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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싸우는 개와 과거의 소녀
작가 : Nine
작품등록일 : 2017.7.8

미신, 전설, 설화, 민담, 소설.
형체 없이 떠돌던 것들이 허구의 장막을 헤치고 인류 앞에 형상을 드러내기 시작한 시점을 정확히 짚어낼 수 있는 사람은 없었다. 다만 인류의 기술이 하루가 다르게 발전하던 2차 세계대전 이후부터 구체화되기 시작한 것은 분명했다. 과거였다면 ‘취객이나 광인의 횡설수설’ 정도로 여겨지고 소리 없이 사라지거나 잠깐 떠돌다 사라졌을 사건들이 명확한 증거와 함께 각국 국가기관에 제출되었다.
인류는 ‘점잖게’ 양립할 수 없는 존재들과 너무나도 오래, 거의 일방적으로 피해를 입어왔고 그러면서도 그 사실을 억지로 외면해 왔다는 사실에 경악했다.
하지만 인류가 공포를 공포로, 경악을 경악으로 영원히 남겨두는 존재였다면 현재에 이르지 못했으리라.
잘 알려져 있지만 공포스러운 소설적 산물로 여겨지던 흡혈귀 정도에서, 기괴하게 비틀린 종교적 광신의 초현실적인 결과물, 생물학적으로 인간이지만 초인적인 능력을 갖추고 그 힘을 파괴와 혼란 조장에 사용하는 인간 등, 정확히 추산할 수 조차 없는 숫자와 종류의 위협요소들, 과거의 기준으로는 초현실적이지만 실제로 존재하고, 인간에게 위협적이기까지 한 수많은 것들이 ‘특이 위협체’라는 이름으로 통칭됐다. 그리고 인류는 이 새로 떠오른 위협에 질병, 스스로의 무지, 실패한 정치 및 경제체제 등과 같은 방식으로 대응했다.
그 방식이란, ‘해당 위협의 존재 말살 위한 노력의 경주’였다.

 
챕터2. 시크릿 서비스(4)
작성일 : 17-07-16 00:50     조회 : 273     추천 : 0     분량 : 647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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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반 친구들의 시야에서 사라진 인호가 수십분 후 도착한 곳은 SOG산하의 병원에 자리 잡은 정신과 상담실이었다. DOGS 부청장이 인호 대신 예악해놓은 상담이었다.

  적당히 편안하면서도 정신사납지 않게 조성된 상담실에서 의사의 반대편 소파에 앉은 인호는 질문에 담담히, 그러나 나름대로 성의를 담아 답하고 있었다. 그들의 사이에 놓인 테이블에는 이미 적당히 손을 댄 듯 보이는 홍차 두 잔과 간단한 과자가 놓여 있었다.

  “다음으로… 생명에 위협을 느낄 수 있는 경험이 있었고, 그에 의하여 강렬한 공포나 무력감을 느낀 적이 있습니까?”

  질문지를 낮게 들고 편안한 표정과 목소리로 말하는 의사의 목소리였다. 40대 초 중반으로 보이는 정신과 의사는 얼굴마저도 환자의 이목을 크게 끌지 않는 푸근한 인상이었다.

  “예.”

  “그렇다면 해당 경험을 다음과 같은 예시 중 하나의 방식으로 다시금 느끼시나요? 계속 떠오르는 꿈이나 기억, 플래쉬백이나, 다시금 해당 경험이 일어나고 있는 느낌, 경험을 상기시킬 수 있는 물건이나 대상을 접하였을 때 강렬한 물리적, 감정적 고통.”

  잠시 신중하게 생각하던 인호는 고개를 저었다.

  “아니오.”

  “그렇군요.”

  질문에는 솔직히 답하기로 이미 약속한 이후였다. 인호는 의사를 신뢰해야했고, 의사 역시 인호를 신뢰해야 했다.

  “그렇다면 다음과 같은 문제 중 해당되는 것이 있습니까? 수면장애, 분노 조절 장애, 집중력 저하, 이유 없는 긴장감, 놀랐을 때 과장된 반응, 수면이나 식습관의 변화.”

  “없습니다.”

  “좋습니다.”

  잠깐 눈을 감고 고개를 끄덕이고는 질문지에 뭔가를 체크한 의사는 잠정적으로 이미 진단을 내렸지만 절차로 규정된 질문을 이어 나갔다.

  “대부분의 나날에 다음과 같은 감정을 느끼십니까? 우울감, 삶에 대한 의욕 상실, 자신감 저하, 혹은 죄책감.”

  “느끼지 않습니다.”

  “그렇다면 최근 1년간 약물이나 술로 인해 다음과 같은 문제가 있었…… 네, 말씀 하세요.”

  조용히 한 손을 들어 의사의 말을 막은 인호가 씁쓸하게 웃으며 말했다.

  “약물이나 술은 하지 않습니다.”

  “아아…. 이거 실례했습니다.”

  환자 파일에서 봤던 인호의 나이를 잊은 채 관성에 의해 질문을 이어 나가던 의사가 멋쩍게 웃었다.

  “그렇다면 우선 상담은 끝났습니다. 현재로서는 문제가 없어 보입니다만, 혹시 방금 열거했던 문제 중 하나라도 느껴지신다면 부끄러워 마시고 언제든 전화를 주십시오. 여기, 제 명함입니다.”

  “감사합니다.”

  조용히 끄덕이고는 명함을 지갑에 끼워 넣은 인호는 곧 출구로 향했다.

 

 

 * * *

 

 

  평소와는 다른 일정이 새로 생겼던 인호는 해가 지고 한참이 지나서야 자신의 아파트에 도착했다. 하지만 어차피 금요일은 평소의 사격 훈련 대신, GAEA(Global Academic Exchange Association)에서 발간된 대 위협개체 전투사례를 읽고 숙지하는 날이었다. 미국 주축의 조금은 느슨한, 대 특이 위협 정보 교류 협회는 '국제 학술 교류 협회' 즉 GAEA라는 이름으로 위장하고 있었다.

  조금은 낡은듯 한 복도형 아파트의 복도를 지나 현관 앞에 도착한 그가 열쇠로 문을 열자 익숙한 전경이 펼쳐졌다.

  기분 탓인지 조금 피곤해 보이는 인호의 손에는 저녁으로 먹을 햄버거 세트가 들려 있었다.

  교복 안에서 컴팩트 USP권총을 꺼냈다는 것만 빼면 하교 후의 여느 고등학생들처럼 씻고 옷을 갈아입은 그가 책장에서 제목도 저자도 표시되어 있지 않은 하얀 표지의 책 한권을 꺼내 의자에 걸터앉은 때였다.

  경박한 초인종 소리가 그의 호흡과 함께하던 정적을 갈랐다.

  “…….”

  짧은 시간, 방문자가 찾아올 이유를 찾는데 실패한 인호의 눈이 미세하게 가늘어졌다. 방문자는 결백을 밝히기라도 하듯, 분명 처음 듣는 목소리로 ‘오늘 이사 와서 떡 돌리고 있어요.’라고 말했다.

  떡? 이사? 그럴싸하지만 왠지 기계적인 음성이 의심스러웠다.

 천천히 현관으로 다가간 그가 안전거리를 확보한 채 문고리를 돌려 살짝 민 때였다.

  벌컥!

  인호의 오른손이 반사적으로 튀어 나갈 뻔 했다. 조금만 열려야 할 철제 현관이 단번에 활짝 개방되며 비교적 익숙한 얼굴, 익숙한 표정을 내비쳤다.

  윤지수. 몇 안 되는 인호의 주변인 중 활짝 웃는 모습이 그렇게 잘 어울리는 사람은 한 명 뿐이었다. 지수는 음성변조기를 입에서 떼며 말했다.

  “짜잔! 옆집에 이사 왔어요! 떡 돌리고 있는데에!”

  백화점 푸드코트에서 방금 사온 것 같은 조그마한 시루떡이 비닐 포장된 채 손에 들려 있긴 했다.

  그나저나, 옆집이라고? 이사라고? 인호가 잠시 머릿속을 점거했던 혼란을 시급히 진압하는 동안, 허락도 없이 슬쩍 몸을 앞세워 안으로 들어온 지수는 왼손으로 떨떠름하게 떡을 받는 그에게 작은 의문을 표했다.

  “응? 오른 손은 왜 뒤로 숨기고 있어? 혹시 남자 고등학생의 은밀한 개인 물품 같은 거야? 하하, 농담이…….”

  “…….”

  인호는 작은 한숨을 내쉬며 오른손에 쥐어져 있던 USP 컴팩트의 안전장치를 다시 걸고 있었다.

  “하, 하하. 살벌하네, 밥은 먹고 그렇게 임전태세야?”

  “먹으려던 참입니다.”

  “혼자 사는 남자 고등학생이 따뜻한 밥을 차려 먹을 거라고는 생각하기 어려운데… 히익?”

  인호의 키가 십 센티미터 정도 더 큰 탓에 까치발을 들어 집 안을 훔쳐보던 지수의 표정이 소름끼치는 무언가를 본 양 일그러졌다. 단순히 컴퓨터 책상 위에 놓인 햄버거 세트 때문은 아니었다. 사실 그딴 건 지금 눈에 들어오지도 않았다.

  문제는 발 디딜 곳을 제외하면 사방에 산더미처럼 쌓인 쓰레기들과 싱크대에 거의 곰팡이가 핀 채 쌓여 있는 설거지 거리였다.

  “집에서 전쟁이라도 벌였어……?”

  부들부들 떨리는 목소리에 그렇지 않다고 담담하게 대답할 뻔 한 인호가 질문의 진의를 한 템포 늦게 깨닫고는 답했다.

  “혼자 사는 집입니다. 누구에게도 피해를 주지 않습니다.”

  “내 눈에 테러를 가하고 있잖아! 이건 분명 특이 위협체다! 집의 형태를 한 특이 위협체야! 목격하게 된 불특정 다수의 고등 지성체에 대해 정신 붕괴를 유발하다니! 이 무슨 치명적인 특이특성! 청아야! 같이 싸우자! 이놈을 없애 버리는 거야!”

  “…… 청아?”

  생각지도 못했던 이름이 튀어나온 탓에 머리위로 작은 물음표를 띄우는 인호 앞으로 여태껏 문 밖에 서있던 청아가 조심스레 걸어 들어왔다. 지수가 사줬는지, 전에 봤던 환자복 차림이 아닌 회색 원피스 차림에 머리도 가슴께 까지 오는 길이로 세련되게 정리 돼 있었다. 신비스런 머리와 눈 색 탓에 어떤 아름다운 그림에서 걸어 나온 듯한 모습이었지만 청아의 존재 자체 이후의 사안은 인호에게 큰 인상을 주지 못했다.

  반대로 말할 수 있다면, 청아의 존재 자체는 인상적이었다고 할 수 있었겠지만.

  “인사 해. 나랑 같이 살 동생이야. 구면이지?”

  벌써 신발을 벗고 팔을 걷어 올린 지수가 씽크대에 대충 따로따로 걸려있는 고무장갑을 맞춰 끼며 말했다.

 

 

 * * *

 

 

  꼬박 다섯 시간 후, 마지막(그러니까 여덟 번째의) 50리터 규격 쓰레기봉투의 입구를 질끈 묶은 지수가 이마를 한번 닦고는 한숨을 토하더니 허리를 쭉 펴고 죄 없는 시계를 죽일 듯 노려봤다.

  그토록 비좁아 보이더니 쓰레기가 모두 치워진 집은 살풍경 할 만큼 황량했다. 작은 집이긴 했지만 책상, 냉장고, 침대와 책장을 제외하면 집 안에 아무것도 없는 탓이었다. 전체 바닥 면적의 칠십 퍼센트를 점유하고 있던 각종 쓰레기들은 어느 모로 보나 특이 위협체 못지않은 강적이었다.

  “뭐라도 만들어서 같이 먹을까 했더니 시간이 늦어서 안 되겠다. 치킨이랑 생맥주 조금만 시키자. 그러니까, 이천 씨씨 정도만.”

  성난 태풍처럼 패도적인 기세로 쓰레기를 치우던 지수의 모습을 기억하는 인호는 말없이 핸드폰을 들었다.

  청소 지성(Cleaning intelligence)같은 것이 존재하는 게 아닐까 싶을 정도로 쓰레기에게 가차 없던 지수는 맥이 풀린 듯 맨바닥에 앉아 있었다.

  “예, 현금결제입니다.”

  수화기 너머의 상대에게 말하고 전화를 끊는 인호의 등 뒤로 지수의 조금 지친 듯한 목소리가 날아와 박혔다.

  “사 주는 거야?”

  문장은 형태상 의문형을 띄고 있었지만 그 음색에는 의문이 없었다. 천천히 돌아간 인호의 눈에 비친 지수는 만에 하나 거절이라도 한다면 그 즉시 인호의 멱살을 잡고 짤짤짤 소리가 나도록 흔들어 댈 것 같은 표정이었다. 인호가 알아챌 정도면 그것은 단순한 표정이나 목소리가 아니라 살기의 발산이었다.

  “…… 예.”

  “그래, 좋아. 청아도 수고 많았어.”

  처음엔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 머뭇거리던 청아였지만 지수가 하는 모습을 보고 금세 따라해 큰 전공을 세운 청아였다. 수 시간 째 쉬지 않고 청소를 했는데도 지수와는 달리 지친 기색은 희미했다.

  그리고 오래 지나지 않아서 주문했던 치킨이 도착했고, 치킨의 포장을 뜯기도 전에 말릴 틈도 없이 신나게 맥주부터 들이키던 지수는 정작 닭은 몇 조각 먹지도 못한 채 테이블 위에 쓰러졌다.

  모르는 사람이 보기엔 술을 좀 서둘러 마신 것에 불과했지만, 지수를 잘 아는 사람이 봤다면 놀람을 금치 못했을 광경이었다. 맥주를 가끔 마시긴 하지만 취할 때까지는 먹지 않고, 그마저도 ‘남자’가 있는 자리에서는 술을 아예 입에 대지 않는 지수가 남의 집에서, 아무리 피곤했다지만 쓰러질 만큼 술을 마시다니.

  “너희는― 믿을 만 하니까. 히히…….”

  혀 꼬부라진 소리로 새어나오는 지수의 잠꼬대를 표면적 의미로만 이해하며 누구도 보지 않은 미소를 살짝 띄웠다 지운 인호가 청아의 앞에 수북이 쌓여 있는 닭 뼈의 조각을 덜어 싱크대에 버렸다.

  작고 발그스름한 입을 토끼처럼 오물거리며 사양하는 일 없이 닭고기를 해치운 청아였다. 평이해 보이지만 보는 이의 기분에 따라서는 행복해 보이기도 하는 표정을 잠시 별 뜻 없이 마주보던 인호는 청아의 하늘색 시선이 어디론가 이동해 꽂히는 것을 읽을 수 있었다.

  자연히 따라간 시선이 멈춘 곳은 하나 밖에 없지만 좌우로도, 위아래로도 꽤 큰 책장이었다.

  “한글은 기억 하나?”

  건조하지만 차갑지는 않은 목소리에 대한 대답은 은색 머리칼 위에 작게 띄운 물음표였다.

  “…….”

  다른 사람이었다면 이런 상황에 웃었을까, 울었을까. 찾기 어렵고 찾아봐야 의미도 없는 지문(自問)에 답하는 대신 일어선 그가 비교적 활자가 크게 인쇄된 책 한권을 꺼내 청아 앞에 펼쳤다.

  동년배 선생과 제자, 단 둘만의 작은 한글 교실이 개설됐다. 교재는 「2016 군용 항공기 연감」한글 공부에 적합한 교재는 아니었지만 다른 책 역시 나을게 없었다.

  한글은 표음문자로 설계된 덕분에 간단하기도 하거니와, 표음 문자 중에서도 직관적이며 혼동의 여지가 적은 형태를 갖추고 있었다. 초성, 중성, 종성으로 글자 하나가 이루어지는 독특한 체계만 주의하면 가르치는 사람이나 배우는 사람이나 불편의 여지가 없다고 해도 좋았다.

  볼펜으로 노트에 자음과 모음을 따로 나눠 배열한 인호가 각 문자의 이름과 발음을 하나하나 짚어가며 설명했다.

  “이건 기역이라는 이름으로 발음은…….”

  “…….”

  대답하는 목소리는 없었지만 청아는 반짝이는 눈으로 고개를 작게 끄덕여 가며 볼펜 끝을 따라다녔다. 그 강아지 같은 모습에 자신도 모르게 희미한 미소를 짓던 인호가 뭔가를 발견하고는 황급히 고개를 돌렸다. 뻣뻣하게 굳은 목과 당혹감이 드러난 동공은 누가 봐도 불편해 보였다.

  그리고 그 원인은 고개를 숙인 청아의 회색 원피스 사이로 엿보이는 커다란 브래지어와, 그 안을 뽀얗게, 빈틈없이 꽉 채운 가슴 때문이었다. 게다가 고혹적인 검은색 브래지어는 한 순간 실수로 본 것임에도 놀랄 만큼 섹시했다.

  ‘이 사이즈는 이거 하나밖에 없어요… 이거 싫으시면 다른데 찾아보셔야 해요…….’

  어느 백화점 속옷매장 직원이 처량한 목소리로 말하며 보여준 속옷이었다. 하지만 그런 현대 시장 경제체제의 사정과는 별개로. 인호에게 있어 ‘여자’란, 십여 년 전의 사건과 지금은 실종되어 찾을 수 없는 인물과의 만남 이후로 무척 낯선 존재가 되어 있었다.

  ‘훈련’과 ‘임무’의 반복. 그리고 거기서 파생된 특유의 분위기로 근 십여 년의 삶이 채워진 인호에게 ‘여성’은 상상 속에서도 존재할 이유가 없는, 존재할 이유가 없으니 존재하지 않는 개체였다.

  “……?”

  고개를 돌린 인호에게서 불안정한 호흡을 예민하게 감지해 낸 청아가 가만히 고개를 들었다.

  인호가 십여 년 전부터 쓰고 있는 가면은 차분하면서도 과묵(寡黙)한 색깔의 것이었고, 비교적 견고하기도 했다. 하지만 최근 일어나고 있는 일들은 그의 가면을 내부로부터 조금씩 녹여가고 있는 것 같았다. 물론 그것조차 적응이 된다면 금방 복구할 수 있으리라 여겼지만, 지금 당장이 당혹스러웠다.

  그가 적응하지 못한 것은 최근의 사건이 아니라 지수와 청아라는 개인들일지도 몰랐지만.

  “…… 계속 하지. 위쪽에 써놓은…….”

  인호는 실수로라도 시선이 청아의 가슴 쪽으로 가지 않도록 통제하며 수업을 재개했다.

  시간이 조금 흐른 뒤에야 깨달은 사실이지만, 청아는 놀라운 기억력과 이해력에 응용력 까지 갖추고 있었다. 실상 인호가 한 일은 자음과 모음의 읽고 쓰는 법을 설명 해 주고 조합법을 가르쳐 준 게 전부인데 청아는 볼펜을 건네받아 스스로 원하는 글을 쓸 수 있는 수준에 이르렀다.

  방금 배운 것이라고는 믿기 어려운, 오히려 가르쳐준 인호보다 더 깨끗한 필체로 청아가 처음으로 써서 앞으로 내민 글은, <고마워> 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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