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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판타지
제국의 황금꽃
작가 : 권가야
작품등록일 : 2017.7.5

평생을 사랑한 황제에게 배신 당한 비운의 황후, 고통 끝에 눈이 떠진 곳은 10년전 자신의 자택이었다. 다시 찾은 따듯한 체온, 가족, 친구 그녀는 고요한 분노를 눈동자에 담는다.

'여신님 이것이 당신의 실수, 장난 그 무엇이라 할지라도 좋습니다. 발을 맞춰 드리지요.'

수백번 넘어지고 수천번 넘어질지라도 비틀린 운명을 손에 쥐고 운명을 개척한다.

 
제국의 황금꽃 06
작성일 : 17-07-15 22:48     조회 : 250     추천 : 0     분량 : 67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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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느는 바엘에게서 온 서신을 방으로 가져와 줄리 몰래 불태워버렸다. 그가 손수 적어내린 글씨들이 불꽃에 일렁이며 새까맣게 타들어갔다. 이미 새카맣게 썩어 당장에라도 악취를 내뿜을 것 같은 그녀의 마음처럼.

 

 바엘이 저택을 방문한다면 내일은 아침부터 황태자를 맞이하기 위한 준비로 바쁠 것이었다. 세느는 바로 잠자리에 들까, 고민을 하다 내일 하지 못할 수업을 대신도 할 겸 서재에서 가져온 책을 집어 들었다. 넬이 튀어나온 ‘회귀의 서’였다.

 

 읽을 수 없는 고어들로 가득해 읽을 수는 없었지만 잡생각은 떨쳐낼 수 있었다. 그러다 나중에라도 현자들을 만났을 때 고어를 보여줄 수 있도록 책의 내용을 일부만 따로 적어두기로 했다. ‘회귀의 서’니까 ‘회귀’에 대한 내용이 적혀있을 테고, 이전에 넬이 이야기한 자신 이외의 ‘회귀자’에 대해 알고 싶었으니까.

 

 ‘그러고 보니 그때, 아버님이 서재로 오셔서 대화가 도중에 끊겼었지. 나중에라도 다시 물어봐야겠어.’

 

 세느는 넬에게 ‘회귀자’이외의 물어볼 것들을 머릿속에 정리하며 펜을 찾아 서랍을 열었다. 서랍을 열자 갖가지 편지봉투들이 가지런히 정리된 것이 보였다. ‘이게 뭐지?’ 하며 편지봉투를 모두 꺼내어보니, 그건 10년 전, 회귀하지 않은 열다섯 살의 기억만을 가진 세느가 바엘과 나눈 편지였다. 편지지에는 전부 황가의 문양이 찍혀있었고 편지지의 색깔을 모두 달랐으나 금빛 자수가 박힌 파란 리본으로 묶여있었다. 자신이 방금 태워버린 서신과 똑같은 형태의 편지지들. 세느는 마음이 어지러웠다.

 

 ‘나의 꽃 사세니아, 다음 편지를 약조하며 이만 줄일게.’

 

 바엘이 버릇처럼 쓴 편지의 마지막 글귀가 눈에 들어왔다. 어린 날의 세느는 알아차리지 못했던 바엘의 애정이었다. 지금은 원망스러울 정도로 알기 쉬운 그의 애정에 세느는 인상을 찌푸렸다. 그녀는 바엘과 나눈 편지들을 소중하게 보관하던, 사랑스럽게 웃으며 행복해한 자신이 떠올라 견딜 수 없이 괴로웠다. 심장이 타들어가는 느낌이었다.

 

 ‘바엘... 바엘...!’

 

 그것은 울분에 가까운 외침이었다. 그를 향한 그녀의 애증이 눈물이 되어 수북이 쌓인 편지들 위로 쏟아져 내렸다. 세느는 가슴속을 꽉 채운 뜨겁고 답답한 무언가에 신음하며 무거운 숨을 겨우겨우 토해냈다.

 

 ‘당신의 흔적만 봐도 흔들리는 나인데, 당신을 너무 사랑한 나인데, 어째서 나를 배신한 거야.’

 

 그녀의 커다란 보석 같은 눈동자에선 눈물이 흘렀고, 꽉 깨운 입술에서 피가 났다. 얼굴이 엉망이 되어 나중에 줄리에게 혼이 났다.

 

  챙-! 채앵-!

 

 이른 아침, 로즈티아 가문의 수련장, 이른 아침부터 검과 검이 부딪히는 소리가 수련장에 울려 퍼진다. 머리를 높게 올려 묶은 여아가 검을 빠르고 경쾌하게 휘두른다. 상대편의 남아는 신중하게 여아의 겸격을 모두 쳐내고 방어에 집중한다. 두 소년 소녀는 침묵을 유지하며 진지하게 서로를 상대한다. 그때, 소녀의 목검이 소년의 옆구리에 닿았고 승부가 내려졌다.

 

 “후.”

 

 “훌륭하셨습니다, 아가씨.”

 

 세느의 작은 얼굴을 타고 땀방울이 떨어진다. 낮고 깊게 숨을 쉬며 호흡을 정리하는 그녀에게 소년은 다정하게 손을 내밀어준다.

 

 “렌이야말로 전과는 비교할 수 없네, 점점 벅차져. 얼마나 열심히 하는 거야?”

 

 “과찬이십니다, 다친 곳은 없나요?”

 

 렌은 세느에게 정중하게 고개를 숙이고 세느를 잡아 일으켰다. 옆구리가 찔린 것은 자신인데도 세느가 행여 다친 곳은 없는지 세세하게 살폈다. 그런 섬세한 렌의 모습은 세느는 미소가 지어졌다.

 

 “응, 그보다 렌, 이제 슬슬 말을 편하게 해도 되는데.”

 

 렌과는 첫 대련 이후 둘이서 아침 일찍 만나 대련을 즐기게 되었다. 세느와 렌은 나이대가 비슷해 서로가 서로에게 조금 긴장은 푼 상태로 대련에 임할 수 있었고 세느는 자신의 실력을 감추는 데에 렌이 매우 편했으니까, 세느가 렌에게 호감을 갖게 되는 데에 그리 긴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그럴 수는 없습니다. 감히 제가...”

 

 렌은 말끝을 흐리며 거절했다. 세느는 렌이 말끝을 흐리는 이유를 알고 있는 듯, 작은 한숨을 쉬었다.

 

 “파생가문이라고 해서 거절할 건 없는데, 너는 긍지 높은 로즈티아 가문으로부터 나온 가문의 후계자잖아, 말 정도는 편하게 해도 돼.”

 

 렌의 가문인 그로키 가문은 로즈티아 가문으로부터 파생된 파생가문이었다. 하지만 파생 가문이라고 해서 귀족이 아니라거나 무시를 받는 것은 결코 아니었다. 그로키 가문은 비록 그 역사가 짧으나 짧은 시간에 최연소 서기관을 배출하는 등 제국에 큰 영향을 미치는 가문이니까.

 오히려 그런 문가 속성의 가문이 로즈티아 가문의 기사가 되기 위해 가업을 등지는 것이 특이한 케이스였다.

 

 “자자, 세느라고 불러봐.”

 

 렌은 보채듯 세느가 얼굴을 들이밀며 말했다. 대련 내내 진지했던 렌의 표정은 사르르 녹아 사과처럼 빨갛게 익어갔다.

 

 “주, 죽여주십시오! 그런 무례는 저지를 수 없습니다. 감히 제가 아가씨를 애칭으로 부르다니요!”

 

 상냥하고 섬세하고 다정한, 노력의 재능을 가진 렌에게 고마움을 느끼는 세느였다. 오직 바엘을 위해 검을 잡아온 세느에게 작은 틈을 내준 그였기에. 세느는 렌의 당황한 표정에 순수한 웃음을 터뜨렸다.

 

 “아하하! 하하, 그래. 애칭은 나중에라도 꼭 불러줘.”

 

 세느의 고집에 렌은 빨개진 볼을 손등으로 감추며 미세하게나마 끄덕였다.

 

 “아가씨, 이제 그만 식사하러 오셔요!”

 

 멀리서 줄리가 세느를 부르는 소리가 들린다. 시계를 보니 아침식사 시간이 다 되어 있었다.

 

 “아, 어쩐지 배가 고프더라, 렌은? 식사 어떻게 할 거야?”

 

 “아, 저는 기사단 형님들과...”

 

 “그래? 그럼 아침 맛있게 먹고 나중에 오후에 보자.”

 

 세느는 렌과 인사를 하고 줄리를 따라 식당으로 이동했다. 줄리는 오늘 아침에 들여온 멜론이 무척이나 탐스러웠다고 세느에게 디저트를 기대하라며 작은 입을 오물거리며 말했다.

 

 “어? 아버님은?”

 

 식당에 도착한 세느가 텅 비어있는 식탁을 보고 줄리에게 물었다. 미하일은 항상 바빠도 주말 아침은 세느와 함께 맞이하였기 때문에 그녀에게 주말 아침 텅 빈 식탁은 제법 낯설었다.

 

 “가주님께선 좀 전 새벽에 필 집사님과 함께 황궁으로 가셨어요, 긴급회의가 열렸다고...”

 

 ‘긴급회의라.. 하긴, 아직 내가 발키리의 단장도 되지 못했으니 제국은 끊임없는 공국의 도발을 겪고 있겠구나.’

 

 좀 전에 느낀 여유로움이 한심스럽게 느껴질 정도로 제국은 위급한 상황이었다. 세느는 아직 작고 여린 자신의 손을 뚫어져라 노려봤다.

 

 ‘그나저나, 오늘 아침은 나 혼자 먹어야겠네.’

 

 넓은 식당에 세느는 혼자 앉아 외로운 식사를 했다. 넓은 흰 테이블에 세느 한사람 분의 식사가 놓여 졌고 디저트도 달랑 하나만 나왔다. 줄리가 자랑한 멜론이 꿀에 발라져 먹음직스럽게 나왔다. 하지만 세느는 무심하게 두 개만 집어먹고 포크를 내려놓았다. 한숨이 절로 나왔다.

 

 ‘맛없어, 아니, 멜론은 무척 맛있는데...’

 

 세느는 고개를 들어 맞은편 자리를 봤다. 평소의 주말 아침이었다면 미하일이 앉아 있었을 자리, 그러나 텅 비어있는 모습에 세느는 기운이 빠지는 듯 했다.

 

 ‘이럴 줄 알았으면 렌을 식사에 초대할걸.’

 

 혼자 밥을 먹는 것은 그녀의 취향에 맞질 않았다. 식사를 짧게 마치고 오전 수업을 준비하러 방으로 올라가는 길에 누군가가 그녀를 부르는 소리가 들렸다.

 

 “사세니아 아가씨!”

 

 “렌?”

 

 목소리가 들린 곳에 시선을 돌리자 로비에 아직 수련복을 입고 거친 숨을 몰아쉬는 렌이 서 있었다. 전혀 예상치 못한 이의 방문으로 세느는 눈을 동그랗게 뜨며 계단을 빠르게 내려갔다.

 

 “조심하세요, 아가씨!”

 

 “렌! 저택까진 어쩐 일이야?”

 

 조심하라는 그의 말을 사뿐히 무시하고 세느는 빠르게 물었다. 그녀의 장밋빛 원피스가 살랑였다. 렌은 스스로에게 무척 엄한 사람이라 미하일의 허락 없이는 저택 근처에도 잘 오지 않았다.

 

 “그게, 형님들께 이야기를 들어서...”

 

 렌은 세느가 바로 앞까지 다가오자 무릎을 꿇고 고개를 숙여 인사를 했다. 세느는 인사는 되었다며 렌의 고개를 양손으로 조심스레 들어올렸다.

 

 “어떤 이야기?”

 

 세느의 얼굴이 렌의 코앞까지 오자 렌은 얼굴을 붉히며 세느의 손을 조심스레 피했다.

 

 “가주님께서 자리를 비우셨다고... 음, 우습게 들리시겠지만 이야기를 들은 순간 아가씨가 혹여 외로움을 느끼셨을까봐 걱정이 되어.. 저도 모르게...”

 

 “내가 왜 외로움을 느낀다고 생각한 건데?”

 

 세느의 동공이 약하게 흔들렸다. 제국의 공작가에서 태어난 그녀는 어려서부터 귀족 영애로서 갖춰야 할 소양과 인격 교육을 받으며 자랐기 때문에 자존심과 긍지가 하늘을 찌르고 있었다. 그런 세느에게 열다섯, 사실 스물다섯이나 된 자신이 외로움을 많이 탄다는 점은 꽤나 부끄러운 사실이었고 그것을 렌에게 들킨 것 같아 부끄러움이 덮쳐왔다. 그녀의 질문에 머뭇거리는 렌을 재촉했다.

 

 “됐어, 말해 봐.”

 

 “어, 음... 아가씨께선 외로움을 많이 타시는 분이라고 생각했어요, 가주님이 황궁에서 돌아오신 날 도 울음을 터뜨리셨다고 들었기도 했고... 또 그냥 제 감이 그랬어요.”

 

 정곡을 찔린 세느의 표정이 굳었다. 굳은 그녀의 표정을 보고 렌이 아차 싶어 고개를 다시 숙였다. 엘리어스를 탓하고 싶기도 했고 눈치가 빠른 렌이 원망스럽기도 했다. 얼굴이 미미하게 화끈거렸다.

 

 “주제넘은 생각이었죠? 죄송합니다. 돌아가도록 하겠습니다.”

 

 “아냐, 아니야.”

 

 붉어진 뺨을 갖추기 위해 굳힌 자신의 표정을 보고 바로 고개를 숙여버린 렌을 일으켰다. 친해졌다 생각했는데도, 자신의 기분과 안위를 살피며 고개를 숙이는 렌이 안타까웠다. 세느는 자신의 부끄러운 마음보다 렌의 안쓰러운 마음이 더 커, 자신의 부끄러운 마음을 인정하기로 했다.

 

 렌이 안절부절 하는 모습에 세느는 멋쩍게 웃었다.

 

 “...”

 

 “... 아, 저기.”

 

 긴 정적을 깬 건 세느였다. 아무래도 이 민망한 상황을 회피하고 싶었는지 세느는 렌의 옷자락을 끌고 식당 쪽을 향해 손가락을 가리켰다.

 

 “멜론 먹을래? 맛있는데.”

 

 줄리는 세느가 식당을 벗어나며 정리한 멜론 디저트를 새 걸로 다시 가져왔다. 단, 이번에는 두 개였다.

 

 “아참, 식사는 했어? 안 했으면 지금이라도 만들라고 할까?”

 

 디저트용 나이프와 포크를 받아 든 세느가 뒤늦게 물었다. 렌은 그녀의 질문에 점잖게 고개를 내저으며 대답했다.

 

 “아닙니다, 식사는 다 했습니다.”

 

 디저트를 렌 앞에 내려놓으며 줄리는 피식하고 웃음이 나왔다. 가문의 기사단은 아침 훈련을 마친 뒤에 식사시간을 갖기 때문에 이제 막 식사를 할 시간이라는 걸 줄리는 알고 있었다. 분명 세느를 신경 쓴 렌의 무리수였을 것이었다.

 

 ‘..!’

 

 멜론을 한입 베어 먹은 세느는 놀랐다, 아까 먹은 멜론과 같은 멜론인가 의심이 들 정도로 다른 맛이었다. 세느는 고개를 들어 맞은편 자리를 봤다.

 

 맞은편에는 렌이 완벽한 식사예절을 보이며 우아하게 과일을 잘라 먹고 있었다. 세심하고 우아한 손짓에 렌이 수습 기사라는 것을 잠시 잊을 뻔하였다. 사실 식자예절이 아니어도 세느는 가끔가다 렌이 기사라는 사실을 잊고는 했다. 렌의 손만은 다부지고 딱딱한 바위 같은 손이었지만 길쭉한 팔다리와 부드러운 말투, 하얗고 뽀얀 피부는 그가 문가 집안의 영애라는 것을 주장하는 듯 했다. 물론 검을 들고 수련할 때에는 자신이 기사임을 온몸의 투지로 표현했지만.

 

 렌과 디저트를 즐긴 짧은 시간이 세느는 즐거웠다고 느꼈다. 정말 오랜만에 느껴보는 친숙함에 솔직한 웃음도 터트렸다. 그 덕에 한 번도 늦은 적이 없던 세느가 오전 역사 수업에 1시간이나 늦어버렸지만, 물론 렌도 수련시간에 늦어 기합을 받았다.

 

 “아아, 숙제를 받아버렸어...”

 

 세느의 자신의 앉은키만큼 쌓인 책들과 종이들을 바라보았다. 그녀의 이틀간의 숙제였다. 세느의 숙제에 구석까지 밀려난 넬이 빛을 번쩍이며 등장했다.

 

 [날 너무 처박아두는 거 아냐? 무심한 주인님아!]

 

 “넬, 지금 나 바빠”

 

 세느는 넬이 귀찮다는 듯 무심하게 말했다. 넬을 너무하다며 그녀에게 투정을 부렸지만 받아주지 않았다. 그녀는 점심시간 까지 숙제를 어느 정도 해결할 생각이었다. 넬을 가볍게 무시한 그녀는 은빛에 아름다운 세공이 들어간 잉크펜을 들어 촉에 잉크를 채워 넣어 고급 양피지에 글을 빠르게 적어나갔다.

 

 [쳇, 무슨 숙제인데 그래? 너 숙제하는 거 처음 봐.]

 

 에메랄드빛을 뿜으며 날아온 넬은 세느의 어깨에 사뿐히 내려앉았다.

 

 “그야, 나한테 지금의 수업이 어렵지 않으니까 숙제를 받을 일이 없었지, 하지만 이런 종류의 숙제는 꽤나 난감해.”

 

 세느에게 역사 수업은 다른 과목보다 훨씬 쉬웠다. 같은 내용을 이미 10년 전에 공부한데다, 제국의 미래까지 알고 있었으니까. 하지만 그런 그녀였기에 논문 숙제만큼은 크게 난감하였다. 제국의 역사에 대한 논물을 쓰는 데에는 세느가 가진 기본 상식이 크게 영향을 미쳤는데, 자신이 아는 제국의 역사는 지금보다 더 길었기에, 그 경계를 파악해 실수하지 않게 잘 조절해야만 했다.

 

 [내가 도와줄까?]

 

 넬은 산뜻하게 말을 꺼냈다. 그는 높이 쌓인 수많은 역사책을 빠르게 훑어봤다.

 

 “뭐라고? ....어떻게?”

 

 세느는 쓰던 손을 멈추고 넬과 눈을 맞췄다. 넬은 콧김을 내뿜으며 자랑스럽게 말했다.

 

 [나는 회귀라는 기적을 일으키는 남자, 한 제국의 역사 따위 시대별로 제대로 기억하고 있으니까 실수 따윈 안 한다고.]

 

 넬의 말에 세느는 눈을 묘하게 반짝이며 턱을 괴었다.

 

 “넬, 나 방금 처음으로 널 깨운 걸 잘했다고 생각했어,”

 

 [주인님아 정말 너무하다.]

 

 넬이 눈꼬리를 늘이며 투덜댔다. 넬은 핑그르르 돌며 세느의 주위를 빠르게 돌았다.

 

 “하지만 괜찮아.”

 

 세느는 멈춘 손을 다시 움직이며 글씨를 마저 써내려갔다.

 

 “이 정도는 내가 할 수 있고, 내가 해야만 하는 숙제니까. 그리고 너에게는 따로 물을게 있어.”

 

 세느의 고지식하지만 올곧은 행동에 넬은 씨익 웃으며 그럴 줄 알았다 라며 세느의 머리를 잔뜩 헝클어 놓았다.

 

 [물어볼게 뭐야? 숙제 미루고 그거 먼저 해결하자.]

 

 세느가 그만두라며 넬과 투닥거릴 때, 방문을 두드리는 소리가 들렸다.

 

 “들어와.”

 

 행여 넬과의 대화 소리를 듣지는 않았나하여 세느는 줄리의 표정을 살폈다. 줄리는 반쯤 사색이 되어 세느를 찾았다.

 

 “아, 아가씨...! 지금 엘리어스와 렌님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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