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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판타지
대국의 빈(嬪): 악의 딸
작가 : 써니벨
작품등록일 : 2017.7.15

도덕심이든 윤리의식이든 단 1g도 없는 야만인의 아가씨, 야낙(여주)의 피말리는 궁중생존기와 위태로운 로맨스 스릴러! 살육과 약탈을 생업으로 삼는 야인족의 영애로서, 가벼운 마음으로 입궁한 대국의 내명부는 그야말로 '약육강식, 적자생존'의 세계였다. 그러나 얼마못가 궁에서 낙오되어 사라질 것 같았던 야만인 소녀는 정말 강하고 사악했는데?! 아름답고 가련한 '마왕(魔王)'과 그 마왕을 사랑하고 만 '대마왕(大魔王)'의 사극 로맨스 스릴러.(실제 역사와 아무런 상관없는 중세시대 사극물입니다. )

 
6.역겨운 사랑의 서막.
작성일 : 17-07-15 01:32     조회 : 275     추천 : 0     분량 : 67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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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그 날 저녁.

 

 입궁 4일차의 하루가 또 저물고.

 

 “헤헤.”

 

 야낙이 정원에 돌아와 몽혜당의 내방에 들어 간지도 벌써 몇 시간이 흘렀건만, 마나는 연신 싱글벙글대며 웃고 있었다.

 

 “..............”

 

 돌아온 여주인은 마중을 나온 자신들에게 사내에 대해 그 어떤 말도 하지 않았었다. 다만 그녀의 손에 못 보던 보라색 보석반지만이 껴있었을 뿐인데, 그게 대체 뭐라고 마나는 반지를 보는 동시에 뛰어다닐 듯이 기뻐하고 있었다.

 

 야낙은 지금도 말없이 내방에서 독서를 하는 중이었다. 평소처럼 혼수시녀인 자신들을 곁에 가까이 두지도 않은 채.

 

 도대체 주인은 무슨 생각을 하는 걸까?

 

 마나와 같이 내방의 문밖에서 서서 그녀의 부름을 기다리고만 있을 뿐. 덤덤했지만, 아직도 모든 게 이해되지 않은 란초이의 속은 답답하다 못해 새까맣게 타들어갔다.

 

 갑작스럽게 등장한 높은 신분의 사내도 그렇고, 갑자기 자리를 피하라 눈치 주던 여주인도 그렇고.

 

 여주인은 그 사내와 무슨 일이라도 있었던 걸까? 그 사내의 정체는 무엇이기에 그 경계심 많은 마나가 저리 기뻐하는 걸까?

 

 ‘방정맞지만, 눈치는 정말 빠른 녀석이다. 저 녀석은 뭐라도 알겠지.’

 

 수다스럽고 경망스럽고, 거기다 심한 텃세까지.

 

 마나는 부루크의 토착민이라며, 이방인으로 들어온 자신에게 갖은 막말이나 퍼붓는 빌어먹을 직장 선배였다. 하지만 그녀는 적어도 자신보다 머리가 좋았고, 여주인을 모시는 지혜와 책략도 뛰어났다.

 

 “흥흥흥....”

 

 콧노래를 부르며 오늘도 야낙의 신발을 깨끗하게 닦고 있는 마나에게 란초이가 무겁게 입을 연다.

 

 “이봐 마나. 주인님은 괜찮은 건가.”

 

 “흥흥흥~”

 

 역시나, 들은 척도 하지 않는다. 한숨을 쉬며 눈살을 찌푸린 란초이가 결국 먼저 숙이고 말았다.

 

 “선배님, 주인님은 괜찮은 겁니까?”

 

 “아아, 보면 모르냐 멍청아? 완전 괜찮으시다.”

 

 흙과 먼지로 더럽혀진 신발을 연신 소중하게 닦고 안으면서 퉁명스럽게 답하는 그녀다. 저고리 앞섶이 금세 오염되며 더러워지고 있었지만 아랑곳하지 않는 마나를 보며 란초이가 곧 고개를 흔들었다.

 

 “오늘 일은 이상합니다. 야낙 님이 초면의 사내를 순순히 따라나선 것도 그렇고. 선배님은 선배님대로 야낙 님을 어째서 사내와 단 둘이 내버려두셨습니까?”

 

 “빡대가리 새끼. 나보다 먼저 사내 기척을 눈치 챈 주제에 아직도 모른단 말야?”

 

 “분명 사내는 높은 신분의 사람입니다. 그건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 때 그 사내는 혼자가 아니었습니다.”

 

 “그래.”

 

 마나의 눈이 반짝인다.

 

 “주변에 은신한 채 무장한 호위병 두엇. 정체모를 자들까지 분명 우리 가까이 있었습니다. 모습을 숨겼다 뿐이지 저로선 잘 알 수 있었습니다.”

 

 “호오, 무장한 사람까지 있었어? 뭐야 나보다 더 잘 파악했잖아?”

 

 “선배님께서 그 사내의 정체를 아시는 것 같은데, 제게도 가르쳐주지 않겠습니까? 야낙 님은 이유 없이 타인을 따르지 않습니다.”

 

 “란초이, 강조하나만 하지. 여긴 ‘후궁’이야.”

 

 “?”

 

 “우리가 입궁할 때, 길 안내했던 예절 상궁의 말 기억 안나? 몽혜당이란 곳은 본래 승은을 입었으나 첩지를 받지 못한 궁녀들이 기거했던 장소였다고 했잖아. 내명부의 일원이지만, 후사를 낳지 못해 인정받지 못한 여인들이 머물고 잊히는 곳이라고. 아아, 내가 말해도 정말 재수 없네. 이런 곳에 경애하는 우리 야낙 님을 배치해놓다니.”

 

 불과 며칠 전일이었지만, 입궁하고 주인을 모시느라 상궁의 안내 말을 전부 잊어먹은 터였다. 사실 제대로 듣지도 않았었다.

 

 “..........”

 

 란초이가 알아먹질 못하고 쩔쩔매자 마나가 더없이 한심하다는 듯 혀를 찬다.

 

 “저런 무능한 년. 야! 외관이 구려서 그렇지. 분명 여기도 명백하게 후궁이거든? 후궁이란 게 뭐야 왕의 여자가 사는 곳, 왕의 여자 그 자체란 소리잖아! 야낙 님도 당장에 간택된 입장이고. 이런 곳에 어떤 사내가 미쳤다고 ‘실수’라도 오겠냐?”

 

 “!!!!!!!!”

 

 “장차 지아비가 되실 분과 오붓한 시간을 보내겠다는 데 몸종이나 되어서 눈치도 못 채고 가만히 있어야 되겠냐?”

 

 드디어 감이 온 듯 동료가 눈을 크게 뜨자 그녀가 씩 웃으며 오만하게 고개를 쳐든다.

 

 “내가 왜 기뻐하는 지 이제 알겠지? 이 빡대가리 년, 너는 한참 멀었어!”

 

  충치로 썩은 앞니가 훤히 보일 정도로 환히 웃던 마나가 어느 덧 깨끗하게 닦은 주인의 신발을 품에 꼭 끌어안고 있었다. 더없이 행복해 보이는 얼굴이었다. 이제야 안도했다는 듯 조용히 옛일을 회상하던 그녀가 멍하니 서 있는 동료에게 자랑하듯 말을 잇는다.

 

 “에르구 님은 야낙 님을 걱정하셨지만, 이걸로 그 분의 걱정도 끝났어.... 보석 반지 봤어? 정말 예쁘더라. 역시 한 나라의 우두머리 아니랄까봐, 우리 주인님의 매력을 알아본 거겠지. 우리 야낙 님.... 승은을 입고, 정식으로 첩지 받고 후궁이 되시면 정말 팔자가 피는 거야.”

 

 “그런가.”

 

 란초이도 어느 덧 쓸쓸하게 웃고 있었다.

 

 “죽을 때까지 야낙 님이 행복해하는 모습을 보고 살 수만 있으면 나는 더 바랄게 없어. 정말이지 야낙 님은 이제 좀 행복해질 때가 되었다고.”

 “.............”

 

 “나는 나대로 내 애정을 다하면서 주인에게 헌신하겠어. 나는 야낙 님을 정말로 사랑하고 있다고.”

 

 정색하며 눈에 힘주는 마나의 표정은 엄숙하다 못해 한없이 진지했다. 그런 동료를 두며 마찬가지로 옛일을 떠올린 듯 란초이도 말없이 하늘을 올려다본다.

 

 초승달이 어느 덧 휘영청 밤하늘을 밝히고 있었다.

 

 ..........

 

 입궁 5일 차의 새벽이 다가온다.

 

 국왕의 환갑진찬까지 이제 앞으로 이틀 남았다.

 

 

 ************

 

 

 

 일렁이는 불꽃 아래, 남자에게 받은 반지의 자수정이 반짝이며 빛나고 있었다. 만남의 증표이자, 재회의 약속을 의미하는 것. 또 다른 남자와의 인연을 암시하는 물건이었지만, 그것을 손가락에 끼면서 쳐다보는 그녀의 눈동자는 이미 죽어있었다.

 

 일부러 내방 밖으로 쫓아냈건만, 마나는 예나 지금이나 시끄러웠다.

 

 뭐가 총애고, 행복인가.

 

 하긴 5년을 함께해온 저 마나도, 란초이와 처음 만나 폐인으로 전락했던 시절의 자신을 모르니 저런 말을 태연하게 할 수 있는 거겠지.

 

 ‘그 이’가 죽어버리고 유품이 된 곡옥이 있는 한 자신은 두 번 다시 누군가를 좋아하고, 사랑하는 일 따위 없었다.

 

 어차피 이 입궁을 택한 이유도 부귀영화를 위한 것도, 일족의 영광을 위한 것도, 개인의 영달을 위한 것도 아니었다.

 

 늙은 왕의 첩으로 팔려가는 쪽이 오히려 아무생각 없이 오래 살 수 있을 거라 여겨 입궁을 택한 것뿐이다. 죽어간 ‘그 이’는 이미 살아갈 희망을 잃은 자신에게 반드시 살라했다. 미치지도 말고, 포기하지도 말라고. 천수를 다할 때까지 최선을 다해 살아 마침내 죽게 되면 그 때 웃으며 재회하자고 분명 약속했다.

 

 그리고

 

 그 약속.

 

 그 이를 고향땅에 묻고 난 지금까지도 잊지 않았다.

 

 ‘...........’

 

 잠들 기전, 내방에 혼자 남은 야낙이 이윽고 잠을 청하려는 듯 자리에 눕고 있었다. 그러나 자리옷으로 갈아입는 순간에도, 목과 손가락에 찬 장신구는 빼내지 않는 그녀였다.

 

 소중한 곡옥 목걸이를 쓰다듬으면서.

 

 내일 어떤 일을 벌여놓을 지에 대해 골몰히 생각하는 듯했다. 굳은 입술로 어둔 천창을 노려보는 야낙의 눈가에 피로가 서린다.

 

 

 

 ************

 

 

 

 

 

 

 -oo의 5살 때의 기억.

 

 

 

 

 왜 인지는 잘은 모르겠지만, 내 주변에 있던 어른들은 항상 바쁘단 소리를 입에 달고 살았다

 

 일족 사람들 중 제일 높은 사람이라는 큰 삼촌은 특별한 날이 아니면 얼굴보기도 힘들었고, 그런 큰 삼촌을 도와 일한다는 작은 삼촌은 맨날 바깥에 나가본다고 집을 비우셨다.

 

 그나마 나랑은 자주 보는 막내 삼촌은 두 삼촌들과 달리 먹고 노는 거 말곤 딱히 할 일도 없어보였는데 그 철부지.... 뭐하고 다니는지 몰라도 여하튼 바빠 보이긴 했다.

 

 아빠도 삼촌들과 마찬가지로 바쁘셨고, 엄마는........

 

 “..........”

 

 어쨌든, 아빠가 일 때문에 집을 비우는 날이 오면 나는 난색을 표하는 삼촌들에게 떠넘기고 떠넘겨지다..... 그러다 어른들 모두 사정이 여의치 않으면 결국 할머니에게 맡겨졌었다.

 

 어린 내가 보기에도 정말 예뻤고 젊었던 할머니.

 

 하지만 몸이 불편했던 할머니는 큰 삼촌이 옆에 있어야 겨우 나를 챙겨주는 사람이었다.

 

 큰 삼촌은 할머니가 나한테 밥도 안주고 이상한 말을 해도 항상 할머니 편이었고 막내 삼촌은 내 말 같은 건 들어주지도 않았다.

 

 그래서 미친놈의 딸이라든가, 아빠가 정상이 아니라든가.

 

 할머니가 나한테 했던 말.

 

 그게 무슨 말인지 오랜만에 본 작은 삼촌한테 물었었다. 그랬더니 작은 삼촌 엄청 화를 내셨다. 누가 그런 말을 했냐며 묻기만 했지 끝내 말뜻을 가르쳐주지 않았고.

 

 작은 삼촌... 칼 들고 할머니 집으로 가셨던데 뭔지 모르겠지만 그제야 나는 그 말이 좋지 못한 뜻이라는 것 정돈 알아차릴 수 있었다.

 

 아, 그러고 보니 마침 아빠가 일을 쉰다고 했다. 할머니 집에 있는 것 보다 엄마 아빠랑 같이 있는 편이 낫겠지.

 

 아빠는 무서웠지만.

 

 “.........”

 

 어쨌든 오랜 만에 아빠랑 있는 거니까, 하루 종일 혼나지 않게 조심할 거다. 칭찬받으려고 아빠한테 보여줄 그림도 많이 그려놓았다.

 

 청소도 했고, 엄마도 깨끗하게 닦았으니까 아빠도 기뻐하실 거야.

 

 제발.... 그랬으면 좋겠는데.

 

 “아빠, 있잖아.”

 

 집에 오기 무섭게 아빠는 역시 엄마한테 가 있었다. 언제나 늘 그랬던 것처럼 나 같은 건 보지도 않고. 배가 고팠지만 쥐가 갉아먹은 엄마의 긴 머리채를 열심히 빗질하며 자상하게 웃고있는 아빠한테 밥 달란 말을 차마 할 수 없었다.

 

 “..........”

 

 아빠는 머리밖에 없는 엄마를 무척이나 좋아하셨다. 손도, 발도, 몸통도 없는 엄마는 보기 무서울 정도로 흉측했는데도....

 

 이상하고 이상해서 엄마는 왜 사람들과 다르게 생겼냐고 예전에 아빠한테 물어봤었다. 그러다 된통 혼났지만.

 

 나를 낳고 엄마가 저리 되었다고 한 번 만 더 그런 얘기 했다간 혼내겠다고 아빠는 말해지만, 하루 종일 아무것도 안하고 자기만 하는 엄마가 나는...

 

 나는 무서웠다.

 

 “레이사, 많이 배고팠지? 늦어서 미안해. 어제는 말이야. 작은 형님이.”

 

 ‘또, 또 혼자 말하고.’

 

 아빠가 얘기 한다 해서 엄마가 한 번이라도 아빠 말에 대답한 걸 들은 적 없었다. 엄마는 늘 말없이 조용했으니까. 여전히 눈을 감고 자고 있는 엄마에게 미음을 먹이는 아빠를 보고 있자니 그냥 오늘은 대충 알아서 먹는 게 나을 것 같았다.

 

 하지만,

 

 꼬르륵.

 

 “.........”

 

 어제 아침부터 아무것도 먹질 못했다. 배에서 자꾸 소리가 나자 아빠가 어느 새 나를 노려보고 있었다.

 

 “아아 시끄러워. 이러다 엄마가 깨겠구나. 배고프면 뭐라도 먹고 있어, 구석에서만 있지 말고.”

 

 “하지만 솥단지에 아무것도 없는걸.”

 

 “네 나이 5살이면 어련히 알아서 먹을 수 있어야지! 계속 성가시게 할 참이냐?”

 

 마지못해, 엄마에게 먹이다 만 미음그릇을 주는 아빠의 얼굴이 벌써 화에 차있었다.

 

 “........있잖아, 아빠.”

 

 “음?”

 

 “미쳤다는 게 뭐야?”

 

 멀건 국물을 들이키며 결국 물어버렸다. 작은 삼촌도 안 가르쳐줬으니 아빠는 가르쳐주지 않을까 싶었으니까. 단정하게 닦여진 엄마를 다시 보료 위에 놓으면서 아빠가 눈살을 찌푸렸다.

 

 “어디서 그런 소릴 들었는지 모르겠지만, 그거 제정신이 아니라는 거다.”

 

 “제정신이라는 건 또 뭔데?”

 

 “..........”

 

 “자, 잘못했어요. 아빠.”

 

 이번엔 정말로 화가 나신 것 같았다. 빨갛게 물든 눈으로 날 노려보는 아빠가 무서웠다. 저런 아빠는 금방 위험해졌다. 저번처럼 배를 걷어차이긴 싫어서, 그래서 얼른 빌었다. 빌고 또 빌자 아빠가 더 이상 화를 내지 않았다.

 

 

 시간이 더 흘러서야 화가 아주 풀렸는 지 드디어 아빠가 나한테 말을 걸어왔다.

 

 “엄마한테 아무 일도 없었니?”

 

 “응.”

 

 “그래 적어도 너, 이번에 엄마를 잘 보살폈더구나. 누누이 말하지만 너 때문에 레이사가 이렇게 된 거야. 그러니까 너는 나보다 엄마한테 잘해야 해. 알겠느냐?”

 

 “응!”

 

 “좋다.”

 

 무서웠지만 아빠가 날 칭찬해주셨다. 나도 배시시 웃었다. 가끔 날 아프게 했지만, 아빠가 나를 좋아만 해준다면 나는 그래도 기뻤으니까. 금세 착해진 아빠가 무릎 위에 나를 앉혀주어서 너무너무 좋았다.

 

 “야낙아.”

 

 “응!”

 

 “어서 자라라. 네가 자라면 딸이니까... 분명 레이사를 더 많이 닮을 거야. 아빠는 말이다, 기대가 많이 되는구나.”

 

 “?”

 

 솔직히 아빠가 무슨 말을 하는 지 잘 몰랐지만, 그 말을 하는 아빠의 눈은 많이 외롭고 슬퍼보였다. 이상했다. 나도 있고 지금은 엄마하고도 같이 있는데 아빠는 왜 저런 눈을 하고 있는 걸까?

 

 한없이 어둔 아빠의 눈동자로 아빠를 보는 내 얼굴이 비쳐지고 있자, 나는 신기하면서도 무서운 느낌이 들었다.

 

 “야낙아.”

 

 “응, 아빠.”

 

 “내가 싫니?”

 

 “아니!”

 

 얼른 도리질 쳤다. 화를 내면 무서웠지만, 나는 아빠가 싫지 않았으니까. 아빠가 내 머리를 쓰다듬어 준다. 기분이 좋아져서 웃었는데 왜 인지 날 바라보는 아빠의 눈은 웃고 있지 않았다.

 

 “야낙아.”

 

 “응.”

 

 “나는 너를 사랑한단다.”

 

 “어, 나도!”

 

 사랑이 뭔지 몰랐지만, 적어도 아빠가 날 싫어하지 않는다는 걸 알 수 있었다. 역시, 청소하고 엄말 보살핀 게 아빠를 기쁘게 한 거다.

 

 배고프고 힘들었지만 그래도 기뻤다. 너무너무 기뻤다. 아빠가 말없이 나를 꼭 끌어안아주었다. 넓고 넓은 아빠의 가슴에 안기면서 나는 비로소 아무것도 무섭지 않게 되었다. 이럴 때의 아빠는 정말 정말 좋은 사람이었으니 말이다.

 

 .............

 

 아빠가 엄마와 나를 사랑한 것처럼, 나도 엄마와 아빠를 사랑했다.

 

 

 하지만 죽음이란 것이 무엇인지.

 

 아빠의 ‘사랑’이 내가 느꼈던 사랑과 다른 의미의 것이라는 걸 깨닫기 까지 그리..... 오래 걸리지 않았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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