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ading...
1일간 안보이기 닫기
모바일페이지 바로가기 > 로그인  |  ID / PW찾기  |  회원가입  |  소셜로그인 
스토리야 로고
작품명 작가명
이미지로보기 한줄로보기
 1  2  3  4  5  6  7  8  9  10  >  >>
 1  2  3  4  5  6  7  8  9  10  >  >>
 
자유연재 > 로맨스판타지
더 포저(The Pauser)
작가 : 송지음
작품등록일 : 2017.6.1

[범죄·추리·미스터리·판타지·로맨스]
일시 정지된 시공간, 멈춰진 세상에서 범죄의 비밀을 쫓는다.
시간을 일시 정지할 수 있는 현이우. 특수범죄사무국의 영업팀 김수호.
이우에게 도착하는 의문의 메시지로 인해 스치게 된 두 사람의 특별한 인연과 시즌별로 이어지는 크고 작은 범죄 사건들.
각 사건을 관통하고 있는 거대한 범죄조직의 최종 목표를 파헤치는 과정과, 이를 통해 발현되는 서로를 위한 헌신과 희생.
수호의 헌신을 통해 잠재된 능력을 깨워가는 이우의 성장을 중심으로 주인공들의 우정과 사랑을 그린 시즌제 소설.

 
{ 더 포저 시즌 Ⅳ } 종전일의 기적 ... 9
작성일 : 17-07-15 16:06     조회 : 289     추천 : 3     분량 : 6849
뷰어설정 열기
뷰어 기본값으로 현재 설정 저장 (로그인시에만 가능)
글자체
글자크기
배경색
글자색
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13 15 17 19 21

 수호는 마이크를 눌렀다.

 “삼 팀 무전 오픈. 늦어서 죄송합니다.”

 -야 이 새끼야! 누구 맘대로 내근을 째!-

 김 실장의 벼락같은 고함에 절로 고개를 움츠렸지만 수호는 마냥 짜증스럽지만은 않았다. 기차 화통 같은 욕지거리 듣는 것도 얼마 안 남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쩌면 마지막 영업, 기웅도 없는 마당이라 수월하지만은 않겠지만 꼭 끝을 보리라.

 “죄송합니다. 이마트 앞. 예당고 방면 도보 예정.”

 마트 출입구를 드나드는 몇몇 사람의 얼굴을 살피다가 방향을 틀어 천천히 걸음을 옮겼다.

 정오도 채 안 된 시각에 이미 날씨는 찜통이었다.

 더위에 찌푸려진 얼굴로 걷던 수호는 전방으로 보이는 큰 교회에 시선을 세웠다.

 성당 앞에 차를 세우고 앉아있던 오전 일이 문득 떠올라 기가 찬 웃음이 흘러나왔다.

 

 성당 앞에 차를 댄 수호는 주변을 꼼꼼히 살폈었다. 도보 동선을 따라 골목을 샅샅이 살피며 나왔지만 불안했다.

 이우 혼자 나오는 게 정말 괜찮을지 망설이다가 전화를 걸었다.

 -저 이제 나가요?-

 “너 진짜, 혹시 장난친 거면 지금이라도 말해도 돼. 형 진짜 화 안 낼게, 진짜로.”

 -나갈게요!-

 웃음 섞인 대꾸 뒤로 전화가 끊어졌다.

 초조하게 입술을 씹던 수호는 울리는 핸드폰을 들여다보았다. 메시지로 사진 파일이 들어왔다. 켜진 텔레비전 앞으로 고개를 갸우뚱 기울인 이우의 방긋 웃는 얼굴이었다.

 ― 현이우 : 지금 나오는 뉴스! 날짜 시간 보이죠? 이러면 저 지금 확실히 숙소에 있는 거죠?

 멀뚱하던 수호가 피식 웃었다. 이렇게까지 하는 걸 보면, 설마 사실일까.

 말도 안 되지만 사실이면 좋겠, 수호의 몸이 파들짝 튀었다. 갑작스럽게 허리를 껴안고 있는 정수리를 멍하게 내려다보았다.

 가슴팍에 묻었던 얼굴을 반짝 세운 이우가 발개진 얼굴로 헤헤 웃었다. 수호는 얼이 빠졌다. 놀랐던 가슴이 더 크게 벙벙 뛰었다.

 한동안 넋이 나가 있던 수호의 입에 슬며시 웃음이 떴다. 바보 같은 웃음을 맹하게 흘리며 이우의 얼굴을 가까이 뜯어보고 또 뜯어보았다.

 이건, 신기하다는 말로는 표현이 안 된다. 이런 게 왜 가능할까. 어째서. 이우는 정말 초능력자인가. 자신이 초능력자를 알아본 걸까.

 수호가 얼굴을 코앞에 붙이고 어벙하게 웃기만 하는 동안, 이우는 알 수 없는 감정에 뜨거워진 눈으로 덩달아 헤벌쭉 웃고 있었다.

 “형 이제 큰일 났어요.”

 “응?”

 “이제 춤춰야 돼요.”

 이우는 벌게진 눈시울로 킥킥 웃었다.

 

 통화 너머 목소리에 한동안 집중하던 기웅이 입을 뗐다.

 “착륙 두 시간 전으로 배치해주세요. 혹시 비행스케줄 변동 없는지 계속 확인해주시고요. 네. 현이우 가드팀은 문제없고요? 네… 네?”

 기웅의 이마가 찌푸려졌다.

 “현이우 팀 등급 올리세요. 실장님, 강 실장님!”

 저도 모르게 목소리를 키운 기웅은 짧은 한숨을 뱉었다. 목소리를 덤덤히 낮추고 말했다.

 “이번 일 노바디 직통이에요.”

 다시 흐르는 말을 잠시 듣다가 차분하게 말을 이었다.

 “답답해서 그래요. 하필 이럴 때 몸이 이래서, 실장님만 믿고 있는 거 아시잖아요. 네. 내일 공항 배치 끝내고 전화 주세요. 네. 네, 고마워요.”

 핸드폰을 끊어 든 기웅은 찌푸려진 이마를 문질렀다. 실수 없는 사람인데 점점 이상해진다. 마흔 후반인 나이가 벌써 그런 걸까.

 거처에 있던 현이우가 갑자기 밖에서 들어왔다. 빠져나가는 걸 아무도 보지 못했다니, 가드가 몇인데 현이우 하나를 못 보고 있는 건지.

 기가 막혀 헛웃음이 흘렀다. 현이우가 수호를 홀린 것도 모자라 이젠 강 실장까지 홀리고 있는가.

 기웅은 책상 위로 팔꿈치를 세워 이마를 괴어 받쳤다.

 현상금에 눈이 벌건 놈들이 깔린 마당에 조갑선까지 내일 저녁 입국.

 두 사람을 어디로 숨겨야 할까. 둘 중 하나라도 붙들리는 날에는 둘 다 위험해진다.

 현이우가 조갑선을 만나러 간다면 수호가 말릴 수 있을까. 현이우를 강 실장이 놓치지 않을 수 있을까.

 수호는 어쩐 일로 이우를 혼자 두고 영업을 나갔을까. 가드가 있다니까 그나마 마음을 놓은 걸까.

 기웅은 한쪽 벽면을 채운 모니터들을 쳐다보았다. 초록빛을 깜빡이며 움직이고 있는 수호의 위치를 따라 시선을 흘렸다.

 

 수호는 어두운 골목 끝을 슬쩍 노려보았다. 치미는 짜증을 누르며 거처 건물 안으로 들어섰다.

 거처 주변에만 최소 예닐곱. 자신에게 따로 붙는 놈. 자기한테까지 가드를 붙여두고 있는 기웅에게 짜증이 났지만 치우라고 화만 내고 있을 일은 아님을 알고 있었다. 한숨을 팍팍 내쉬며 현관을 열고 들어섰다.

 이우가 부리나케 현관으로 달려 나오자 수호의 인상이 순식간에 펴졌다.

 “안 심심했어?”

 웃으며 고개를 끄덕인 ​​이우는 수호의 손에 들린 쇼핑봉투를 받아 들여다보며 들어갔다.

 수호는 문득 마음이 가라앉았다. 감옥살이도 아니고, 하루 종일 원룸에 이우를 가둬놓고 지금 뭘 하는 걸까. 정말 도망자라도 된 걸까.

 “심심했지?”

 수호가 식탁으로 다가서며 또 물었다. 이우는 봉투에 든 음식을 늘어놓으며 웃었다.

 “아니요. 영화도 보고 잠도 자고. 푹 쉬었어요.”

 수호는 이우를 물끄러미 쳐다보았다.

 “빨리 손 씻고 와요. 배고프겠다.”

 “이우야.”

 이어질 말을 기다리는 이우와 잠시 시선을 맞추던 수호는 한숨을 흘렸다.

 “계속 이러고 있어야 될지도 몰라.”

 잠시 대답을 늦추던 이우는 고개를 끄덕이며 대꾸했다.

 “그래도 휴가 때는 올라가는 거 아니에요?”

 수호의 한숨이 터졌다. 물병을 집어 들어 마른 목구멍으로 들이부었다. 이우를 붙들어 의자에 앉히고 나란히 앉으며 말을 이었다.

 “휴가 갈 수 있을지 잘 모르겠어. 어쩌면 너, 집에도 당분간 못 갈 수 있어.”

 이우는 수호의 어두운 표정과 물끄러미 시선을 맞췄다. 집에도 못 갈 정도로 심각한 문제가 생긴 걸까.

 “그래도 괜찮겠어? 집에 못 가도?”

 “안 괜찮아요. 집에 아끼는 책 많아서.”

 수호의 인상이 구겨졌다. 지금 책이 문제냐고 소리 지르고 싶은 걸 꾹 참았다.

 “그럼 이사할까요?”

 “응?”

 “나쁜 사람들이 우리 집 알아냈대요? 기웅 형이?”

 수호는 어리벙벙해졌다.

 “그게 무슨 소리야? 기웅이 형?”

 “우리 집에 누구 들어와서 놀랬다고 그랬잖아요. 대문 열고 들어가는데 누가 입 막아서 시간 썼거든요.”

 “그래 그랬다며. 기웅 형 가드였다며.”

 “그 사람 멈춰두고 집 안으로 도망쳤는데 안에도 어떤 사람이 한 명 있더라고요. 드레스룸에. 그래서 차 가지고 기웅이 형 병원으로 도망갔던 거예요.”

 수호는 인상을 찌푸리며 이우의 말을 곱씹었다. 기웅의 가드가 남의 집 안방까지 들어갔을 리는 없고.

 “기웅이 형이 그러는데 집에 도둑 들어서 경호원이 잡으러 들어왔던 거래요. 근데 아무리 생각해도 도둑은 아닌 거 같아요. 아무래도, 제가 그 메시지 풀어서 범죄 방해한다고 그 사람들이 저 찾아다니나 봐요. 그죠?”

 수호의 입술이 지그시 물렸다. 집에 숨어든 놈이 노바디 조직원이었을까.

 그런 거였다면, 놈들이 생각보다 너무 가까이에 있다. 그것도 모르고 이우를 혼자 집에 두고 돌아다녔다. 기웅의 가드가 아니었다면, 끔찍한 문제였을 수도 있다.

 수호는 저 자신에게 화가 치밀어 애먼 입술만 씹었다.

 “그냥 이사 갈까요?”

 수호는 찌푸렸던 인상을 풀며 이우와 시선을 맞췄다.

 “이사 갈까요 우리? 그럼 괜찮지 않을까요?”

 수호의 입에서 슬금슬금 웃음이 샜다. 우리라니. 이사를 하겠다는 건지 아예 같이 살자는 건지 어쩐지 모호하지 않은가. 역시 이우는 사람을 홀리는 게 틀림없다.

 수호는 웃음을 깨물고 이우의 얼굴을 꽉 붙들었다.

 “아 왜 또, 하지, 마!”

 웃음을 섞어 비명을 지르는 입술 위로 쪽쪽쪽 입맞춤이 퍼부어졌다.

 

 *

 현관으로 향하던 수호는 따라 나오는 이우를 돌아보았다.

 “무조건 집에만 있어. 알았지? 나가면 안 돼.”

 이우가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많이 늦으니까 기다리지 말고 먼저 자. 먹고 싶은 거 생각해서 문자 보내고. 응?”

 “네.”

 “혹시 무슨 일 있을 거 같으면 차 가지고 일단 튀어. 시간을 잡든 뭘 잡든 무조건. 알았지? 너 어디로 숨든 형이 무조건 찾을 거니까. 응?”

 이우는 물고 있던 웃음을 터뜨렸다. 아침에 눈 뜨면서부터 비슷한 말만 앵무새처럼 하고 있는 수호였다.

 “알았어요. 형. 걱정 말라니까요.”

 “형이 오늘은 무조건 잡을게. 빨리 잡고 올라가자. 알았지?”

 “네 알았어요.”

 “그리고 그 메시지 그만 좀 풀어. 응?”

 이우는 치, 혀를 퉁기고 대꾸했다.

 “메모까지 다 집에 두고 와서 어차피 못 푸는데 뭐.”

 볼멘소리에 수호가 달래듯 말했다.

 “너 받는 메시지. 그거 십 분 가지고 해결할 수 있는 문제들 아니야. 너한테 도와달라고 보내는 것도 아마 아닐 거고. 그 십 분은,”

 수호는 이우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말을 이었다.

 “십 분은 무조건 너 지키는 데에만 써. 너한테 그런 말도 안 되는 초능력이 왜 있는지 알아? 무섭거나 위험할 때, 피해야 하는 일 생겼을 때, 그럴 때 쓰라고 있는 거야.”

 낮은 목소리에 이우의 가슴이 울렸다. 초능력을 가진 이유. 누구에게도 들어본 적 없는 말을 조용히 곱씹던 이우는 찡한 코끝을 비비며 대꾸했다.

 “치, 그걸 형이 어떻게 알아요. 이런 걸 왜 할 수 있는지 나도 모르는데.”

 “형 말이 맞을 걸? 니가 너무 귀한 사람이라서, 너무 곱고 귀해서 다치지 말라고 있는 거야 그 초능력.”

 가라앉았던 이우의 코끝이 또 찡하게 울렸다.

 “혹시 너 천사 아니냐? 와 진짜 그러네, 수호의 천사.”

 더해진 싱거운 말에 이우가 킥킥 웃었다. 웃으면서도 눈시울이 계속 울렸다. 수호는 이우의 양 어깨를 잡고 시선을 맞췄다.

 “약속해. 그 초능력 너 지키는 일에만 쓰기. 응?”

 이우는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수호가 시계를 올려다보고 허둥지둥 돌아섰다.

 “간다! 먹고 싶은 거 문자해!”

 “네.”

 현관문이 닫히다 말고 다시 열렸다. 부랴부랴 뛰어들어온 수호는 이우의 뺨을 꽉 붙들고 입술을 맞붙였다. 힝, 코로 웃는 이우의 숨결이 수호의 코끝을 간질였다.

 어느새 데워진 숨을 내쉬는 이우의 얼굴이 새빨갰다. 시선을 잠시 맞추던 수호는 이우의 코끝에 쪽, 입을 맞추고 뛰어나가며 소리쳤다.

 “후딱 잡아버리고 올게!”

 

 불 꺼진 집무실 안으로 깜빡이는 초록빛 하나만 움직이고 있었다.

 의자에 몸을 파묻어 앉은 기웅은 눈을 감은 채였다. 조갑선. 어디로 가는가.

 영동고속도로 위. 동행 없음. 8월 14일 오후 7시 입국 완료.

 기웅은 몸을 세워 앉으며 달력으로 시선을 옮겼다. 날짜들을 잠시 훑다가 울리는 핸드폰을 집어 들었다.

 “네 말씀하세요. 네. 경부… 아, 경부요?”

 기웅의 이마가 찌푸려졌다. 마우스를 흔들어 어두웠던 모니터를 깨웠다. 띄워 두었던 지도 위로 시선을 올렸다.

 “혹시 화성 방면인가요? 아…….”

 기웅은 찌푸려진 이마를 괴어 짚었다.

 “네. 일단 계속 밟아주시고, 현이우팀 지금 몇입니까? … 추가 배치하세요. 눈에 띄어도 상관없습니다. 건물 통째로 감으세요. 네. 네. 사소한 건도 다 연락주세요. 네. 고마워요.”

 통화를 마친 기웅은 등받이에 몸을 기대며 눈을 감았다.

 조갑선이 입국하자마자 현이우를 향해 가고 있다. 어떻게 알고.

 특범국 보안폰의 위치를 추적했을 리는 없고, 현이우와 그새 연락을 했을까. 이 시간에 만날 약속을 잡았을까.

 현이우는, 정말 믿어도 되는가. 확실한 인물인가.

 수호가 현이우를 믿는다. 아무리 감정에 빠져있다 해도 그렇게 붙어있으니 낌새가 있다면 모를 리가 없을 텐데. 사람 보는 눈 하나는 틀림이 없는 수호인데.

 수호가 믿는 사람이라면.

 그럼 조갑선은 어떻게 둘의 위치를 알고.

 이마를 긁적이던 기웅은 퍼뜩 고개를 세웠다. 옮겨두었던 이우의 메시지를 다급하게 열었다.

 [finWW2.midntpl2.반석m-brukcrs]

 종결. 2차대전. 일본 패전일이라면 8월 15일. 미드나이트 플러스 2. 새벽 두 시일까.

 반석m. brukcrs. 8월 15일 새벽 2시.

 기웅은 시계를 쳐다보았다. 정오를 이십여 분 넘기고 있었다.

 반석m. 현이우 근방의 반석은 어디인가.

 기웅은 다급하게 정밀지도를 열었다.

 모니터에 눈을 붙였던 기웅의 입술이 지그시 물렸다. 반석 근린공원.

 동탄지구. 특범국의 현 영업구역.

 종목 미상이었던 이번 포커스는 현이우를 불러들이기 위해 움직이고 있는 놈일까. 조갑선은 메시지의 장소로 가는 중일까.

 이 메시지로 현이우를 불렀다고 확신하고 있다면, 나타나길 기다리다가 포획할 계획. 이미 해당 장소에 포획 세팅이 되었을 것이고.

 반석산 전체라면 범위가 방대하다. 정확한 위치는 어디일까. brukcrs.

 기웅은 탄식을 흘렸다.

 치밀하지 못했다. 거처로 보내는 게 아니었다. 덫이 놓인 장소로 보낸 꼴이 되었을까.

 메시지가 노바디 라인에서 흘러나왔음을 짐작하고 있었는데 왜 자세히 확인할 생각을 못 했을까.

 입술을 씹던 기웅은 벽면 모니터로 시선을 돌렸다. 초록 포인트로 움직이고 있는 수호의 위치에 시선을 세운 채 전화를 걸었다.

 “고양이 잤니?”

 -아, 형! 안녕하세요. 어깨는 좀 어떠세요?-

 “덕분에 괜찮아. 너 지금 혼자 있지?”

 -아, 네.-

 “너 거처 밖으로 절대 나오면 안 돼. 알았지?”

 

 이우는 어리둥절해졌다.

 “거처요?”

 -너 지금 있는 방 말이야. 밖으로 한 발짝도 나오지 마.-

 잠깐 멍하던 이우는 침대 아래로 내려섰다. 창밖을 슬쩍 내다보았다. 창문을 올려다보고 있던 검은 남자들이 눈을 피했다. 커튼을 바짝 치며 소곤거렸다.

 “무슨 안 좋은 일 있어요? 저 때문에?”

 -일단 형 말 들어. 밖에 보디가드들 서 있으니까 걱정할 건 아니고, 방에만 있으면 안전해. 방에만 있어. 알았지?-

 “네.”

 -누가 너 만나러 와도 나가면 안 돼. 부모님이 오셨다고 연락 와도 나가지 마. 니 위치도 알리지 말고.-

 “예? 아….”

 -그리고 너 혹시 이번 메시지 풀었어? 장소?-

 “아… 아직이요. 수호 형이 못 하게 해서 안 풀고 있어요.”

 기웅은 잠시 조용해졌다. 이우는 떨떠름해서 눈만 껌뻑였다.

 -그래. 끊자. 방에만 있어!-

 전화가 끊겼다. 잠시 멍하던 이우는 맥이 쭉 빠지는 기분에 침대 위로 털썩 앉았다.

 수호도 그 야단을 하더니, 기웅까지 자정이 넘은 이 시간에 전화를 해서. 정말 해코지하러 누가 쫓아오고 있기라도 한 걸까. 범죄 방해했다고 화가 단단히 난 걸까.

 불안한 생각을 흘리던 이우는 심호흡을 하며 긴장을 털어냈다.

 괜찮다. 경호원까지 지키고 있는 방에 쫓아오기는 어려울 것이다. 급할 땐 수호의 당부대로 시간을 쓰고 도망치면 된다.

 일단 어디로든 숨고 나면 수호가 찾아올 것이다.

 

 

 

 

 
 

NO 제목 날짜 조회 추천 글자
52 { 더 포저 에피소드 Ⅱ} 시간사용 매뉴얼 ... 4(… (2) 2017 / 7 / 24 329 3 8151   
51 { 더 포저 에피소드 Ⅱ} 시간사용 매뉴얼 ... 3 (1) 2017 / 7 / 23 332 2 6674   
50 { 더 포저 에피소드 Ⅱ} 시간사용 매뉴얼 ... 2 2017 / 7 / 22 293 3 5939   
49 { 더 포저 에피소드 Ⅱ} 시간사용 매뉴얼 ... 1 2017 / 7 / 21 284 3 8180   
48 { 더 포저 시즌 Ⅳ } 종전일의 기적 ... 13 (완결 (1) 2017 / 7 / 20 309 2 7056   
47 { 더 포저 시즌 Ⅳ } 종전일의 기적 ... 12 2017 / 7 / 18 270 3 8260   
46 { 더 포저 시즌 Ⅳ } 종전일의 기적 ... 11 2017 / 7 / 17 295 3 8040   
45 { 더 포저 시즌 Ⅳ } 종전일의 기적 ... 10 2017 / 7 / 16 307 3 8144   
44 { 더 포저 시즌 Ⅳ } 종전일의 기적 ... 9 2017 / 7 / 15 290 3 6849   
43 { 더 포저 시즌 Ⅳ } 종전일의 기적 ... 8 2017 / 7 / 14 278 2 6128   
42 { 더 포저 시즌 Ⅳ } 종전일의 기적 ... 7 2017 / 7 / 13 303 3 8739   
41 { 더 포저 시즌 Ⅳ } 종전일의 기적 ... 6 2017 / 7 / 12 317 3 5606   
40 { 더 포저 시즌 Ⅳ } 종전일의 기적 ... 5 2017 / 7 / 11 304 3 5872   
39 { 더 포저 시즌 Ⅳ } 종전일의 기적 ... 4 2017 / 7 / 10 278 3 6854   
38 { 더 포저 시즌 Ⅳ } 종전일의 기적 ... 3 2017 / 7 / 7 286 3 7879   
37 { 더 포저 시즌 Ⅳ } 종전일의 기적 ... 2 2017 / 7 / 6 302 3 8033   
36 { 더 포저 시즌 Ⅳ } 종전일의 기적 ... 1 2017 / 7 / 5 296 3 6492   
35 { 더 포저 시즌 Ⅲ} 그들의 포커스 ... 11 (완결) 2017 / 7 / 4 299 3 8147   
34 { 더 포저 시즌 Ⅲ} 그들의 포커스 ... 10 2017 / 7 / 3 294 3 7334   
33 { 더 포저 시즌 Ⅲ} 그들의 포커스 ... 9 2017 / 7 / 1 294 3 7110   
32 { 더 포저 시즌 Ⅲ} 그들의 포커스 ... 8 2017 / 6 / 30 296 3 6328   
31 { 더 포저 시즌 Ⅲ} 그들의 포커스 ... 7 2017 / 6 / 29 279 3 6536   
30 { 더 포저 시즌Ⅲ} 그들의 포커스 ... 6 2017 / 6 / 28 294 3 6688   
29 { 더 포저 시즌 Ⅲ} 그들의 포커스 ... 5 2017 / 6 / 26 333 3 4873   
28 { 더 포저 시즌 Ⅲ} 그들의 포커스 ... 4 2017 / 6 / 25 284 4 5613   
27 { 더 포저 시즌 Ⅲ} 그들의 포커스 ... 3 2017 / 6 / 24 284 4 5819   
26 { 더 포저 시즌 Ⅲ} 그들의 포커스 ... 2 (2) 2017 / 6 / 23 340 5 5239   
25 { 더 포저 시즌 Ⅲ} 그들의 포커스 ... 1 (2) 2017 / 6 / 22 409 5 5234   
24 { 더 포저 시즌 Ⅱ} 아담의 비밀 ... 9(완결) (2) 2017 / 6 / 21 328 5 6978   
23 { 더 포저 시즌 Ⅱ} 아담의 비밀 ... 8 (1) 2017 / 6 / 20 301 5 8002   
 1  2  
이 작가의 다른 연재 작품
등록된 다른 작품이 없습니다.

    이용약관   |   개인정보취급방침   |   이메일주소 무단수집거부   |   신고/의견    
※ 스토리야에 등록된 모든 작품은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 본사이트는 구글 크롬 / 익스플로러 10이상에 최적화 되어 있습니다.
(주)스토리야 | 대표이사: 성인규 | 사업자번호: 304-87-00261 | 대표전화 : 02-2615-0406 | FAX : 02-2615-0066
주소 : 서울 구로구 부일로 1길 26-13 (온수동) 2F
Copyright 2016. (사)한국창작스토리작가협회 All Right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