? 휘는 자신이 벼랑에 몰려지는 기분이 들었다.

 “휘야. 태자와 너는 같은 스승을 모시고 함께 동문수학을 한지가 오래되었고 지금도 널 찾으시는데 너가 가서 오해라고 말씀 드리렴. 난 황제에게 가서 읍소하고 오마.”

 “오해 셨다구요? 진심이십니까? ”

 이솔이 눈을 크게 치켜뜨며 그의 손을 더 강하게 움켜잡았다.

 “내가 그냥 그 말에 혹했던 것이지 진심은 아니였어.!”

 “어머님 그런 말을 꺼내게 하는 것도 그 말을 듣는 것도 일순 판단이 흐려져 그러마 말 하셨던 것도 어머님이 아니십니까?”

 이솔이 화를 내며 그의 손을 뿌리쳤다. 휘는 종종 어미가 자신을 버리듯 저리 손놓아 버리는 것에 매번 상심을 했었다. 이제는 그 맘이 단련된 것인지 씁쓸하기만 했다.

 “아니다! 아니야! 대감께서 말씀해 주세요 전 황제를 뵈러 입궐하겠습니다. 발이 묶이면 말할 곳도 찾아갈 수 없습니다.”

 “그리하시오 부인” 우유부단한 아비가 부인에게 결정을 맡기고 사후 처리도 그녀에게 의탁한 학문만 파는 무능한 아비가 휘의 눈앞에 있자 휘는 그동안 존경했던 아버지를 실망한 눈으로 처다 보았다.

 이솔이 뒤돌아 자신의 몸종인 수분댁을 불렀다.

 “수분댁 어서 가서 가마를 준비하게. 그리고 외출을 할것이니 옷도 준비를 하고.”

 “네! 마님” 수분댁은 빠르게 왔던 길을 돌아갔다. 이솔도 가마를 서둘러 준비하라면서 안채로 사라졌다.

 이를 망연하게 바라보던 휘가 아비에게 원망하듯 쏟아 내었다.

 “아버님께서 말리셨어야 했습니다. 옳지 못한 길이였습니다.”

 “알고 있다 . 너가 반듯하고 능력도 출중하니 평소 저 사람이 생각했던 것을 대비께서 건드리셔서 일순 저 사람이 욕심에 눈을 먼것이야.”

 “아버님은 이 가문을 이끌어 가셔야 합니다. 저리 어머님에게만 의탁하시면 옳지 않은 선택에 피해를 보실 수 있습니다.”

 “휴~ . 그래. 알았다. 나도 잘못한 점이 많구나. ”

 “저도 따로 움직이겠으니 아버님도 대전의 상황에 예의주시 하시고 저에게 알려주십시오.”

 “그러마.”

 휘는 아버지께 인사를 하지 않은 상태로 뒤를 돌아 방으로 들어와 입궁할 준비를 하였다. 아비가 원망스러웠다. 부인을 사랑한 것은 좋지만 사람이 유약하여 저리 바람에 흔들리니 어찌 식솔들이 믿고 따를 수 있을까.

 아무리 부인을 공주로 두었으나 자신은 엄연히 지아비인 것을.

 사랑하면 저럴까라는 생각을 하다가 만약 서랑이 자신의 부인이고 자신에게 간곡히 요청 한다면....그녀에게 무엇이든 하겠다고 말을 했으니 자신도 아비와 똑같은 행동을 한것이다.

 그는 잠시 복사꽃 나무를 보았다. 복사꽃잎 사이로 검무를 추던 서랑이 생각이 났다. 이제는 저 나무만 봐도 서랑생각이 나니..

 자신도 어쩌면 아버지와 같았을 수도 있겠다라는 생각을 했다. 하지만 서랑은 그런 욕심을 부릴 여인이 아니 였으니 사람을 사모하는 것도 상대가 중요하다는 것을 .....

 휘의 절망스런 뒷모습에 아비도 눈이 아렸다. 중문에서 마침 시종이 밥상을 들고 왔다.

 김 득주가 그의 뒤에서 말했다. “아무리 급해도 우리 아드님 ! 밥은 먹고 가거라!”

 휘는 그 말에 눈을 질끈 감았다. 그리고 눈을 뜬 그는 자신의 가문을 위해서 움직여야 한다 생각을 했다. 그가 뒤를 돌아 고개 숙여 인사했다.

 “그리하겠으니 아버지도 쉬시지요. ”

 김 득주가 고개를 끄덕이고 뒤를 돌아 마당을 떠나는데 그의 아비의 어깨가 그가 생각했던 든든하고 커다랗게만 보였던 뒷모습이 아니였다.

 이제는 작고 외소했다.

 늦게 난 외동아들 금지옥엽으로 키웠으니 그의 나이가 쉰중반을 넘어가고 있다는 것을 이제야 실감했다.

 아버지를 이제는 자신이 지켜 주어야 한다. 많이 늙으셨구나 . 하며 휘는 쓸쓸한 미소를 지으며 뭉클해진 눈가를 손으로 가렸다.

 바람이 불며 복사나무의 꽃의 하나둘 떨어지자 참았던 눈물이 그의 눈에서 한자락 떨어졌다. 꽃바람을 일으키고 선녀처럼 춤을 추던 서랑이 생각이 났다.

 “이리 추풍낙엽이 될 것을. 이젠 내가 초라해 져서 그대를 욕심 내지도 못하겠습니다. 그대가 말한 것 그래요. 친구로 지내봅시다. 그대를 멀리 보내진 못해도 평생 곁에서 보도록 하겠습니다. ” 휘는 복사꽃들이 팽이처럼 핑그르르 돌며 마당안 호수가로 떨어지자 호수가 잔잔히 파문이 일었다. 그 파문에 호수 주변에 있던 청개구리가 펄쩍 뛰어서 도망갔다. 그의 마음에도 그리움의 파문이 일었다.

 

 휘는 문을 나서서 말을 타고 궁으로 달리다가 도성 곳곳에 관원들이 벽보를 붙이고 있는 것을 보았다. 그는 말을 멈추고 벽보를 읽어 보았다.

 

 [사특한 무리들이 도성과 나라에 미약을 팔고 그 미약으로 많은 백성들이 이유없는 객혈과 병으로 죽어갔다. 그 미약을 팔고 돈을 착취한 좌상 추무랑을 관직을 박탈하고 목을 잘라 효수한다. 그에 동조한 공묘영도 관직을 박탈하고 목을 잘라 효수한다. 가문은 모두 3족을 멸문한다.]라고 적혀 있었다.

 그에 대비에 대한 이야기와 그의 집안에 대한 이야기는 없었다. 휘는 맘이 급해졌다. 매우 빠르게 진행되는 것이 이환의 오래전부터 준비했던 것이 이것이라는 것을 휘는 알아차렸다. 그의 추진력이 매우 빨라 보이지만 오래전부터 계획했을 것을 알고 있었다.

 휘는 말의 옆구리를 차며 빠르게 달려갔다.

 태자에게 머리를 조아리고 읍소해야 한다. 그가 빠르게 궁을 향해 달려갈 때 빈민촌에서도 관원이 벽보를 붙이고 사라지자 사람들이 모여들었다.

 “에이 우리가 일자 무식인데 글을 쓰면 아나?” 서랑과 언년이도 그들 속에서 서 있었다. 서랑이 눈을 반짝 거리며 손을 들었다

 “아! 그럼 제가 읽어 드리지요” 서랑은 빈민촌에도 붙여진 벽보를 보며 글을 모르는 그들에게 하나하나 읽어서 설명해 주었다. 자신도 이곳을 드나들었지 이들과 이리 얼굴 맞대고 대화를 해본 적이 없었다.

 “그럼, 이곳에도 객혈하는 사람들이 미약에 취했던 것 입니까? 전염병이 아니구요?” 서랑이 고개를 끄덕였다.

 “네 그렇다 합니다. 주범도 잡았다고 하니 안심하세요. 그런데.이곳에도 그런 환자가 있나요?”

 “네! 저 엽천댁! 자네 집에 환자가 있지 않은가?.” 옆에서 이가 빠진 할머니가 말하며 몰골이 비쩍 마른 부인을 가리키자. 그 부인이 서랑을 바라보았다.

 “저희 남편은 매춘골을 오래 다녔는데 아무래도 그곳에서 옮긴 것 같아서 잠자리도 피하고 밥도 따로 먹었어요. 아가씨 그럼 전염병이 아닙니까?”

 “전염병이 아닙니다. 제가 가서 도와드려 볼까요?” 서랑은 어제 일송 스님에게서 산양산삼을 호완 감찰관님에게서 넉넉히 받아 왔다고 병자들을 이제 쾌유 시킬 수 있다고 말해주었다.

 “저희 집에도 있습니다. 우리 아들인데..저희 집도 봐주시면 안될까요?”

 “그럴께요. 언년아 너는 사찰에 가서 약재 좀 받아와 스님께 오늘은 못 가겠다고 말씀 드려줘. ”

 “네 아가씨” 언년이는 빠르게 마을을 벗어나고 서랑은 그날 이곳저곳을 돌아다니며 환자들의 상태를 보았다. 미약에 의해서 객혈을 오래하다 보니 목이 상하고 폐도 상하여 몸안의 장기까지 많이 상한 사람들이 있었다. 서랑은 일단 따뜻한 물에 산에서 나는 도라지를 끓인 물을 수시로 먹이라고 말했다. 이들에게 다른 약재를 살 돈이 없으니 돈을 구해야 했다.

 서랑은 자신이 보기에 너무 심한 환자는 이동하기 힘드니 집에서 치료해야 했다. 그나마 운신할 수 있는 자들에게 사찰의 위치를 알려주고 그리로 가서 집중적으로 치료를 하라고 말했다.

 그날 하루 서랑은 바쁘게 보내느라 사찰에 갈 시간이 없었다.

 사찰에서 서랑을 눈빠지게 기다리고 있는 사람들이 있는 것도 모르고..

 

 

 고즈넉한 사찰을 보며 천 은율 이곳의 경치를 세삼 맘에 들었다.

 “절도 맘에 들도 경치도 맘에 들고 좋다.” 그가 부채를 살랑살랑 흔들며 산바람을 느꼈다.

 영찬도 절에서 마련해 준 점심을 싹싹 긁어 먹고 있었다. 음식도 정갈하니 여각에서 먹는 것과 다른 건강한 맛이였다.

 “그런데 점심이 지나도록 서랑이 오지 않으니. 사람 좀 보내보거라.”

 그랬다. 은율은 서랑을 만나러 절에서 하염없이 기다리고 있었다.

 영찬이 숭늉으로 입가심을 시원하게 하고 고개를 저었다.

 “오실 때 되면 오시겠지요. ”

 “허! 아주 내말을 무시하지?” 영찬이 무시하며 시선을 돌려 먼곳을 바라보다가

 그때 그의 눈에 서랑의 시종아이가 일주문에 도착해서 숨을 고르고 있었다. 영찬이 은율에게 말했다. “서랑아가씨의 시종아닙니까?”

 은율도 시선을 돌려 언년이를 바라보았다.

 언년이는 숨을 돌린뒤 급하게 절으로 들어오더니 동자스님과 이야기를 나누고서는 동자스님을 따라 어디론가 사라졌다.

 “어? 서랑은 안오고 시종아이만 왔네?” 영찬이 일어나더니 자신의 주군에게 말을 했다. “ 알아보겠습니다.”

 “그래 주면 정말 감사하지.” 은율이 셀죽하게 받아주자 영찬이 어깨를 으쓱 거리며 성큼성큼 걸어갔다.

 영찬이 무공으로 절의 지붕위에 올라가면 바로 보이겠지만 이리 밥도 얻어먹고 편히 있게 해준 스님의 절 위에 오르기가 뭐해 걸어서 이곳 저곳 언년이를 찾기 시작했다. 잠시 후 창고에서 약재를 들고 동자스님과 인사를 하고 있는 언년이를 찾았다.

 언년이가 뒤를 돌아 뛰듯이 나가는 것을 영찬이 인사를 하며 막았다.

 “오늘은 아가씨가 오지 않았구나.”

 “아! 무사님 안녕하세요?”

 “그래 안녕? ”

 “오늘은 아가씨가 마을에서 할 일이 있으셔서 오지 못하셨어요.”

 “그런데 넌 여기와 와 있고?”

 “아가씨 심부름으로 여기 약재를 가지고 가야해서요. 이만 먼저 가보겠습니다.”

 “집으로 돌아가는 것이냐?”

 “네”

 “곧 뒤따라 갈 것 같으니 잠시 기다려라 같이 가자.”

 “그럼 일주문 앞에 서 있겠습니다.” 영찬이 고개를 끄덕이고 빠르게 주군에게 돌아가서 서랑이 오지 못한 이유와 언년이가 기다린다고 하자

 “잘~하였다. 같이 내려가야지. 넌 밥상을 가져다 주고 감사하다고 말하고 뒤 따라 오거라. 난 먼저 내려가마” 은율이 빠르게 일어나자 영찬이 헛 웃음을 지었다.

 “좀 기다려서 같이 가도 될터인데. 뭐가 그리 급하신지.”

 물론 영찬이 경공을 펼쳐 따라 잡을 수 있지만 그래도 자신을 버리고 저리 서랑을 보겠다고 가는 것이 좀 괘씸했다.

 

 서랑은 스님이 놓던 침이라도 있었으면 하는데 자신에게 침은 없고 병자들의 상태와 인원 수를 파악하기에 바빴다. 보통의 사람들 이라면 위치며 환자의 상태며 환자의 수량을 기록해야 했지만 서랑은 엄청난 기억력으로 하나하나 머릿속에 주입하고 있었다. 어느 정도 빈민촌 상황을 파악하고 나서 집에 가서 약재를 가지고 올터이니 기다리라 하고 집으로 돌아갔다. 이미 해가 뉘엿뉘엿 노을이 지고 있었다. 이미 집에는 문이 열려 있고 언년이가 기다리고 있었는데 ... 그런데 저 혹덩어리는 뭔지?

 “아니! 이번엔 왜! 또 이곳에 오셨습니까?”

 “서랑! 안녕? 보고 싶어서 왔지.”은율이 천연덕 스럽게 웃었다.

 “오늘 실컷 도성에서 놀고 있으셔야 하는 분이 왜 이곳에 오셨어요? 잘 놀다 월국에 돌아가셔야지요. 이런 허름한 마을은 자주 오시면 재미 하나도 없으실 터인데.”

 서랑이 그를 삐딱하게 보더니 언년이가 쪼르르 방에서 나오자 은율에게서 시선을 바로 돌렸다.

 “뭐 이곳에 천천히 있다 갈꺼니까 시간이 많아 . ”

 서랑은 그의 말을 귓등으로 흘려 듣고 언년에게서 약재를 받았다.

 “넌 집에 있어, 난 돌아다니며 이 약재들을 주고 오도록 할게. 벌써 저녁때구나.”

 “네 아가씨가 금방 오실 줄 알고 부랴부랴 내려왔는데 금방 오지 않으셔서 걱정했어요.”

 “생각보다 이곳에 환자가 많아서 파악하고 오느라고 늦었어.”

 “그럼 다시 찾아가실 수 있으세요?”

 “그럼~ 걱정하지 말고 쉬어.”

 서랑이 뒤돌아 은율에게 말했다. “이왕 기다리신 것 ,언년이가 주신 저녁은 드시고 가세요. 그럼 이만”서랑이 인사를 하자 은율이 그녀의 손을 잡았다.

 “같이 가지. 같이 하고 밥도 같이 먹자.”

 서랑은 그의 똥고집을 익히 격어 봤으니 대화로 실랑이를 할 생각은 없었다.

 곱게 크신 분이니 이곳의 더러움을 매우 불쾌하게 여길 수도 있겠다 싶었다.

 배수 시설도 미약하고 쓰레기가 곳곳에 쌓여있는 이 마을 곳곳을 돌면 스스로 싫다고 도망 갈 수도 있었다. 서랑은 씨~익 웃었다.

 “그러시죠.” 서랑의 순순히 물어나는 말에 은율이 마주 웃어주었다. 서랑이 무슨 생각을 하고 그런 말을 했는지 뻔히 알고 있지만 굳이 설명하지 않고 따라갔다.

 몇 곳만 돌고 끝나겠지 했는데 서랑은 마을 곳곳을 마치 익숙한 듯 누비고 다녔고 환자를 모두 기억했다. 분명 임시 거쳐라고 자신도 이곳에 온지 얼마 안 되었다고 들은 것 같은데 이곳에 마치 오랫동안 살아온 사람처럼 막힘이 없었다.

 “서랑 이곳에 오래 머물렀소?”

 환자에게 약재를 주고 달이는 법을 알려준 뒤에 모두 일을 마치고 시원하게 집으로 향하는 서랑에게 그가 물었다.

 “아니요? 한 보름정도 되었나?”

 “그런데 이곳을 다 속속들이 알고 있는 것 같은데?”

 서랑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나 그녀의 기대에도 불구하고 은율은 전혀 흔들림이 없어서 내심 도망가길 바랬는데 저리 씩씩하니 오히려 자신이 힘이 빠졌다.

 “전 금방 기억해 내곤 하지요. 기억력이 조금 좋아서. ” 서랑의 말에 은율이 놀라 눈을 크게 떴다. “그럼 지금까지 몇 집을 돌았는지 기억하오?” 은율도 머리가 비상하다는 소리를 듣고 자랐는데 자신처럼 기억력이 좋은 사람을 오랜만에 보았다. 그것도 여인으로

 “지금까지 있던 집으로 하면 서른한 가구입니다. 환자는 총 서른일곱 명 이였구요. 나이가 서른이 되기 전 환자가 스물다섯 이였습니다. 어때요 맞나요?” 서랑이 피식 웃었다. 이리 말해도 대충 맞다고 하겠지 그걸 어찌 세고 있겠어?

 “맞소.” 은율이 놀라 서랑을 보았고 오히려 서랑도 은율의 대답에 놀랐다.

 “황자님께서도 같이 파악하고 있었습니까? 쉽게 기억할 수 없으실 터인데. 혹시 기억력이 좋으십니까?”

 “당연하지 내가 모든 것에 능통한 이유는 비상한 기억력인데. 난 암산도 잘하오.”

 “오! 강적을 만났군요.” 서랑이 다시 한번 놀라 그를 보았다.

 “아니요 . 이건 운명이요. ” 은율의 눈이 부담스럽게 반짝였다.

 “네?”

 “난 나와 호적수를 가릴 만큼 기억력이 좋은 사람을 많이 만나보지 못했는데 그중에서 여인은 서랑이 처음이요!” 은율은 미와 지식을 탐미했다. 그러다 보니 저리 의술을 하고 기억력이 좋고 무애도 하는 여인은 자신과 어울린다고 판단했다. 신이 내려준 자신처럼 뛰어난 사람을 위한 운명의 상대라고 말이다.

 어느새 밤이 어둑어둑 해졌고 서랑의 임시거처에 도착하였다.

 “아무래도 그대를 월국으로 데려가 나의 배필로 만들어야 할 것 같은데.”

 서랑은 어이가 없어서 입을 벌린 상태로 그를 쳐다볼 때 였다.

 “그건 안됩니다! 내눈에 흙이 들어가기 전에는 불가합니다!” 어디선가 카랑카랑한 목소리가 들려 소리나는 쪽으로 모두 눈을 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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