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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연재 > 판타지/SF
모험가로서 살아가는 법
작가 : 글쓰는기계
작품등록일 : 2016.8.17
모험가로서 살아가는 법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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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험가.
위험을 무릅쓰고, 모험을 즐기며, 세계의 신비를 밝히는 이들.
리처드.
세상으로 뛰쳐나온 그의 모험이 시작된다.
그만의 방식으로!

 
제 25 화
작성일 : 16-08-17 13:15     조회 : 516     추천 : 0     분량 : 82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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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전히 탄탄한 체격이었다. 한쪽 눈에 낀 외알 안경은 그대로였으나 얼굴에서는 피곤한 기색이 역력했다.

 “너, 너! 내가 타칸 놈한테 물들지 말라고 했지! 목숨이 두 개냐! 응?! 아직 경험도 얼마 없는 놈이 힘 좀 세다고 던전에 들어가다니, 이놈이 진짜!”

 오렌은 리처드의 등짝을 후려치며 고래고래 소리 질렀다. 주변의 상단원들이 황당한 표정으로 그를 쳐다보았다.

 “뭘 봐? 눈깔 안 치워!”

 오렌이 노려보자 그들은 곧바로 시선을 돌렸다.

 “미안하다고 할 거면 미안할 짓을 하지 말아야지! 아니, 내가 파란드나 타칸을 따라다니면서 도시에서 쉬랬지, 언제 던전에 들어가랬냐! 날고 긴다는 놈들도 준비 안 하고 들어가면 곧바로 죽어 나가는 게 던전이야!”

 오렌은 하도 화를 내서 이제 숨까지 헐떡일 정도였다. 리처드는 그가 자신을 걱정하고 있었다는 것을 알았기에 별다른 소리를 하지 않고 순순히 받아들였다.

 “후, 후…….”

 오렌은 숨을 헐떡이며 의자에 앉았다.

 “그래도…… 어쨌든 말이다, 그래도……. 헉, 헉, 무사해서 다행이군. 네가 남기고 간 편지를 보고서 내가 얼마나 당황했는지 아냐? 여기 온 지 몇 달도 안 된 놈이 갑자기 던전을 공략하겠다고 떠나다니. 그래, 다치지 않아서 다행이군. 몇 구역까지 갔지?”

 오렌은 침착성을 되찾은 것 같았다. 붉게 물들었던 얼굴도 제 색깔로 돌아왔다.

 리처드는 ‘7구역에서 미노타우르스의 모가지를 따고 왔어요~’라고 말하려다가 그랬다가는 오렌이 자신을 미친놈 취급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게다가 지금은 가지고 있는 증거도 없어 오렌이 자신을 죽고 싶어서 환장한 놈이라고 다시 화를 낼 것 같기도 해서 대충 숫자를 줄였다.

 “계속 1구역에서 사냥하다가 마지막에는 2구역을 잠깐 구경하다 왔는데, 자이언트 스네이크는 나름 강하더군.”

 “그래, 자이언트 스네이크는 정말로 강하지.”

 오렌은 고개를 끄덕였다. 리처드가 사라졌을 때는 정말로 당황했다.

 자신이 도시로 끌고 나온 리처드였기에 불의의 사고로 죽었다면 죄책감을 느꼈을 것이다. 그렇지만 지금 보아하니 두 달 동안 1구역에서 꾸준하게 놀과 싸워온 것 같았다.

 많이 당황했지만, 지금 보니 오히려 리처드에게는 도움이 된 것 같았다. 거칠고 다듬어지지 않았던 리처드의 분위기가 질적으로 달라져 있었다.

 물론 7구역까지 갔다 왔다는 것은 꿈에도 생각하지 못했지만, 오렌은 만족했다.

 다치지도 않고 경험도 쌓았다. 꾸준히 던전에서 머무르며 놀과 싸웠다는 것은 리처드에게 실전 경험을 쌓게 해주었을 것이다.

 “어쨌든 잘된 것 같아서 망정이지. 리처드, 앞으로 뭔가를 하려면 나나 타칸…… 아니, 타칸 그놈은 절대로 안 돼. 나나 파란드, 혹은 사크메한테 물어보고 해라. 타칸도 그렇고, 파란드도 많이 걱정했다. 알겠냐?”

 “알겠다니까. 걱정 끼쳐서 미안하군.”

 “아니다. 따지고 보면 호위 기간을 제외하고 나머지는 네 자유지. 상단의 여관으로 가봐라. 거기에 지금 타칸과 파란드가 쉬고 있을 테니까. 둘은 네가 없는 동안 현상금 걸린 범죄자를 잡았다고 하던데.”

 “알겠어.”

 리처드는 고개를 숙여 보이고는 밖으로 나섰다. 리처드도 바보가 아닌 이상 지금 자신의 실력으로 이런 상단 밑에 있을 필요가 없다는 것을 모를 리가 없었다. 그는 자신의 강함을 피부로 느끼고 있었다.

 그러나 오렌이나 타칸, 파란드는 좋은 사람들이었다.

 그리고 오렌처럼 자신이 고용한 사람을 걱정해 주는 인격자를 만나기가 쉽지 않다는 것도 리처드는 잘 알고 있었다.

 그렇기에 리처드는 이곳을 떠날 생각이 별로 들지 않았다.

 ‘게다가 돈도 이제 충분하고.’

 

 상단 건물에서 오른쪽 골목으로 들어가자 낡은 4층 건물이 보였다. 상단의 여관이었다.

 리처드는 갑자기 배가 고파지는 것을 느꼈다. 생각해 보니 두 달 동안 던전에서 맛대가리 없는 음식들만 먹고 지낸 것이다.

 그가 사냥꾼 출신이기 때문에 거친 식량도 불만 없이 먹었지만, 그렇다고 맛있는 음식을 싫어하는 것은 아니었다. 갑자기 군침이 도는 것 같았다.

 문을 열자 적당히 밝은 1층의 공간이 한눈에 들어왔다.

 가운데에 있는 테이블에는 근육질의 남자와 마른 체격이지만 어딘가 단단한 느낌을 주는 남자가 앉아서 식사를 하고 있었다.

 머리가 하얗게 세어버린 여관의 주인은 리처드가 들어오는 것을 보자 눈을 깜박였다.

 “너, 그 신참 맞지?”

 주인의 목소리에 타칸과 파란드도 고개를 돌렸다. 그리고 둘의 표정은 동시에 변했다.

 ““야!!””

 가장 먼저 달려온 건 타칸이었다.

 “야, 인마! 너 때문에 내가 오렌한테 욕이란 욕은 다 들어 먹었잖아!”

 타칸은 의자에서 벌떡 일어나더니 리처드에게 달려와 고래고래 소리 질렀다. 옆에서 파란드는 천천히 걸어와 웃었다.

 “이해해라, 네가. 타칸이 저렇게 보여도 상당히 걱정했거든.”

 “걱정 안 했수다, 대장! 원래 모험가라는 게 이리 구르고 저리 구르면서 성장하는 족속인데!”

 “던전으로 직접 찾아가자고 한 게 누구였더라?”

 파란드가 말하자 타칸이 땀을 흘리며 손을 흔들었다.

 “난 그런 적 없소!”

 “네가 했다고 한 적 없다. 어쨌든 리처드, 무사히 돌아와서 기쁘군. 네가 다칠 거라고는 생각하지 않았지만, 그래도 던전은 무슨 일이 일어날지 모르는 곳이니까.”

 파란드는 의자를 빼 자신들의 테이블에 리처드를 앉혔다.

 “그래, 자세한 이야기를 들어보자고.”

 “그거 좋지!”

 리처드는 둘이 빤히 자신을 쳐다보자 부담감을 느꼈다.

 “근데…… 정말로 별달리 할 이야기가 없는데.”

 “할 이야기가 없다니? 같이 간 파티는 몇 명이었냐?”

 “뭐든지 간에 너처럼 경험 없는 모험가를 넣어서 새로 공략하려고 하는 파티는 드물 것 같은데. 이상한 놈들이랑 같이 간 건 아니지?”

 ‘두 명이서 7구역까지 갔다 왔어요~’라고 말하면 안 된다는 것을 이미 리처드는 학습한 상태였다.

 “아니, 전사들끼리 모여서 1구역에서만 움직였지.”

 “1구역? 뭐였더라?”

 “놀이었지, 놀.”

 “아, 그 냄새나는 놈들. 실전 경험 쌓기에는 딱이었겠는데? 어두컴컴한 곳에서 언제 나올지 모르는 적들.”

 “확실히 위험하긴 하지만, 던전이 실력 쌓기에는 딱이긴 하지.”

 파란드는 타칸의 말에 동의하며 고개를 끄덕였다.

 “어쨌든 크게 다친 데가 없어 보여서 다행이다. 모험가는 몸이 생명이야. 팔다리 하나 잘려 나가면 그대로 인생 종치는 거다. 알겠어?”

 “던전에서 확실히 느꼈지.”

 “그렇지! 확실히 던전은 뭔가가 있다니까. 사람을 뭐랄까…….”

 파란드는 타칸이 뭔가 주절주절대려는 기색에 손을 뻗어 막으며 말했다.

 “그래서 같이 간 놈들은 어떻게 됐냐?”

 “끝나서 흩어졌는데.”

 “쯧쯧, 던전을 오래 공략할 놈들은 아니군. 문제는 없었지? 그냥 깔끔하게 헤어진 거지?”

 “그렇지.”

 “저거, 돈 가지고 분배 잘못하면 원한 한 번 제대로 쌓는다. 언제 밤에 뒤에서 칼 맞을지 몰라. 돈에 관련된 원한은 오래가거든.”

 “그냥 일 끝나서 분배하고 헤어진 거라서 별문제는 없었어. 걱정하지 말라고.”

 “그러면 다행이고.”

 리처드는 독식한 마나석을 생각하며 물을 마셨다.

 “어쨌든 한 달이나 남았으니 남는 시간 동안에는 좀 쉬어라. 너는 느끼지 못해도 의외로 피로라는 게 몸에 쌓이거든.”

 “그렇지. 그래서 우리가 이 시간에 술도 안 먹고 여기서 쉬는 거 아니겠냐.”

 “근데 너는 어디를 돌아다녔는데 던전을 공략하는 파티에 끼어든 거냐?”

 리처드는 질문에 대답했다.

 “아, 저번 선술집에서 화장실을 가다가 제안을…….”

 “야, 인마! 네가 관리를 못한 거 맞잖아!”

 “아니, 그게 왜 내 탓이오! 내가 화장실까지 따라가야 해?”

 “아니, 정말로 괜찮았다니까? 그다지 위험한 적도 없었고. 다들 손발도 잘 맞는 편인데다가 꽤나 안전하게 돌아다녔으니까 이제 걱정은 그만들 하라고.”

 리처드의 말에 둘은 다툼을 멈췄다.

 “어쨌든 1구역에서 놀았다면 수입은 그렇게까지 많이 나오지는 않았겠군.”

 “뭐, 전사들끼리 2구역의 자이언트 스네이크 잡기는 힘드니까. 비늘이 딱딱하잖아?”

 파란드가 손으로 비늘 모양을 만들며 말했다.

 “하긴. 그런 놈들은 정말 상대하기 귀찮지.”

 “어쨌든 간에 던전에 들어가서 다치지도 않고 무사히 나온 것만으로도 큰 수확을 얻은 거야.”

 탁―

 그때, 주인장이 와서 낡은 나무 테이블 위에 양철 그릇을 올려놓았다. 양철 그릇은 뜨거웠다. 안에서 붉은 닭고기 수프가 끓고 있었다.

 “수고했다니까 내가 직접 갖다주는 거다. 던전에서는 제대로 먹지도 못했겠지?”

 “감사합니다!”

 “크, 주인장, 리처드에게는 친절하구만!”

 “시끄러, 이놈아.”

 리처드는 허겁지겁 숟가락으로 수프를 퍼 입에 넣기 시작했다. 퍽퍽한 목구멍에 뜨끈한 국물이 들어가자 무언가 풀리는 기분이 들었다. 닭고기를 씹으며 리처드는 물었다.

 “그런데 둘은 그동안 뭘 했나?”

 

 “뭐, 우리는 던전에 들어가는 건 딱 질색이거든. 그래서 도시 안에서 해결할 수 있는 의뢰를 주로 해결했지. 재료 구하는 거야 도시 밖까지 가야 되니까 패스. 범죄자 잡는 걸 했지. 이게 의외로 요령만 알면 짭짤해. 도둑놈들이 가는 곳이야 정해져 있거든?”

 파란드가 손을 흔들었다.

 “현상금이 걸릴 정도면 어떤 범죄를 저지른 거지?”

 “뭐, 글쎄? 다양하지?”

 “그렇지. 살인부터 시작해서 도둑질도 액수 크면 현상금 붙어. 그리고 도시 내에서 난리를 쳐도 붙을 때가 있지.”

 리처드는 순간 움찔했다.

 “도시 내에서 난리를?”

 “아, 선술집 같은 건 당연히 아니지. 내가 말한 건 영주의 내성이나 시의 관청이나 은행이나…… 또 뭐 있수, 대장?”

 “글쎄? 다 말한 거 같은데? 아, 사원도 있지.”

 “아, 사원도 있었군. 게다가 사원은 교단에서 독자적으로 추격대도 보내거든.”

 리처드는 땀이 등 뒤로 흘러내리는 것을 느꼈다. 다음에는 선물이라도 사 가지고 사원으로 찾아가야겠다고 생각하며 리처드는 말을 돌렸다.

 “그래서 두 사람이 찾아다니던 범죄자는 뭘 했지?”

 “살인. 간단하지?”

 파란드는 표정 하나 변하지 않고 대답했다.

 “살인 같은 경우는 오히려 편해. 죽여도 되거든. 죽였다는 증거만 가져오면 되니까. 다만, 무조건 생포해야 하는 경우는 전사들이 의뢰를 거의 안 받아. 생포 같은 경우는 마법사들이 주로 껴서 활약하지.”

 “포박 같은 주문 말하는 거죠?”

 “그렇지.”

 “우리야 그런 거와는 거리가 머니까.”

 “뭐하다 살인을 한 놈이래요?”

 “내가 듣기로는 창관에 가서 여자한테 껄떡대다가 차여서 찔렀다는데?”

 “뭡니까, 그거? 완전히 미친 놈 아니우?”

 타칸은 툴툴댔다.

 “자네도 창관에 만만치 않게 가면서 뭘…….”

 “아니, 대장. 지금 나랑 그놈이랑 비교를 한 거요?!”

 “무슨 소리야? 비교는 무슨. 나는 그냥 자네가 창관의 단골이란 걸 말한 거지. 자네가 쏟아부은 돈만 해도 집 한 채는 샀겠는데?”

 타칸은 헛기침을 했다. 겸연쩍어 하던 그는 고개를 돌리다 리처드와 시선을 마주쳤다. 타칸은 씩 웃고는 리처드의 어깨를 치며 말했다.

 “그래, 너도 한 번 데리고 가주마!”

 “아니, 난 필요 없는데.”

 “그래, 타칸. 순진한 애 물들이지 마라. 재산 탕진할라. 이런 녀석이 한 번 빠지면 오히려 무섭다니까?”

 “근데 그런 놈은 어떻게 찾은 거지?”

 “뭐, 다른 곳이야 모르겠지만, 이 도시에서는 범죄 저지르고 갈 만한 곳이 빈민 지구밖에 없거든.”

 “빈민 지구? 그런 데가 있나?”

 “편의상 그렇게 부르는 거야. 일종의 슬럼가지. 가난한 사람들이 점점 모이고 모이더니 그렇게 됐어.”

 빈민 지구는 허름한 집들이 쌓이고 쌓여서 구불구불한 골목길들을 만들어낸 장소였다.

 범죄를 저지른 사람들은 대개 그곳으로 도망쳤다. 도시 내에서 그나마 경비병들의 눈길을 피할 만한 장소였다.

 “경비병들도 웬만해서는 거기까지 들어가지는 않거든. 일이 귀찮아지니까.”

 “어쨌든 간에 거기로 가서 뒤지는 거지. 거지들한테 푼돈 좀 주면서 물어보고, 그러면서 찾다 보면 대강 나와.”

 “대장이 이렇게 말을 해도 쉬운 거 아니다. 대장은 추적이나 잠입 같은 데에 도가 튼 사람이거든.”

 타칸이 그렇게 말하자 파란드는 손을 내저었다.

 “에이, 뭘.”

 “아, 그 미로에서 사람 찾는 게 쉬운 일이오? 맞는 말이구만. 뭘.”

 “어쨌든 그놈은 그다지 어려운 놈이 아니었다. 살인을 저지르고 오랫동안 숨어 다녀서 현상금이 붙은 거지, 그렇게 실력이 있는 놈은 아니었거든. 삐쩍 말라서 칼을 휘둘러 대는데 얼마나 엉성하던지……. 쯧쯧, 용케 지금까지 버텼더라.”

 “진짜 위험한 놈들은 실력까지 있는 놈들이지. 이 도시가 워낙 사람이 많다 보니까 진짜 별놈들이 다 있거든.”

 “어쨌든 현상금도 받았고, 3개월 쉬는 동안 이 정도면 적당한 수입이지. 이제 떠날 때까지 우리는 돌아다니면서 놀 거다.”

 리처드는 정말로 궁금해서 물었다.

 “뭐하면서 놀 생각이지?”

 “상행을 가면 한동안 못 즐길 테니까 창관에서 몸을 좀 푸는 것도 괜찮고, 저쪽에 괜찮은 도박장이 있거든. 도박장들 중에서는 물이 안 좋거나 사기를 치는 도박장들도 있어.”

 “물이 안 좋다는 건…….”

 “지고서 승복을 안 하는 놈들이 있다는 거지. 꼭 돈 잃으면 진상들이 나온다니까.”

 “어쨌든 내가 말한 데는 매너도 괜찮고, 액수도 그다지 많은 편이 아니다. 한 번 놀고 싶으면 말해. 오렌 씨야 잔소리를 하겠지만, 너도 이제 여기서 살 텐데 어차피 알게 되지 않겠냐? 언제까지 일만 하면서 살 수는 없잖아?”

 “그건 맞는 말이오!”

 타칸은 신이 나서 자신이 알고 있는 도시의 즐길 거리를 말하기 시작했다. 주로 창관이었다.

 파란드는 각 창관마다 어떤 여자가 좋다, 어떤 여자는 별로다, 이렇게 말하는 타칸의 연설을 듣고 질린 표정을 지었다.

 “저놈처럼은 놀지 말고.”

 “그렇게 생각하고 있지.”

 “우리야 이렇게 놀러 다니지만……. 사크메 같은 경우에는 수련을 한다더라. 할 거 없으면 걔 따라다니면서 수련해 봐.”

 “에이. 젊을 때는 놀아야죠, 대장!”

 “네가 그러니까 늘 사크메한테 지는 거야, 인마.”

 “아니, 다시 싸우면 이길 수 있거든요?!”

 리처드는 그러고 보니 상단의 호위 중 하나였던 클레인을 오랫동안 보지 못했다는 것을 깨달았다.

 “클레인은?”

 “클레인? 사크메도 사교성이 없는 편이기는 하지만 그래도 가끔 보이고 어디 간다고는 말하거든. 그렇지만 클레인은 상단이 출발할 때 맞춰서 오는 편이라 우리도 뭘 하는지는 몰라. 그다지 친하게 지내지도 않고.”

 파란드는 어깨를 으쓱했다.

 “솔직히 말해서 정말로 강해지려면 기초부터 차근차근 수련해야지. 그런 의미에서 사크메는 교본 같은 녀석이야.”

 딱히 강해져야 할 필요는 전혀 느끼지 못하는 리처드였지만, 별다른 말은 하지 않았다.

 “어쨌든 한 달 남았다. 우리가 한 말을 무조건 따를 필요는 없고, 여기저기 돌아다니면서 경험을 해봐. 상단을 따라서 떠나면 여러 가지로 규제가 있으니까 즐기기는 힘들 거다.”

 “그렇다고 또 이상한 데는 가지 말고!”

 타칸이 끼어들며 소리쳤다.

 “어떻게 그렇게 시커먼 곳으로 기어 들어갈 수 있지? 나는 아무리 돈을 줘도 던전은 들어가고 싶지 않다. 내가 예전에는 말이야…….”

 파란드는 또 자신의 경험담을 늘어놓는 타칸의 말을 자르며 말했다.

 “결론적으로 시간을 소중하게 쓰라는 거다. 자기가 하고 싶은 걸 하면서, 또 미래에 대한 준비도 하라는 거지. 모험가라는 게 결국에 젊었을 때 잔뜩 벌거나 뭔가를 쌓아야 하거든. 늙어서까지 일반 모험가로 남는 사람은 드물어. 일을 하다 보면 명성이나 돈 같은 게 쌓이지. 그러면 모험가를 그만두고 다른 직업으로 넘어가는 게 보통이야.”

 “솔직히 늙어서까지 의뢰 받으면서 뛰어다니는 모험가는 상당히 위험하지.”

 “너도 뭔가를 목표로 삼아서 움직여라. 알겠지?”

 리처드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들이 무슨 말을 하려고 하는지는 이해했다. 그러나 피부로 와 닿지는 않았다.

 산에서 살다가 도시로 나왔다. 그리고 도시에서 얼마 있지도 않고 곧바로 던전으로 들어가 피 튀기는 싸움을 했다. 자신이 강하다는 실감은 있었다.

 그러나 그 강함으로 무엇을 해야 할지는 전혀 감이 오지 않았다.

 리처드는 그냥 이렇게 살다 보면 무언가 길이 보이지 않을까 생각했다. 자신이 무엇이 되겠다고 결심하기에는 아직 리처드의 세상은 좁았다.

 리처드는 그렇게 생각하며 천장을 쳐다봤다.

 파란드가 웃으며 말했다.

 “그래서…… 어땠냐, 던전이라는 곳은? 너와 잘 맞는 것 같아?”

 파란드는 예전에 던전은 맞는 모험가들은 계속해서 던전을 공략하고, 맞지 않는 모험가들은 다른 곳으로 빠진다고 말했었다.

 지금 하는 질문은 저번 말의 연장선인 것 같았다.

 리처드는 쓴웃음을 지으며 대답했다. 던전을 다시 들어가고 싶지는 않았다.

 “아니. 나는 던전과는 잘 맞지 않는 것 같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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