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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도대체 죽질않아!
작가 : JasonJK
작품등록일 : 2017.7.13

8월 열대야의 밤.
창백한 LED 전등 아래 마주한 것은 103년 전의 홍련에 눈동자.
사지가 부러져 퇴물이 되버린 나에게 어느날 6대 살성중 한명, 걸어다니는 재앙이라 불리는 투신이 스며든다.
빠른 속도, 많은 경험, 뛰어난 기술, 모든 것을 압살해버리는 압도적인 힘으로..!!

 
생사기로 (1)
작성일 : 17-07-16 20:32     조회 : 248     추천 : 0     분량 : 4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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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 15 17 19 21

 조례가 끝나고 다시 상담실로 돌아왔다.

 착잡한 표정의 교무선생은 미안하다, 라는 짧은 말과 함께 어디론가 나갔다.

 

 “안내 해줄게요. 도시 행정학과라 하셨죠.”

 

 여직원이 상담실에 앉아 기다리는 나에게 말했다.

 

 “이사장님이 출석은 내일부터 체크한다 하시네요. 뭐 그냥 안나오면 더 좋고, 라고도 하셨구요.”

 

 그녀는 전 분명 말 전했어요, 라는 말과 함께 노트에 무언가를 적어내려갔다.

 그때였다.

 

 "엄마."

 

 문이 삐걱 열리더니 한 아이가 얼굴을 내밀었다.

 6살은 되었을까.

 정수리가 배꼽위치에 간신히 도달할 정도로 조그만 여자아이였다.

 볼은 터질듯이 통통했고 붉은기가 가득했다.

 

 "아이참, 좀 기다리라니까. 그새 나오니."

 "하지만 안에 있으면 심심하단 말이야. 이제 안끝나?"

 

 여직원은 당황한 기색을 보이며 나를 향해 양해를 구한다는 표정을 지으며 아이를 서둘러 안아올렸다.

 

 ".....따님이신가요?"

 "아, 정말 죄송해요. 오늘따라 아이가 보채서 잠깐 학교 구경시켜준다고 남편이 방금 맞겨놓고 갔더니 그사이에.... 금방 보낼께요."

 

 여직원은 같이 있자는 아이를 어떻게든 달래보기 위해 안고 달랬다.

 하지만 아이는 여전히 투정을 부리며 계속 같이 있기를 원했다.

 

 "저는 괜찮으니 같이 가죠. 어차피 저 안내 끝나면 퇴근하는거 아니신가요?"

 

 한참을 보다가 나는 창밖에 뉘엇뉘엇 져가는 해를 바라보고 그녀를 향해 말했다.

 

 "아, 괜찮으시다면 그렇게 해도 괜찮을가요?"

 

 여직원은 반색하는 표정을 지으며 나를 향해 말했다.

 밖은 비가 내릴듯이 검은 먹구름이 점점 짙어지고 있었다.

 

 "그런데 비가 내릴꺼 같은데..."

 

 갑자기 괜한 책임감을 느낀 나는 짐짓 하늘을 보며 걱정스럽게 말했다.

 

 "괜찮아! 괜찮아, 나 우산있어!"

 

 아이는 복도로 쪼르르 달려가더니 조그만 캐릭터가 그려진 우산을 들고온다.

 

 "그래, 잘 부탁해."

 "오빠도 안녕! 나 이 학교 잘알아! 나도 안내 도와줄께!"

 

 아이는 나를 향해 손을 흔들면서 천진난만하게 웃었다.

 그런 아이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잠깐 경직된 마음이 무장해제 된 기분.

 

 “그럼 따라오세요.”

 

 그렇게 예정없던 여직원의 아이와 함께

 우리는 학교를 돌아보기 시작했다.

 

 우르릉...

 

 하늘을 올려다보았다.

 

 "....왜이리 천둥소리가."

 "하연이는 무섭지 않아! 아빠가 이런거는 겁쟁이나 무서워한댔어!"

 

 자신을 하연이라 말하는 아이는 연신 사방팔방 뛰어다니며 기세좋게 움직였다.

 

 "기운이 넘치네요."

 "애아빠를 닮아서요. 혹시 신경쓰이면...."

 "괜찮아요."

 

 평상시 기분같았으면 맞장구 쳐주며 아이와 놀아주었겠지만 지금은 그럴 힘까진 없었다.

 그래도 아이의 천진난만함에 나는 편안함을 느꼈다.

 그 아이가 없었으면 아마 지금 어색함 속에, 그리고 잠시나마 밉게 보였던 여직원의 뒷통수를 내리쳐버리고싶다는 마음 깊은 곳의 분노에 조금은 힘들었을지도 몰랐다.

 

 쿠르릉

 

 8월의 폭염이 이글거리는 하늘은 밤이 가까워지면서 금방이라도 폭우가 내릴 듯이 검은 먹구름이 움직이고 있었다.

 꿉꿉한 습기는 점점 높아져갔다.

 하늘은 어두워져 땅거미가 져가는 듯한 착각까지 들었다. 가로등의 자동센서가 어둠을 감지하고 하나둘씩 백색의 창백한 LED등을 밝히기 시작한다.

 

 “가시게 될 곳은 메인 센터건물의 뒤에 있는 높은 언덕에 위치한 행정과 전용 건물이에요. 나름 학교 부지 안이라지만 오전수업만 있는 행정과 특성과 왕래가 힘든 높은 지형에 위치해있고, 가운데 광활한 공터가 있다는 지형특성상 저녁 6시 이후로는 인적이 거의 없어지는곳이니 유념하시고요.”

 

 여직원은 아이의 손을 꼭 잡은체 학교지리를 설명하며 앞장섰다.

 저 멀리 목적지인 언덕과 그 언덕위로 있는 허름한 건물이 보였다.

 앞다투어 학교를 빠져나가는 학생들의 무리가 저멀리 보였다.

 

 "......"

 

 가깝고도 먼 그들이라고 생각했다.

 

 "여~ 안쪽세상의 격투기 챔피언 아냐?"

 "몸은 좀 나아지셨나봐?"

 

 몇명 지나가는 학생들이 나를 향해 대놓고 이죽거리며 지나갔다.

 입술을 깨물며 외면했다.

 여직원은 말릴 생각도 하지 않고 사무적으로 앞장서서 걸어갈 뿐이었다.

 덤빌까도 생각했다.

 하지만 이내 머릿속에는 그들에게 볼썽사납게 두들겨 맞고 있는 자신의 모습이 떠오른다.

 학생들은 반응없는 나의 모습에 이내 흥미를 잃었는지 자기 갈길을 가기 시작했다.

 

 "어서 가죠."

 여직원이 나를 향해 말했다.

 아이는 아무것도 모른다는 듯이 고개를 갸웃하며 손을 잡은체로 지나간다.

 

 어둠은 점점 짙어져간다.

 LED 가로등의 불빛 또한 짙어져간다.

 인적도 드물어져갔다.

 

 우리들은 이내 언덕으로 올라가기시작했다.

 고도가 높아짐에 따라 학교의 광활한 부지와 높은 건물, 담 너머 도시의 풍경까지 얼핏얼핏보여갔다.

 광활한 공터를 지나 저 멀리보이던 분수대앞에 도착했다.

 다시 인공 조형물이 늘어나고 다시 사람의 손길에 가꾸어진 흔적이 보이기시작했다.

 대리석으로 한껏 치장을 내고 꽃화원이 있는 곳에서 유독 내 시선을 이끄는게 있었다.

 

 "저건...."

 

 내가 가리킨 것은 동상이었다.

 분수대의 옆에는 여섯 개의 동상으로 이루어진 동상들이 있었다.

 그 동상의 크기는 6개, 제각각이었지만 가장 작은 동상조차 어지간한 성인남성의 키를 훌쩍 넘어섰다.

 그 동상들은 하나같이 돌이끼가 잔뜩 껴있었고 금이 가 있었으며 빛이 바랬었다.

 

 언뜻 보기에도 오래된 시간을 견딘 석상들이었다.

 

 하나하나의 표정은 생생히 살아있었고 금방이라도 살아숨쉬며 날뛸것 같았다.

 

 "마치 살아있는 사람을 회반죽해서 장식해놓은거 같네요. "

 

 놀랍다는듯이 중얼거리는 나의 말에 여직원이 발걸음을 멈추었다.

 

 “이건 100년전 무인들 중에서도 독보적 지존들이였던 살성, 들을 숭상하며 조각으로 남겨놓은거라 해요. "

 

 제각기 동상은 금방이라도 움직일듯한 역동적인 포즈를 취하고 있었다.

 

 "살...성..?"

 "무를 숭상하는 이 학교에서 가장 독보적인 절대 지존 집단, 무인이라면 누구나 꿈꾸는 천상천하 유아독존을 실현시킨 존재죠. 아무리 안쪽세상에 속해 살아왔어도 6명의 살성에 대해서는 아시죠?”

 "예..알긴...알죠. 저희 아버지한테도 가끔 듣고."

 

 나는 괜히 무안함과 함께 말머리를 돌렸다.

 

 “그런데 저건 왜 저렇죠?”

 

 내가 가리킨 곳은 다른 석상과는 다르게 덩쿨에 엉킨체로 형체를 보기 힘들정도로 볼품없이 파묻힌 6번째의 석상이었다.

 

 "........"

 

 무언가 익숙한 느낌이 드는것은 착각일까.

 

 다른 석상들은 매일 관리받은 탓인지 금도 가있지않고 먼지도 없었다.

 하지만 가장 구석에 박힌 저 석상만큼은 동상을 타고 올라온 잡초와 흙먼지, 돌이끼에 쌓여있었다.

 돌이끼에 덮여있는 그것은 볼품없어보였다.

 석상은 살아있는 갑각류의 표피처럼 수십개의 강철철판으로 뒤덮인 몸을 지니고있었다.

 머리에 눌러쓴 투구와 일자로 찢어진 눈구멍에서는 섬뜩한 안광이 뿜어져나올듯했다.

 맨손으로 허공을 움켜쥔체로 무언가를 갈망하듯이 하늘을 쳐다보며 그것은 우두커니 서있었다.

 나는 그 동상이 왠지모르게, 무척 쓸쓸해 보인다라는 느낌을 받았다.

 

 “아, 저거....저건 '학살의 천마’ 잖아요. 우리 이사장님은 저런 비겁하고 이단적 존재는 별로 중요시 안여겨요.”

 

 여전히 무슨 말을 하는지 모르겠다는 표정을 지었다.

 여직원은 구겨진 이마를 만지며 고개를 저었다.

 왜그래, 왜그래.

 아이가 그녀의 손을 잡고 보채듯이 말했다.

 그제서야 그녀는 자신의 포커페이스가 흐트러졌다는 것을 깨닫고는 다시 얼굴표정을 바로잡았다.

 

 "그러니까...."

 

 이내 그녀는 포기했다는 듯이 눈앞에 있는 6개 석상 중 맨 앞에 서 있는 가장 거대한 석상을 가리키며 말했다.

 

 “그래도 다른 석상은 몰라도 저건 알아보겠죠?"

 "아 저건....책에서 많이 봤죠. '기어오는 악몽' 이라 불리던."

 "예. 기어오는 악몽, 사고시라니움. 개인적으로 팬이기도 하죠. 가장 압도적인 무력을 자랑하고 도살의 신이라고까지 불렸던 존재니까."

 

 첫번째 동상은 다른 동상보다 2배는 더 컸다.

 압도적인.

 나는 위압감을 느낀다.

 

 석상은 사람의 가죽을 벗겨 만든듯한 치마를 둘렀다.

 웃통은 피에젖은 맨몸을 드러내고 있었다.

 두손으로는 거대한 작두외날을 들고 금방이라도 앞에 보이는 자의 목을 내리칠듯했다.

 그 주위에는 바퀴벌레와 메뚜기로 보이는것들이 가득 메우고있었다.

 

 “아. 현씨도 아까 들으셨겠지만.”

 

 여직원은 중요한걸 잊었다는 듯이 손바닥을 마주치며 말했다.

 

 "엄마, 저기 사람 있어."

 

 아이가 어둠 속을 가리키며 중얼거린다.

 

 “아까 조회시간때에도 들었겠지만 아무래도 여기에는 도시 바깥 무인, 통칭 ‘가드Guard'들이 많이 방문을 해요. 혹여나 단 한명이라도 저 멀리서보인다면 일부러라도 길을 돌아서 가세요. 애초에 우리와는 다른 세상에 살고 있는 사람이니."

 “그 가드란 사람들이 우측 어깨 쪽이 틔인 망토를 두르고 징박힌 부츠 신은 사람인가요?”

 

 

 내 질문에 여직원은 눈을 동그랗게 뜨며 말했다.

 

 “어찌 아셨어요? 예, 맞아요.”

 

 나는 대답하지 않았다.

 근육이 굳어져간다.

 

 한 남자가 이쪽을 바라보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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