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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연재 > 판타지/SF
감정조절장치
작가 : 오새롬
작품등록일 : 2017.6.7

불안장애에 시달리던 주인공은 스스로 감정을 통제 할 수 있는 기계를 얻게 된다.

그때부터 주변 사람들과 이어지는 사소한 인연들이 기계와 연관된 것만 같다.

등장인물들의 진실을 알아가는 과정 속에 드러나는 음모와 배신,돌이킬 수 없는 이야기들이 시작된다.

 
감정조절장치 27화
작성일 : 17-07-14 09:06     조회 : 402     추천 : 0     분량 : 40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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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설명서만 쥐어진다면 굳이 아저씨와 함께 움직이지 않아도 된다. 다만 혼자 남겨지게 되었을 때 찾아 올 위험인물들이 너무 많이 존재했다. 아저씨의 뜻을 받아들이고 지켜줄 수 있는 방법을 살피다 이내 그럴듯한 방법이 뇌리를 스친다.

  “이 문제에 가담하고 싶지 않은 마음은 충분히 이해합니다. 하지만 누군가에게 습격당한다면 저희도 위험해 질 수 있어요. 사건이 해결되는 동안만 저희가 마련한 곳에서 지내주시기만 한다면 더 이상 붙잡지 않겠습니다. 부탁합니다.”

  심증만 가득 한 이 상황을 해결하는 것도 중요했지만 혼자 남은 사람의 안위를 챙기는 것 역시 그가 해야 할 몫이었다. 부담을 주지 않으려 자신까지 위험해 질 수 있다는 말로 차분히 설득해본다. 다수이자 각자의 싸움에서 살아남을 방법은 충분히 있을 것이다. 이미 죽음까지 각오한 아저씨를 설득하는 데는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어차피 한 번 죽음 목숨 어디서 사라지나 다를 바 없다면 돕도록 하지. 나도 한 가지 조건이 있네. 마지막으로 감정조절장치를 만질 수 있는 기회를 주게.”

  모든 걸 감춰야하는 상황에서 제시한 조건은 생각보다 쉽지 않은 것이었다. 단 한 명의 희생자도 추가되지 않도록 지켜야 한다면 적절한 융통성은 필요해 보인다. 감정조절장치를 허락했을 때 발생할 여러 상황들을 모색하던 중 옆자리에서 침묵을 지키던 그녀가 입을 열었다.

  “최초 설계대로 만든 장치가 저에게 있어요. 아저씨가 지낼 공간 안에서 바깥출입을 통제 하도록 할게요. 그럼 서로가 원하는 조건들이 다 해결 되는 것 맞겠죠?”

  간단명료하게 정리된 입장이 합의의 끝을 향해 가는데 가속도를 붙였다. 더 이상 별 다른 말없이 차에 올라 탄 세 사람이 501호로 향한다. 가는 동안 각자의 머릿속에 어떤 생각이 스치고 있을지 아무도 예상할 수 없었다. 그들이 보는 시선과 감정들은 오묘하게 닮은 듯 달라 보인다.

  몇 분 지나지 않아 도착한 그녀의 집에 감정조절장치가 놓여있다. 젊은 날을 모두 바쳐 만든 기계 앞에 아저씨는 고개를 떨어뜨린다. 그 어떤 말로도 위로 할 수 없게 바뀐 상황이 어디서부터 시작된 건지 아무도 알 수 없었다. 한참 동안 침묵이 흐르다 조용한 손의 움직임이 전원 버튼을 향한다. 위험할 수 있는 상황이었지만 세 사람이 함께한 공간에서 큰 사고는 발생하지 않으리라 믿었다.

  잠시 뒤, 익숙한 손동작으로 기계의 여러 곳을 만지다 이내 멈춘다. 클래식을 틀어놓은 듯 우아하게 달라지는 분위기가 마치 와인 향기에 취한 것 같다. 금세 다른 스위치를 돌려놓자 장대비가 쏟아지는 날 홀로 방안에 남겨진 사람처럼 고독한 기분이 든다. 한동안 여러 가지 감정의 소용돌이 속에 사로잡힌 세 사람이 원래의 감정으로 돌아오기 까지 단 5분도 걸리지 않았다. 아마도 설명서에 적힌 내용들을 숙지하고 있던 아저씨가 기계의 움직임을 원래대로 돌려놓은 것 같았다. 그가 가지고 있던 장치에서 볼 수 없던 빠른 회복능력에 감탄을 하다 이내 한숨소리가 들린다.

  “일생동안 기계에 젊음을 받쳤는데 이렇게 참담한 결과가 나올 줄 몰랐어. 이게 다 나의 욕심 때문이겠지.”

  금방이라도 눈물을 흘릴 듯한 고백에도 아무런 변화 없이 옆 자리에 서 있던 그녀가 감춰진 부품들을 꺼내 출입을 통제할 만한 잠금장치들을 설치했다. 이제부터 모든 출입은 그녀의 허락 아래에서 이루어질 수 있게 된다. 갑작스러운 상황에 개의치 않고 가만히 기계를 만지던 아저씨 옆으로 거대한 소음이 울렸다. 현관 쪽에 있던 그녀가 공구들을 들고 감정조절장치를 분해하기 시작한 것이다. 꽤 오랜 시간 공 들여 만든 것을 무슨 이유에서 흩뜨려 놓는지 알고 싶어진다. 차마 질문을 던지지 못하고 눈치만 보던 끝에 집중하던 그녀의 시선이 두 사람을 향했다.

  “감정조절장치에 필요한 부품들과 조립하는 과정, 작동을 막아내는 방법까지 모두 알았으니 더 이상 이 기계는 필요 없을 거예요. 혹시나 누군가에게 필요한 상황이 올 때 쯤 세상에 나올 수 있겠죠. 아마도 그럴 일은 없겠지만..”

  완전한 감정조절장치가 사람들에게 쓰일 상황은 생기지 않을 것을 알면서도 아쉬움에 던진 말이 마음에 꽂힌다. 한참 동안 기계를 분해하다 각 부품들을 상자 속에 밀봉한 채로 안전장치가 설치된 방안에 밀어 넣었다. 이제 그녀의 허락 없이는 완전한 기계의 모습을 볼 수 없게 된 것이다.

  제법 많은 시간이 흐르고 원장과 단 둘이 병원을 지키고 있을 간호사를 만나기 위해 집을 떠날 준비를 시작한다. 굳건히 설치된 잠금장치들을 꼼꼼히 살피고 외부와의 출입을 차단한 채 병원으로 향했다. 며칠 간 눈도 잘 붙이지 못한 그녀가 졸음이 쏟아지는지 고개를 움직이며 졸다 이내 잠이 들고 만다. 연갈색의 머리카락과 하얀 피부가 돌아가신 선생님과 많이 닮아있었다. 언제 찾아올지 모르는 졸음을 막기 위해 신나는 음악을 틀고 운전에 집중한다. 꽤 시끄러운 음악에도 좀처럼 잠에서 깨지 않던 그녀가 도착과 함께 눈을 떴다. 어느 새 어둑해진 밤 하늘이 이제 마지막이 다가왔음을 알리는 듯하다.

  주차장을 가로질러 병원 복도를 향해가는 두 사람의 걸음걸이가 어느 때보다 호기롭게 느껴진다. 잠들어 있는 원장이 깨어나면 어떤 말들을 해야 할지 알 수 없었지만 오래 전부터 이 순간을 기다려온 그녀가 있기에 크게 걱정은 되지 않았다. 잠시 뒤 원장이 누워있는 방안에 들어 간 두 사람이 링거를 만지고 있던 수간호사와 마주한다. 다행히 아직 깨어날 시간이 되지 않아 별 다른 일은 일어나지 않은 듯했다.

  “지금부터 1시간 안에 잠에서 깨어날 거예요. 눈을 뜨기 시작한 후부터 2시간 이내로는 완전히 몸이 회복될 거고요.”

  이미 모든 계획이 그녀의 머릿속에 그려져 있었기에 별 다른 걱정은 하지 않았다. 다만 더 이상의 희생자를 막기 위한 적절한 조치는 필요해 보인다.

  “간호사님. 지금까지 고생 많으셨어요. 이 정도면 저희 둘이서 충분히 해결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제가 연락드릴 때 까지 병원에 나오지 않으셔도 될 거예요”

  챙겨온 가방 안에서 도장과 함께 묶인 통장을 간호사 앞으로 내밀며 싱긋 웃는 모습이 긴장을 풀기 위해 노력하는 것 같았다. 끝까지 함께 하고 싶었지만 같은 팀이 많아질수록 위험요소도 늘어날 것이다. 떠나야 할 타이밍을 미리 예상하고 있던 간호사도 오랫동안 입어온 간호사 복장을 정돈하며 마지막 인사를 건넨다.

  “제가 필요하면 언제든 말씀하세요. 지금부터 제가 할 수 있는 일이 별로 없긴 하겠지만요. 근데 제가 모아놓은 돈이 보기보다 많아서 이 통장은 쓸모없을 것 같네요.”

  자신 앞에 놓인 통장을 과감히 뿌리치고 입원실을 나서는 뒷모습을 보며 짧은 인사를 건넨다. 순간의 이별이었지만 또 다른 만남이 다가올 것을 알기에 그리 긴 시간을 허비하지 않았다. 이제 원장이 잠에서 깨어날 순간이 다가온다. 아직 듣지 못한 계획을 알아내기 위해 조심스레 말을 걸어 보지만 먼 곳을 응시하던 그녀의 눈길이 쉽게 돌아오지 않았다. 그렇게 1시간이 모두 흘러가고 오랫동안 잠들어 있던 원장의 눈이 조금씩 움직인다.

  그때 그녀의 왼쪽 주머니에 있던 주사약을 꺼내 몸과 연결된 관에 주입하기 시작했다. 무슨 이유에서인지 잠에서 깨어나던 원장은 다시 깊은 잠에 빠졌고 고요한 침묵이 흐른다.

  “지금 바로 당신이 가지고 있던 감정조절장치를 가져오세요. 지금부터 30분 뒤에 잠에서 깨어날 거예요. 이제부터 벌어지는 일은 우리 둘만 알아야 해요.”

  다급하게 소리치는 그녀의 말을 따라 다시 세워둔 차를 향해 내려갔다. 정확한 계획을 듣지 못한 상황에서 무작정 명령을 따라야 한다는 게 쉽게 납득 되지 않는다. 하지만 이마저도 문제 해결에 도움이 되는 일이라면 어쩔 수 없이 따라야만 했다. 한참을 달려 도착한 작업실 문을 열고 들어간다. 집을 나서기 전 있던 모습 그대로 자리를 지키고 있는 감정조절장치를 들어 차에 실었다. 중간에 원장이 잠에서 깨어나 버린다면 혼자 남겨진 그녀에게 어떤 위험이 닥칠지 알 수 없기에 한시라도 서둘러야 한다.

  그리 멀지 않은 않은 거리를 힘차게 달린 덕에 30분 내에 도착 할 수 있었다. 턱 끝까지 차오른 숨을 참아내며 입원실에 들어와, 눈앞에 보이는 콘센트에 코드를 꽂았다. 고개를 들어 그녀를 찾았을 때 누워있는 원장의 옆자리에 낯익은 얼굴이 보인다. 두 사람 사이에서 악랄하게 웃고 있는 인물은 유일하게 그의 작업실을 알고 있던 편집장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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