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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도대체 죽질않아!
작가 : JasonJK
작품등록일 : 2017.7.13

8월 열대야의 밤.
창백한 LED 전등 아래 마주한 것은 103년 전의 홍련에 눈동자.
사지가 부러져 퇴물이 되버린 나에게 어느날 6대 살성중 한명, 걸어다니는 재앙이라 불리는 투신이 스며든다.
빠른 속도, 많은 경험, 뛰어난 기술, 모든 것을 압살해버리는 압도적인 힘으로..!!

 
폭풍전야 (1)
작성일 : 17-07-15 20:37     조회 : 231     추천 : 1     분량 : 36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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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손을 들어보았다.

 손등을 바라본다.

 

 “통증이..... 없어.”

 

 굳은살로 곰발바닥처럼 두터운 손바닥.

 

 

 도드라진 핏줄.

 여기저기 긁히고 찢긴 흉터들.

 

 내 손이 맞다.

 내 팔이 맞다.

 내 몸이 맞다.

 

 시선을 아래로 내린다.

 내 무릎을 내려다본다.

 허리를 바라본다.

 하지만, 분명히도.

 

 아프지 않다.

 

 나를 지독히도 괴롭히던 통증들이 사라졌다.

 각기 관절에서 비명을 지르던 것이 사라졌다.

 마치.....이리저리 망가지고 빠져 흔들리던 블록조각을 붕괴시키고 새로이 다시 조립한 느낌.

 새로 태어난 느낌.

 팔꿈치를 굽혔다가 핀다.

 삼두근과 이두근이 수축되며 팔이 움직인다.

 관절이 부드럽게 움직인다.

 

 “이런적은.....”

 

 운동을 막 시작했을 때에나 이랬다.

 조금의 두둑거리는 느낌도 없다.

 각기 다른 방향으로 틀어보고 했지만 긴장하며 기다렸던 통증은 전신에 엄습하지 않는다.

 

 아니 오히려 그것보다 더 신경쓰이는 것은.

 

 끼이익끼익

 

 몸 어디선가 끊임없이 들리는 미세한, 미묘한 이질음.

 

 

 까가각

 

 

 팔의 각기 관절을 움직일 때 마다 숨을 죽이고서야 간신히 들릴, 인공적인 소리가 뼈와 근육을 타고 들린다.

 

 

 “도련님! 밥 식겠습니다.”

 “가...가요!!!”

 

 

 아래층에서 교수의 부르는 소리에 나는 화들짝 놀라 나갔다.

 허겁지겁 식탁에 앉아 차려진 아침밥을 들기 시작했다.

 식사를 시작하고, 아침 티비 프로그램의 소리를 배경음으로 삼아 정신없는 하루를 시작한다.

 하지만 그 모든 소음과는 별개로, 나는 지속적으로 내 관절들을 움직이며 관찰하는데 정신이 팔려있었다.

 

 

 “...래서 사전 등록해놨습니다. 제 무례를 용서해주시길.”

 “예?”

 

 교수는 고개를 갸웃하더니 나를 가만히 응시한다. 그러더니 영문을 알 수 없는 말을 하였다.

 

 "도련님 맞으시죠?"

 "왜 그러세요? 갑자기."

 

 교수는 고개를 저었다.

 

 "아니 분명 눈앞에 앉아있는건 도련님이 맞는데 뭐랄까...그냥 평소와 느낌이 달랐습니다."

 "느낌이요?"

 "그리고 분명 눈동자가."

 교수는 잠시 안경을 올리고 내 눈을 유심히 살펴보았다

 "지금 다시 보니 착각인거 같군요. 저도 다 늙었나 봅니다."

 "........"

 "이거 나름 재료 고르는데 신경썼습니다. 해산물 안좋아하시는건 알지만 좀 드시죠."

 

 교수는 내 앞으로 쭈꾸미 볶음을 밀어주었다.

 

 "하필 왜?"

 "예?"

 "저 쭈꾸미는 싫....아니에요."

 

 편식하는건 어릴때나 지금이나 동일하군요, 교수는 어린아이를 바라보듯이 혀를 끌끌차며 말한다.

 

 "6대 살성 중에 한명도 그 외양은 문어와 비슷하다고 하였으나 오징어와 문어를 즐겨먹었다고 합니다. 도련님도 건강해지려면 이런거 잘 드셔야죠."

 "......그래요?"

 "예. 왜그러시죠?"

 "아니요. 그래서 아까전까지 무슨 이야기하셨죠? 제가 잠시 딴생각하느라 못들어서."

 

 아니겠지, 다 꿈이었겠지. 나는 혼잣말을 중얼거렸다.

 

 “예, 그래서 결론을 정리하자면 제가 도련님의 입학서류 넣었습니다. 그리고 오늘부터 나오라는 답을 받았습니다. 그래서 오늘 아침 출발하셔야합니다.”

 ".......예? 입학?"

 "예."

 "아침?"

 "예."

 

 새가 밖에서 짹짹거리며 아침을 반기고 있었다.

 싱크대에서 물방울이 세번 똑똑하며 떨어졌다.

 식탁에 놓인 된장찌개에서 김이 다섯 번 모락모락 피어올랐다.

 

 “지금 그게 무슨 소리야!!!!”

 

 나는 탁자를 뒤집어 엎을 듯이 일어났다.

 

 "도...도련님이 제게 반말을? 당신 누구요, 역시 우리 착하신 도련님은 어디론가 납치당하신.. "

 "아...아니 이건 실수고요....""

 

 그런 나에게 교수는 앉으라는 손짓과 함께 차분히 말했다.

 

 “저와 싸우고 싶거든 일단 갔다와서 말하십시오. 더이상 제 제자이자 친아들 그 이상으로 생각하는 도련님이 망가지는 건 보고싶지 않아 제가 제 인맥을 동원하며 제멋대로 성사한 일이니까요. "

 "아니 아무리 그래도 당일날까지 말 한마디 없이...!"

 "말하면, 도련님께선 응하셨을겁니까?"

 "그....."

 

 나는 말문이 턱 막혔다.

 

 "제 이름을 걸고 도련님을 도시에 학교 하나로 추천서 써서 넣었습니다. 저기 디킨 스쿨 아시죠."

 "설마."

 "그쪽 도시 행정공무원 계열과로 넣었습니다. ”

 

 더이상 나는 못참고 소리를 질렀다.

 

 “교수님, 저랑 일말의 상의 없이 입학원서도 용납못하겠는데 거기다가 디킨? 하필이면 그 디킨?! 디킨은 분명....”

 "예, 압니다. 경호, 가드, 그쪽에 가장 특출난 학교잖습니까."

 "그건 저도 알죠!! 너무 잘 알아서 문제죠!!"

 "이야, 좋겠네요. 도련님께 친숙한 세계 아니십니까."

 "그러니까 그게 지금 문제라고!!"

 "반말하는 당신 도대체 누구요!"

 "라고..요......"

 

 교수는 별거 아니라는듯 은색 안경을 고쳐썼다.

 

 "도련님께서 적응하기 쉬우시라고 제가 특별히 신경써드렸습니다. 환경이 비슷해야 적응도 잘하는 법. 그래도 정작 도련님이 속한 파트는 행정쪽이니 육체때문에 수업을 못쫓아가는 일은 없을 겁니다."

 

 나는 말문이 막혀 어버버거렸다.

 너무 당황스러우니 머릿속이 새하얗게 지우개질을 당한거 같았다.

 나는 숨쉬는것조차 잊은체 수초간 교수만을 뚫어져라 쳐다보았다.

 

 

 “교, 교수님."

 "예. 도련님."

 "우리 말로 합시다. 제가 어제 화가 나서 소리를 좀 질렀지만 그래도."

 "말이야 하고 있죠."

 

 나는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책상을 내리치며 외쳤다.

 

 "말 장난 하지 마시고....! 저를 당혹감에 빠트려 죽이시려고 작정 하신거예요? 디킨은 태어날때부터 혈도를 가진 애들이 도시의 가드 되는 정규과정으로 밟는 학교잖아요. 저번에 제가 설거지 슬그머니 안하고 미뤘다고 지금 복수하는건 아니죠?”

 

 교수는 옆에 믹스커피 한잔을 따라 마셨다.

 

 “언제나 처음이 어려운 법입니다. 부담가질 필요없어요. 부딪쳐보십시오. 그리고 이왕 부딪치는 거라면 도련님의 한계치에 부딪쳐봐야지 죽도 밥도 아니게 적당적당히 하다 마실껍니까.”

 “아니에요, 이건 달라요 그러니까.”

 “더이상 도망가시면 안됩니다."

 "교수님...!"

 

 교수는 친숙한, 하지만 진중한 목소리로 말하고 있었다.

 

 "도련님, 시간은 흘러가고 있어요. 지금 이순간에도."

 "이...이익..."

 

 30분뒤에 나는 제기랄을 외치며 집밖을 나서고 있었다.

 

 “조심히 다녀오십시오. 마치 손주가 첫 초등학교 등교 가는걸 지켜보는 기분이군요. ”

 

 현관앞에 서있는 교수의 얼굴은 근래 본 얼굴중에 가장 밝았다.

 

 “......."

 “아 글쎄, 저와 싸우고 싶거든 일단 갔다오고 나서 싸우시라니까."

 

 나는 빙글빙글 웃는 교수를 향해 울컥해서 뭐라 외치려하였다.

 그리고 나는 입을 다물었다.

 

 "...... ....."

 

 현관 앞에 서있는 노인은 내 어렸을 적의 기억 그때와 똑같은 표정을 지으며 똑같이 현관 앞에 서서 나를 배웅하고 있었다.

 하지만 그의 손은 주름이 가득했다.

 주름이 가득한 그의 손에는 얼마전까지 없었던 미루나무로 만든 지팡이가 쥐어져 있었다.

 언제나 반듯하게 다림질되고 정갈한 양복을 입고 있던 그의 검은색 바지는 세월이 지나 빛을 바래고 있었다.

 두툼했던 허벅지로 꽉 조이던 바지는 어느덧 헐렁헐렁해졌고 그의 몸에 얇고 슬림하게 선을 이루고 있을 베스트는 나온 배로 곡선을 이루고 있었다.

 한단 접은, 유행 지난 바짓단의 옆에는 학교갈때 들고가라는듯 조그만 가방이 있었다.

 

 "....말은 그렇게하면서 가방까지 준비한거봐."

 "예? 뭐라고요?? 하하."

 

 나는 뭐라 말하려고 입을 달싹였다.

 

 "진짜 옛날부터 제멋대로....."

 

 바닥을 내려다 보았다.

 하늘을 올려다보았다.

 입술을 깨물었다.

 

 "도련님....? 어디 편찮으십니까."

 

 나는 욱신거리는 오른팔을 들어 거칠게 얼굴을 매만졌다.

 

 "갔다오고나서 진짜 한바가지 쏟아부을꺼예요. 각오하세요."

 "아무렴요."

 

 집 앞 거리에는 사람이 점점히 많아졌다.

 

 "잘 다녀올께요."

 

 나는 목쉰 소리로 중얼거리듯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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