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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영의 일거리들
작가 : 공공
작품등록일 : 2017.7.14

자신으로 인해 태어난 음영들의 의심을 피하기 위해 어쩔 수 없이 왕이 된 불쌍한 거짓말쟁이 영... 그로 인해 어지러워진 세상... 혼란을 잠재우기 위해 영은 열심히 일을 하기 시작한다. 그러던 와중 음영들의 말을 보고 들을 수 있는 사람들이 생기면서 영이 할 일은 점점 더 늘어나기 시작하는데...

 
들리는 일거리(3)
작성일 : 17-07-15 17:31     조회 : 236     추천 : 0     분량 : 4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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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13 15 17 19 21

 "술 마실 돈도 없는 주제에 뭐하러 따라온거야?"

 빈털터리라서 어쩔 수 없단다.

 차마 마음 속의 말을 내뱉지 못 하고 빈 술잔을 들고 빙빙 돌리고 있는 내 모습에 슬쩍 승리자의 미소를 띤 경언이 어쩔 수 없다는 말투로 다독이듯이 말한다.

 "그러게 여기서 할 일을 찾아보라니까."

 경언의 말이 분명 가장 현실적인 답일 것이다.

 하지만 조금이라도 머무르면 이상하게 들뜨는 기분이 들어 이 곳을 떠나고만 싶어지고 그때마다 이질적인 소리들이 떠날 것을 강요해서 여기 있을 수가 없다고 말하면 얼마 남지않은 친구 중 한명인 경언도 나를 이상한 놈 취급하고 만나주지 않을까 겁이나서 솔직히 이야기를 할 수가 없다.

 "여기엔 내가 할 일이 없어."

 "너도 욕심이란게 있기는 하구나."

 허허로운 나의 말에 오히려 반갑다는 듯이 대답하는 경언이었다.

 "욕심이 없는 사람이 어딨겠냐?"

 "그 욕심 돈에나 좀 쏟아 부을 것이지."

 빈 술잔에 술을 채우며 안타깝다는 듯이 경언이 말했다.

 "그러려고 옆 동네까지 갔다 왔잖아."

 "현실적으로 생각을 하란말야 현실적으로."

 내딴엔 정확한 정보를 갖고 덤벼든 일이었는데 녀석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가보다.

 주거니 받거니 술잔이 몇번 오가고 있을 때였다.

 "여긴 분위기가 차분해서 마음에 드네요."

 여인의 목소리였다.

 마차 근처에서 봤던 그 여인이 틀림없으리라.

 "요 몇달간 차분한 곳만 돌아다녔으면서 그런말이 나오시나요?"

 조금 쏘아붙이는 말투를 가진 다른 여인의 목소리가 들리자 경언이 고개를 들고 들어오는 일행을 쳐다 본다.

 나는 경언의 앞자리에 있었기에 확인하기 위해선 돌아봐야만 했기에 묵묵히 술잔만 쳐다보고 있었다.

 "예쁜데?"

 경언의 진심어린 말에 돌아보고 싶어졌지만 아까 당한 것이 있어 꾹 참고 신경쓰지 않으려 다른 할 말을 찾고 있을 때였다.

 "아까의 제안은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자연스럽게 내 곁으로 다가와 말을 건네는 여인과 나를 번갈아보는 경언의 입에 미소가 번진다.

 "야~ 왠일이야. 여자에 관심도 없는 너한테 먼저 다가오는 여자가 있을줄이야."

 "그런 분이었나요?"

 저 놈은 쓸데없는 말을 뭐하러 해서 더 관심가지게 하는건지 모르겠다.

 "아직 제 짝을 찾지 못 했을 뿐이지 관심이없긴."

 상투적인 말을 뱉었지만 정말 관심이 별로 없단게 더 티가 났나 보다.

 "지까짓게 뭐라고."

 말을 건넨 여인의 옆에 있던 조금 작은 키의 여자가 특유의 쏘아붙이는 말투로 기분에 거슬리는 말을 아무렇지도 않게 내게 던졌다.

 "하하하."

 경언이 속이 시원하다는 듯 웃으며 내 눈치를 본다.

 행여나 폭발하지는 않을지 걱정이 되는 눈친데 웃긴건 웃고봐야 하는 녀석이라 둘 다 하는 꼴이 우스워 나도 슬쩍 미소를 띄었다.

 "사이가 좋으시군요."

 "아니 뭐 몇달만에 봤으니 좋게좋게 지내야하지 않겠습니까?"

 마차장수란 걸 알고 있는 경언이라 정중하게 말을 건넸다.

 허름한 탁자인지라 술과 안줏거리만 올려도 가득 차 있어 합석은 커녕 남자 둘이 먹기도 살짝 버거워 보였는지 옆에 의자를 가져와 앉지도 못한 채 서서 계속 말을 섞고있는 모습이 사람들은 신기했는지 쳐다보기 시작한다.

 "할 말이 있는데 잠시 나와 주실 수 있나요?"

 수수한 여인의 말에 술집에 있던 사람들이 난리를 친다.

 "성이한테도 봄날이 왔구만."

 "아니 이때까지 왜 여자를 거들떠보지도 않았는지 이제야 알겠어."

 "성아 잘해봐라!"

 난리치는 사람들의 반응에 작은 여자가 의기양양해진 듯 상기된 얼굴로 경언에게 말을 건넨다.

 "친구가 나간동안 제가 술 상대를 해줄테니 새 잔을 가져와 달라고 해주시죠."

 재밌는 상황에 같이 신이 난 경언이 장단에 맞춰 주인에게 얼른 준비하라고 난리를 치니 어쩔 수가 없다.

 조용히 나가는 여인의 뒤를 쫓아 술집을 나왔다.

 술집 안은 여전히 시끌벅적한 것이 오랜만에 일어난 사건으로 들뜬 기분을 쉬이 끌어내리기 힘들기 때문이리라.

 "대답은 찾으셨는지요."

 둘러대는 말 없이 곧장 본론으로 들어가기 위해 던져지는 말이 익숙치가 않다.

 "무슨 대답을?"

 "저희와 함께 가지 않겠냐는 질문에 대한 대답을 원합니다."

 노래 부르지 않겠냐는 허무맹랑한 말이 나오질 않아 다행이다.

 "아까는 왜 노래 부르는 사람이 필요하다고 한거죠?"

 여인의 볼이 살짝 상기된 것이 보인다.

 "모르겠네요."

 말을 흐리는 것이 아니라 솔직하게 모른다고 대답하는 여인에게 내가 무슨 말을 더 할 수가 없어 대답한다.

 "여인들만 있는 마차에 남정네 하나 갑자기 끼이면 이상하지 않을까요?"

 안그래도 떠나야만 하는 처지인걸 아는터라 받아들이기로 했다.

 이질적인 소리들의 말을 따르지 않으면 떠나기 전까지 잠도 못 잘 정도로 계속 떠들어대기 때문에 떠나란 말에 따라야지 내가 고생을 덜한다.

 그렇게 떠나라고 괴롭히는데도 굳이 집으로 돌아오는 이유는 지아와 고모가 보고싶은게 가장 크지만 살짝의 반항심도 있음은 부인할 수 없으리라.

 "노래부르는 마부가 되어야지요."

 "마부는 있는걸로 알고 있습니다만?"

 여인이 미소를 띠며 고개를 술집으로 돌리면서 말한다.

 "새로운 운명을 만들었으니 괜찮습니다."

 이질적인 소리들이 말하는 운명이란 소릴 오늘 처음 본 여인에게 듣게 될 줄이야.

 "그게 대체 무슨?"

 "이쯤해도 되겠군요. 이틀 뒤에 떠날 것이니 준비 해주세요."

 의미심장한 말을 남기고 떠나는 여인을 멀거니 쳐다보는 내 꼴을 지나가던 아주머니 몇명이 보고 수근거린다.

 "성이가 왠일로 여자랑 말을 다 섞고있다니."

 "차인거 아냐?"

 "성이가 수작질같은 걸 하던가?"

 이상한 소문이 퍼지겠구나.

 난리치던 술집의 분위기가 가라앉은 걸 보니 여인의 말에 신빙성이 더해진다.

 대체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건지...

 낮에 여인을 만난 뒤로 뭔가 인생사 뒤틀릴 것 같은 불길한 예감이 뒤에서 덮칠지 말지 고민하는게 느껴진다.

 제발 가만히 뒤에서 있기만해라.

 부질없는 소원을 빌면서 술집 안으로 다시 들어가보니 경언이 있던 자리에 아무도 없었다.

 진짜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거지?

 당황한 기색이 역력한 내게 술집에 있던 아저씨 한명이 다가와 신이나 떠들어댄다.

 "아니 성이 니가 나가고 얼마 안돼서 그 쪼끄만 여자애가 경언이 뒷덜미를 잡고 끌고가더라니까!"

 이건 또 무슨?

 "예?"

 "경언이 질질 끌려나가기 전에 그 여자애랑 조금 말다툼 벌이는 것 같더니 끌려갈 때는 순한 양이 되던데? 아마 오늘 뭔일 나지 않으려나 몰라~ 성이 너는 어땠길래 이렇게 혼자 들어온거야?"

 말문이 막힌다.

 경언이가 얌전히 끌려갔다니...

 누구에게도 지지않으려 드는 녀석이 손쉽게 끌려갔다는 건 도무지 상상이 가질 않는다.

 "아뇨, 저는 별일 없었어요."

 맥이 빠질만큼 싱거운 반응이었는지 아저씨는 실망한 표정으로 자리에 돌아가 일행과 다시 떠들기 시작했다.

 조용하기만 하던 일상에 갑자기 찬물을 끼얹어 놓고 그러면 으레 그렇듯 호들갑 떠는 반응이 나오길 바라는 걸까?

 매일 들리던 이질적인 소리들의 반응을 들을 수가 없어 조금 답답해졌다.

 주변에 있을 때만 들리는 거라면 이제 내가 찾아가서 얘기 좀 해달라고 빌어야 될 처지가 됐다.

 들리던 소리들의 말을 따르거나 조금 삐딱선을 타면서 살아왔기에 갑자기 그 녀석들의 부재가 찾아오니 당황하고 있는 것이다.

 정작 제때제때 중요한 정보를 알려준 적은 없지만 어림짐작으로 일을 벌일만큼은 들리게 떠들어댔었기에 가야할 방향 정도는 쉽게 잡을 수 있었는데...

 이상하더란 말을 한 뒤로 들을 수가 없어진걸 보니 내가 듣고 있었단걸 알아차린건 아닌지 걱정이 된다.

 

 * * *

 

 마차에 조용히 앉아있는 여인의 모습이 보인다.

 아무런 표정변화 없이 갑자기 혼잣말을 시작한다.

 "그 사람이 정말 제게 필요한건가요?"

 주변에 아무도 없는데도 질문을 던지는게 너무도 자연스럽다.

 "어째서 이런 촌동네에 저런 사람이 필요한거죠?"

 촌사람이라고 무시하는게 아닌 정확한 표현이라 성이 괜히 측은하게 여겨진다.

 "차라리 대화가 된다면 좋을 것을..."

 여인은 누군가와 대화하고 있는 듯 보였는데 그게 아니라면 대체 무슨 상황인건진 마차 밖에 있는 음영들과 여인만 알 수 있는 일이었다.

 음영들의 대장은 여인의 질문에 수긍할때면 마차 문을 두번 두드리고 스스로 생각 할 것을 종용할 때면 쉼없이 여러번 두드리고 있었다.

 첫번째 질문엔 두번 두드리고 두번째 질문에 계속 문을 두드리자 여인이 답답한 마음에 마지막 말을 내뱉은 것이었다.

 "제안을 건네면 바로 받아들일 거라더니 어떻게 된일인가요?"

 [저렇게 말을 안듣는 놈인지 몰랐지]

 [이상하다니까요. 원래 사람들은 대장이 말하면 바로 알아듣는데]

 [우리가 조금만 괴롭혀도 원하는대로 움직이는게 사람아니었어?]

 [쟤 사람 맞냐?]

 [태어나는 것 부터 다 지켜봤는데 사람이 아니면 대체 뭐겠냐?]

 "왜 아무런 반응이 없는거죠?"

 음영들의 대장은 당황하여 문을 마구 두드리기 시작했다.

 [이거 참... 운명으로 끌고가기 힘든 놈이라 맡기니 미안하구만]

 여인과 음영들의 어이없는 대화의 과정을 성이 듣고 있었다면 기가 찼을 광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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