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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도대체 죽질않아!
작가 : JasonJK
작품등록일 : 2017.7.13

8월 열대야의 밤.
창백한 LED 전등 아래 마주한 것은 103년 전의 홍련에 눈동자.
사지가 부러져 퇴물이 되버린 나에게 어느날 6대 살성중 한명, 걸어다니는 재앙이라 불리는 투신이 스며든다.
빠른 속도, 많은 경험, 뛰어난 기술, 모든 것을 압살해버리는 압도적인 힘으로..!!

 
아슈나Ashuna (2)
작성일 : 17-07-16 20:38     조회 : 245     추천 : 0     분량 : 4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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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녀의 푸른안광이 격렬한 투기를 발하며 나를 쏘아본다. 숨이 막힐것 같은 긴장감에 나는 얼어붙는다.

 

 “무..엇을....?”

 

 [내 모습을 다 보았느냐 말이다. 내 강마향혈이 벗겨졌을때...!]

 

 다음 이어질 내 말이 무엇이느냐에 따라 눈앞의 존재는 단 1초도 망설이지 않고 내 머리를 박살내버릴 것이다.

 그의 전력을 다한 일격에 지푸라기처럼 날아가던 무인들이 떠올랐다.

 그 무인들 하나하나가 평생을 검으로 먹고살았다.

 그들은 내가 난생처음 겪었던 투쟁鬪爭의 장長을 매일같이 경험하며 살아 왔던 전사들일 것이다.

 그들 개개인의 삶은 자세히 모르지만 최소한 그들이 상대방이 휘두른 진검 한번에 한명씩 나가떨어지라고 지금까지 살아왔던 시정잡배가 아니란 것은 알 수 있었다.

 아니 설령 그들이 시정잡배일지언정, 어떠한 무인도 칼질 한번에 한명씩 평균 체중 70kg 안팎인 성인 남성을 날려버리는 일 따윈 현실적으로 불가능일 것이다.

 

 눈앞의 존재는 투신.

 

 태어났을 때부터 오직 단 한가지의 목적만을 지니고 태어나고 날을 세우고 벼려진 존재.

 그 목적은 바로 살인殺人.

 복잡한 인간관계로 얽히고설킨 세상에서 가장 단순 명확한 해결책. 어떤 경천동지할 권모술수와 책략도 이 두 글자의 해결책 앞에서는 허황된 헛소리일 것이다. 그리고 눈앞에 은색의 철갑상은 그러한 것을 이루는 존재다.

 

 아버지가 말씀하시길, 이유를 불문하고 단 한번이라도 살인을 한 사람은 가까이 하지 말라고 하였었다.

 

 그것이 실수였던, 타의였던 간에 말이다. 사람을 죽였다는 것은 많은 의미를 가지고 있다.

 사람 대 사람이 만나 이야기를 할 때 보통 사람들은 행동으로 실행하기 전 세가지 정도의 선택지를 놓고 고려한다고 한다. 하지만 살인자들은 거기에 언제나 선택 사항 하나를 더 추가해서 고려를 한다고 하니, 그것이 바로 ‘살해殺奚’ 이다.

 이것이 바로 실수로라도 살해를 경험해본 자는 상종하면 안 되는 이유라고, 아버지는 말하곤 하였다.

 그 두 글자의 묵직함은 남다를 수밖에 없다. 최소 내가 죽기를 원하지 않는, 살고자 하는 살아있는 사람인 이상.

 

 [어디까지 보았냐고.]

 

 재차 내 눈앞의 살성이 물어보았다.

 

 “아까부터 도대체 뭘 보았냐고 묻는 거야.”

 

 나는 용기를 내 물어보았다. 살성의 푸른 안광이 폭사되어간다.

 

 [나에 대해.]

 [그리고 나의 모습에 대해...!!!!]

 

 그 모습은 격렬했다.

 의연한 듯 물었지만 내 이빨은 다닥다닥 떨리고 있었다. 앉아있었음에도 다리는 후들거리고 있었다.

 

 [대답해라. 대답 안하면 단숨에....]

 

 다 보았다고 말하면 즉사할 것이다.

 확실하다.

 내 모든 본능이 그렇다고 외치고 있었다.

 서있었다면 바로 주저앉아버렸을 것이다.

 

 침묵이 길어졌다.

 

 까가각, 소리와 함께 살성의 손에 쥐어진 수정이 비틀려 움켜져가는 것이 보였다.

 살성의 호흡이 멈추어갔다.

 보일리 없는 그의 근육이 팽팽히 언제라도 발도拔刀할 것처럼 긴장 되어가는 것이 느껴졌다.

 철의 투구는 거의 복구 되면서 드러났던 한쪽의 루비같은 붉은 눈동자도 흰색의 갑주로 덮여나갔다. 얼굴이 있던 자리는 이제 백색의 투구만이 자리하고 있다. 양 눈에서 뿜어지는 푸른빛의 귀신같은 안광이 가늘어져 가는 것을 보인다.

 

 “당신이 사람들이 말하던 6대 살성 중 하나, 학살의 천마야?”

 [뭐?]

 

 제기랄, 맞다. 난 죽......

 

 "컥!"

 

 실수라고 말하기도 전에 멱살이 잡힌다.

 몸이 들어올려진다.

 

 파지지직

 

 눈앞에서 녹색의 스파크가 치솟아 올라간다.

 거기에 몸이 스쳐지나가며 나는 몸이 튀겨지는 느낌을 들었다.

 

 "컥..커억."

 

 이를 악물었다.

 떨림이 멈추었다.

 죽더라도, 비록 죽더라도 그 끝은 치졸하게 굴다 죽지 않을 것이다, 라고 각오했다.

 

 “그래, 봤다. 너의 그 갑옷과 투구에 가려져 있는 것들. 다 보았다고!”

 [역시.]

 

 수정이 움직이려 했다. 난 이를 악물며 말했다.

 

 “더불어 기절해 있는 널 여기까지 데려온 것도 나고! 그들이 오고 있다며. 최대한 빨리 거기로부터 이동해야 한다며! 그래서 여기까지 옮겨왔는데 그게 잘못 된거야?! 너의 그 투구 뒤에 무슨 의미가 있는 건진 모르겠지만 말야! 난 네놈들에 조금도 관심 없어!”

 

 어차피 상대방이 죽일 거라 마음먹는다면 내가 무슨 짓을 하더라도 그 죽음을 피할 수 없을 것이라 생각하였다.

 눈앞의 무인은 그의 인생을 살아옴에 있어서 살려 달라 빌었던 이들을 무수히 만났을 것이다.

 거기에 그 사람들을 살려두며 오늘날까지 걸어왔을 리도 없을 것이다.

 

 “무인들을 직접 조우하는 것도 오늘이 처음이지만, 네놈들은 정말 이해할 수 없는 놈들이다. 이 개같은 자식들아. 너희들이 정녕 우리랑 같은 사람이냐? 죽일 테면 시간낭비하지 말고 죽여. 그래, 아까전과 같은 놈들을 무수히 이끌었던 수장, 살성이라면 당연하겠지. 숭고한 뜻이든 대의든 그딴 너희 세상의 일들, 나 같은 반쪽짜리 광대가 뭘 알겠냐만은!”

 

 나는 멱살잡혀 들어올려진체 고래고래 소리질렀다.

 처음 입을 열기는 어려웠다. 하지만 그 뒤에는 악밖에 남지 않았다.

 끼긱, 하고 미세하게 학살의 천마의 몸이 움직였다.

 

 [......나는.]

 

 철판과 철판이 서로 맞물려 움직이며 마찰음을 내었다.

 

 [........]

 

 학살의 천마, 시나타데는 나를 물끄러미 쳐다보았다.

 열기를 식히는 밤바람이 나무를 타고 두사람의 머리카락을 흔들었다.

 그녀는 이제는 완전히 다 가려진 투구의 눈두덩이로 퍼런 안광을 뿌리며 나를 바라보고 있었다.

 

 [....속 편한 소리하지마. 이 멍청이가.....!]

 

 내 눈앞의 존재는 나를 집어던지듯이 멱살을 풀었다.

 

 “크윽.”

 

 나는 주저앉았다.

 사타구니가 싸한 것이 소변을 지린 느낌마저 들었다.

 철의 거인은 수정을 등 뒤의 갑주 안으로 회수했다.

 

 [착각하지마. 네놈을 살려준 것은 네가 반드시 살려둘 가치가 있어서도, 네 말에 동의해서는 더더욱 아냐. 선대따위야 어찌되든 알바 없어. 그저 너를 이 자리에서 죽인다는 것이 그들로부터 어떻게든 한명이라도 더 구하려고 여기까지 온 내 행동에 모순되기에 그런 것일 뿐이다. 그리고 또한 당신이....!]

 

 천마는 나를 잠깐 내려다보며 말을 멈추었다.

 

 [말이 지나치게 많았군.]

 

 그녀는 더 이상 말을 하지 않았다.

 

 "헉...헉...."

 

 나는 바닥에 놓이고 나서야 잊고 있던 숨을 몰아쉬었다.

 어느덧 내 앞에 학살의 천마, 는 처음 그녀를 조우했을 때처럼 거대한 강철의 거인으로 완벽히 돌아가 있었다.

 

 “...나를 죽이지 않을 껀가?”

 [선대를 이 자리에서 죽인다면 내가 107년간 믿고 행해 온 것이 무너져. 스스로 생각하기에 본인이 그 정도로 가치 있을 거라 생각해?]

 

 그녀는 서늘한 목소리로 다시금 말했다.

 

 [지금까지 어떤 삶을 살았는지도 모를, 이제 막 처음 본 그대에게 그 정도까지의 가치가 있을리가 없지.]

 

 끼익

 

 그녀를 구성하고 있는 거대한 은색의 철갑은 보는 것 그대로 거대한 질량을 가지고 있었다.

 그녀가 조금씩 움직일 때마다 동굴의 바닥을 구성하는 진흙이 그녀의 발뒤꿈치에 짓눌리며 으깨져가는 것이 보였다.

 

 “역시 괜히 무거운게 아니었...”

 [뭐?]

 “아니. 그냥 요즘 내가 몸이 무거운거 같아서..”

 

 그녀가 말하는 믿고 있는 것이 무엇인지는 몰랐지만 어쨌든 일단 내 앞의 존재가 나를 해하려 하지 않는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최소한 지금 이 상황에서는 말이다.

 시나타데는 좌우를 살펴보았다.

 

 [여긴 어디지....?]

 “어찌 되었건 간에, 나를 살려줬었잖아. 내버려 두고 올 수는 없었어.”

 

 주변을 보던 눈앞의 거인의 갑주가 말했다.

 

 [의도한건진 모르겠지만 여기 지형, 아주 마음에 드네.]

 “응?”

 [좌우가 벽으로 막혀 4방향중 2방향만 남은게 습격당하기 좋은 장소거든.]

 “........”

 

 무인이다.

 이야기로만 듣던 무인이었다. 죄다 싸움으로 연결해서 생각한다는 정신병자들. (아버지의 표현이다.)

 

 “저기......진짜 당신 살성이야...?”

 

 끼기긱, 하는 소리와 함께 거인이 고개를 돌렸다.

 그의 폭사하는 안광은 과연 살아있는 생명체가 맞는지 의문점이 들정도로 오싹했다.

 곤충의 느낌. 아무런 감정없이 바라보는 사마귀의 느낌이라고 생각했다.

 

 [거기에 무슨 문제있어?]

 

 단조롭게, 쇠와 쇠가 갈리는 목소리로 그녀는 대답했다.

 

 “아니, 그런 의미가 아니라.”

 

 백색의 갑주는 다시 고개를 돌렸다.

 그가 걸친 은백색의 갑주는 어느새 깨끗해져 있었다.

 하지만 완벽히 복구된 갑주를 보고서도 나는 그 갑주가 어딘지 모르게 굉장히 얇아지고 투명해졌다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었다.

 마치 금이 가고 구멍이 간 둑을 진흙으로 임시 복구해놓은 그런 불안한 느낌.

 

 [나도 앉을께.]

 

 서늘한 말투였지만 그녀는 세세히 자신의 행동을 나에게 말하는 의외의 섬세함을 보였다.

 하지만 왠지 거기에 처음처럼 날이 선 모습은 보이지 않아 나는 약간이나 긴장이 풀린 것을 느꼈다.

 살지도 모른다.

 그녀는 일찍이 들어왔던 여타 무인들과 마찬가지로 풀밭 위에 정좌를 한 체 앉았다.

 앉은체로 잠시 침묵을 지키던 그녀는 입을 열었다.

 

 [그러니까 말이지. 결론은.]

 "으..응?"

 [그러니까 결국은 다 보았다 이 말이네.]

 

 나는 짧은 탄식을 뱉었다.

 해결된 것은 아무것도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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