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ading...
1일간 안보이기 닫기
모바일페이지 바로가기 > 로그인  |  ID / PW찾기  |  회원가입  |  소셜로그인 
스토리야 로고
작품명 작가명
이미지로보기 한줄로보기
 1  2  3  4  5  >>
 1  2  3  4  5  >>
 
자유연재 > 로맨스판타지
대국의 빈(嬪): 악의 딸
작가 : 써니벨
작품등록일 : 2017.7.15

도덕심이든 윤리의식이든 단 1g도 없는 야만인의 아가씨, 야낙(여주)의 피말리는 궁중생존기와 위태로운 로맨스 스릴러! 살육과 약탈을 생업으로 삼는 야인족의 영애로서, 가벼운 마음으로 입궁한 대국의 내명부는 그야말로 '약육강식, 적자생존'의 세계였다. 그러나 얼마못가 궁에서 낙오되어 사라질 것 같았던 야만인 소녀는 정말 강하고 사악했는데?! 아름답고 가련한 '마왕(魔王)'과 그 마왕을 사랑하고 만 '대마왕(大魔王)'의 사극 로맨스 스릴러.(실제 역사와 아무런 상관없는 중세시대 사극물입니다. )

 
2.붉은 머리의 남자.
작성일 : 17-07-15 01:22     조회 : 250     추천 : 0     분량 : 4015
뷰어설정 열기
뷰어 기본값으로 현재 설정 저장 (로그인시에만 가능)
글자체
글자크기
배경색
글자색
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13 15 17 19 21

 그 다음날 아침. 입궁 3일 째.

 

 “..........”

 

 드디어 외출할 수 있다 허락이 떨어져, 두 시녀를 데리고 몽혜당을 나오던 야낙이 아직도 입구 밖에 벌을 서고 있는 두 나인에게 시선을 주고 있었다.

 

  처음 무릎을 꿇고 예를 차렸던 그 자세 그 대로 이틀 째 아무것도 먹지도 마시지도 못한 터라 두 나인의 몰골은 초췌하기 이를 데 없었다.

 

 “어 어엇!”

 

 지칠 대로 지쳐 눈이 풀려진 상태에서도 영애가 등장하자 일말의 기대감이 생긴 모양이다. 자신을 보는 동시에, 두 나인이 기뻐하며 긴장하자 이내 시선을 거둔 그녀가 냉정하게 고개를 돌린다.

 

 “........”

 

 

 아무 말도 반응도 없었지만, 뒤편으로 두 나인의 절망이 생생하게 느껴지자 살짝 운을 떼는 마나다.

 

 “상궁은 계속 내버려 둘 참인 것 같은데, 야낙 님도 내버려두려고요?”

 

 “내일이면 알아서 해결 될 거다. 사람이 물 없이 버틸 수 기간은 3일이 한계니까.”

 

 “글쎄요...”

 

 차갑고 냉정한 주인의 말에 마나가 회의적인 표정을 짓고 있었다. 잠시 주변을 살피며 아무도 없음을 재차 확인한 그녀가 주인에게 속삭이듯 조용히 말을 잇는다.

 

 “왕성이란 데는 다시 한 번 느끼는 거지만 정말 완전 넓어요, 야낙 님. 이런 바다같이 깊고 거대한 궁궐에 궁녀 두 마리가 죽는다고 누가 알아놔 봐줄까요? 상궁이라는 여자도 어딘가 속이 더러워 보이던데.”

 

 “...........”

 

 천연덕스러운 어조였지만, 마나의 말에는 잔인함이 서려있었다. 사람을 ‘마리’로 치부하는 동료를 두고 란초이가 아무 말 없이 혀를 차며 고개를 흔들자 불쾌하다는 듯 마나가 곧 툴툴대고 있었다.

 

 “공손한 척 따르는 척해도 궁녀들이 야낙 님을 업신여기고 있는 게 눈에 보여서 그래요. 나중에 임금님에게 총애도 받아야하고, 좋든 싫든 여기서 계속 살아야 하는 데 평판이 이래서야.....”

 

 “내 일은 내가 알아서 해. 쓸데없는 걱정이다.”

 

 쌀쌀맞은 주인의 대꾸에 마나가 얼른 입을 다물며 침묵한다.

 

 숙소에서 완전히 멀어져 어딘가 모를 정원에 이른 뒤로 두 시녀가 노련하게 주변을 경계하며 더더욱 행동을 조심하기 시작하자, 잠시 그들로부터 몇 걸음 떨어진 야낙이 한숨을 쉬며 하늘을 올려다보기 시작했다.

 

 청명한 가을 하늘이 어지럽고 복잡한 마음을 다소 가라앉히고 있었다. 곡옥 목걸이가 햇빛에 반사되어 반짝 빛나자 다시금 목걸이로 시선을 준 그녀가 어느 덧 우울한 표정으로 고개를 수그린다.

 

 그녀에게서 살아갈 희망 그 자체인 곡옥은 양날의 검과도 같았다. 용기와 의지를 주는 대신, 옛 과거의 고통을 동시에 느끼게 해줬으니 말이다.

 

 “야낙 님...!”

 

 자신들로부터 멀어져가는 주인을 두며 두 시녀가 동시에 외친다.

 

 “잠시 혼자 있고 싶다.”

 

 그 말을 마지막으로 정원의 초소에 시녀 둘을 남긴 야낙이 쓸쓸하게 걸음을 옮기기 시작했다. 옛날 일 때문에 약해진 자신의 모습을 부하에게 보여주기 싫었기 때문이다.

 

 ‘...후궁인가.’

 

 입궁 3일 째에 이르러, 드디어 자신이 돌아올 수 없는 길에 들어왔다는 자각이 든 그녀였다. 외출 허락이 떨어지는 대로, 몽혜당을 나온 것도 사실 머리를 식히기 위함이었고. 고향을 떠날 땐 그 싫은 백부에게조차 당당했지만, 야낙은 사실 여전히 마음 한 구석 깊이 입궁하기를 거부했었다.

 

 불모지에 바등바등 살아가는 야인족의 사람으로 살다 죽는 것보다, 문명을 이룩한 왕국의 후궁으로 편히 살다 가는 것이 훨씬 더 낫다는 걸 모르지 않았지만.

 

 “..............”

 

 모든 걸 잊고, 안락한 여생을 보내기에 야낙의 등 뒤에는 두 명의 망령이 언제나 존재해있었다. 자신이 사랑했고 동시에 증오한 두 남자가 말이다.

 

  악몽이었던 유년기, 시궁창 같았던 사춘기.

 

  두 지옥을 거치고 수라 속에 살아남아 현재에 이른 그녀는 황금빛으로 물든 정원 거리를 걸어가면서도 시종일관 우울하고 고독한 낯빛을 하고 있었다.

 

 차박... 차박.

 

 가을을 맞아, 낙엽이 진 정원의 거리는 왕실 소유물답게 제법 운치 있고 웅장했다. 벚나무만 빼곡했던 다른 궁궐들과 달리, 이 거리는 은행나무가 가득해 열매는 물론 풍성한 볼거리를 제공해주었다.

 

 ‘아름답네....’

 

 고향인 부루크에선 결코 볼 수 없는 장관을 보며 그녀가 처음으로 감탄했다. 그러다 문득 발길이 연못에 이르러, 걸음을 멈춘 야낙이 이윽고 이 건너편에 있는 뭔가를 발견하며 시선을 집중하기 시작했다.

 

 저 멀리 북쪽으로 어떤 궁으로 추정되는 건물이 하나 흐릿하게 보인다.

 

 “......?”

 

 찬의성에서도 후미진 곳에 위치한 몽혜당으로 오면서 웬만한 궁궐들은 다 보았지만 저 연못 너머의 것은 처음 보는 그녀였다. 야낙이 궁의 외곽을 더더욱 자세히 보기 위해 좀 더 가까이 다가서자, 마침 이 근처로 누군가가 다가오고 있었다.

 

 .......내정된 영애의 신분으로 궁녀와 시녀 없이 혼자 돌아다녔다 오해 받으면 나중에 처신할 때 여러모로 곤란했다.

 

 “!!!!!”

 

 얼른 물러서 나무 뒤편으로 몸을 숨기니, 야낙의 눈으로 곱게 차려입은 ‘선남선녀’가 다정히 손을 잡으며 연못 담을 따라 환담을 나누며 걸어오는 게 보였다. 먼저 목격한 건, 목이 길고 거기엔 큰 점까지 하나 있는 여자 쪽이었다.

 

  단아한 인상을 한 여자는 걸어가는 모습마저 다소곳하니 기품 있었는데, 차림새는 소박했지만 틀어 올린 머리를 장식한 옥비녀를 보아하니 척 봐도 귀부인인 듯했다.

 

 

 

 ‘진찬에 초대받은 고관부부나, 왕족인가 보군.’

 

 차박.

 

 낙엽을 밟는 소리가 가면 갈수록 커지고 있었다. 그리고 두 남녀의 대화 또한 마찬가지로.

 

 “...하여 그 아이가 그랬던 것이옵니다.”

 

 “그런가, 흥미로운 얘기로군.”

 

 소심하고 상냥한 여자의 것에 걸맞은 나직하고 부드러운 저음의 목소리다. 더더욱 숨죽이며 바짝 몸을 숨기던 그녀가 곧 곁으로 지나가는 남자의 뒷모습을 보며 눈을 크게 뜨고 말았다. 여자의 남편이거나 애인이겠거니 하며 신경 쓰지 않으려 했는데, 무시하고 지나치기에 남자의 모습이 평범하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붉은 머리?’

 

 어깨까지 단정하게 늘어뜨린 남자의 머리는 분명 붉은 머리, 그것도 핏빛마저 감도는 강렬한 적발이었다.

 

 ‘대국인들은 보통 저런 머리색을 가지고 있지 않아.’

 

 당장 떠오른 건, 남자가 혼혈이나 외국인일 지도 모른다는 것이었다.

 

 대국의 수도에 도착한 이후로, 단 한 번 도 흑발이외의 사람을 본 적 없었던 그녀가 바로 낭패라는 듯 입술을 깨문다. 본의 아니게 자신이 불륜 장면을 목격한 것 같았으니 말이다. 이대로 더더욱 들킬 수 없어 바짝 몸을 더 숨기는 데, 갑자기 저 만치 걸어가던 사내가 걸음을 멈추고 있었다.

 

 “음?”

 

 “왜 그러십니까?”

 

 “..........”

 

 여자가 갑작스런 상대의 행동에 의문스러워 하는 게 보지 않아도 생생히 느껴졌다. 자신이 숨은 나무쪽으로 시선을 두는 사내의 눈빛이 제법 강하고 날카롭다는 것도. 결국 들킨 건가 싶어 속으로 욕을 삼키던 야낙의 귓가로 발기척이 들리기 시작했다.

 

 “............”

 

 ‘..........’

 

 사내가 야낙과 5걸음을 사이에 두고 조용히 침묵하고 있었다. 한없이 덤덤하고 차분한 시선으로 나무를 쳐다보던 그가 무릎을 꿇어 뭔가를 집어내더니 이내 어깨를 으쓱하며 다시 발길을 돌린다.

 

 “별로 아무것도 아니었군, 내 착각이었소.”

 

 “네에?”

 

 “갑시다.”

 

 다시금 여자의 손을 잡은 사내가 조용히 걸음을 둘려 갈 길 가자, 마지막까지 미동도 하지 않던 야낙이 비로소 나무에서 나오며 포스스 한숨을 내쉬었다.

 

 “재수가 없는 날이군.”

 

 짜증을 내며 머리를 긁적이던 그녀가 이내 초소에서 기다리고 있을 두 시녀를 떠올리며 서둘러 걸음을 재촉하기 시작했다. 누군가에게 쫓기는 이런 불쾌한 기분은 오래간만이다. 낮은 목소리로 조용히 욕설을 내뱉던 야낙이 발걸음에 더더욱 힘을 주고 있었다.

 

 “...........”

 

 한편,

 

 애인을 데리고 은행나무 거리를 마저 걸어가던 사내가 이내 너털웃음을 터트리자, 그녀가 곧 지아비에게 조심스레 물어온다.

 

 “전하, 무엇이 그리 재미있으신지요.”

 

 “과인이 그리 보입니까, 이 선시.”

 

 “그것이.....”

 

 “별 것 아니오. 아무래도 여기에 한 번 다시 걸음할 일이 생겨서 그렇소. 귀여운 생쥐가 아닌가.”

 

 소심하게 다소곳 고개 숙이는 여자의 어깨를 부드럽게 토닥이던 그가 곧 뒤편으로 고개를 돌리며 의미모를 미소를 짓는다. 정면으로 돌아선 남자의 모습은 단아하게 차려입은 여자 그 이상으로 아름다웠고 기품있었다.

 

 

 
 

NO 제목 날짜 조회 추천 글자
21 20.악마vs마왕 2017 / 7 / 31 252 0 13738   
20 19.악연의 사슬 2017 / 7 / 29 267 0 10285   
19 18.비상경계 2017 / 7 / 19 248 0 7190   
18 17.야낙 vs 서 재인. 2017 / 7 / 19 238 0 10042   
17 16.중간 관리자는 서러워~ 2017 / 7 / 19 269 0 8165   
16 15.이 놈이고 저 놈이고.... 2017 / 7 / 17 243 0 8491   
15 14.초야의 대위기(3) 2017 / 7 / 16 247 0 7342   
14 13.초야의 대위기(2) 2017 / 7 / 16 260 0 8920   
13 12.초야의 대위기(1) 2017 / 7 / 15 262 0 9918   
12 11.효제태자 자홍염. 2017 / 7 / 15 261 0 8173   
11 10.이게 어디서 개수작이야. 2017 / 7 / 15 244 0 9361   
10 9.내명부의 높으신 그녀들. 2017 / 7 / 15 273 0 8645   
9 8.사람은 개와 다를게 없어서. 2017 / 7 / 15 243 0 4179   
8 7.내가 그러니까 까불지 말라고 했잖아. 2017 / 7 / 15 259 0 9899   
7 6.역겨운 사랑의 서막. 2017 / 7 / 15 276 0 6729   
6 5.아름다운 아가씨 2017 / 7 / 15 261 0 5442   
5 4.뜻 밖의 개수작. 2017 / 7 / 15 246 0 4218   
4 3.당신...누구야! 2017 / 7 / 15 252 0 4126   
3 2.붉은 머리의 남자. 2017 / 7 / 15 251 0 4015   
2 1.까불지마. 2017 / 7 / 15 259 0 5086   
1 <프롤로그>야인족의 영애, 야낙. 2017 / 7 / 15 421 0 10068   
이 작가의 다른 연재 작품
등록된 다른 작품이 없습니다.

    이용약관   |   개인정보취급방침   |   이메일주소 무단수집거부   |   신고/의견    
※ 스토리야에 등록된 모든 작품은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 본사이트는 구글 크롬 / 익스플로러 10이상에 최적화 되어 있습니다.
(주)스토리야 | 대표이사: 성인규 | 사업자번호: 304-87-00261 | 대표전화 : 02-2615-0406 | FAX : 02-2615-0066
주소 : 서울 구로구 부일로 1길 26-13 (온수동) 2F
Copyright 2016. (사)한국창작스토리작가협회 All Right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