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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판타지
잊혀 진 자들의 나라
작가 : 시란
작품등록일 : 2017.7.17

벌꿀처럼 달디 단 그것을 사랑이라 생각했다.
그리하여 모든 것을 잊더라도 그를...

망각된 기억 속에서 잊혀 진 것들은... 기억해내려 애쓰고, 또 기억되려 애쓴다.
하나하나가 모두 잊혀 진 자들이다.
자신처럼 망각의 길로 빠져들어 모든 것을 잊어가는 이들이 파괴되어 가는 것을 보며,
그들을 돕기위해 나선 그녀가 달빛에 희게 빛나는 밤이슬처럼 깨어난다.

 
4장. 고양이는 언제나 예측불허! [2]
작성일 : 17-07-17 23:49     조회 : 280     추천 : 0     분량 : 5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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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 ...저건....”

 

 새 하얀 고양이가 엉덩이를 살랑이고 꼬리를 바람에 흘리면서, 산을 느릿느릿 타 오르고 있었다.

 

 “음... 알렌?”

 

 인기척을 느꼈는지 문득 고개를 드는 고양이. 날카로운 그 눈동자가 미자에게 향한다.

 

 “고양이... 고양이... 하얀 고양이...”

 “고양이라고요?”

 

 알렌이 미자의 말을 듣고 놀라며, 주위를 살핀다. 멀리 자신들을 주시하는 하얀 동물.

 

 “이런....!”

 

 정체를 살피듯, 날카롭게 훑던 그 고양이가 갑자기 성질을 부리듯 날카롭게 발 돋음을 하며 뛰어 오른다. 새하얀 이빨 양쪽으로 튀어나온 커다란 한 쌍의 엄니가 위험한 빛을 뿜어내고 있었다.

 

 “크아앙!”

 “어? 쟤 왜 저래?”

 

 미자는 순간 당황하여, 뒷걸음질 치고 말았다.

 

 “쉿! 아무 말도 하지 말아요.”

 

 알렌이 고양이를 차갑게 주시하며 미자를 자신의 등 뒤로 슬쩍 가린다. 그리고 손을 좀 더 꽉 잡고, 그녀를 이끌며 천천히 걸음을 옮기기 시작했다. 조금이라도 고양이와 멀어지려 하는 것 같았다. 그러나 긴장한 알렌과 다르게 미자는 그의 등 뒤에서 그의 걸음에 맞추면서도 머리를 쭉 빼고 고양이를 계속해서 뚫어져라 응시한다.

 

 ‘고양이는 언제나 예측불허.’

 

 그런 말이 있다. 언제 들었는지, 어디서 들었는지 알 수 없으나 그 말이 지금 이 순간 미자의 머릿속에 맴돌고 있었다. 항상 자로 잰 듯 돌아가던 일상에 하얀 고양이가 튀어나오면 일이 비틀어지며 예측할 수 없는 상황으로 발전한다는 말을, 기억너머에서 누군가가 그녀에게 계속해서 속삭이고 있었다.

 

 “........”

 

 그런데 무섭게 포효하며 덤빌 듯 튀어오를 때는 언제고, 고양이가 갑자기 비틀거리며, 제 머리를 제 손으로 두드리기 시작했다. 두통인가? 미자가 의아해 동그란 두 눈을 몇 번 깜빡이는 사이, 고양이가 그들을 잊은 듯 뒤 돌아 산을 타 오르기 시작했다. 거침없는 걸음으로 사뿐사뿐 산을 타는 고양이의 엉덩이가 살랑살랑 멀어져 가고 있다.

 

 “하아? 고양이를 다 보고, 신기한 일이네. 그런데... 고양이가 맞기는 한...거 겠죠?”

 

 고양이라고 하기에는 덩치가 너무나 컸다. 멀찍이 떨어져 있었지만 저 하얀 고양이의 덩치는 분명 미자보다 더 클 것이라는 걸 알 수 있었다.

 

 “....음... 미자....”

 “고양이... 고양이라... 근데, 고양이가 원래 저런 송곳니가 있던가요?”

 “크아앙!”

 

 그때 또 다시 들려오는 고양이의 날카로운 울음소리. 미자가 깜짝 놀라 돌아보자, 고양이가 무서운 속도로 산을 타고 올라간다. 마치, 먹잇감을 발견한 맹수처럼 포악해 보였다. 사냥이라도 하려는 걸까? 만약 그렇다면 미자로서는 너무나 다행이었다. 조금 전에는 자각을 못하고 있었지만 조금 전 저 고양이가 그녀를 발견했었고, 자칫했으면 그 먹잇감은 미자와 알렌이 되었을 수도 있던 상황이기 때문이다. 그렇게 산을 오르는 고양이를 넋 놓고 보는 미자를 알렌이 재촉했다.

 (*검치호랑이 (칼이빨호랑이Saber-toothed tiger)는 4,000만 년 전~만 년 전후로 멸종 [네이버 지식백과] 발췌.)

 

 “어서, 가야되요. 미자.”

 “아.... 네.”

 

 뭐가 그리 급한지, 알렌이 서두르는 통에 몇 걸음 서둘러 걷던 미자의 발이 뒤엉켜 넘어질 뻔했다.

 

 “아!? 아... 알렌, 좀 천천히 가요.”

 “아....”

 

 그제야 미자를 돌아보며, 알았다는 듯 고개를 끄덕이지만 몇 걸음 뒤, 또다시 빨라지는 그의 발걸음. 그런 그를 미자는 불안한 눈으로 바라보고 있다. 도대체 왜 그러지? 평소 그답지 않은 격한 반응이 미자를 더 없이 불안하게 만들고 있었다.

 

 “......알렌, 왜 그래요?”

 “....검치 호랑이가 다행히 산 정상으로 향했지만, 언제 우리에게 올지 몰라요. 어서 내려가야 합니다.”

 “네? 검치 호랑이요? 아! 고양이가 아니었어요?”

 “맹수예요. 만약, 그 호랑이가 미자에게 달려들기라도 했으면... 생각하기도 끔찍하군요. 검치 호랑이가 휘두른 앞발에 네발짐승들의 뼈가 부러지고, 그의 엄니에 살과 뼈가 으스러진다고 했어요. 그건, 커다란 매머드까지 사냥한단 말입니다.”

 “아....”

 

 알렌의 말을 듣고 있자니 미자의 다리에 절로 힘이 풀리며 스르륵 주저앉을 것만 같았다.

 

 “이런, 미자!”

 “하아.... 그렇게... 무서운 동물이였어요? ...그...고양이가...?”

 “.... 고양이가 아니라, 검치 호랑이예요.”

 “세상에....”

 

 미자의 뇌리로 조금 전 자신의 앞을 가리고 있던 알렌과 미자에게 앞발을 휘두르며 포효하던 검치 호랑이의 모습이 흘러지나갔다. 죽음이 코앞이었던 것이다. 순간적으로 놀라 풀린 다리 때문에, 부들부들 떨면서 일어서지도 못하는 그녀를 부축하며 알렌이 긴장해 있는 미자를 위해 천천히 설명하기 시작했다.

 

 “검치 호랑이는...”

 

 미자는 검치 호랑이에 대해 설명하는 알렌의 넘쳐나는 지식에 당황하여 머뭇거리다 작게 말했다.

 

 “만, 만약.... 알렌이 없을 때 저 혼자 그 고양이를 만났다면...”

 

 미자의 낯이 파리하게 굳은 채 묻는 그 말에 알렌은 잠시 멈칫하는 듯 하더니, 미자의 손을 잡아끌며 다시 서둘러 내려가기 시작했다. 알렌은 보고 말았다. 미자의 눈동자가 빠르게 이곳저곳을 바라보며 흔들리는 것을, 마치 그녀의 눈동자가 두려움에 뱅글뱅글 돌아가기라도 할 것 같았다.

 

 “고양이는 예측불허(豫測不許).”

 

 미자가 들릴 듯, 말듯 속삭인 그 말을 들었는지 그가 갑자기 멈춰 섰다.

 

 “미..자? 지금 뭐라고?”

 

 미자의 말을 들으며 알렌의 얼굴이 딱딱하게 굳어 버렸다. 그리곤 두려움에 흔들리는, 미자의 얼굴을 살피다, 혹시 어디 다친 곳은 없는지 다시 확인하기 시작했다.

 

 “미자... 미자... 괜찮아요? 그건, 고양이가 아니라 검치 호랑이예요.”

 “검치...”

 

 호랑이 설명이라면 조금 전에 그에게서 충분히 설명 들었다. 그저 자신이 고양이와 호랑이를 착각한 것이다. 하지만 자신의 별거 아닌 말에 당황한 듯 보이는 그의 낯빛을 바라보며, 미자는 의아한 듯 고개를 살짝 갸웃거린다. 그래서 자신도 모르게 흘러나온 말을 끝맺기 위해 다시금 입안에 담아야 했다.

 

 “고양이는, 언제나 예측불허(豫測不許)... 이 말이.... 갑자기 생각났어요.”

 “....미자....”

 “그냥, 하얀 고양이라고 생각해서.... 하얀 고양이를 보면 일이 이상하게 돌아가고, 또 특별한 일이 생긴다고....어디서 들은 듯 해서... 알렌?”

 

 미자에게서 고양이 소리가 나온 이후부터 아무런 표정도 없이 굳어 버렸던, 알렌의 다정한 손길이 미자의 어깨에 살며시 내려앉는다.

 

 “미자... 이곳에는 고양이가 살지 않아요.”

 

 알렌의 벌꿀처럼 달콤한 금빛 눈동자가 미자의 등 뒤로 보이는 산을 슬쩍 바라보다 바로 미자를 향해 빛을 냈다. 꿀이 뚝뚝 떨어질 것 같은 알렌의 달콤함이 너무 달아, 쩍쩍 달라붙는 것만 같았다.

 

 “아.....”

 

 당황해서 잠시 잠깐 긴장하며 머뭇거렸더니, 어느덧 어깨에서 내려온 그의 손이 미자의 두 손을 꼬옥 쥐며, 진지한 어조로 부드럽게 그녀를 달래기 시작했다.

 

 “미자, 이 절벽은 너무 위험해서 짐승들이 살지 않아요. 우연찮게도 검치 호랑이를 보긴 했지만, 이곳뿐만 아니라 우리가 사는 이곳엔... 그 고양이란 게 살지 않아요.”

 “네...?”

 

 잘 생각해 봐요. 나지막이 속삭이는 알렌의 음성이 귓가를 아스라이 맴돌고 있다. 고양이가 없다고? 어? 하지만 미자의 기억 속에는 고양이라는 생물이 어렴풋이 기억에 남아있었다.

 

 “미자, 잘 생각해봐요. 고양이란 게 정말 있나요? 전, 미자한테 처음 들었어요.”

 

 이곳 절벽은 바람이 강해서 날 짐승들도 다가가지 않아요. 너무 위험해서 짐승들은 이 산의 근처에 얼씬도 않는.... 라며, 알렌이 무언가 계속말해주고 있지만 미자는 집중할 수가 없었다. 이상하다. 미자는 갑자기 기억속의 고양이가 아른아른 흐릿해져가는 기분이었다. 그건 분명 선명했었는데 어느 순간 흐릿해지다, 사라졌다.

 

 “응?”

 

 뭐지?

 

 “어쨌든 검치 호랑이가 다시 내려오기 전에 어서 내려가도록 해요.”

 “네에.”

 

 검치 호랑이라... 그게 그렇게 위험한가? 뭔가에 홀리듯 산에 올라올 적에는 그런 위험한 동물을 만날 거라는 생각은 못했었다. 그래, 알렌조차도 이 산에 올라올 거라는 건... 어라? 그런데 내가 이 산에 왜 올라 왔더라? 호랑이 때문인가? 왜 올라 왔는지 기억이 나지 않았다. 이렇게 위험한 산에 대체 왜...

 

 “......어...?”

 

 그런데, 알렌은.... 어째서 산에 올라왔느냐고 왜... 안 묻지? 미자는 자신도 모르게 아랫입술을 잘근 씹었다. 위험하다고 걱정은 해 줬는데... 왜 올라 왔느냐고 는 안 묻네? 왜 안 물어봐요? 알렌? 그렇게 입안에서 맴도는 말을 미자는 뱉어내지 못했다. 분명 별거 아니지만, 굳이 물어 볼 필요는 없겠지만, 왠지 그 이유가 그녀에게 뼈에 사무치도록 비수로 다가왔다. 그리고 이 상황이, 미자를 바보로 만드는 것 같았다. 답답한 속내에 억울한 눈빛으로 알렌을 올려보니, 이미 알렌은 그런 미자를 한없이 다정한 미소로 바라보고 있었다.

 

 “.....알렌....”

 

 그의 미소에는 영 당해 낼 수가 없다. 미자는 그런 그의 미소에 항상 자신이 녹아드는 것만 같았다. 온몸이 그의 벌꿀같이 달콤한 품안으로 포근히 안기는 듯 한, 이 느낌. 자신이 무얼 생각 했었는지 조차 기억하지 못 할 정도다.

 

 “미자, 그만 가요.”

 “.......”

 

 이미 취해 버렸기에....

 뜨겁다. 미자의 손을 꼬옥 쥐고 있는 그의 손이 뜨겁게 느껴진다. 그렇게 그의 손을 잡은 채 한참을 걷고 있다.

 

 “..........”

 

 마주 잡고 있는 손안에서 비가 오는 듯하다. 어찌나 긴장을 했는지, 연신 땀이 나고 있는 듯 했다. 그래도 말없이 꼬옥 쥔 손을 절대 풀지 않는 그를 보며, 미자는 민망함과 고마움이 교차해 간다. 하지만...

 

 “미자.”

 “네?”

 

 그가 미자의 이름을 부른다. 달콤한 내음이 미자의 이름에서 풍겨나는 듯하다. 미자가 살포시 웃으며 알렌에게 답을 하자, 알렌이 미자를 바라보며 단정한 어투로 말한다.

 

 “미자가 어디 있든, 난 다 알 수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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