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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판타지
Fanatic
작가 : 길헤윰
작품등록일 : 2017.6.21

동생이 결혼을 한단다. 그래도 난 그리 상관 없었어. 그와 깊이 관계되지 않으려 했지.
몇 개월 후, 나라가 망하기 전까지는 말이야.
#계략/이중인격(?) 남주 #초식계 여주


 
연보라
작성일 : 17-07-15 21:44     조회 : 266     추천 : 1     분량 : 49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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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13 15 17 19 21

 모두들 기적이라고 했다. 언제 깨어날지도 몰랐고, 신력으로 생명을 유지하고 있다고는 하나 죽을 수도 있었다. 마른 몸과 안색이 볼품없었으나, 부부의 눈에는 아직도 사랑스러웠다.

 

 "라리마! 내 아가!"

 

 "라리마, 진정 눈을 뜬 것이냐? 오, 세상에!"

 

 부부는 라리마에 대한 것에 더 신경썼다. 페리헬 가의 많은 이들이 라리마를 찾아왔다. 최고의 영양식과 간호로, 라리마의 혈색은 나날이 좋아졌다. 라리마는 찾아온 친척들이나 친구들에게 친절했지만, 속으로는 조금 애가 탔다. 왜 그분은 오시지 않는 거지, 이대로 안 오시면 어떡하지? 무작정 그에게 찾아가고 싶은 걸 참느라 좀이 쑤실 지경이었다.

 

 "라리마, 몸은 좀 어떠십니까?"

 

 "아드리안 님!"

 

 라리마는 일어나 그에게 달려들고 싶었으나, 제 다리에 힘이 들어가지 않았다. 아드리안은 그녀에게 빠르게 다가왔다. 그녀는 여전히 멋지고 자상한 그를 보며 활짝 웃었다. 그는 오자마자 그녀를 꼭 안아주었는데, 그 광경을 보고 있던 많은 친인척들이 부러움과 시기를 은연 중에 드러냈다.

 

 "라리마, 정말 눈을 뜨셨군요."

 

 그의 머리카락이 그녀의 얼굴을 간지럽혔다. 아, 역시! 아드리안 테닌이라는 이 사람이 제 남편이 될 이였다. 세상 누구보다도 다정하고 부드러운 남자였다. 그녀는 처음 봤을 때부터 그가 욕심났다. 그녀는 분하게 저를 노려보고 있는 한 여자에게 미소지어주었다. 자, 보세요. 이 사람이 선택한 건 나예요. 내가 이렇게 되었어도, 결국 이렇게 나를 안아주고 있잖아요. 이 남자의 밤을 언니에게는 절대 주지 않아요. 그 여자가 나가고나서야 이 모든 상황이 조금이나마 실감났다.

 

 "라리마. 늦게 와서 미안합니다. 일이 너무 바빴어요."

 

 사랑하는 헤일린 언니는 떠났고, 페리샤 언니는 여전히 제 자리를 포기하지 않았다. 난 평생 누군가의 도움 없이는 침대를 떠날 수 없을 거야. 남편이 될 이는 일이 너무 바쁘지. 하지만 이제 내겐 이 사람밖에 없어. 라리마는 그와 토끼 같은 자식을 낳고 행복하게 살 거라는 걸 믿어 의심치 않았다. 그러기 위해서 해야할 일이 있었다. 그녀는 여전히 그에게 밝은 미소를 짓고 있었다. 그 역시 그녀에게 언제나처럼 웃고 있었다.

 

 

 

 #연보라

 

 

 

 

 라리마가 깨어나면서 저택에도 활기가 돌았다. 많은 이들이 그녀를 보고자 왔으나, 오렌클린 백작은 목적이 달랐다. 오렌클린이 찾는 이는 페리샤였다. 페리샤에 대한 그의 짝사랑은 꽤 오래 되었다. 표현이 미숙한 탓에 잘 드러나지 않았을 뿐, 그는 페리샤를 사랑했다. 오늘은 파울 백작이 불렀으니 같이 가자고 하면서, 자연스럽게 말을 붙일 생각이었다. 그녀는 어느 남성에게 반갑게 다가가 인사하고 있었다.

 

 "페리샤?"

 

 그에게 잘 보이지 않는 수줍은 미소까지 보여가며, 잘 보이려고 애쓰고 있었다. 그에게 매달리는 기색이 역력했다. 오렌클린은 그녀에게 아는 척하려다, 표정이 굳었다.

 

 "이복이라곤 하나 사랑스러운 여동생이니, 제가 없는 동안 잘 부탁드립니다."

 

 "아드리안님, 저는 그저……."

 

 "게다가 저 같은 사람을 신경쓰실 필요는 없었습니다. 다정한 마음 씀씀이 감사합니다, 페리샤 영애."

 

 라리마의 약혼자, 지금은 페닐의 부총통. 아드리안 테닌은 제가 봐도 잘난 남자였다. 거만하지 않고 예의바르고, 유능한- 모두 그를 그렇게 말했다. 그렇다고 페리샤를 포기할 생각은 없었다. 그걸 위해 파울 백작에게 맹세까지 받아내지 않았는가. 아드리안이 돌아가자, 오렌클린은 그녀를 불러세웠다.

 

 "페리샤 영애, 백작께서 부르십니다."

 

 파울 백작은 제법 근엄한 표정으로 그들을 기다리고 있었다. 페리샤의 어머니도 같이 있었다. 페리샤는 오렌클린과 같이 부른 게 뭔가 수상쩍다는 듯 굴었으나, 백작은 그녀의 아버지였다. 저택에 머무르는 한 그의 권위를 거스를 수 없었다.

 

 

 ***

 

 "페리샤, 네게 중대 발표를 하나 하려한다."

 

 "중대 발표요?"

 

 "부인 그리고 페리샤. 잘 들으시오. 3주 후 여기 있는 내 친우, 오렌클린 바칠과 페리샤가 결혼하게 될 거요. 라리마가 깨어나지 않았는데 결혼식을 진행할 수 없어 잠시 미뤘으나 이미 준비를 다 해가고 있소. 페리샤는 몸과 마음을 정갈히 하여 '페리샤 바칠'이라는 이름에 익숙해지도록 하여라."

 

 오렌클린 백작은 기쁜 표정으로 페리샤를 열렬히 바라보고 있었다. 페리샤는 아드리안의 미소를 떠올렸다. 그 다정하고 은밀했던 미소를. 아, 어찌 잊으랴! 그 미소가 곁에 있다면 지금보다도 화려한 생활을 즐길 수 있었다. 그런데 어째서 아버지의 친우라는 이유로 이 남자와 맺어져야 하는 거지? 분노가 치밀었다.

 

 "어째서죠?"

 

 "뭐가 말이냐?"

 

 "라리마의 결혼식 이후에나 제 결혼이 진행되는 줄 알았는데요."

 

 "그것도 맞는 말이다. 분명 그랬었지."

 

 파울 백작은 페리샤의 말을 긍정했다. 그는 가문의 일을 아끼는 이들과만 이야기했다. 코코나 부인과 아드리안 그리고 라리마. 이젠 오렌클린도 그 범주에 공식적으로 들어갈 것이다. 친제국파로 자리잡기 위해 오렌클린이 필요했고, 그는 페리샤를 원했다. 그래, 원래대로라면 천천히 진행할 생각이었지. 그러나 그는 라리마를 너무나 사랑했다. 걸을 수 없게 된 것도 다 제 탓인 것 같아, 그 미안함은 더해갔다. 그날, 옷을 맞추러 보내지 않았다면 불행한 사고는 없었을 거였다.

 

 '아버지, 전 신부 드레스를 다시 맞출 필요가 있어요. 예의 그 디자이너에게 다시 맞추고 싶기도 하고, 페리샤 언니가 연장자이니 먼저 하시는 게 좋다고 생각해요. 그러니 먼저 페리샤 언니와 오렌클린 백작님의 결혼을 추진하세요.'

 

 "결정된 사항이다. 귀부인이 될 준비를 하거라."

 

 "백작님, 감사합니다. 오렌클린 백작은 좋은 분이시니 분명 페리샤, 이 아이에게도 좋은 남편이 될 거랍니다."

 

 페리샤의 어머니는 당장 그의 발에 키스라도 할 기세였다. 오렌클린 백작이 나이가 좀 많긴 하지만, 그 직위와 정치적 능력은 아주 감각적이었다. 게다가 페리샤를 아껴줄 듯하니, 어머니의 입장에서는 반가웠다. 이 모든 상황을 받아들이기 어려웠던 페리샤는 더는 참지 못했다.

 

 "어머니, 그만하세요! 우리를 홀대하다가 이리 시집보내는 건데, 뭐가 그리 좋아요?"

 

 "페리샤!"

 

 파울 백작은 페리샤를 쓰고 버리기 좋은 수단으로만 바라보고 있었다. 저게 어딜 봐서 딸을 바라보는 아비의 눈빛인가! 페리샤가 조금만 더 차분했다면, 오렌클린과 어머니가 없는 데서 물어봤을 이야기였다. 파울 백작은 페리샤의 그런 점을 싫어했다. 경솔하고, 사치도 심하고, 인성 자체가 크지 않았다. 생각이 깊지 않은 아이, 그는 그렇게 그녀를 정의내리고 있었다. 그래, 헤일린이라면 적어도 덤덤하고 객관적으로 말했겠지. 너 같은 건 헤일린 그 아이에 비하면-

 

 "어째서 헤일린은 약혼도 하지 않은 거죠?"

 

 "!"

 

 백작의 생각이 끊겼다. 정정해야겠군. 생각이 깊은 부분은 조금 있었군.

 

 "여러 부인들이 헤일린의 결혼을 이야기했지만 들어주지 않으셨다고요? 코코나 부인까지 약혼시키려고 했었다는데 'ㅇ'도 못 꺼내게 하셨다고 들었어요!"

 

 향유 사건만 해도, 그는 코코나 부인을 엄청 혼냈다. 왜 그 아이를 건드렸느냐고, 헤일린의 배우자에게는 아무런 관심도 두지 말라고. 며칠 동안 코코나 부인이 울적해했으나, 그는 결코 달래주지 않았다. 그것까지는 페리샤는 모르는 것 같았으나, 페리샤도 저택의 일원이었다. 그가 유독 헤일린의 결혼에 민감하다는 것 정도는 오래 있다보면 눈치채게 되는 거였다.

 

 "헤일린은 혼혈인 주제에 예쁘장하니 원하는 이들이 많았을 텐데요? 그 이후의 일은 아버지가 알 바도 아니잖아요. 어느 부자 변태에게라도 팔아넘겼으면 좋았을텐데."

 

 탕! 파울 백작이 콧수염이 움직일 정도로 숨을 거칠게 쉬었다. 유리 책상 위에 있던 찻잔이 한차례 흔들렸다. 오렌클린, 페리샤, 페리샤의 어머니는 그의 표정에 몸이 굳었다.

 

 "왜 그 애 이야기가 나오는 거냐! 지금 네 결혼 이야기를 하고 있는데! 정말 건방지구나, 페리샤."

 

 "아, 아버지."

 

 "이건 결정된 사항이라고 말했다! 썩 나가거라! 오렌클린 백작, 자네가 있는데 못난 꼴 보여서 미안하네. 오늘은 이만 가주게나."

 

 그는 고압적이고 다혈질인 면이 있었다. 그래도 나이를 먹고 부드러워졌으나, 때로 이렇게 화를 냈다. 하지만 그렇게 생각해도 뭔가 이상하다고 생각이 들었다. 헤일린이 대체 뭐이기에 저리 화를 내는 거지? 그 년 어디가 그렇게 좋다고 다들 그러는 거야? 내 인생은 어쩌고? 난 아드리안님의 신부가 되고 싶단 말이야! 그녀는 오렌클린과 어머니가 부르든 말든 씩씩거리며 방으로 향했다.

 

 '저는 싫으신가요?'

 

 '페리샤 영애, 마차사고라도 일어나지 않는 한 제가 페리샤 영애를 신부로 맞이할 수는 없을 겁니다.'

 

 언젠가 술 취한 척 그를 안았을 때, 그는 그녀의 손길을 거부하지 않았다. 대답만큼은 거절이었으나, 그녀는 그의 말에서 힌트를 얻었다. 그래서 계획했다. 돌아오는 길에 마차사고를 일으켜 죽게 하려 했으나 살았다. 그래도 장애를 얻었으니 괜찮을 거라고, 이제 아버지도 라리마와 코코나 부인을 버릴 거라고, 그렇게 생각했다. 그 결과는 생각했던 것과는 달랐다. 결국 백작에 의해 늙은 총각에게 팔려가는 신세가 되었다. 슬프기보단 분했다. 어찌 나에게 이럴 수 있나 싶었다. 아무도 제게 이럴 수 없었다. 강경한 아비나 자존심 없는 어미, 좋다고 헤실거리는 놈 모두 지긋지긋했다. 가장 지긋지긋한 사람은 페닐에 없었다. 난 네가 싫어, 헤일린. 네가 미치도록 불행해졌으면 좋겠어. 다 네 탓이야! 방 밖으로 울분에 찬 비명이 흘러나왔다. 시중인들은 페리샤가 또 시작이라며 기척을 죽였다.

 

 "급하게 팔려가는 신부라."

 

 "갑자기 무슨 소리냐, 아드리안?"

 

 역시 라리마는 조금 이상한 구석이 있었다. 그 가족은 오래전부터 어딘가 일그러진 데가 있어서, 아무도 눈치채지 못하는 걸 수도 있었다. 지금쯤이면 충격 받았겠지. 그거야 제 알 바가 아니었다. 그는 헤일린이 어떻게 지내고 있는지가 더 궁금했다.

 

 "헤일린이 잘 지내는지 궁금해서요, 리첸님."

 

 "아 그 녀석 말이지."

 

 딱딱했던 그의 얼굴이 곱게 펴졌다. 헤일린 효과였다. 아드리안의 표정은 헤일린을 언급할 때마다 기묘했다. 리첸은 갑자기 왜 떠난 건가 모르겠다고 생각하며 편지를 보내야겠다고 결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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