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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연재 > 판타지/SF
스탯 업
작가 : 구유
작품등록일 : 2016.8.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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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국의 기대를 저버린 불량품 시드.
온갖 멸시와 무시를 받던 그가 죽음의 위기에서 자신의 능력을 각성한다.
무한한 성장이 가능한 유일무이한 기사, 시드의 폭풍성장기.
[레벨 업! 스태이터스를 분배하시겠습니까?]

 
제 18 화
작성일 : 16-08-18 10:01     조회 : 609     추천 : 0     분량 : 55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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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떻게 됐지? 성과가 있나?”

 나일은 숨 한 번 헐떡이지 않았다.

 그녀의 목소리에는 기대와 궁금함이 가득 묻어 있었다.

 시드가 멍하니 고개를 끄덕였다.

 “한 번?”

 시드가 고개를 저었다.

 나일의 미간이 찌푸려졌다.

 “두 번?”

 하지만 이번에도 시드는 고개를 저었다.

 “그럼?”

 “다섯 번.”

 시드가 손바닥을 활짝 펴며 대답했다.

 입이 양옆으로 쭉 벌어지며 헛웃음을 지었다.

 “다섯 번이나?”

 나일의 눈이 크게 떠졌다.

 어느 정도 확신을 갖고 시작하긴 했지만 그 결과가 어느 정도가 될 것이라 예측은 할 수 없었다.

 만약 자신의 생각대로 된다면 한 번 내지는 두 번의 레벨 업을 할 수 있을 것이라 여겼는데 다섯 번이라니!

 “기대… 이상이군.”

 생각지도 않은 큰 결과에 저절로 웃음이 나왔다.

 이제 겨우 자르가스 무리 하나를 쓸었을 뿐이다.

 나일이 시드를 위해 도움을 줄 수 있는 남은 시간은 6일.

 짧다면 짧은 시간이지만, 나일은 마음만 먹으면 하루 안에 자르가스 서식지 열 곳은 몰살시킬 수 있다.

 “포인트 분배는 저녁에, 한 번에 하도록 하지. 일단 지금은 한 마리라도 더 많은 몬스터를 잡는 게 나을 것 같군.”

 나일의 목소리는 왠지 그녀답지 않게 들떠 있었다.

 대륙에 존재하는 어느 산도 마찬가지겠지만, 구름산맥의 밤은 유독 빨리 찾아왔다.

 더는 작은 굴이라고 부를 수 없는 휴식처로 돌아온 둘은 상반된 표정을 짓고 있었다.

 시드는 흥분된 표정으로 붉게 상기된 얼굴을 하고 있었고, 나일은 뭔가 아쉬운 듯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

 “현재 레벨은?”

 나일이 묻자 시드가 눈을 길게 감았다 떴다.

 

 정보

 이름 : 시드

 레벨 : 45

 등급 : F급

 칭호 : 불량품 [명성 -10]

 

 능력치

 생명력 : 1,232 / 1,232

 공격력 : 124 ~ 154 [+10]

 방어력 : 94 [+15]

 명성 : -10 [처참한]

 체력 : 30 [놀라운]

 근력 : 30 [놀라운]

 민첩 : 30 [놀라운]

 재능 : 23 [매우 뛰어난]

 지배 : 21 [매우 뛰어난]

 

 [남은 스태이터스 포인트 : 205]

 [스태이터스를 분배해 주세요.]

 

 오늘 처음으로 자신의 상태를 확인한 시드는 입을 다물 수가 없었다.

 어제의 자신과는 차원이 다른 숫자들.

 일단 레벨 45는 둘째 치고서라도 능력 수치가 놀라울 정도로 변해 있었다.

 거기다 아직 분배하지 못한 205의 포인트.

 처음 시드가 갖고 있던 수치들을 모두 합한 수에 비교해도 몇 배나 많을 정도였다.

 “41번…….”

 놀라울 정도의 성장이었다.

 하지만 여전히 나일은 조금 아쉽다는 표정이었다.

 ‘시드의 속도를 생각하지 못했다.’

 혼자였다면 어둠이 오기 전까지 십여 곳은 청소할 수 있었을지만, 뒤따라오는 시드는 그렇지 못했다.

 결국 자르가스의 서식지를 일곱군데밖에 돌지 못한 것이 못내 아쉬웠다.

 나일은 그런 기색을 숨기며 시드에게 물었다.

 “지금 몸 상태는 어떻지? 아직 포인트를 분배하지는 않았지만 자동으로 두 개씩 분배되는 포인트가 있다고 했으니 꽤 많은 상승이 있을 것 같다만.”

 시드가 고개를 끄덕이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러곤 밖으로 나가 커다란 나무 앞에 서서 작게 심호흡했다.

 “이얍!”

 쿵-! 쩌저적!

 시드의 몸 두 개를 합친 것보다 큰 나무가 시드의 주먹질 한 방에 크게 흔들리며 금이 갔다.

 “아, 아직 부러뜨릴 정도는 안 되나?”

 시드는 쓰러지지 않는 나무를 보며 멋쩍은 미소를 지었다.

 하지만 나일은 놀랍다는 표정으로 자리에서 일어나 나무를 향해 다가갔다.

 “대단하군.”

 그녀의 입장에선 별거 아닐 수도 있다.

 저 정도 크기의 나무 쯤은 손가락 하나만으로도 꺾을 수 있으니까.

 하지만 시드는 달랐다.

 분명 처음의 시드는 보통 병사보다 조금 더 나은 정도.

 웬만한 인간들보단 낫고 어지간한 훈련을 받은 인간들과 비교해 봤을 땐 그리 뛰어나지도 않은 능력.

 딱 F급 기사란 이름에 어울렸다.

 하지만 지금은?

 아직 E급 기사 정도의 능력까지는 아니지만, 인간들 중에선 시드만 한 육체적 스펙을 지닌 이를 찾아보기 힘들 것이다.

 거기다 아직 남은 포인트가 205개나 있지 않은가?

 그것을 모두 분배한다면……. 어쩌면 E급 기사와 비등해질 정도로 성장할지도 모른다.

 단 하루 만에 이런 성장이라니.

 놀랍지 않다면 거짓말일 것이다.

 “그럼, 오늘 모은 포인트를 분배해 볼까?”

 시드가 말을 하는 나일의 얼굴을 보곤 눈을 깜빡였다.

 왠지 나일의 눈이 반짝이는 것처럼 보였다.

 시드가 긴장과 기대가 뒤섞인 표정으로 고민하기 시작했다.

 체력과 근력, 그리고 민첩은 필수적으로 올려야 한다.

 하지만 재능과 지배는 정확히 무슨 능력인지 감이 오지 않았기 때문에 보류했다.

 한참을 고민한 시드가 손가락을 들어 포인트를 분배하기 시작했다.

 쌓여 있는 포인트의 수가 많아서인지 분배하는 시간도 오래 걸렸다.

 나일은 허공에 손가락질을 하고 있는 시드를 가만히 서서 호기심 어린 표정으로 지켜봤다.

 대체 시드의 이능은 어떠한 방식으로 만들어지고 실행되는 것일까?

 어제부터 고민해온 문제지만 나일은 알 수 없었다.

 정작 자신의 이능조차도 남에게 설명할 수 없으니까.

 나일이 생각에 잠겨 있는 동안 시드가 포인트 분배를 끝내고 손을 내렸다.

 “끝났어.”

 가만히 생각에 빠져 있는 나일을 향해 말했다.

 그제야 퍼뜩- 정신을 차린 나일이 고개를 들어 시드를 쳐다봤다.

 ‘응?’

 뭔가 변했다.

 하지만 나일은 그것이 뭔지 쉽사리 알아채지 못했다.

 들뜬 표정으로 자신을 쳐다보고 있는 시드를 머리끝부터 발끝까지 천천히 관찰했다.

 곧 무엇이 변했는지 알 수 있었다.

 “키가…….”

 “응?”

 기대했던 말이 아닌 생뚱한 단어가 나일의 입에서 흘러나오자 시드가 고개를 갸웃했다.

 “키가 자랐다, 시드.”

 “뭐?”

 깜짝 놀란 시드가 몸을 더듬으며 살폈지만, 전과 별다른 차이를 느낄 수 없었다.

 “아니, 눈에 보일 정도는 아니다. 아주 작은 차이지. 하지만 분명 자랐다.”

 나일 정도의 안력을 지닌 자가 아니라면 알아챌 수 없을 정도의 미세한 차이.

 ‘능력뿐만 아니라 육체 그 자체도 성장을 한단 말인가?’

 알면 알수록 놀라웠다.

 도저히 모르겠다는 듯 고개를 절레절레 흔든 나일이 시드를 향해 물었다.

 “포인트 분배는 끝났나?”

 “그래, 다 끝났어.”

 “느낌은 어떻지? 뭔가 달라진 걸 느낄 수 있나?”

 나일이 궁금한 표정으로 물었다.

 “일단은 움직여 봐야 알 것 같은데…….”

 시드가 말을 하곤 앞을 향해 달려갔다.

 파앗-! 쿵-!

 순식간에 앞으로 뛰쳐나간 시드가 자신의 속도를 주체하지 못하고 나무에 부딪쳤다.

 “하, 하하!”

 오늘 아침과는 비교도 되지 않는 속도.

 시드는 환희가 차오르는 것을 느끼며 웃음을 토해냈다.

 아픔도 느껴지지 않는지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더니 아까 주먹으로 쳤던 나무와 비슷한 크기의 나무를 찾아 앞에 섰다.

 “이야압!”

 콰드득-!

 금만 갔던 조금 전과 달리 이번엔 나무가 통째로 꺾이며 쓰러졌다.

 시드는 자신이 한 일임에도 믿겨지지 않는 듯 놀란 표정으로 주먹과 나무를 번갈아 쳐다봤다.

 “좋군.”

 이전과 현재 상태를 비교한 나일이 고개를 끄덕였다.

 시드의 성장 폭은 생각보다 더욱 뛰어났다.

 하지만 신체 능력만 좋아진다고 강해지는 것은 아니다.

 시드에게 뭔가 다른 도움을 줄 만한 것이 없을까 생각하던 나일이 시드를 향해 빙긋- 웃으며 말했다.

 “한번 덤벼 봐라, 시드.”

 “뭐?”

 “힘이 세지고 속도가 빨라진다고 강해지는 것은 아니다. 진정 강해지고 싶다면 그것을 활용할 줄 알아야 하지.”

 나일이 허리춤에 있는 [광휘의 검]을 뽑아 시드에게 던졌다.

 얼떨결에 검을 잡은 시드가 난감한 표정을 지었다.

 자신은 강해졌다.

 물론 나일에 비하면 우스울 정도겠지만, 그래도 강해진 것은 사실이다.

 거기에 나일의 [광휘의 검]을 들고 공격을 한다면.

 나일이 강한 것은 알지만 실수로라도 그녀를 다치게 하면 어쩌나? 싶은 생각이 들었다.

 나일은 망설이는 시드를 보곤 그가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짐작했다.

 나일의 표정이 차가워졌다.

 “착각하지 마라, 시드. 네가 아무리 강해졌다고 해도 나는 너와 차원이 다른 존재다. 네가 100명이 된다고 나의 옷자락 하나라도 건드릴 수 있을 것 같은가?”

 서늘한 나일의 음성에 시드가 흠칫- 몸을 떨었다.

 그러곤 한숨을 내쉬었다.

 “그래, 네 말이 맞아. 지금의 나로선 무슨 짓을 하더라도 너를 상처 입힐 능력이 없지.”

 무엇을 걱정했던가?

 그녀가 오늘 하루 학살한 자르가스의 수가 수천이다.

 그것을 바로 뒤에서 모두 봐놓고도 이런 생각을 한 자신의 멍청한 머리가 안타까웠다.

 ‘머리를 똑똑하게 해주는 스탯은 없나?’

 실없는 생각을 하며 마음을 다잡은 시드가 검을 들어 나일을 겨눴다.

 상대는 S급 기사.

 온 힘을 다해 자신의 힘을 실험해도 무방한 존재다.

 “간다!”

 시드의 몸이 나일을 향해 튕겨지듯 나갔다.

 순식간에 나일에게 접근한 뒤 검을 횡으로 그었다.

 스아악-!

 날카로운 검이 공기를 가르는 소리가 들렸다.

 하지만 나일은 그 검의 움직임을 1mm 단위로 모두 인식하고 있었다.

 슬쩍 한 발을 뒤로 빼며 검을 피했다.

 시드는 나일이 피할 것을 예상했는지 당황하지 않았다.

 오히려 강화된 근력을 이용해 검의 궤도를 꺾으며 나일의 발목을 노렸다.

 나일의 눈에 이채가 번뜩였다.

 이전의 시드였다면 절대 하지 못했을 공격!

 하지만 말 그대로 이전엔 불가능했을 동작에 감탄한 것일 뿐, 공격 자체는 그리 뛰어나지 않았다.

 E급 기사 정도의 신체 능력만을 활용했음에도 공격을 회피하는 것은 너무 쉬웠다.

 시드의 검이 명중하기 직전 발을 들어 검을 살짝 피한 뒤 그대로 시드의 몸을 걷어찼다.

 콰앙-!

 단순한 발길질이라곤 믿을 수 없을 정도로 커다란 굉음이 터져 나왔다.

 “크윽!”

 나일의 발등이 가슴을 향해 다가오자 급히 몸을 굽혀 충격에 대비했던 시드가 대포알처럼 뒤로 튕겨져 날아갔다.

 우두둑-!

 시드의 몸에 부딪힌 나뭇가지들이 부러지는 소리가 들렸다.

 족히 7~8미터는 날아간 시드가 쓰러지는 것과 동시에 벌떡 일어나며 다시 달려들었다.

 소리만큼 큰 충격을 받은 것은 아니었는지 조금 지저분해졌을 뿐 멀쩡한 모습이었다.

 ‘맷집도 좋아진 것 같고…….’

 나일의 얼굴에 흡족함이 서렸다.

 속도와 힘, 맷집 등 전반적인 육체적 능력이 모두 상승했다. 그것도 확연한 차이가 보일 정도로.

 단 한 차례의 공방만으로 시드의 능력을 대충 파악한 나일은 어떻게 할까? 하다가 뭔가를 보여주기로 마음먹었다.

 언젠가, 한 A급 기사의 이능을 보고 흉내 내어 만든 기술.

 자신에겐 별 쓸모가 없는 기술이지만, 지금의 시드에게는 충분히 도움이 되고도 남을 것이다.

 정면으로 돌진해 오는 시드를 보며 주먹을 꽉 쥐었다.

 그러곤 온몸의 근육을 비틀어 압축시켰다.

 끄드드드득-!

 움직일 수 있는 한계점에 다다른 근육이 비명을 질렀다.

 이내 코앞까지 다가온 시드가 검을 찌르자 나일은 슬쩍 고개를 젖혀 검을 피한 뒤 주먹을 내질렀다.

 “스매시[Smash].”

 콰과과과-!

 한껏 비틀리고 응축되어 있던 근육들이 풀려나가며 엄청난 위력으로 변환됐다.

 콰앙-!

 시드가 막지 못한 나일의 주먹은 그대로 그의 가슴에 꽂혔다.

 그리고.

 시드는 눈을 까뒤집으며 그 자리에 쓰러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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