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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에리스의 기사
작가 : 박서희
작품등록일 : 2017.7.15

마법과 과학이 뒤엉켜 발전한 1987년의 홍콩.
우연히 내면에 잠든 마법의 재능을 발견한 스코틀랜드의 형사 '리암 로플린'은 UN의 국제수사기관 '팀 에리스'에 초청받아, 동료들과 함께 인류가 알아서는 안 되는 우주 바깥의 힘을 써서 범죄를 저지르려는 자들과 맞서 싸우게 된다.

 
#1. 홍콩, 운명의 도시 (9)
작성일 : 17-07-16 15:11     조회 : 249     추천 : 0     분량 : 696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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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커튼 뒤쪽의 낮은 계단을 내려가고 나자, 기계 팔을 바쁘게 움직이는 깡통을 닮은 로봇 세 기가 보였다. 아마도 이 로봇들을 이용해서 인간을 닮은 로봇을 만들고 있었던 모양이었다.

 깡통 로봇들 앞 테이블에는 인간의 팔다리와 똑같은 로봇 부품들이 이리저리 분해된 채 책상 위에 정돈되어 놓여 있었다. 로봇들이 로봇을 만드는 현장이라. 꽤 우습다는 생각도 들었다.

 두목은 방 저편을 가리켰다.

 “저기 저 감옥 안에 있어.”

 리암은 고개를 돌렸다. 오늘 버스를 타고 돌아가던 도중에 본 여성과, 이름 모를 다른 몇 명의 사람들이 철창 안에 갇혀 있는 모습이 보였다.

 철창 안에 있던 사람들은 리암과 래피드스타를 발견하자 일제히 철창 문 쪽으로 달려오며 저마다 소리 높여 외쳤다.

 “그쪽, 경찰이죠! 경찰 맞죠?” “우리 좀 구해주세요!” “살려줘요!”

 리암은 뒷머리를 긁었다.

 “나 참. 너무 인기가 많아도 탈이라니까.”

 “이런 상황에서 농담이 나와?” 래피드스타가 빈정거렸다.

 “네가 매일 하는 거잖아!”

 리암은 헛기침했다.

 “뭐 됐고. 당신. 철창 열쇠 내놔.”

 “열쇠 주면 형량이라도 깎아 주는……. 아악!”

 리암은 두목의 발을 밟았다 놓았다.

 “미안. 발을 헛디뎠네.”

 “알았네, 알았어. 주면 될 거 아닌가!”

 두목은 불평을 하면서 자신의 양복 주머니에서 작은 구리 열쇠를 꺼내 리암에게 건네주었다. 래피드스타는 어처구니가 없는 듯 리암을 올려다보았다.

 “방금 전에 내가 때렸을 땐 난리를 피웠으면서.”

 “형량 운운하는 이야기를 들으니까 안 때리고는 못 버티겠더라고.”

 리암은 두목을 래피드스타에게 맡긴 채 잠긴 철창문을 열었다. 다섯 명 정도 되는 남녀들은 일제히 환호성을 지르면서 우수수 철창 바깥으로 빠져나왔다. 리암은 래피드스타에게 사람들을 인도하며 말했다.

 “데리고 나가 줘. 따라갈 테니까.”

 “맡겨만 달라고.” 래피드스타는 주먹 쥔 손을 올렸다.

 리암은 래피드스타가 사람들을 인솔하며 바깥으로 데리고 나가는 사이 방 안을 가볍게 돌아보았다.

 “이외에 더 숨겨놓은 건 없나?”

 “안 보여준 거 없어.”

 두목은 두 팔을 벌렸다. 그러나 리암은 고개를 저었다.

 “물론 거짓말이지. 납치한 인간들의 머리에서 기억을 추출해서 로봇에다가 집어넣는 실험을 하고 있었다면서, 난 지금까지 입구의 깡통과 부품들 말고는 너희들이 만든 완성품을 한 번도 본 적이 없단 말이야.”

 “윽.”

 “그 로봇들은 보고 가야겠어.”

 “기, 기업 비밀이라 안 돼.”

 “그래?”

 리암은 권총을 쥐지 않은 손에 불꽃을 피워 올렸다. 래피드스타의 화염구 마법에 비하면 한참 미숙한 불길이었지만, 적어도 저 겁쟁이 두목의 얼굴을 푸른색으로 물들이는 데에는 탁월한 효과를 나타냈다.

 불쌍한 두목은 리암이 화염 마법으로 자신의 몸을 불살라버리기라도 할 듯 몸을 떨며 물러났다.

 “알았네. 알았어! 보여 주면 될 거 아닌가!”

 “진작 그렇게 나섰어야지.”

 리암은 손바닥에 피워 올린 마법을 지웠다. 래피드스타와 같이 다니다보니 문제 해결 방식도 래피드스타를 닮아가는 걸까.

 리암은 거세게 고개를 저으면서 자신의 뺨을 한 손으로 때렸다. 두목이 의아하게 생각하기 전에 다음 질문을 해야 했다. 리암은 바로 물었다.

 “그러면 로봇들은 어디에 숨겼지?”

 “잠시만 기다리게.”

 잠시 머뭇거리던 두목은 내키지 않는다는 듯 벽으로 다가가 손등으로 벽을 두 번 두드렸다.

 그러자 이내 벽이 열리며 지금까지 숨겨져 있었던 다른 통로가 나타났다. 좁은 복도였다. 두목은 머뭇거리면서 안으로 손을 들이밀었다.

 “여기가 지금까지 만든 로봇을 보관한 공간이지.”

 

 짧은 복도를 가로질러가자 초록색 조명으로 빛나는 작은 방이 나타났다. 방 중앙에는 연푸른색으로 빛나는 다섯 개의 캡슐들이 나열되어 있었다.

 “꽤나 공들여 숨겨놓았네.”

 리암은 권총을 겨누고 방 안으로 천천히 걸어 들어갔다. 네 개의 캡슐들은 비어 있었지만, 마지막 한 캡슐만큼은 누군가가 안에 들어 있었다.

 리암은 캡슐로 가까이 다가갔다. 캡슐을 감싼 유리의 짙은 푸른색 때문에 제대로 잘 보이지는 않았지만, 귓불이 보일 정도로 짧게 올려친 은색의 머리카락을 가진 소녀의 모습이 보였다. 나신의 소녀는 캡슐 안에서 잠자는 숲 속의 공주처럼 잠들어 있었다.

 리암은 소녀를 보았다. 래피드스타보다 일이년 정도 어려 보이는 소녀는 손끝을 대는 것만으로도 당장에라도 끊어질 것 같은 섬세한 모습을 하고 있었다. 리암은 잠들어 있는 소녀의 얼굴로 손을 뻗었다. 리암의 손끝은 두꺼운 유리벽에 가로막혔다.

 ‘로봇’이라는 설명을 충분히 들었음에도 불구하고 도저히 로봇이라는 걸 믿기 힘들 만큼 소녀는 사람을 닮아 있었다. 아니. 그녀는 사람 이상의 아름다움을 가지고 있었다. 마치 천상에서부터 내려온 천사인 것처럼. 리암의 목소리가 가볍게 떨렸다.

 “네가 말한 ‘인간을 닮은 로봇’이 바로 이건가?”

 “뭐 그렇다네.”

 두목이 잘난 체 하며 말했다.

 “잡아온 인간들을 연구해서 만든 건가.”

 “그건 아냐.”

 “뭐라고?” 리암은 돌아섰다.

 “몇 명의 인간들에게서 인격을 복사해 로봇을 만들어 보았지만, 결국에는 전부 미쳐서 날뛰는 바람에 부숴버릴 수밖에 없었지. 지금까지 쏟아 부은 돈이 장난이 아니라 중도에 그만둘 수가 없어서 납치 후 로봇 제작은 계속 하고 있기는 했어도.”

 그래서 로봇의 수가 적은 건가. 하지만 아직 의문이 남아 있었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서 이 로봇을 만들 수 있었던 것인가.

 “그러면 이 캡슐 안에 있는 아가씨는?”

 “내 부하 녀석이 낸 아이디어다만. 실제 인물의 인격을 집어넣는 게 아니라 게임 같은 매체에 나오는 인물의 데이터를 집어넣어 만들어 보는 거야.”

 “그게 효과가 있었나?”

 “확실히 이렇게 하면 실제 인간의 인격을 집어넣은 것과 달리 미쳐서 날뛰지는 않더군. 하지만…….”

 “하지만?”

 두목은 질렸다는 듯 고개를 저었다.

 “다른 의미로 못 써먹을 로봇이 되어버려서 도로 캡슐 안에 집어넣고 잊어버렸지. 정말로 자기가 게임 속에서 걸어 나온 주인공인 줄 알지 뭔가. 역시 로봇은 사람을 갈아 넣어야 해.”

 뭔 사람을 갈아 넣는 다는 거야. 두목의 턱을 한 대 때려줄까 생각했지만 그만 두기로 했다. 정말 래피드스타처럼 되어 버리는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어버린 탓이었다.

 그렇다면 이 로봇은 어떻게 해야 할까. 어차피 구해야 할 사람들은 전부 구했다. 이건 단순한 로봇에 불과하다. 내버려두고 두목만 데리고 나간다고 하더라도 경찰들이 알아서 처리해 줄 것이다.

 압류해서, 어딘가에 처박아 두고 있다가, 마지막에는 폐기해서 쓰레기장으로.

 리암은 소녀를 다시 보았다. 눈을 감은 소녀의 새하얀 피부가 보였다. 다른 깡통 고철 로봇들과는 같은 점이라고는 찾아볼 수 없는. 진짜 소녀가 잠들어 있는 것만 같은 모습이었다. 리암은 주먹을 쥐었다 폈다. 긴장이 가슴을 강하게 옥죄었다.

 아무리 그래도 이 녀석도 자의식을 가지고 있을 텐데.

 그저 입력된 대로만 움직이는 평범한 깡통 로봇들과는 다른 존재일 텐데.

 그런 식으로 사라지도록 해도 괜찮은 건가.

 리암은 한숨을 내쉬었다.

 “젠장. 데보라 씨가 어떻게든 해 주겠지. 이 녀석은 팀 에리스에서 압수하겠다.”

 “팀, 팀 에리스? UN? 당신들 경찰 아니었어?”

 두목이 눈을 크게 떴다.

 리암은 기가 차다는 듯 말했다.

 “세상에 열일곱 살짜리 애를 데리고 범죄조직 아지트에 쳐들어가는 경찰이 어디 있나.”

 “그러면 UN은 열일곱 살짜리 애를 데리고 와도 괜찮다는……. 아악!”

 리암은 볼을 붉히며 두목의 허리를 내리쳤다.

 “됐으니까 이 애 꺼내기나 해!”

 두목은 투덜거리면서 중앙 컴퓨터의 전원을 올리고 몇 개의 버튼들을 조작했다. 리암은 소녀가 담긴 캡슐 앞에 선 채 캡슐이 열리기를 기다렸다.

 짧은 기다림이 지나자, 캡슐의 전면에 붙은 붉은 경광등이 빛을 발하며 캡슐이 좌우로 열리기 시작했다. 리암은 뒤로 물러서서 소녀가 나올 공간을 마련해 주었다.

 푸른 유리문이 열리자, 소녀가 천천히 움직이기 시작했다. 마치 깊은 잠에서 깨어난 것처럼. 천천히 눈을 뜬 소녀가 캡슐 바깥으로 한 발자국 발걸음을 내딛었다. 바깥으로 걸어 나온 소녀는 방금 잠에서 깨어난 사람 같지 않은 또렷한 눈동자로 리암을 또렷이 응시했다. 소녀의 하늘색 눈동자가 리암을 꿰뚫어보려는 듯 빛났다.

 “당신, 누구?”

 “리암 로플린. 팀 에리스의 리더야.”

 리암은 권총을 바지주머니에 찔러 넣고 자신의 코트를 벗어 소녀에게 둘러주었다. 방금 전 리암의 능력에 겁을 먹어 버린 탓일까. 두목은 무기를 집어넣은 동안에도 그저 거리를 두고 두 사람을 지켜보고만 있었다.

 리암은 소녀의 몸을 코트로 가려주고는 소녀의 어깨를 가볍게 두드려 주었다. 소녀는 처음 보는 리암의 모습에 조금 긴장한 것처럼 보였다. 리암은 소녀의 긴장을 풀어주기 위해 다정하게 물었다.

 “네 이름은 뭐니?”

 “비트.”

 리암의 목소리에서 적의가 느껴지지 않았기 때문일까. 소녀는 한 층 긴장을 풀고 차분한 목소리로 읊조렸다. 낡은 바이올린의 음악소리처럼 가느다란 소녀의 목소리가 나지막하게 울렸다.

 소녀는 리암에게 희미한 미소를 지어 주었다.

 “그렇게 알아 둬.”

 

 “아! 저기 리암 로플린 팀장이 나오고 있습니다!”

 누군가의 말을 신호탄으로 해서 카지노 주차장에 모여 있던 기자들이 일제히 회전문을 빠져나오는 리암에게 달려들었다.

 “로플린 팀장님!” “한 말씀만 해 주십시오!”

 맙소사. 여기가 홍콩이 아니라 지옥 한복판이었구나. 구름같이 모여드는 기자들이 하나씩 들이미는 스마트폰 무더기를 피해 리암은 비트와 두목을 잡은 두손에 힘을 주고 필사적으로 나아갔다.

 “비키세요, 비켜요!”

 “로플린 씨! 오늘이 부임 이후 맡으신 첫 사건이라고 들었는데 소감이 어떠십니까?”

 “지금까지 스캐빈저는 몇 곳의 거점을 옮겨 다니면서 여러 불법 과학 기술을 연구했다고 알려졌는데요. 스캐빈저의 두목이 숨은 장소를 어떻게 발견하게 된 것입니까?”

 “제발 홍콩 시민들에게 한 말씀만 해 주시죠.”

 “비키라니까요! 인터뷰는 일절 사양입니다! 사양!”

 리암은 호기심 가득한 눈빛으로 군중들을 돌아보는 비트와 함께 기자들의 파도를 헤치며 주변을 둘러싸고 있는 경찰차들의 벽으로 다가갔다.

 뒤늦게 도착한 홍콩 경찰들이 달려와 멍한 얼굴을 한 스캐빈저 두목을 넘겨받아 수갑을 채웠다. 리암은 한숨을 내쉬며 비트를 보았다.

 “대강 탈출한 것 같네요.”

 “그러네.” 비트는 무덤덤하게 말했다.

 “형사님!”

 리암은 고개를 돌렸다. 래피드스타와 하워드 경사, 그리고 목발을 짚은 데보라가 다가오고 있었다. 팀 에리스 총출동이로군. 지금쯤 집에서 감자칩을 까먹고 있을 임한수를 제외한다면 말이야. 리암은 세 사람을 향해 손을 흔들었다.

 “좀 늦었습니다!”

 데보라는 팔짱을 꼈다.

 “단 두 명이서. 홍콩 경찰의 지원도 없이 난동을 피웠다면서요?”

 “제 잘못이 아니라 래피드스타가 갑자기…….”

 “저번에 그랬을 텐데요. 팀원들의 잘못은 곧 리더의 잘못이기도 하다고요. 전직 리더로써 한 마디 하고 넘어갈 수밖에는 없겠군요.”

 데보라는 싸늘한 시선으로 리암을 노려보았다. 분명히 직급으로는 리암이 데보라의 위였지만, 도저히 화난 용 같은 눈동자로 자기를 노려보는 데보라를 당해낼 수가 없었다. 리암은 두 손을 들고 항복 표시를 했다.

 “앞으로는 잘 하겠습니다. 그래도 이번 사건은 어떻게든 다 잘 해결되었잖아요.”

 “다 잘 해결된 건 아닐 지도 모릅니다.”

 리암의 말을 끊으며 무거운 표정을 지은 하워드 경사가 앞으로 한 발자국 나왔다. 하워드 경사는 마른 침을 삼키며 경찰차로 들어가는 스캐빈저의 두목을 지켜보았다.

 “이번에 스캐빈저들의 근거지에서 발견된 피해자들은 지금까지 우리가 조사한 마법에 의한 납치 피해자들과 다른 사람들이었습니다.”

 “예?” 리암의 목소리가 커졌다.

 “먼저 발견한 사람들의 수가 맞지 않습니다. 거기에다 마법에 홀려 납치를 당한 피해자는 한 명도 없었습니다. 제가 직접 물어보았는데 전부 인적이 드문 장소에서 스캐빈저 단원들이 힘으로 승합에 우겨넣는 방식으로 납치했더군요.”

 “마법을 이용해 납치한 사람들은 전부 죽었을 가능성도 있지 않을까?”

 래피드스타가 물었다.

 “물리력을 이용해 납치한 사람들은 살려주고, 마법으로 납치한 사람들만을 죽여서 처리했을 개연성이 부족합니다.”

 

 하워드 경사는 고개를 저었다.

 “그렇다면 그저 비슷한 시기에 같은 장소에서 연쇄 납치를 하던 전혀 별개의 악당들을 때려잡은 셈인가.”

 리암은 한숨을 내쉬면서 머리를 긁었다. 마법사를 쓴 적이 없다는 스캐빈저 두목의 말이 어쩐지 수상하더라니. 결국 자기들은 진범의 근처에도 다다르지 못한 셈이었다.

 그래도 다른 범죄 사건을 한 건 해결한 셈이었으니 그것만은 다행일까. 그런 생각을 하는 사이 리암 뒤에 선 비트를 발견한 래피드스타가 고개를 빼꼼 들었다.

 “그런데 저 아이는 누구야?”

 “아, 얘 말이야?”

 리암은 옆으로 비켜섰다. 이야기를 나누는 내내 무덤덤한 표정으로 일행의 대화를 듣고 있었던 비트가 한 발자국 앞으로 나왔다. 비트는 두 팔을 들어 좌우로 펼치면서 짐짓 근엄한 목소리로 말했다.

 “내가 바로 찬란한 천상의 신. 모든 것을 꿰뚫어보는 존재, 비트야. 그에 맞는 예를 갖춰주었으면 좋겠어.”

 “……뭐?” 래피드스타가 고개를 갸웃했다.

 데보라의 표정이 무어라 말할 수 없는 형태로 굳어졌다. 웃음을 터트려야 할지 정색을 해야 할지 전혀 판단이 안 되고 있는 모양이었다. 데보라는 평상시의 모습과는 어울리지 않는 당황한 표정을 한 채 리암과 비트를 번갈아가며 바라보았다.

 “무슨 약 같은 거라도 먹였어요?”

 “절대 아닙니다.” 리암은 한숨을 내쉬었다. “자세한 이야기는 돌아가면 해 드리겠습니다.”

 하워드 경사 역시 어떤 반응을 해야 할지 모르겠다는 듯 고개를 저었다.

 “무슨 일인지는 모르겠습니다만. 저는 이만 가보겠습니다. 다음에 필요한 내용이 있으면 다시 연락하겠습니다.”

 “알겠습니다.”

 리암은 고개를 끄덕였다. 하워드 경사는 잠시 비트를 지그시 지켜보더니, 비트의 모습을 기억에서 잊어버리기로 결정한 듯 돌아서서 차량을 향해 사라졌다.

 드디어 기나긴 고생도 끝난 셈인가. 그런 생각을 하고 있을 무렵 데보라가 리암에게 다가왔다.

 “저 아이에 대해 자세한 이야기를 듣고 싶습니다만. 일단 차에 타고 이동하면서 이야기하죠.”

 “예. 뭐.”

 비트는 일행을 돌아보았다.

 “내게 무슨 의문이라도?”

 “아, 아냐. 그냥. 일단 따라와.”

 리암은 무신경한 모습으로 다가오는 비트를 데리고 복잡한 표정을 지은 래피드스타, 데보라 두 사람과 함께 자동차로 걸었다.

 설명해야 할 이야기가 무척이나 많겠네. 문득 그런 생각을 하며 리암은 자동차의 뒷좌석 문을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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