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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
전하, 아니 되옵니다
작가 : 아범
작품등록일 : 2017.7.17

이벤트 당첨으로 일등석에 탑승한 담월. 그곳에서 한 남자와 크게 다투고 만다. 결국, 비행기에서 내리기 전 그가 속삭인다. "두 번 다시 마주칠 일 없길 바라거라." 아니, 뭐 저런 싸가지가 다 있어?! 그렇게 끝날 줄 알았던 두 사람의 인연이 황궁에서 다시 시작되었다. 도망치려는 그녀와 잡으려는 그. 마침내 사로잡힌 그녀의 입에서 절망적인 신음이 터져나왔다.
"전하, 아니 되옵니다!"

 
그대들의 뜻이 정 그러하다면
작성일 : 17-07-17 22:01     조회 : 262     추천 : 0     분량 : 508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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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13 15 17 19 21

 담월이 탄 차가 검색대를 통과했다.

 곧 육중한 문이 열리면서 신궁의 모습이 드러났다.

 비밀스러운 공간이 들뜬 그녀에게 속살을 내보이는 순간이었다.

 

 "우와!"

 

 신궁의 압도적인 위용에 그녀의 눈이 휘둥그레졌다.

 이미 관광지로 유명해진 옛 궁과는 달리 신궁의 내부는 아직까지 일반에게 공개된 적이 없었다.

 상상 이상으로 화려하고 웅장한 모습에 담월이 입을 다물지 못했다.

 

 "밖에서 보던 거랑은 또 다른 느낌이지?"

 

 "그러게요. 정말 굉장한데요?"

 

 한 장관의 말에 담월이 크게 고개를 끄덕였다.

 한순간 간택에 대한 그녀의 적대적인 감정이 자취를 감췄다.

 

 황실 사람들의 실제 거주지인 만큼 경계가 삼엄했다.

 그녀가 탄 차의 앞뒤로 호위 차량이 금세 따라붙었다.

 잠시 뒤, 차가 멈춰 서자 대기하던 사람이 문을 열어줬다.

 

 "어서 오십시오, 한 장관님. 이쪽으로 안내해드리겠습니다."

 

 말끔하게 차려입은 남자가 앞장서며 안내를 했다.

 담월이 한 장관의 옆에 바짝 붙은 채 쉴 새 없이 두리번거렸다.

 

 "정말 으리으리하네요."

 

 어느 것 하나 평범한 것이 없었다.

 화려한 문양의 벽화를 따라 각기 다른 모양을 한 채 솟아오른 기둥까지.

 뭐 하나라도 놓칠세라 이리저리 눈을 굴렸더니 속이 울렁거릴 지경이었다.

 몰래 숨어든 자객도 어지럼증을 호소하다 생포될 판이었다.

 

 "그것 봐라. 아빠 말대로 하니 이렇게 좋은 구경도 하고 좀 좋으니?"

 

 "금강산도 식후경이라잖아요. 아무리 좋은 것도 몸이 편해야 좋아 보이는 거라고요. 저 지금 입국한 지 하루도 채 안 된 거 아세요?"

 

 담월이 볼멘소리를 했다.

 그렇지 않아도 시차 적응 때문에 힘든데 억지로 끌려 나온 자리가 편할 리 없었다.

 

 "그러게 좀 일찍 들어오라고 했잖아."

 

 "면접 일정이 남아서 어쩔 수 없었다니깐요."

 

 그녀의 입에서 면접 얘기가 나오자 금세 한 장관이 못마땅한 얼굴을 했다.

 

 "그 일은 꼭 해야겠냐?"

 

 "전에 말씀 다 드렸잖아요. 괜히 또 그러신다."

 

 "난 아직 허락한 적 없다."

 

 한 장관의 얼굴이 딱딱하게 굳어지자 담월이 슬쩍 눈치를 살폈다.

 

 "어, 저기가 영접관인가 봐요?"

 

 그녀가 괜히 딴청을 부리며 걸음을 재촉했다.

 

 "하여튼 누구를 닮아서 저렇게 말은 안 듣는지."

 

 한 장관이 고개를 절레절레 저으며 영접관에 들어섰다.

 

 영접관 내부는 그 어느 곳보다 웅장한 모습이었다.

 넓은 홀 가장자리로 커다란 조각상들이 무서운 얼굴을 한 채 서 있고 높다란 천장에는 거대한 용이 그려져 있었다.

 모두 금방이라도 움직일 듯 실감 나는 모습이었다.

 

 그중에서도 단연 돋보이는 것은 역시,

 

 가장 위쪽에 놓여있는 붉은 용상이었다.

 

 오직 단 한 사람, 군림하는 자에게만 허락된 자리였다.

 감히 쳐다보는 것만으로도 심장이 두근거렸다.

 

 한 장관이 먼저와 있던 사람들과 가볍게 눈인사를 나누었다.

 엉거주춤 서 있는 담월의 눈동자가 불안하게 흔들렸다.

 질서정연하게 늘어선 사람들을 보자 어쩐지 조금 주눅이 드는 기분이었다.

 그렇게 쭈뼛대는 담월을 향해 곱게 차려입은 여자가 다가왔다.

 

 "간택 후보자님 되시지요?"

 

 "네?! 아, 네……."

 

 듣고 보니 어쩐지 말이 이상하네.

 간택 후보자라.

 왠지 뽑아달라는 호소문이라도 읽어야 할 것 같았다.

 

 "후보자님의 자리는 이쪽입니다."

 

 궁녀로 보이는 여자가 차분하게 자리를 안내해줬다.

 담월이 자신의 자리로 다가서자 다른 후보자들이 보였다.

 세련된 정장 차림의 여자와 명품으로 도배를 한 여자가 그들이었다.

 

 '굉장한 미인들이구나.'

 

 정장을 입은 여자의 인상은 어쩐지 좀 차가워 보였다.

 반대로 명품을 걸친 여자는 발랄하고 귀여운 이미지를 풍겼다.

 서로 반대되는 이미지를 지녔지만 두 사람 모두 눈에 확 띌 정도의 미모를 지녔다.

 

 '본의 아니게 미모 몰아주기 역할을 맡아버렸네.'

 

 담월이 눈치를 살피더니 그녀들과 거리를 슬쩍 벌렸다.

 

 "따님분께서 아주 미인이십니다. 하하하."

 

 상선이 사람 좋은 미소를 지으며 다가왔다.

 한 장관이 가볍게 고개를 숙이며 인사를 했다.

 

 "과찬이십니다. 아직 철부지라 실수나 하지 않을지 걱정입니다."

 

 "실수할 게 뭐 있겠습니까? 그냥 절차대로 하다 보면 금방 끝날 텐데요."

 

 "올해도 간택은 없으시겠지요?"

 

 "그러시겠죠. 그냥 해마다 으레 하는 의식이니 따르는 것뿐이지요. 작년에는 황태자 전하께서 아예 간택제를 폐지하자고 폐하께 주청을 올려다 하지 않습니까?"

 

 "그랬습니까?"

 

 상선의 말에 한 장관이 가볍게 고개를 끄덕였다.

 곧 상선의 근심스러운 목소리가 이어졌다.

 

 "그나저나 황태자 전하께서도 적은 나이가 아니신데 슬슬 걱정입니다."

 

 "그러게 말입니다. 후사를 생각해서라도 서두르셔야 할 텐데요."

 

 때마침 영접관 안으로 우렁찬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

 

 "황제 폐하 납시오!"

 

 일순간 영접관이 조용해졌다.

 다들 고개를 숙이자 어리둥절한 담월도 얼른 고개를 숙였다.

 그 와중에도 호기심 가득한 그녀의 눈동자는 바쁘게 굴러다녔다.

 

 그런 그녀의 눈앞으로 검은색 가죽신이 쓱 하고 지나갔다.

 붉은색 용이 화려하게 수놓아져 있는,

 황제의 신발이었다.

 

 마음 같아서는 살짝 고개를 들어 얼굴이라도 훔쳐보고 싶었다.

 하지만 그렇게 했다간 대역죄인으로 질질 끌려나갈 것 같은 기분에 애써 호기심을 억눌렀다.

 

 잠시 후.

 

 자리에 앉은 황제가 먼저 입을 열었다.

 

 "다들 잘 지내셨소?"

 

 가장 앞쪽에 자리하고 있던 한 장관이 이에 화답했다.

 

 "예. 폐하께서도 강녕하신지요?"

 

 "나야 뭐. 별로 하는 일도 없이 좋은 건 죄다 챙겨 먹고 있으니 지나치게 팔팔할 뿐이라오. 하하하."

 

 황제의 웃음소리가 영접관에 울려 퍼졌다.

 지켜보던 상선이 얼른 마른기침을 했다.

 

 "크흠흠."

 

 "왜 그러느냐? 어디 몸이 안 좋은 것이냐?"

 

 "아니옵니다, 폐하."

 

 "그런데 어찌 기침을 그렇게 하느냐? 내 알기로는 탕약을 들일 때마다 기미상궁을 밀치고 자네가 대신 기미를 한다고 들었는데? 훔쳐 먹는 양이 부족했던 것이냐?"

 

 황제의 은근한 추궁에 상선이 능숙하게 대꾸했다.

 

 "폐하. 올해 처녀단자를 올린 간택 후보자들이옵니다."

 

 "오, 그래? 어디 보자."

 

 상선의 말에 황제의 관심이 금세 그녀들에게로 향했다.

 

 "오, 참으로 어여쁜 처자들이로구나. 올해는 어찌 이렇게 하나같이 참하고 고운 처자들이 나섰을꼬? 작년에는 영……."

 

 "크흠흠!"

 

 상선이 또다시 마른기침을 해댔다.

 가만두었다간 황제의 입에서 어떠한 망언이 흘러 나올지 알 수 없었다.

 황제가 못마땅한 얼굴로 상선을 노려봤다.

 상선이 움찔하더니 재빨리 그의 관심을 다른 곳으로 돌렸다.

 

 "올해 처녀단자를 올린 대신들입니다."

 

 곧 길게 늘어선 사람들 속에서 세 명의 장관이 걸어 나왔다.

 

 "오, 그대들이로군."

 

 황제가 반가워하자 한 장관이 고개를 숙이며 말했다.

 

 "과분한 자리에 감히 이름을 올려 그저 송구할 따름이옵니다, 폐하."

 

 "그 무슨 당치 않은 말씀인가. 한눈에 보기에도 훌륭한 처자들인 것을. 오히려 우리 태자에게 너무 과분하오. 그 쌀쌀맞은 녀석에게 저런 참한 처자들이 가당키나……."

 

 "크흠흠."

 

 상선이 재빨리 기침을 토해냈다.

 사람들 앞에서 황태자 뒷담화를 시도하는 황제를 말릴 방법은 이것뿐이었다.

 곧장 황제의 못마땅한 음성이 이어졌다.

 

 "또 어찌 그러느냐? 내가 무슨 틀린 말이라도 했단 말이냐?"

 

 "무슨 말씀을 하시는 것인지 소인 하나도 모르겠사옵니다, 폐하."

 

 상선이 모르쇠로 응수하자 황제가 이를 갈았다.

 때마침 출입구 쪽에서 신호가 왔다.

 

 "폐하. 황태자 전하가 도착했다 하옵니다."

 

 "오, 그래? 어서 들라하라."

 

 "들랍신다."

 

 상선의 말에 영접관의 문이 활짝 열리면서 누군가 걸어들어왔다.

 황제를 제외한 모두가 고개를 숙였다.

 

 '드디어 주인공이 납시었군.'

 

 고개를 숙인 담월의 눈동자가 강한 호기심으로 요동쳤다.

 결국, 그녀가 몰래 고개를 들었다.

 

 붉은 용포를 걸친 사내의 뒷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넓은 어깨와 호리호리한 몸이 그녀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오, 나름 괜찮은데?'

 

 그런데 어째 낯이 좀 익은 뒷모습이었다.

 때마침 걸음을 멈춘 황태자가 고개를 돌렸다.

 놀란 담월이 얼른 고개를 숙였다.

 

 곧 황태자의 근사한 목소리가 들렸다.

 

 "늦어서 송구하옵니다, 폐하."

 

 "아니다. 너야 늘 바쁜 사람 아니더냐. 할 일 없이 밥만 축내는 나와는 다르지. 신경 쓸 거 없다."

 

 황제가 작은 투정을 부렸지만 황태자는 전혀 관심이 없는 얼굴이었다.

 상선이 서둘러 황태자를 향해 말했다.

 

 "태자 전하, 이번 간택에 처녀단자를 올린 처자들이옵니다."

 

 황태자의 무심한 얼굴이 그녀들에게로 향했다.

 짙은 그의 눈동자에 그녀들이 하나씩 담겼다.

 옆에서 황제의 은근한 목소리가 들렸다.

 

 "어떠냐? 태자가 보기에도 너무 과분할 정도로 곱고 어여쁜 처자들이지 않느냐?"

 

 황제의 말에 상선이 몰래 한숨을 내쉬었다.

 곧 한 장관의 차분한 음성이 이어졌다.

 

 "한없이 부족한 딸자식이라 그저 송구할 따름이옵니다, 태자 전하."

 

 그러나 황태자는 아무 말이 없었다.

 그저 차갑게 굳은 얼굴로 그녀들을 바라볼 뿐이었다.

 보다 못한 상선이 나섰다.

 

 "전하. 매번 되었다 거절만 하시지 마시고 이번에는 좀 살펴주시옵소서."

 

 여전히 아무 대답 없는 황태자를 향해 상선의 잔소리가 이어졌다.

 

 "대신들의 체면도 있사옵거니와 하루빨리 황태손 마마를 보고자 하시는 황실 어르신들의 마음도 헤아리셔야 하옵니다."

 

 "흥! 난 이제 그쪽으로는 아예 기대도 없다."

 

 황제의 핀잔에 상선이 얼른 눈치를 줬다.

 잠시 뒤.

 시간이 지나도 아무 말이 없자 상선이 슬쩍 황태자의 표정을 살폈다.

 아무 감정도 느낄 수 없을 만큼 굳은 얼굴이었다.

 

 '역시, 올해도 틀렸구나.'

 

 상선이 아쉬운 얼굴로 고개를 저었다.

 그렇게 곧 거절의 절차를 밟으려는 찰라.

 마침내 무겁게 닫혀 있던 황태자의 입이 열렸다.

 

 "그대들의 뜻이 정 그러하다면 받아들이겠소."

 

 "네?!"

 

 상선이 깜짝 놀란 소리를 냈다.

 다른 사람들도 마찬가지였다.

 모두 자신들의 두 귀를 의심하는 눈초리였다.

 

 "저, 전하. 그게 무슨……."

 

 당황한 상선이 더듬거리며 물었다.

 그러자 곧 황태자의 또렷한 음성이 이어졌다.

 

 "그대들이 그토록 충심으로 주청하니 기꺼이 받아들이겠다 말했소."

 

 황태자의 말이 끝남과 동시에 모두가 경악했다.

 그리고 거기엔 담월도 포함되어 있었다.

 

 '지, 지금 뭐라고 한 거야?! 가, 간택을, 받아들이겠다고?!'

 

 너무 놀란 나머지 담월이 자신도 모르게 고개를 들었다.

 그녀의 눈에 근사한 외모의 황태자가 들어왔다.

 순간 두 사람의 시선이 딱 마주쳤다.

 

 "싸, 싸가지?!"

 

 담월이 저도 모르게 중얼거렸다.

 그녀를 향해 황태자의 잔인한 미소가 날아들었다.

 그러자 담월의 얼굴이 순식간에 하얗게 질려버렸다.

 

 아, 이런.

 

 아무래도 이번 생은 틀린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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