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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이글스톤
작가 : 신비야
작품등록일 : 2017.7.10

2282년, 모든 것이 평화로웠다. 이글 스톤의 저주 전까지는... 17세기의 예언가, 오드하는 이글 스톤이 재앙을 가져오는 돌이라는 예언을 하고, 이글 스톤이 쓰러지자 제 1,2차 세계 대전이 발발했다. 과연, 이글 스톤은 정말 재앙의 돌인가? 세번째로 쓰러진 이글 스톤, 그리고 아무것도 없는 아이,울프와 이상한 부랑자 잭의 이야기. 울프는 잭의 유언에 따라 많은 사람들을 전쟁에서 구하는데..

 
최악과 최고의 날
작성일 : 17-07-15 23:24     조회 : 313     추천 : 4     분량 : 587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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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 15 17 19 21

 - 제 4장 -

 최악과 최고의 날

 

 어둠 속에서 희미하게 들리는 소리.

  [울프, 울프! 일어나]

 울프가 누구지? 늑대...? 귀가 멍멍했다. 너무 깜깜하다.

  [울프! 오, 제발!]

 그때 무언가 차가운 게 내 머리를 때렸다. 순간 눈이 번쩍 떠졌다. 희미하던 소리도 분명히 들렸다 .

  [울프!]

 내 눈 앞에서 잭 아저씨가 양동이 하나를 들고 촉촉하게 젖은 눈으로 날 바라보고 있었다.

  [아저씨...]

  [울프!]

  [혹시...]

  [말해봐. 뭐든.]

  [울었어요?]

 잭 아저씨는 얼굴을 붉히며 답했다.

  [말도 안돼는 소리지만, 사실 눈에 땀이 난 거야.]

  [에이, 설마.]

  [자, 네가 안 믿겠다면 다른 핑계를 대보지. 예쁜 아가씨가 죽을까 봐 슬퍼서 울었어.].

  [우릴 죽이려 했던 사람이에요!]

 잭 아저씨는 대답 대신 턱으로 내 옆을 가리켰다. 고개를 돌리자 천사같은 여인이 눈을 감고 있었다. 난 자리를 슬그머니 옆으로 옮겼다. 그러자 잭 아저씨가 킬킬대며 말했다.

  [진짜야. 가짜는 저쪽.]

 그가 손으로 가리킨 쪽에는 웬 30~40대 쯤으로 보이는 여자가 로봇들에게 잡혀 발버둥치고 있었다.

  [도대체...뭐...?]

 잭 아저씨는 갑자기 표정을 험상궂게 일그러뜨리며 말했다.

  [저 여자가 바로 범인이었어. 감히 천사를 납치하다니... 저 사람이 나의 천사를 납치해서 라텍스 가면을 만들었던 거야.]

 그는 부들부들 떨었다. 그러나 이내 멍청한 웃음을 흘리며 헛소리를 하기 시작했다.

  [내가 의식을 잃고 쓰러진 너를 업고 문을 부셨다고! 저 여자는 내가 그냥 딱밤을 먹여줬더니 바로 기절! 뭔가 이상해서 얼굴을 잡았더니 가면이었어. 그래서 위험을 무릅쓰고 저 천사같은 분도 구해왔다 이거야!]

 저기요, 아저씨! 우리 방금 죽다 살았거든요! 구해준건, 뭐, 고맙지만... 애시당초 날 이곳에 데려오지 않았으면 되는 거 아니야! 내가 잭 아저씨에게 어쨋거나 고맙다는 말을 하려는 찰나에 '로봇경찰 지휘관' 이라고 새겨진 조끼를 입은 경찰관 한 분이 다가와 말했다.

  [조금만 늦게 신고하셨으면 모두 목숨을 잃을 뻔 했습니다. 빨리 신고를 해주셔서 다른 피해자도 구출하고 범인도 바로 잡을 수 있었구요.]

 잭 아저씨는 비굴하게 말했다.

  [아,예....]

 나는 경찰관이 자리를 뜨자 짖궂게 말했다.

  [누가 누굴 구했다구요?]

  [야, 그래도 내가 구한건 맞...잖아... 결론적으로는 모두 무사하니... 다행이라는...]

  [그래요. 됐어요. 어쨋든 고마웠어요.]

 잭 아저씨는 나를 놀란 눈으로 쳐다보았다. 살면서 고맙다는 말 하나가 이렇게 놀라운 일인지는 몰랐는데... 그 때, 로봇들에게 잡힌 여자가 소리를 고래고래 질렀다.

  [저 여자는 정신 질환자 같던...]

  [반역자를 처단하라! 처단하라!]

  여자가 아까와는 다른 걸걸한 목소리로 소리쳤다.

  [봐. 멍청한 너보고 반역자라잖아. 좀 이상해. 하여튼 내 말 끊는데는 선수라니까.]

 나와 잭 아저씨는 누가 먼저랄 것 없이 갑자기 서로를 보고 웃기 시작했다. 멈출 수 없는 웃음이었다. 함께 죽다 살아서 그런지, 갑자기 가까워 진 것 같았다. 그런 게 있지 않나. 갑자기 사람들을 가까워지게 하는 무언가. 그때 갑자기 충동적으로 궁금증이 생겨다.

  [참, 아저씨. 아까 저한테 울프라고 부르신 거 맞죠?]

 그는 한 순간에 웃음기가 가시고 당황한 표정으로 답했다.

  [어? 내가 그랬나...? 어... 맞는 것 같아.]

  [그럼 앞으로도 그렇게 불러주세요.]

  [아니, 그땐 너무 급해서. 검은 머리 늑대 주니어가 훨씬 멋있고... 멋있고... 또... 어... 울프는...]

  [울프라! 참 멋진 이름이네요 !]

 난 그의 말을 단박에 끊어버리고 기대에 가득 찬 말투로 말했다.

  [알았어. 울프ㅜ주니어.]

 그는 침울하게 말했다. 그러고는 다시 웃었다. 나도 웃으며 말했다.

  [아, 배고픈데. 저흰 언제 가는거죠 ?]

 잭 아저씨는 웃으며 답했다 .

  [지금? ]

 우리는 어두운 골목길을 지나, 신비한 거울, 아니 횡단공간이동기를 이용해 도로를 건너고 쭉 걸어내려가 고함이 멈추질 않는 더기마트와 구스마트를 지나 ("이 동네에서 당장 꺼져!", " 너나 꺼져!", "시끄러워 !", " 어이, 니가 먼저 시작했다고!"), 내 자리가 있는 분수대 반대편 길을 지나간 후 도로를 건너 ' 그리팅고흐의 캡슐'에 도착했다. 아아, 정겨운 털복숭이 아저씨. 어제 저녁에 봤는데도 이렇게 오랜만일 수가!

  [오오, 그리팅고흐. 얼마나 오랜만인가!]

 잭 아저씨가 오버하며 말했다 .

  [분명히 말하는데 , 공짜는 안돼.]

 그리팅고흐 씨가 가격표를 손가락으로 찌르며 말했다.

  [공짜? 공짜는 무슨. 난 오늘 블랙캣 캡슐에 갔다가 죽을 뻔 했다고!]

  [오, 정말? 그 헛소리는 꽤 재밌겠는걸. 계속해 봐.]

 그 때 내가 소리쳤다.

  [이건 헛소리가 아니라구요!]

 털복숭이 그리팅고흐 씨가 깜짝 놀라며 말했다.

  [헛소리가 아니라고 ? 헉 소리 나오네. 아니, 너도 알다시피 잭 이 양반이 만날 캡슐 조리도 안하고 날로 먹더니 이젠 아주 다 날로 먹으려고 해서... 알잖아, 오면 이상한 모험담이나 이야기하면서 이렇게 멋진 이야기는 돈 주고도 못 듣는다고 공짜로 30센트짜리를 달라고 하질 않나...]

 잭 아저씨는 어울리지도 않는 삐진 표정을 짓고 있었다.

  [아니, 이건 진짜에요. 어떤 여자가 우릴 죽이려고 했어요.]

  [독약 캡슐로!]

 어느 새 잭 아저씨가 원래의 멍청한 얼굴로 돌아와서 말했다. 그리팅고흐 씨는 얼굴이 창백해져 있었다.

  [오, 마이 갓! 독약 캡슐이라고! 우리 엄마가 음식에는 절대, 캡슐도 음식이라고 볼 수 있다면, 절대, 절대 장난치지 말라고 했는데. 우리 엄마가 그랬지. "사랑스러운 그리팅고흐야, 네가 네 아버지처럼 로봇들한테 끌려가고 싶지 않다면, 이 두 가지만 명심하렴. 음식 가지고 장난치지 말 것! 사람 목숨 가지고 장난치지 말 것!" 독약 캡슐이라니..]

 '에리트고흐의 반려동물용 캡슐'로 이어진 문 틈 사이로 그리팅고흐 씨보다는 조금 더 키가 작고 털이 적은 에리트고흐씨가 고개를 내밀었다.

  [조용히 좀 해줄래? 손님들이 항의를 하고 있어.]

 갑자기 그가 작은 소리로 속삭였다.

  [요즘은 강아지들도 똑똑해서 탈이야. 난 요즘 개들이 자꾸 개소리를 해대서 아예 '동물 언어 바로 번역기'를 빼놓고 살아. 뭔 소리 하는지 모르는게 차라리 편해. 인간보다도 까탈스러운 것들이라니까.]

 그는 킬킬댔다. 하지만 그리팅고흐 씨는 여전히 창백했다.

  [에리트고흐, 누군가가 이들에게]

 그는 손으로 나와 잭아저씨를 가르켰다.

  [독약 캡슐을 주었대. 독약 캡슐이라니...]

  [그 말 도대체 몇 번째 하는거야. 누가 보면 우리가 이미 죽을 줄 알겠네!]

 잭 아저씨는 농담 삼아 말했지만, 이미 그리팅고흐 씨와 에리트고흐 씨는 창백해질 대로 창백해졌다. 에리트고흐씨가 입을 열었다.

  [독약 캡슐이라니... 우리 엄마가 내게 해주신 충고가 있어. "사랑스러운 에리트고흐야, 네가 네 아버지처럼 로봇들한테 끌려가고 싶지 않다면, 이 두 가지만 명심하렴. 음식 가지고 장난치지 말 것! 동물 목숨 가지고 장난치지 말 것!" 정말 누가 이렇게 사랑스러운 아이를 죽이려고...]

 잭 아저씨는 진지하게 말했다 .

  [분명히 말씀드리는데, 전 아이가 아니에요.]

 나는 거기에 덧붙였다.

 [저도 분명히 말씀드리는데, 우린 동물이 아니에요. 어...뭐...생각해보니 이 아저씨는 동물이네요.]

 잭 아저씨는 내 머리에 꿀밤을 먹였다. 부드러운 꿀밤이었다. 우리가 잠시 한눈 판 사이, 그리팅고흐 씨와 에리트고흐 씨는 서로 노려보고 있었다. 엥? 왜?

  [에리트고흐... 지금 장난해? 우리 엄마가 말씀하셨지. "유리한대로 말을 바꿔쓰는 건 멍청한 CEO들이나 하는 거란다, 얘야."]

  [그리팅고흐. 엄마가 말씀하셨지. "네 아빠같이 멍청하게 로봇 앞에서 거짓말을 하는 것은 로봇경찰식당의 전기통닭 구이가 되기 위한 지름길이란다, 얘야."]

  [엄만 분명히 '사람 목숨'이랬어!]

  [아니, 동물이랬어!]

 난 그들의 대화에 살짝 끼어들었다.

  [그냥... 생명이 있는 것이라고 하셨을지도...]

 두 털복숭이는 갑자기 눈이 동그래졌다.

  [그래, 맞아!]

 그 둘이 동시에 소리치자 가게가 무너질 뻔 했다.

  [에리트고흐, 미안해... 너에게 그런 식으로 소리치지 말았어야 했어..]

  [아니, 그리팅고흐. 우리 엄마 말씀 기억나? "너네 둘이 싸우면, 서로의 똥을 먹여주마!"]

  [기억나... 정말 문학적인 분이었어.]

  [엄마! 보고 싶어요!]

 둘은 갑자기 서로를 끌어안고 울음을 터뜨렸다.

  [저기요! 헤이! 우리 손님인데요? 손님 주문 안 받아요?]

 잭 아저씨가 재밌다는 듯이 말했다. 그리팅고흐 씨는 흐르는 코를 수염으로 한번 쓱 문지르고 말했다.

  [검은 머리 늑...뭐더라..? 어쨋든 넌 우리에게 다시 없을 형제 간의 사랑을 다시 확인할 수 있게 해주었어. 오늘만은 우리 가게 캡슐을 마음껏 먹으렴. 무엇이든 가져가도 돼!]

  [정말요?]

 난 어안이 벙벙해져서 물었다. 난 그저 사람과 동물을 모두 칭하는 말을 하나 찾았을 뿐인데... 그렇다면 오늘은 평소에 정말 먹어보고 싶었던 폭립 스테이크를 먹어도 되는 것인가? 자그마치 80센트짜리를?

  [어... 그럼... 폭립 먹어도 되요?]

 난 염치없는 행동이라는 것을 잘 알지만 식욕이란 본능을 이기지 못한 채 기어들어가는 목소리로 물었다.

  [그럼! 폭립과 감자샐러드를 같이 먹으면 끝내줘. 둘 다 줄게!]

  [정말요?!!]

 와우! 내 인생 최고의 날이다! 최악의 날이기도 했지만, 최고의 날이기도 하다! 잭 아저씨는 점잖을 빼며 말했다.

  [전, 안심 스테이크에 해물 토마토 스파게티로 하겠습니다.]

  [1달러 30센트요.]

  [에에에? 저도 제가 아이가 아니라는 걸 말해 드렸는 걸요?]

  [그럼 1달러 50센트 .]

  [에에에? 허, 참... 그럼 전... 그냥... 돈도 없는 찌질이일 뿐이니까... 햄버거... 하나만 주세요...]

 그는 세상에서 가장 슬픈 표정으로 말했다. 그러고는 자리로 터덜터덜 돌아가 앉았다. 난 그를 보자 마음이 약해졌다. 그에게 동정심을 느끼는 걸까? 안돼! 이건 내가 미쳐가고 있다는 신호다! 이런 내 마음과는 달리 난 그리팅고흐 씨에게 은밀하게, 그러나 염치없이 1달러 30센트짜리의 음식을 요구할 수 밖에 없었다. 그리팅고흐 씨는 오늘 2달러가 넘는 손해를 본 것이다. 그게 요즘 얼마나 큰 돈인데 ! 이런 내 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잭 아저씨는 더러운 손톱으로 하얀 식탁을 긁어대고 있었고, 아직 자신의 가게로 돌아가지 않은 에리트고흐 씨는 그리팅고흐 씨의 어깨를 두드리며 '정말 멋진 선택이야!' 라는 말을 계속하고 있었다. 난 잭 아저씨의 앞자리로 돌아가 앉았다.

 [누구는 음료도 없이 햄버거나 먹고, 누구는 감자 샐러드에 폭립 스테이크 먹고!]

 잭 아저씨는 내 얼굴도 쳐다보지 않은 채 중얼거렸다. 조금 뒤 스테이크와 스파게티가 나왔을 때 그의 표정을 보았다면 그 누구도 이 행동을 후회할 수 없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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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arzan**** 17-07-19 15:27
 
작가님 잘보고 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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