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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판타지
대국의 빈(嬪): 악의 딸
작가 : 써니벨
작품등록일 : 2017.7.15

도덕심이든 윤리의식이든 단 1g도 없는 야만인의 아가씨, 야낙(여주)의 피말리는 궁중생존기와 위태로운 로맨스 스릴러! 살육과 약탈을 생업으로 삼는 야인족의 영애로서, 가벼운 마음으로 입궁한 대국의 내명부는 그야말로 '약육강식, 적자생존'의 세계였다. 그러나 얼마못가 궁에서 낙오되어 사라질 것 같았던 야만인 소녀는 정말 강하고 사악했는데?! 아름답고 가련한 '마왕(魔王)'과 그 마왕을 사랑하고 만 '대마왕(大魔王)'의 사극 로맨스 스릴러.(실제 역사와 아무런 상관없는 중세시대 사극물입니다. )

 
1.까불지마.
작성일 : 17-07-15 01:17     조회 : 259     추천 : 0     분량 : 508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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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왕의 환갑진찬까지 앞으로 일주 전.

 

 

 <蒙惠堂>

 

 

 ‘몽혜(은혜를 입은)당이라.’

 

 

 20여일에 걸친 기나 긴 여정 끝에 찬의성에 도달하여 입궁절차를 마친 야낙이 배정된 숙소의 현판을 더없이 무미건조한 표정으로 올려다보고 있었다.

 

 

 오랫동안 관리를 안 한 모양이다. 겉보기에만 깔끔했을 뿐 숙소의 외관은 그야말로 을씨년스러웠으니까.

 

 입궁한 이상 네 인생은 절대 무난하지 않을 것이란 윗선의 따뜻한 격려가 벌써부터 느껴지는 순간이다. 그러나 당사자의 표정은 불만도 감흥도 없다는 듯 평온하기만 했다.

 

 “어머머 세상에!”

 

 “..........”

 

 화려하고 거대한 궁궐들을 지나고 지나 예까지 이르렀거늘, 배정받은 곳이 이런 초라하고 되바라진 곳일 줄 몰랐던 모양이다. 시종일관 조용하기만 한 주인과 옆의 동료와 달리 잔뜩 실망한 마나의 새된 목소리만이 일행의 침묵을 깼다.

 

 “은혜를 입은 집이라구나. 왕후폐하께서, 선심을 쓰셨다.”

 

 주인의 매서운 시선이 향하자 마나가 바로 표정을 고치며 고개를 숙인다.

 

 “어서 드시지요.”

 

 준비를 다 마쳤는지, 일행이 있는 입구 앞으로 머리가 희끗한 노상궁 하나가 공손하게 머리를 숙이고 있었다. 그 뒤로 몽혜당 소속으로 보이는 열 댓 명가량 궁녀들까지 다소곳이 무릎을 꿇으며 새 주인을 향해 예를 다하고 있다. 그녀들을 보는 야낙의 시선이 현판을 보던 것과 다르게 사뭇 날카로웠다.

 

 “담당 상궁이라 하였지.”

 

 “네, 아가씨.”

 

 “자네는 폐하의 진찬까지 날 보필할 사람이라 했네, 맞는가?”

 

 “그러하옵니다.”

 

 “그렇담 뒤의 아이들은 자네 부하겠군.”

 

 “마찬가지로 몽혜당에 배정된 나인들이옵니다. 지내시는 데 불편함이 없도록 영애 아가씨께 충실히 예를 다할 것입니다.”

 

 고향에서 자신에게 예법을 가르쳤던 상궁들과 마찬가지로 저들 또한 왕후가 파견한 노련한 궁인들일 것이다. 경계하며 침묵하는 두 시녀를 뒤로 한 채, 나인들을 쓱 훑어 본 그녀가 어느 새 싱긋 미소 짓고 있었다.

 

 “이리 마중 나와 주니 기쁘네. 덕분에 내 시녀들도 한시름 덜었어.”

 

 “먼 길 오시느라 곤하실 텐데 이만 드시지요.”

 

 나이와 직분에 걸맞게 더 없이 공손하고 나긋나긋한 상궁이었다. 과연, 반백발 할머니가 되도록 궁중에서 살아온 전문가다웠다.

 

 “........”

 

 그러나,

 

 상궁을 한동안 깐이 내려다보던 야낙이 이윽고 옆을 지나치며 차갑게 덧붙인다.

 

 “고맙네만 날 챙기기 전에 자네는 부하들 단속부터 하는 것이 어떻겠는가?”

 

 “?”

 

 “실망했네. 나보다 예법에 밝을 자네가 설마 뭐가 잘못되었는지 모르지 않겠지.”

 

 주인을 따라 란초이와 함께 안으로 들어가던 마나가 당황해하는 상궁에게 한심하다는 듯 눈을 흘기며 말을 건넨다.

 

 “저 두 번 째 줄에 있는 아이입니다. 옷고름 거꾸로 맸네요.”

 

 지목당한 나인의 얼굴이 금세 새파랗게 굳어지고 있었다. 공손한 척, 예를 가장하며 잠자코 있던 나인의 무리들이 날카로운 지적 앞에 금세 동요를 보이며 술렁인다. 이들을 지나치며 놀리듯 혀를 차는 마나의 얼굴엔 조롱기가 가득했다.

 

 “그 옆 분은 혼수시녀인 나도 안한 분까지 곱게 바르셨네? 어머... 적당히 좀 바르지, 분가루가 소매에 다 떨어졌잖아. 칠칠맞기는.”

 

 말 듣기 무섭게 바로 소매를 터는 나인이었지만 이미 늦어버렸다. 상궁의 시선이 옆 동료에서 자신에게로 향하자, 나인은 바로 절망어린 표정을 짓고 있었다.

 

 “마나!!!!!!!”

 

 “히이익!”

 

 자신을 따라오지 않아 분노한 주인의 고함이 뒤따르자 빈정대다 말고, 마나가 바로 허둥지둥 안으로 뛰어 들어가고 있었다. 아가씨를 위시한 두 시녀까지 몽혜당으로 들어가자, 금세 평정을 되찾은 상궁이 일행을 뒤따르며 지적받은 두 나인에게 명령을 내린다.

 

 “나머지는 일정대로 움직인다. 너희 둘은 내 말이 떨어지기까지 이곳에 남도록.”

 

 

 ************

 

 

 

 다음 날 아침, 몽혜당.

 

 “폐하께서 친히 간택하셨고 중궁마마께서 돌봐주고 계신다지만...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오랑캐가 뭐야. 오랑캐가.”

 

 후궁으로 내정된 부루크의 영애에 대한 얘기는 워낙 유명해서 모르는 사람이 없었다. 정체모를 야만인 부족 출신이라는 것부터 성정이 대단히 잔혹하다는 것까지. 이번 내란에 큰 공을 세웠다는 야만인의 우두머리부터 ‘식인’을 한단 은밀한 소문까지 있었고, 그 딸이라는 영애는 궁녀들 입장에서 대단히 '인상적'이었다.

 

 어지간한 사내보다 더 큰 키에, 여리면서도 다부진 체격. 칼같이 날카롭고 차가운 눈빛.

 

 ‘........’

 

 아침상을 내오며 물러가는 자신들에게 영애는 시선하나 말 하나 없었지만, 식사 담당 나인들은 그녀의 존재 하나만으로도 위압감을 느껴야했다.

 

 “위세 좋으신 아가씨들도 제 명에 못 사는 마당에 그 오랑캐라고 뭐.... 어차피 곧 쫓겨날 텐데 우리 그냥 좀 더 지켜보자.”

 

 “두 사람은 아직도 입구 밖에 서있다지?”

 

 “가엾게도.”

 

 “....있지, 그럼 우리 이러는 건 어떨까? 아무리 그래도 초장부터 오랑캐가 설치도록 할 순 없어.”

 

 몽혜당의 부엌에 모여 쑥덕대는 3명의 나인들 목소리가 은밀하고도 조용하다. 그러기를 한참.

 

 “....정말 그게 통할까?”

 

 “보나마나 불학(不學)이겠지. 예법도 겨우 익혔을 오랑캐가 교양을 알겠어?”

 

 무언가를 작당한 듯 서로를 쳐다보는 나인들의 눈빛에 사악함이 감돌았다.

 

 한 편, 영애의 내방.

 

 “그냥 평범한 맛이네. 쳇 ”

 

 식후, 궁녀들이 내온 차를 야낙을 대신해 한 모금 마시던 마나가 인상을 찌푸리며 실망한 기색을 보이고 있었다. 차 안에 기대했던 독이 없었기 때문이다.

 

 입궁이 정해진 주인을 지키기 위해 기미를 보는 것부터 약을 공부하는 것까지 그 동안 많이 공부하고 노력했는데, 아직 모든 게 조용하니.... 그녀는 못내 불안하면서도 아쉬운 듯 연신 투덜대고 있었다.

 

 “야낙 님, 야낙 님. 먹고 사는 건 이제 문제가 없다지만 첫 날부터 이렇게 지루해도 될까요? 벌써부터 심심한 것이 좀이 쑤시네요. 어휴, 여기 궁녀들이란 것들은 애초 야낙 님을 제대로 모실 생각도 없어 보이고 진짜 우리 이대로 있어도 되는 걸까요? 저야 야낙 님이 원하는 대로라면 뭐든 따를 건데....”

 

 주저리주저리 쫑알쫑알.

 

 “...........”

 

 “마나.”

 

 다과에 손도 대지 않은 채 뭔가 골똘히 명상하느라 침묵하는 주인을 대신해 곁을 지키던 란초이가 시끄럽게 떠드는 동료에게 일침을 날린다.

 

 “시끄럽다. 너는 말이 너무 많다.”

 

 “이게 어디서 감히 건방지게 입을 놀려!”

 

 “주인님은 생각 중이시다. 어제도 그렇고, 너는 수석 시녀라면서 행동이 방정맞다.”

 

 “저 개년이! 야낙 님, 지금 저 망할 이방인 년이 절 모욕하는 데 가만 내버려 둘 거예요?”

 

 애초 서열을 중시하고 텃세가 심한 마나가 자신과 동등한 위치를 꿰찬 이방인 출신의 란초이의 도발을 절대 곱게 볼 리 없었다. 마나가 바로 얼굴을 붉히며 격노하자, 명상을 마친 야낙이 짜증을 내며 언성을 높인다.

 

 “둘 다 입 다물어. 밖에 나인들이 나한테 용무가 있다고 하잖아!”

 

 내방 문 밖으로 두 시녀가 서로 으르렁대며 싸우는 걸 숨어 엿듣던 나인들이 대번에 놀라며 우왕좌왕하고 있었다. 싸우느라 궁녀들의 기척도 못 읽은 두 시녀가 무안한 표정으로 주인 뒤로 숨는다.

 

 “무슨 일이냐.”

 

 내방으로 찾아든 쥐새끼 아니, 나인들은 아까 부엌에서 은밀한 작당을 하던 궁녀들이었다.

 

 “아가씨 저 그게 다름 아니라....”

 

 나인 하나가 그녀 앞으로 내놓은 건 뜻밖에도 잘 익고 알도 굵은 사과였다. 깨끗한 도자기에 잘 담긴 사과는 정성스럽게 잘 닦아내기까지 했는지 광까지 내며 번쩍번쩍 빛나고 있었다. 뜻 모를 선물 앞에 두 시녀가 경계하며 조용히 으르렁대자, 사과에 시선을 준 야낙이 대답대신 한 쪽 눈썹을 치켜 올린다.

 

 이에 심술궂게 생긴 나인 하나가 바로 사람 좋게 웃으며 공손히 답하고 있었다.

 

 “아가씨께선 공신으로 봉해진 영주님의 여식이 아닙니까.”

 

 “그런데?”

 

 “아가씨의 아버님은 반역자들을 모두 소탕하고 왕실을 보하는 데 큰 공을 세웠다 들었습니다. 역발산의 기개 항우처럼 말이죠! 그렇담, 아무리 미천한 저희들이라도 어르신과 아가씨의 어로불변(魚魯不辨)함과 용렬(庸劣)함에 은혜를 알고 존경하는 것이 도리가 아니겠습니까.”

 

 “아가씨의 몽매(蒙昧)한 가문 덕분에 우리 모두가 살 수 있게 된 겁니다. 보잘 것 없지만 부디 받아주시어요.”

 

 ‘.........?’

 

 야낙과 그 가족에 대한 존경은 정말 진심이라는 듯 절절 하게 고개를 조아리는 나인들을 두고 란초이가 영문을 모르겠다는 고개를 갸우뚱하고 있었다. 마나가 굳은 표정으로 아무 말 없이 사과만 빤히 보는 사이, 나인들이 보내는 찬사에 말없이 빙긋 미소 짓던 야낙이 이내 밝은 표정으로 사과 하나를 집어 한 입 베어 문다.

 

 “과연 맛이 좋구나! 너희들의 정성이 갸륵하다.”

 

 “!”

 

 칭찬을 들은 나인들의 표정도 덩달아 밝아지고 있다. 마나가 기겁하며 사과를 자신에게서 뺏어가려하자, 오히려 이를 엄히 제지하며 지시를 내리는 야낙이다.

 

 “마나, 란초이. 가서 패물을 내어 와.”

 

 “네, 네에?”

 

 “아버님의 공으로 이런 은혜를 받게 된 나한테.... 지금껏 누구하나 나서서 선뜻 대접해 준 적 없었지. 받는 게 있으면 주는 것도 있어야 하는 법.”

 

 “아, 아가씨! 저희는 무얼 바라고 한 것이 아닙니다!”

 

 야낙이 이리 나올 진, 나인들도 예상 못한 모양이었다. 나인들이 몹시 당황해하며 어쩔 줄 몰라 하자, 그제야 주인의 의중을 눈치 챈 마나가 선뜻 웃으며 서랍 속에 놓았던 가락지 세 개를 꺼내들고 있었다.

 

 “받으라면 받아. 이 패물은 친정에서 해준 것이니, 자네들이 염려하지 않아도 되는 것일세.”

 

 “..........”

 

 감히 거절할 수 없을 정도의 위엄과 위압이 나인들을 짓누르고 있었다. 입은 웃고 있지만, 눈은 더없이 싸늘한 영애를 두고 어설프게 웃어 보인 나인들이 마지못해 가락지를 챙겨들고 퇴장하자, 은밀하게 주인에게로 속삭이는 마나다.

 

 “상궁 부를까요?”

 

 “때가 이르다. 나중에.”

 

 “........?”

 

 여전히 상황을 눈치 채지 못한 란초이가 두 사람의 대화를 따라가지 못하고 절절매자, 주인을 대신해 마나가 지나가듯 운을 떼며 키득거리고 있었다.

 

 “역발산의 기개, 산도 뽑아 던졌다던 난세의 영웅 항우는 ‘대장부는 이름 석 글자만 쓸 줄 알면 됐다’고 했다죠. 야낙 님, 여기 여자들 대가리 수준이 딱 저 정도면 얼마나 좋을까요~”

 

 “핑계거리로 내놓은 것치곤 과일은 먹을 만하구나. 나머지는 너희들이 먹어라.”

 

 먹던 사과를 마저 베어 문 야낙이 독서할 시간이라는 듯 한어(漢語)로 쓴 책을 꺼내들자, 드디어 란초이도 눈치 챘는지 바로 표정을 고치고 있었다. 책의 표지를 본 마나가 눈을 반짝 빛낸다.

 

 “어머, 오늘은 역사를 보시려고요? 같이 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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