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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판타지
대국의 빈(嬪): 악의 딸
작가 : 써니벨
작품등록일 : 2017.7.15

도덕심이든 윤리의식이든 단 1g도 없는 야만인의 아가씨, 야낙(여주)의 피말리는 궁중생존기와 위태로운 로맨스 스릴러! 살육과 약탈을 생업으로 삼는 야인족의 영애로서, 가벼운 마음으로 입궁한 대국의 내명부는 그야말로 '약육강식, 적자생존'의 세계였다. 그러나 얼마못가 궁에서 낙오되어 사라질 것 같았던 야만인 소녀는 정말 강하고 사악했는데?! 아름답고 가련한 '마왕(魔王)'과 그 마왕을 사랑하고 만 '대마왕(大魔王)'의 사극 로맨스 스릴러.(실제 역사와 아무런 상관없는 중세시대 사극물입니다. )

 
8.사람은 개와 다를게 없어서.
작성일 : 17-07-15 01:49     조회 : 243     추천 : 0     분량 : 41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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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13 15 17 19 21

 ************

 

 

 영애에게 불려간 나인들이 알몸으로 쫓겨나는 걸 모두가 목격한 뒤로.

 

 몽혜당의 궁녀들은 영애의 명령이라면 자기 심장이라도 뽑아줄 수 있을 정도로 고분고분해져 있었다.

 

 역시 불충한 개새끼를 다루는 데 몽둥이만 한 것이 없다고.... 궁녀들은 영애의 심부름이라며 다가온 자신에게조차 싹싹 대해주며 벌벌 떨어댔다.

 

 '딱하고 멍청한 것들.'

 

 뭐, 덕분에 방각시에 대한 정보도 쉽게 들을 수있었고, 주인 세탁물의 행방도 어렵지 않게 알아낼 수 있었다.

 

 “분명 세답방....이라 했겠다.”

 

 외출 허락을 받고, 심부름을 핑계 삼아 몽혜당을 나선 마나의 표정에 비장함이 가득했다.

 

 궁녀들의 말에 의하면, 궁중의 빨래터라는 세답방(洗踏房)은 뒤로 아름드리 산맥이 펼쳐진 찬의성 북서쪽에 위치한다고 했다.

 

  몽혜당도 마침 그 근방에 위치한 곳이었으니 다행히, 가는 데까지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하지만, 세답방에 들어가기 전 마나가 다시금 숨을 들이키며 차갑게 눈빛을 굳힌다. 이제부터 행동거지에 각별한 주의가 요했으니까.

 

 영애의 혼수시녀라고 해서 여기를 단순한 빨래방이라 취급하며 함부로 행동할 게 아니었다.

 

 이 곳도 엄연한 궁의 일부이다.

 

 상궁 아래로 무수히 많은 나인과 비자들이 일을 보는 곳이라고 했으니 그 만큼 보는 눈도 듣는 귀도 많을 터였다.

 

 당장에 쳐들어갈 수도 있었지만 그건 경솔한 짓인지라, 마나가 망설이는 척 입구 주변을 서성이기 시작했다. 그러자 과연 얼마 지나지않아 마나에게로 비자 하나가 눈치 보며 다가오고 있었다.

 

 “저 항아님 무슨 일이신지요.”

 

 “아아, 세답방의 비자이오?”

 

 “그러하옵니다만.....”

 

 “나는 이번에 새로이 입궁하신 갈마 아가씨의 혼수시녀 되는 자인데, 급한 용무가 있어 찾아왔소. 기별도 없이 찾아오는 길이라 어찌해야할지 난처하던 참이었는데.”

 

 “급한 용무라니요?”

 

 “큰일이오. 아가씨의 옥 노리개가 보이질 않소이다. 오늘 반나절 처소며 주변이며 샅샅이 뒤져보았는데 결국 찾지 못해서.... 아무래도 오늘 궁녀가 옷을 걷어가면서 미처 발견 못한 걸 가져간 것 같소.”

 

 “저런!”

 

 “바쁜 와중에 실례가 많소만, 찾아 줄 수 있겠소? 아가씨 친정에서 가져온 비싼 패물인지라 낭패가 이만저만이 아니야. 오늘 오전에 온 것이니 금방 찾을 수 있지 않을까 싶은데....”

 

 “아아 그렇다면 다행이옵니다. 오늘 오전에 온 세탁물이라면 아직 바구니 채 그대로 있을 테니까요. 새로이 입궁하신 아가씨라면... 혹 어느 처소이신가요?”

 

 “몽혜당이오.”

 

 “알겠습니다. 당장 항아님들과 마마님께 말씀을 드리고 금방 찾아와 보겠습니다.”

 

 “허어, 잠깐.”

 

 무슨 얘기를 하는지 알겠다는 듯 서둘러 세답방으로 돌아가려는 비자를 마나가 얼른 다시 붙잡는다. 손을 잡힌 비자가 깜짝 놀라 눈을 크게 뜬다.

 

 “왜, 왜 이러십니까?”

 

 두리번, 두리번 주변에 아무도 없음을 재차 확인한 마나가 어느 새 씩 웃고 있었다. 준비한 패물을 꺼내들어 당황하는 비자 손에 턱 얹어준다.

 

 “!”

 

 “이보시오.”

 

 “네?”

 

 “괜한 소란을 피워서야 되겠소. 암만 말고 가서 우리 아가씨 옷 바구니만 슬쩍 가져와 주시오.”

 

 “이, 이러시면 곤란합니다.”

 

 패물에 이어, 가진 소지금까지 살포시 얹어주는 마나다. 비자의 눈동자가 금세 지진이라도 난 것처럼 흔들리고 있었다.

 

 “에헤이~ 알만 한 사람들끼리 왜 이러시나! 우리 아가씨, 그까짓 노리개 말고도 가진 패물들이 겁나 많아! 보나마나 노리개는 바구니에 있을 텐데... 내가 하나 슬쩍 한다고 뭐. 큼큼!”

 

 “하, 항아님... 그래도.”

 

 “잠깐이면 되잖소. 바구니를 통째로 가져가겠다는 것도 아니고 노리개가 있는 지 없는지 내, 보기만 할게~ 섭섭잖게 수당도 주겠소.”

 

 쩔렁.

 

 얹은 돈에 또 패물을 얹어주는 마나의 손길은 황홀할 정도로 달콤했다. 손바닥에 얹어진 패물과 돈을 보며 마른침을 삼키던 비자가 역시 주변을 돌아보더니 결국 고개를 끄덕인다.

 

 

 

 “.............”

 

 

 

 얼마 뒤.

 

 비자가 몰래 빼돌린 주인님의 옷 바구니를 살피며 마나가 곧 심상치 않은 표정으로 얼굴을 굳히고 있었다.

 

 보는 사람이 있나 연신 망을 보는 비자를 앞에 두고 마나가 다그친다.

 

 “이게 정말 다요? 그대로 가져온 거 맞소?”

 

 “당연한 걸 물으십니다! 있는 그대로 가져온 것이오니 어서 찾아주세요. 걸리면 쇤네는 마마님께 죽습니다!”

 

 노리개야 자기가 지어낸 얘기니 당연히 바구니에 있을 리 없었다.

 

 하지만, 옷 바구니 안에는 당연히 있어야 할 ‘속옷’이 없었다. 그것도 국부를 가리는 ‘고쟁이’가.

 

 ‘이 년이....?’

 

 오늘 오전, 쩔쩔매며 옷을 수거해가던 비자를 떠올리며 마나가 섬뜩하게 눈을 번뜩이기 시작했다.

 

 안 그래도 오늘 심문한 나인들의 증언이 마음에 걸리던 참이었으니까.

 

 나인들의 말에 따르면

 

 이번 방각시는 마마님이 급히 고용한 사람으로, 일을 시작한 지는 얼마되지 않았다 했다.

 

  궐밖에 남편과 자식을 둔 평민 여자 출신이라고. ..없는 형편에 아들만 다섯 낳아 고생한다는 얘기를 자주했다나, 뭐라나...

 

 거기다 세탁물을 수거해가는 것도 원래 세답방 심부름꾼이 하는 거지, 수발 나인이나 방각시가 신경쓸 영역이 아니라고

 

 그렇담

 

 

 그런 주제에

 

 수발나인도, 세답방의 비자도 아니면서

 

 멋대로 영애의 옷을 수거하고 고쟁이를 빼돌려?

 

 심상치 않은 사건을 감지한 마나가 이내 한숨을 쉬며 다시 바구니를 비자에게 건네고 있었다. 이를 안 이상 여주인의 수석 시녀로서 더 이상 시간을 낭비할 때가 아니었다.

 

 “알겠소. 이만 가져가시오.”

 

 약속한 대로 비자에게 돈을 더 얹어주며 서둘러 몽혜당으로 향하는 마나의 발걸음이 재빠르고 다급했다.

 

 

 

 

 

 

 ************

 

 

 

 한 편.

 

 점심 식사를 마치고, 또다시 독서를 시작하는 주인에게로 란초이가 어느 덧 슬슬 눈치를 보고 있었다. 마나가 외출나간 사이, 골치 아픈 상황을 벌어지는 중이었으니까.

 

 저거, 신경 안 쓸 수도 없는 일이다.

 

 ‘저 아이....’

 

 내방의 창밖으로.

 

 세 나인 중 유일하게 야낙에게 아무것도 바치지 않은 나인 한명이 소복을 입으며 석고대죄를 하고 있었다. 두 사람보다 가진 게 없다며 울먹이더니.... 머리까지 풀어헤치고 벌써 몇 시간 째 같은 자리에서 무릎을 꿇고 있는 것이 용서를 ‘몸’으로 구할 요량인 듯했다.

 

 “.........”

 

 첩지도 안 받은 영애의 입장에서 저 광경은 다른 사람들 보기에 참으로 껄끄러운 것이었다. 나인들은 벌써부터 이번 일로 수군대고 있었고, 수발 상궁도 별말 없었지만 표정이 좋지 않은 것이 야낙에게 앙금이라도 남은 것 같았다.

 

 악독하고 무자비하며 야만적이다.

 

 그렇지 않아도, 입궁 전부터 주인은 오랑캐 태생이라고 안팎으로 말이 많았던 분이었다. 고향에 적도 많아 고생하셨다는 분이 새 출발하러 온 궁에서까지 와서 적을 만드시려 하다니.

 

 참견이라는 걸 알았지만, 부하로서 걱정되는 마음은 숨길 수 없었다. 오랜 침묵을 깨며 란초이가 감히 입을 열었다.

 

 “야낙 님.”

 

 “뭐냐.”

 

 “저 나인은 어떻게 할 생각이십니까?”

 “아아.”

 

 내내 무심하던 야낙의 시선도 내방의 마당으로 석고대죄중인 나인에게로 향해갔다. 걱정해하는 란초이과 달리, 한없이 태평해 보이는 그녀다.

 

 “결국엔 싹싹 비는 쪽을 택했나 보군.”

 

 “여자들의 무기는 ‘입’이라고 들었습니다. 군중의 소문은 무시할 것이 못 된다는 것도요.”

 

 “호오 지금 날 걱정해주는 것이냐? 란초이.”

 

 “...........”

 

 부하가 얼른 입을 다물며 고개를 숙이자, 야낙이 곧 눈길을 돌리며 책을 덮는다. 헛웃음을 내뱉으며 턱을 괴는 그녀의 태도가 한없이 차갑고 냉정하다.

 

 “나는 오늘 나한테 당한 나인들이 수치심을 못 이겨 자살할 수 있다는 걸 안다. 하지만 나는 그들을 내버려 둘 거야. 저 아이도 마찬가지다.”

 

 “네?”

 

 “란초이, 선량함과 자비스러움은 만만하고 이용해먹기 쉽다는 걸 둘러 표현하는 것이야. 인간은 늑대와 다를 게 없다. 아니, 늑대만 못해. 개새끼와 다를 게 없어서 누가 더 높은 서열인 지 확실하게 해주지 않으면 언젠가 아랫것들이 우두머리의 목을 물어뜯는다. 나는 개를 다룰 줄 알아서 안다.”

 

 “........

 

 “패물을 바치고 무릎 꿇고 빌어도 나인들 중 나한테 진심으로 미안해하는 자는 없다는 것 정도는 알고 있어. 소문이 무섭다는 이유로, 내가 숙이고 들어가면 더 죽도 밥도 되지 않을 테지.”

 

 낯빛 하나, 표정하나 바뀌는 법 없었지만 너무도 담담하게 무서운 소리를 하는 주인을 두고 란초이가 결국 입을 다물고 말았다. 그런 야낙을 보는 시녀의 눈빛이 한숨과 슬픔에 차있었지만, 그런 그도 마나와 다를 거 없는 여주인의 하인이었다,

 

 그 뒤로.

 

 석고대죄를 하는 나인의 돗자리를 치우고 그 위에 불판을 깔아버리라는 야낙의 지시가 떨어지자 란초이가 언제 그랬느냐는 듯 그것을 두말없이 따르고 있었으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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