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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연재 > 판타지/SF
스탯 업
작가 : 구유
작품등록일 : 2016.8.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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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국의 기대를 저버린 불량품 시드.
온갖 멸시와 무시를 받던 그가 죽음의 위기에서 자신의 능력을 각성한다.
무한한 성장이 가능한 유일무이한 기사, 시드의 폭풍성장기.
[레벨 업! 스태이터스를 분배하시겠습니까?]

 
제 10 화
작성일 : 16-08-18 09:30     조회 : 568     추천 : 0     분량 : 62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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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피어의 창이 볼카도르의 눈을 노리고 찔러 들어갔다.

 마치 공간을 이동한 듯 눈에 보이지도 않을 정도로 빠른 속도였다.

 하지만 볼카도르는 그 가공할 찌르기에도 잽싸게 반응했다.

 위에서 아래로 주먹을 휘둘러 창대를 후려갈겼다.

 터엉-!

 주먹에 실린 위력이 얼마나 강한지 창이 부러질 것처럼 휘청거리며 구부러졌다.

 “흐읍!”

 스피어는 손아귀에서 튀어 나가려는 창을 있는 힘껏 부여잡고는 그 반동을 이용해 한 바퀴 크게 돌며 볼카도르를 후려쳤다.

 콰아앙-!

 도저히 창과 육체의 부딪침이라고는 생각할 수 없을 정도로 커다란 굉음이 터졌다.

 볼카도르의 거대한 몸이 포탄에 맞은 것처럼 튕겨 나갔다.

 아름드리나무들이 박살나며 족히 10m에 달하는 길이 생겼다.

 “크으으으으.”

 머스킷에서 발사된 수십 발의 납탄보다 이 한 번의 공격에 받은 충격이 훨씬 컸다.

 볼카도르는 흙바닥에 자빠진 채 신음 소리를 냈다.

 정신을 못 차리겠는지 연신 머리를 흔들어댔다.

 “후, 훅!”

 스피어는 턱 끝까지 차오른 숨을 고르기 위해 숨을 짧게 끊어 쉬며 아직까지 부르르 떨고 있는 창을 허공에 휘둘렀다.

 단 한 번의 짧은 공방.

 1분도 채 지나지 않았건만 스피어는 벌써 지친 기색이 역력했다.

 한순간의 실수가 바로 죽음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는 긴장감 때문이었다.

 눈앞의 볼카도르는 광대한 영역을 가지고 있는 제왕이었다.

 드넓은 구름산맥에서도 손에 꼽힐 정도로 강력한 몬스터인 것이다.

 100년 전, 토벌을 왔을 때에도 저 한 마리에게 6명의 기사와 800 명이 넘는 병사가 목숨을 잃었다.

 그리고 그의 왼팔 역시도.

 그때는 병사들의 도움으로 간신히 도주할 수 있었지만 지금은 그런 기대를 할 수 없다.

 오늘은 둘 중 하나가 죽을 것이다.

 그것이 자신이 될 확률이 훨씬 높지만 말이다.

 볼카도르는 금세 정신을 차렸다.

 놈은 천천히 몸을 일으키며 진득한 살기를 발산했다.

 평범한 인간이었다면 그 기세를 마주하는 것만으로도 거품을 물고 기절할 정도였다.

 콰득-!

 볼카도르가 발을 구르자 땅거죽이 폭발하듯 터져 나갔다.

 가공할 속도로 순식간에 스피어의 앞까지 온 볼카도르가 팔을 휘둘렀다.

 스피어가 눈을 부릅떴다.

 놈이 10m에 달하는 거리를 좁혀온 것을 미처 보지 못한 것이다.

 “미친……!”

 ‘더 빨라졌다고?’라는 말은 꺼내지도 못했다.

 이미 막기에 너무 늦었다.

 급히 땅에 주저앉으며 볼카도르의 공격을 피했다.

 후와아아악-!

 간신히 공격을 피했지만 공간이 터져 나가며 그 충격파가 스피어의 몸을 휘감았다.

 “크으… 억!”

 볼카도르의 팔은 스치지도 않았지만 그 여파만으로 스피어는 피부가 찢어지고 뼈가 뒤틀리는 고통을 느꼈다.

 하지만 고통에 정신을 팔고 있을 틈이 없었다.

 볼카도르의 무릎이 스피어의 얼굴을 노리고 짓쳐 들고 있었다.

 “젠장!”

 자세가 무너진 탓에 피할 수도 없었다.

 의수인 왼팔을 들어 얼굴을 막았다.

 쩌어엉-!

 철로 만든 의수가 박살 나며 쇳조각이 비산했다.

 그리고 스피어는 그보다 더 빠른 속도로 뒤로 튕겨져 날아갔다.

 쾅, 쾅, 쾅!

 스피어의 몸에 부딪힌 나무들이 꺾이고 부러졌다.

 “크윽!”

 볼카도르의 공격에 당한 고통 때문에 나무에 부딪친 충격은 느껴지지도 않았다.

 쇳조각이 박힌 것인지 스피어의 한쪽 눈에서 피가 흘렀다.

 ‘낭패다!’

 몸에서 느껴지는 고통이 심했지만 잠시 후면 회복될 수 있을 정도였다.

 하지만 눈은 아니다.

 한 달 정도의 시간이 있다면 치유되겠지만, 문제는 지금 당장이었다.

 그렇잖아도 이길 수 있을지 확신할 수 없는 상황에서 한쪽 눈까지 잃었으니 절망적이었다.

 ‘여기까진가?’

 스피어가 자조 섞인 웃음을 지었다.

 왼팔을 잃은 설욕을 하려 했건만, 이번엔 팔이 아닌 목숨을 내주게 생겼다.

 그때였다.

 “괘, 괜찮아?”

 옆에서 누군가가 다가오며 말했다.

 스피어는 소리가 들린 방향을 쳐다보더니 인상을 구겼다.

 “왜……. 왜 아직 여기 있는 거냐, 시드!”

 스피어의 말을 듣지 않고 나무 뒤에 숨어서 싸움을 지켜보고 있던 시드는 입을 다물지 못했다.

 볼카도르는 자신이 상대한 가장 강했던 카라크와 비교도 할 수 없는 괴물이었다.

 카라크는 그래도 총에 맞으면 피라도 흘렸지만, 볼카도르는 티끌만큼의 충격도 받지 않는 것 같았다.

 팔 한 번 휘두르는 단순한 공격에 병사 서넛이 피떡이 되어 죽었다.

 칼과 창, 머스킷이 전부 통하지 않는 괴물이었다.

 스피어가 싸움에 뛰어들면서 놈의 옆구리에 커다란 상처가 생겼지만 변한 건 없었다.

 여전히 병사들은 죽어나갔고 스피어 역시 쉽사리 공격하지 못했다.

 이윽고 살아남은 병사들이 모두 도망치고 둘만 남아 싸움을 이어갔다.

 그때부터 시드는 헛웃음을 지었다.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다.

 둘이 어떤 싸움을 하는지, 어떤 움직임을 하는지 하나도 볼 수가 없었다.

 숨어 있다 스피어가 불리할 때 나타나 도움을 주려고 생각했던 시드는 자신이 얼마나 잘못된 생각을 하고 있었던 것인지 깨달았다.

 자신은 나서봐야 도움은커녕 방해나 되지 않으면 다행이었다.

 실제로 싸움에 끼어든다면 1초도 지나지 않아 죽을 가능성이 농후해 보였다.

 새삼스레 자신의 능력에 자괴감이 느껴졌다.

 스피어의 말대로 이곳에서 멀어지는 것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게 뒤로 몸을 돌릴 때였다.

 콰앙-!

 커다란 굉음과 함께 뭔가가 이쪽을 향해 빠르게 날아오는 소리가 들렸다.

 깜짝 놀라 그쪽을 본 시드는 놀란 표정을 지었다.

 그곳에는 스피어가 피를 흘리고 있었다.

 잠깐 시선을 뗀 사이에 무슨 일이 벌어진 것인지 그의 상태는 심상치 않아 보였다.

 한쪽 눈을 감고 있었는데 피가 줄줄 흘러나오고 있었다.

 저런 상처를 입은 스피어를 혼자 두고 갈 수는 없었다.

 시드는 이 자리를 피하기로 했던 생각을 접고 스피어를 향해 다가갔다.

 “괘, 괜찮아?”

 스피어가 고개를 돌려 시드를 쳐다봤다.

 “왜……. 왜 아직 여기 있는 거냐, 시드!”

 시드를 향해 고함을 질렀다.

 “나, 난 혼자 도망가지 않아!”

 스피어가 소리치자 그 반발감에 자기도 모르게 스피어를 향해 외쳤다.

 “대체 너는… 젠장, 피해!”

 시드를 향해 뭐라 말을 하려던 스피어가 흠칫하더니 시드를 붙들고 한쪽으로 몸을 날렸다.

 콰아앙-!

 어느새 다가온 것인지, 볼카도르가 시드가 있던 자리로 떨어져 내렸다.

 땅이 박살나며 흙무더기가 사방으로 튀어 올랐다.

 “잘 들어라. 놈의 눈에 띈 이상 당장 도망치는 것은 불가능하다. 내가 시선을 끌고 있을 테니, 그 사이에 숨어라.”

 “하, 하지만……!”

 “내 말 들어! 더는 너를 보호해 줄 수가 없다!”

 스피어가 시드의 항변을 막으며 윽박질렀다.

 그의 말대로 스피어는 시드를 보호해 줄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었다.

 혼자 볼카도르의 공격을 피하기도 벅찼다.

 이제는 한쪽 눈마저 잃었으니 더욱 어려울 것이 뻔했다.

 그런 상황에서 시드까지 챙기라는 것은 자살하라는 말과 다를 바 없다.

 스피어의 마음을 느꼈는지 시드가 무겁게 고개를 끄덕였다.

 “좋아. 네 말대로 할 테니, 대신… 죽지 마.”

 퉁명스럽게 한마디 툭- 내뱉은 시드가 몸을 돌려 한쪽으로 달려갔다.

 “죽지 말라니. 너무 어려운 부탁을 하는군.”

 스피어가 피식 웃었다.

 그러곤 허리를 펴고 볼카도르를 향해 정면으로 섰다.

 “이렇게 됐다. 나는 아무래도 오늘 너에게 죽을 운명……?”

 볼카도르를 향해 중얼거리던 스피어가 말을 잇지 못했다.

 놈이 자신이 아닌, 다른 쪽으로 고개를 돌리고 있었던 것이다.

 볼카도르의 시선을 따라 그곳을 쳐다보던 스피어가 경악을 했다.

 “젠장, 시드! 피해라!”

 스피어와 볼카도르가 쳐다본 곳에는 빠르게 달리고 있는 시드가 있었다.

 “크워어어억!”

 볼카도르가 포효했다.

 그리고 스피어를 흘깃 쳐다보더니 시드를 향해 몸을 날렸다.

 볼카도르의 속도는 B급 기사인 스피어조차 따라잡기 버거울 정도!

 눈 한 번 깜빡일 정도의 짧은 시간에 볼카도르는 이미 시드의 바로 뒤에 도달했다.

 스피어의 외침에 뒤돌아보던 시드의 몸이 굳어버렸다.

 볼카도르가 시드를 보며 히죽 웃고 있었다.

 그러곤 시드의 몸통만 한 주먹을 그대로 휘둘렀다.

 후우우웅-!

 볼카도르의 주먹이 대기를 가르며 시드를 향해 다가왔다.

 하지만 시드는 그것을 인지할 수조차 없었다.

 주먹이 시드의 몸에 틀어박히기 직전!

 볼카도르와 시드 사이에 흐릿한 그림자가 끼어들었다.

 우드드득-!

 뭔가 박살나는 소리가 들렸다.

 이제야 상황을 파악한 시드의 앞에는 스피어가 서 있었다.

 볼카도르의 주먹에 가슴이 함몰된 채.

 “크으, 이 교활한 새끼가……!”

 스피어는 볼카도르가 분명 이 상황을 노린 것이라 생각했다.

 놈이 시드를 쫓아가기 전, 자신을 쳐다봤을 때 느꼈다.

 온몸의 뼈란 뼈가 모두 박살난 것 같은 격통이 느껴졌다.

 “스, 스피어!

 뒤에서 시드의 울음 섞인 목소리가 들렸다.

 하지만 스피어는 대답 대신 창을 들었다.

 단순히 팔을 드는 행동임에도 스피어는 머릿속이 새하얘졌다.

 볼카도르는 그런 스피어를 가소롭다는 듯 쳐다보고 있었다.

 스피어가 입을 열었다.

 “시드,. 내가 이 창으로 놈의 몸에 구멍을 뚫을 거다. 그럼 너는 그곳을 향해 검을 찔러 넣어라.”

 스피어의 음성에는 힘이 빠져 있었다.

 당장 숨이 끊겨도 전혀 이상하지 않을 상황이었음에도 스피어는 쓰러지지 않았다.

 시드가 대답하려 했지만 스피어의 동작이 더 빨랐다.

 그의 창이 천천히 볼카도르를 향해 찔러 들어갔다.

 찌르기의 속도가 너무 느려 3살짜리 어린아이도 피할 수 있을 정도였다.

 볼카도르는 그런 창을 보며 피할 생각도 하지 않았다.

 아무런 위력도, 기세도 느껴지지 않는 공격 따위는 자신의 가죽을 뚫을 수 없다는 믿음 때문이다.

 얼마 지나지 않아 스피어의 창끝이 볼카도르의 가슴에 닿았다.

 “쿠웍?”

 볼카도르가 뭔가 이상하다는 듯 고개를 갸우뚱하며 밑을 쳐다봤다.

 창이 조금씩 볼카도르의 가슴을 파고들어 가고 있었다.

 깜짝 놀란 볼카도르가 뒤로 물러설 때였다.

 쐐애애애앵-!

 창이 갑자기 맹렬한 속도로 회전하기 시작했다.

 창끝이 박혀 있는 볼카도르의 가슴에서 연기가 피어올랐다.

 그리고.

 퍼어억-!

 창 촉 지름의 수배가 넘는 커다란 구멍이 뚫렸다.

 그냥 보기에도 치명상에 가까웠다.

 “크와아아아아악!”

 볼카도르가 비명을 질러댔다.

 그러곤 스피어를 손으로 잡았다.

 배에 있는 입을 벌려 그 날카로운 이빨로 그의 몸을 씹었다.

 으드득-!

 뼈가 부러지고 살점이 찢어지며 피가 튀었다.

 시드는 그 광경을 보며 아무런 행동도 하지 못했다.

 스피어를 구할 생각도, 스피어의 말대로 검을 찔러 넣을 생각도 못했다.

 “저, 정신 차려라!

 스피어가 입에서 피를 토하며 시드를 향해 소리쳤다.

 그 외침에 시드가 흠칫 정신을 차렸다.

 “거, 검을 찔러…….”

 힘이 다한 스피어의 목소리가 작게 들렸다.

 시드는 이를 악다물었다.

 허리춤에 매달려 있는 낡은 검을 뽑았다.

 그그극.

 검집과의 거친 마찰음이 들렸다.

 그리고 스피어의 말대로 검을 찔러 올렸다.

 시드의 키에 비해 높은 곳에 위치한 구멍인지라 높이 뛰어 올랐다.

 아무리 F급이라 할지라도 신체 능력이 일반적인 인간보다 뛰어나다. 시드가 족히 2m는 뛰어오르며 검을 아래에서 위로 찔렀다.

 볼카도르를 보호하는 가죽이 아닌, 가슴 안쪽에서부터 파고든 검이 목을 지나 머리까지 닿았다.

 “쿠워어어억!”

 너무도 약해 보이던 시드를 무시한 채 스피어의 몸을 씹는 것에 집중하던 볼카도르의 움직임이 외마디 비명과 함께 멈추었다.

 그러곤 서서히 뒤로 쓰러졌다.

 하지만 시드는 볼카도르를 쓰러뜨렸다는 것에 기쁨 따윈 느낄 겨를이 없었다.

 이미 몸이 반쯤 뜯겨져 나간 스피어를 구해야 한다는 생각밖에 들지 않았다.

 시드가 스피어를 향해 달려가려던 때였다.

 갑자기 시드의 머릿속이 새하얘지며 눈앞에 푸른 글자들이 쏟아져 나오기 시작했다.

 

 -조건이 충족되었습니다.

 -아카식 레코드와 연결합니다.

 -정보 열람 등급 설정 중……. 등급이 낮습니다.

 -10등급의 정보 열람만 허가됩니다.

 -아카식 드라이브 가동 개시. 레벨 시스템이 시작되었습니다.

 

 대체 무슨 뜻인지 이해조차 되지 않았다.

 글자들은 쉴 새 없이 시드의 눈앞을 어지럽혔다.

 글자에 가려져 앞이 보이지 않을 정도.

 시드는 그 혼란스러움에 정신을 차릴 수 없었다.

 한참 동안이나 뜻을 알 수 없는 글들이 나타났다 사라지기를 반복했다.

 그리고 여태까지의 푸른색과는 다른 황금색의 글자가 나타났다.

 

 -누적 경험치 계산 중…….

 -등급이 낮아 페널티가 부과됩니다.

 -등급 이상의 경험치 획득을 제한합니다.

 -계산이 완료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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