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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능력사무소
작가 : 클레어
작품등록일 : 2017.7.3

복수하고 싶은 이들에게 능력을 빌려주는 "능력사무소". 얄미운 남동생 골탕먹이는 것부터 살인범 찾아내기까지. 능력을 빌려드립니다. 맡겨만주세요.

 
좁은 서울 바닥 (1)
작성일 : 17-07-17 23:09     조회 : 279     추천 : 0     분량 : 37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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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2화. 좁은 서울 바닥-

 

 “이번 의뢰는 야누스랑 평범이가 맡아야겠다.”

 케이가 서류를 뒤적거리며 말했다. 야누스가 돌아온 지 며칠. 웬일인지 성실하게 출근 도장을 찍는 야누스 때문에 경식은 결국 손님용 소파로 쫓겨났다. 그리고 어엿한 대학생 문경식이 첫 중간고사를 끝마친 오늘, 첫 의뢰를 맡게 되었다. 긴장감 혹은 떨림보다 경식은 사무소에 의뢰가 들어왔다는 것이 더 놀라웠다.

 ‘여기 제대로 일 하고 있는 거구나!’

 이제야 월급 받으면서 죄책감이 안 들겠다고 안심했다. 그렇다고 지금껏 평범이가 일을 안 한 것은 아니다. 온갖 궂은일, 예를 들어 영수증 정리, 명훈을 도와 사무소 청소 등 아르의 문제집 풀이 설명 같은 것들을 도왔지만 통장에 돈이 들어올 때면 죄책감을 지울 수 없었다. 그런데 드디어 임무다, 그것도 제 능력을 사용할 의뢰인 것이다.

 “어떤 걸 하면 될 까요 제가?”

 범이의 눈이 초롱초롱 빛났다. 옆에서 문제 풀이를 도와주던 경식이 호기심에 귀를 쫑긋하다 아르가 피식 웃었다. 그 단란한 모습을 관찰하던 야누스는 괜히 경식이 앉은 간이의자를 툭툭 쳐댔다.

 “이번 의뢰는 나름 간단해. 가출한 딸을 찾아 달래.”

 “예?”

 그런 거는 경찰서에 물어봐야 되는 거 아닌가? 범이는 생각했다. 어떻게 알았는지 머리에 푸른 별이 사는 케이가 살펴보던 서류를 내려놓으며 말했다.

 “경찰서에도 신고를 해놨는데, 딸이 능력자라서 찾을 수가 없나봐.”

 “우와. 무슨 능력자래요?”

 “무신 능력자? 뭐 얘기를 들어보니까네, 외관을 바꿀 수 있는 능력인 것 같은데. 우째선지 그 의뢰인이 자기 딸은 능력자가 아니라고 막 성을 벅벅 내더라. 능력사무소 와서 ‘제 얼굴 바뀌는 딸 좀 찾아주세요’라고 했으면서 능력자가 아니라는 건 또 뭐여.”

 명훈은 이해할 수 없다면서 주변에 분무기를 뿌려댔다.

 “얼굴이 바뀌는 능력자요?”

 순간 과거가 머리를 스쳤다. 얼굴을 바꿀 줄 아는 사람을 내가 알았던가? 의문이 들었지만 기억해내긴 글렀다. 경식의 평생을 스친 능력자는 셀 수 없이 많다. 이야기를 해 본 사람부터 얼핏 길거리에서 스친 사람까지. 특별한 눈을 가진 경식의 세계엔 은근 많은 능력자가 살고 있다. 그런데 묘하게 기분이 싸했다. 뭔가 잊으면 안 되는 것을 잊은 기분이다. 머리가 어떻게 그걸 잊었냐고 야단치는 것 같다.

 “좀 있다 의뢰자가 오기로 했는데. 자세한 거는 그때 듣도록 해. 이제 범이 니도 우리 사무소가 어떻게 돌아가는지 알아야제.”

 명훈의 말에 정신을 챙긴 경식이 네에, 대답했다. 그러자 명훈이 뭔가를 휙 던졌다. 그게 아르에게 날아와선 경식 앞에 내밀어졌다. 때깔 좋은 검정색 카드였다.

 ‘결론은 이건가.’

 경식이 한숨을 내쉬었다.

 “나는 샌드위치. 고기랑 치즈까지 추가해서.”

 아르가 주문했다. 착한 점심 셔틀은 속으로 주문서를 작성했다.

 “나도 무조건 고기 추가!”

 명훈이 거들었고 ‘만날 먹는 거.’라며 케이가 끝을 맺었다. 야누스도 말을 꺼내려했지만 아르가 말머리를 잘랐다.

 “너도 같이 갔다 와.”

 “내가 왜요. 쟤가 있는데!”

 야누스가 반항했지만, 아르가 서랍장에 손을 대려하자 곧바로 일어섰다.

 “알겠어요. 갔다 오면 되잖아. 아고 무서워 죽겠네. 그 삼단봉 좀 제발 제때 꺼내라고요. 지금이 응급상황 같아요, 알 누나?”

 야누스가 일부러 ‘알 누나’를 강조하며 말했다. 그는 쓸데없이 말이 많았다. 그리고 그게 아르를 화나게 했다. 경식이 사이에 있다고 오만한 것인지 그는 쉴 새 없이 구시렁거렸다. 고래 사이에 껴 경식은 금방이라도 등짝이 터질 것 같았다. 평범이는 빠르게 아르에게 손을 펴 보였다. 법인카드가 손바닥에 떨어지고 아르가 순식간에 삼단봉을 철커덕 꺼내들었다.

 “아, 알겠다고요! 야 펑범이. 너 빨리 나와!”

 야누스가 얍삽하게 몸을 움츠리며 사무소 문을 열어 재꼈다. 얼굴만 빼꼼 내민 채 평범이를 부르자 그가 달려 나갔다. 조용히 문이 닫힐 때 야누스가 불쑥 고개를 내밀었다.

 “갔다 올게요, 아르테미스 누나.”

 “꺼져!”

 투수 저리가라 지우개를 내던졌지만 야누스는 벌써 사라진지 오래다. 아르테미스는 오랜만에 불린 별명에 얼굴을 붉혔다. 고대 여신의 이름답게 아름다운 그녀의 얼굴에 불그스름한 부끄러움이 펴올랐다.

 

 “아 덥다.”

 야누스가 셔츠 칼라를 펄럭였다. 핏 좋은 슬랙스 주머니에 손을 꽂아 넣은 그는 걸음을 빨리 했다. 뒤따라오는 평범이는 안중에도 없는 매너다.

 ‘밀당이라도 하는 걸까.’

 평범이는 의문이 들었다. 처음 이틀 동안은 야누스는 열심히 당겼다. 평범이를 졸졸 쫓아다니며 ‘능력이 정확이 어떻게 되냐.’, ‘어디까지 보이냐.’ 혹은 ‘지금까지 본 능력자 얘기 좀 해봐라.’ 등등 평생 들을 질문을 다 들은 기분이다. 부담스럽게 쏟아진 질문에 소심한 경식은 만족스러운 대답을 내놓지 못했다. 그런 그를 뚫어져라 봐라보던 야누스는 ‘흐흥’ 눈초리를 가늘게 뜨며 사라졌다. 그 이후로는 뜨뜻미지근한 반응뿐이다. 아무리 살갑게 다가가도 마음의 틈이 보이지 않았다. 먼저 다가가는 것에 서툰 경식은 그저 야누스의 뒤를 쫓았다.

 야누스는 흐트러진 앞머리를 쓸어 올리며 셔츠에 껴둔 선글라스를 집어 썼다. 길쭉하고 마른 몸매에 선글라스까지 끼니 행인들이 힐끗 쳐다보는 게 느껴졌다. 괜히 옆에 있는 평범이까지 신경 쓰게 만드는 관심이었다. 하지만 야누스는 익숙한지 휘파람까지 불며 단골 샌드위치 가게로 앞장섰다.

 “그렇게 7개 주문할게요.”

 야누스가 주문을 마치고 카드를 내밀었다. 여직원이 조심스레 카드를 받아 들었다.

 “네, 알겠습니다. 영수증 드릴까요 손님?”

 “아니요. 괜찮습니다.”

 선글라스에 눈을 감춘 야누스가 입꼬리만 웃으며 말했다. 하지만 직원은 무슨 할 말이 그리 많은지 계속 말을 걸어왔다. 그리고 대화가 길어질수록 야누스의 오른쪽 뒤통수가 시꺼메지는 것을 경식은 보았다. 염색한 갈색 머리를 뒤덮듯 검은 아우라가 올라와 그의 머리를 감쌌다.

 “아, 네. 혹시 회사까지는 얼마나 걸리실까요? 요즘 날씨가 더워서 잘 상하거든요.”

 “금방이에요.”

 끝내 비릿한 미소로 대화를 끊어버린 야누스가 평범이 옆으로 와선 털썩 주저앉았다. 그는 앞머리를 쓸어 넘기곤 테이블에 턱을 괴었다. 고개를 갸웃하자 검은색 그림자가 사라져갔다.

 ‘아 궁금해.’

 경식은 궁금해 미칠 것 같았다. 한 번 터진 아이의 옹알이를 막을 수 없듯, 질문하는 재미를 깨달아버린 경식은 이제 스스로를 터지도록 압박하지 않았다.

 “지금 혹시 능력 쓰신 거예요?”

 “뭐?”

 야누스가 무뚝뚝하게 반문했다. 그는 마치 질문엔 질문으로 답하라고 명령어가 설정된 기계 같았다. 뭐든 물어도 답은 돌아오지 않고 도리어 나만 비밀이 까발려지는 기분이다.

 “능력 쓰신 거 아니에요? 방금 머리가 까매졌는데.... 혹시 무슨 능력 쓰신 거예요?”

 “오오. 능력이 보이긴 하는구나?”

 야누스는 진심으로 놀랍다는 듯 입을 쩍 벌렸다. 선글라스를 더 바싹 콧등 위로 올리며 그가 씨익 웃었다.

 “우리 평범이. 정말 능력이 눈에 보이나 보네? 맞아 써버렸네. 잠깐 깜박하면 이렇게 써버리게 된다니까.”

 그렇군요, 경식은 습관적으로 대꾸했다. 사실 이쯤이면 능력이 뭔지 얘기라도 해줄 텐데, 알고 싶냐고 묻기라도 할 텐데, 말을 아끼던 경식의 마음을 어떻게 알았는지 야누스가 물었다.

 “혹시 내 능력 궁금해?”

 “네!”

 생각보다 빨리 말이 나갔다. 경식은 고개까지 끄덕이며 야누스를 바라봤다. 흐음, 그는 또 애매한 소리를 내며 허공을 바라봤다.

 “커피 마시고 싶다.”

 “네?”

 “커피 사주면. 사주면 알려줄게.”

 야누스가 시원하게 미소 지었다. 턱을 괸 그의 손목에 찬 시계도 점심 햇살에 비싸게 반짝였다. 그는 이왕이면 바리스타가 내려준 커피로 부탁한다며 먼저 샌드위치를 들곤 밖으로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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