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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신화를 쓰자 - 세계수편
작가 : 연도단
작품등록일 : 2017.7.6

외딴 섬에 위치한 신국고등학교.
폐쇄적인 고등학교에 생긴 이변.
학생들의 몸에 깃든 신화적 존재들.
이변으로 인해 외부와 완전히 고립된 학교에서 지배하려는 세력과 지배에 저항하는 세력이 충돌한다.

 
2장: 신화(神話)를 쓰다. - 4
작성일 : 17-07-17 21:14     조회 : 249     추천 : 0     분량 : 37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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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

 

  “제대로 안내받았습니다.”

  여유로운 미소를 머금은 여운은 손으로 안개를 휘휘 걷어버리고 안개를 통과한다. 안개를 통과해 나온 여운은 눈을 살짝 감고 몸으로 쏟아져 내리는 직사광선을 만끽한다.

  여운은 맑은 공기를 깊게 들이마시며 눈을 뜬다.

  “후우... 현석 님의 씨앗 속이군요. 이곳...”

  여운의 기억에는 상처뿐이었던, 지금은 상처 하나 없이 깨끗한 건물을 응시한다.

  “신국고등학교가.”

  여운의 중얼거림에 호응이라도 하듯, 그가 들고 있는 태블릿PC 화면에서 희미한 빛이 흘러나온다.

  여운은 에다를 소환했다. 그리고 빛이 속삭이는 이야기를 느끼며 쓰기 시작한다.

  「태초의 과거. 시작의 과거. 그보다 더 이전의 시간 축에서 신(神)은 자각했다. 시작을 여는 존재의 근원이 있음을.」

  여운이 문장을 마무리 짓고 쓰는 것을 멈추자, 에다는 흐려지며 사라지고, 그 자리를 까맣게 침묵한 태블릿PC가 대신한다.

  “흐음... 거긴가요.”

  자신의 이야기와 연결된 현석의 존재를 느끼며, 여운은 학교를 향해 나아간다.

  학교를 향해 나 있는 길은, 여운이 처음 이 섬에 발을 딛고 걸었던 길과는 많이 다르지 않았다. 이전의 길처럼 잡초가 무성하게 자라있었거나 하지는 않고 깨끗했지만, 그때와 마찬가지로 사람의 흔적이라고는 찾아볼 수 없었다..

  분명, 수많은 인기척은 느껴지는 데도 말이다.

  여운은 자신을 스쳐 지나가는, 인기척을 내는 수많은 인간형상의 안개 덩어리들을 눈으로 쫓는다.

  “전부 안개뿐이군요. 현석 님의 이야기에 등장할 정도의 인연은 아직까지는... 나타나지 않네요.”

  여운은 배회하는 안개 덩어리들을 피해서, 현석의 존재가 느껴지는 학교를 향해 다가간다.

  학교에 가까워질수록 배회하는 안개 덩어리들의 숫자가 급격하게 증가한다.

  “이래서야 안개 속에 있는 것과 다를 것도 없겠군요.”

  이제는 피할 도리가 없을 정도 많았기에 여운은 그대로 그들을 관통해 전진한다. 여운과 안개가 겹쳐질 때마다, 안개는 잠깐 흔들렸을 뿐, 원래의 형상으로 돌아간다.

  특별한 하나가 여운을 스쳐 지나간 것은, 몇 번째인지 셀 수 없을 정도의 많은 안개를 관통하여 교문 앞에 도달했을 때였다.

  몸을 훑고 가는 서늘한 감각에 화들짝 놀란 여운은 자신에게 기묘한 느낌을 준 존재를 눈으로 쫓는다.

  “저 안개는..?”

  여운은 저만치 앞서나가는 안개에 시선을 고정한다.

  다른 안개와는 독보적으로 다른 포스를 풍기는, 먹구름에 가까운 흐린 안개.

  “이 느낌은 분명하군요. 저것이 씨앗을 감싸고 있는...”

  - 껍질

  “아.. 그렇군요. 말씀대로 아직 확정할 수는 없지만, 확률은 높을 것 같군요.”

  다른 개체와는 달랐지만, 일단은 사람의 형체를 겨우 유지만 하고 있는 안개였기에, 어떤 존재인지는 정확히 알 수는 없었다. 하지만 그가 풍기는 분위기는 분명히 특별하다.

  여운은 미세하게 진동하는 태블릿PC, 정확히는 태블릿에 저장되어 있는 에다의 울림을 느끼며 흐린 안개를 눈으로 쫓는다.

  “따라가야겠습니다. 이야기는 이어져야 하니까요.”

  여운은 교문을 지나 교사로 들어가는 흐린 안개를 쫓는다.

  여운은 안개를 쫓아 건물 안으로 들어갔고, 내부로 진입한 여운을 맞아준 것은 건물 안을 가득 채우고 있는 안개들이었다.

  여운은 발걸음을 멈춘다.

  “안개가 가득...”

  여운은 안개 속으로 걸어 들어갔다. 그러자 몸이 찌릿찌릿할 정도의 웅성거림이 사방에서 여운을 압박해온다.

  이 소란스러운 술렁임의 근원은 건물 안을 가득 채우고 있는 안개였다. 어지간한 일은 그냥 웃어 넘겨버리는 여운에게도 부담스러울 정도의 술렁임이, 파도처럼 밀려와 여운의 몸을 때린다. 그렇게 여운의 몸을 때린 술렁임은 밀려 나갔다가 다시 밀려와 여운을 치고, 다시 나가기를 반복한다.

  보통사람이었다면 그 자리에서 토하거나, 비명을 내지르며 뛰쳐나갔을 터다. 분명, 여운에게도 어떤 영향을 끼쳤을 터지만, 처음 눈썹을 살짝 찌푸린 것을 제외하고는 평온하다.

  여운은 평온한 얼굴로 안개를 헤치며 산책하듯 여유롭게 복도를 거닌다. 마치, 흐린 안개가 갈 곳을 이미 알고 있다는 듯 여유로워 보였다.

  복도에는 교실이 쭉 늘어서 있었고, 복도를 거니는 여운은 교실을 지나쳐야 했다.

  복도에 막 진입하여 첫 번째 교실을 지나면서, 여운은 속도를 늦추고 교실 안을 들여다본다.

  “역시나 여기도 안개뿐이군요.”

  안개로 가득 찬 교실에는 책상과 의자를 제외한 그 어떤 것도 존재하지 않는다. 나무에 휘감겨 생명력을 착취당하고 있던 학생 비료가 그리워질 정도로, 살아있는 그 어떤 것도 존재하지 않았다.

  여운은 멀쩡한 학교건물을 떠올리며 빈 교실을 응시한다.

  “역시나, ‘그일’이 일어나기 전의 시간 축이군요.”

  여운은 ‘그날’에 어떤 일이 일어났는지는 알지 못했다.

  “그날의 일이라...”

  그날의 일이 신화를 여는 창세기(創世記)의 열쇠가 분명할 터다. 현석의 태도, 장소를 보아서도 자명했다.

  “이야기를 쓰다 보면 자연스럽게 알게 되겠죠. 후후...”

  여운은 복도 모퉁이를 도는 흐린 안개를 눈으로 쫓으며 걸음을 서두른다.

  흐린 안개는 2학년 교실이 늘어선 3층으로 올라간다.

  “현석 님과 같은 학년... 역시나 인연이 분명한 것 같군요.”

  흐린 안개는 복도 끝, 마지막 교실인 2-F반에 멈췄다. 교실 앞에서 잠시 서성이던 흐린 안개는 교실 안으로 들어간다.

  “현석 님과 같은 반. 그렇다면 저곳에 이야기가...”

  여운은 2-F반으로 다가갔다. 문은 열려있었고, 교실 안에서 익숙한 목소리가 흘러나온다.

  “정말 너지?”

  가벼운 목소리의 주인공은 현석이다. 현석의 목소리는 기쁨으로 고양되어 있었다.

  “정말 ... 맞는 거지?! ... 맞지?!”

  “... ... ... ...”

  현석은 무언가와 대화하고 있는 듯했다. 하지만, 현석의 말은 무언가의 방해에 의도적으로 뭉개진 듯, 끊어져 제대로 이어지지 않는다. 뿐만 아니라, 현석의 말에 반응하는, 대화 상대의 말이라고 추측되는 안개의 소리는 여타 다른 안개소리처럼 뭉개져 웅웅거릴 뿐이다.

  “이래서야 안의 상황을 전혀 알 수가 없군요.”

  이대로 현석에게 모습을 보여도 될지에 대한 순간적인 망설임이 있었다. 하지만,

  “뭐, 상관없겠죠.”

  빠른 셀프 납득 후, 가볍게 고개를 끄덕인다.

  “어차피 안개나, 현석 님은 아직 저를 인지하지 못하는 모양이니.”

  여운은 그대로 교실로 들어갔다.

  그리고 봤다.

  여운이 쫓던 흐린 안개와 대화하는 현석을.

  붉은 안개와 대화하는 현석을.

  검은 안개와 대화하는 현석을.

  갖가지 색깔의 안개들과 대화하는 현석을.

  현석은 둥글게 둘러선 10개 정도의 안개 사이에서 그들과 대화하고 있었다. 하지만 마땅히 중심에 있어야 할 현석은 중심에 없었다. 그는 중심을 둘러싼 안개들 틈에 끼어 있었다.

  그들 모두의 중심에 있는 것은 안개였다.

  “황금색 안개..?”

  사람이라고는 현석뿐이었고, 들리는 소리라고는 웅웅거리는 울림뿐이었다.

  안개와 사람이 소리를 나누는, 분명히 기괴하고 괴상한 장면이었다. 그랬지만, 여운은 상황을 이해하고 있었다.

  눈앞의 괴이(怪異)를 이해시키는 존재.

  중심에서 모든 것을 이끄는 존재.

  - 금빛 안개.

  모두는 교실로 들어서는 여운의 모습을 볼 수 있는 위치에 있었다. 그것은 현석도 예외는 아니었다. 하지만 현석은 여운의 존재를 전혀 인식하지 못하고 있었다.

  “아직은 제가 등장할 때가 아니라는 건가요.”

  여운은 그들에게 다가간다. 그리고 그들 틈에 섞이려 했다. 하지만 더는 다가갈 수 없었다.

  여운은 멈출 수밖에 없었다.

  자신을 똑바로 바라보고 있었기 때문이다.

  금빛의 안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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