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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판타지
고귀한 여자
작가 : 솜솜
작품등록일 : 2017.7.1

본격 여주 여왕되는 이야기.
환생물, 당찬 여주. 스윗 남주. 힐링, 성장물.
(주의 : 흐름상 남주가 살짝쿵 늦게 등장.)

엄마에게 버림받고 사랑하는 사람에게 살해당한 뒤 환생해서도 여러 트라우마에 시달리던 여주.
자신의 인생을 개척하기로 마음먹자 만나게 된 여러 인연을 통해 점점 변해가는 자신을 발견하게 됨.(남주, 충성스러운 시녀 등등.)


(제 멜주소와 트윗 주소 입니다..ㅎㅅㅎ
pang_0315@naver.com / @aSweet_world )
*트위터에는 업뎃 소식이 올라온답니다 ㅎㅎ

 
22.
작성일 : 17-07-14 02:25     조회 : 394     추천 : 1     분량 : 42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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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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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으로 돌아오니 메리가 내 짐과 이불을 정돈해 놓고 기다리고 있었다. 옆방에서도 잠을 잘 준비를 하는지 조용했다.

 

  그러나 그것도 잠시였을 뿐, 겨우 잠이 들라치면 남매 중 한 명이 깼는지 돌아가면서 칭얼거렸다. 심지어 아이들 부모의 코고는 소리까지도 다 들렸다.

 

  결국 새벽 네 시 즈음이 돼서까지 잠이 들지 못해 그냥 자는 것을 포기했다. 수건과 화장품, 갈아입을 옷을 챙겨 욕실로 가서 샤워를 하고 분장을 완전히 한 후에 갑판으로 올라왔다.

 

  새벽의 바닷바람은 차가웠으나 방 안에 있을 때 보다는 살 것 같았다. 뱃사람 한둘이 돌아다닐 뿐 사람도 별로 없어서 더욱 좋았다.

 

  난간 근처 테이블에 앉아 깍지를 낀 양손바닥으로 눈을 가리고 몸을 길게 폈다. 막상 잠이 오지는 않으면서도 몽롱해서 더 기분이 더러웠다.

 

  역시 어제 아침에 세상모르게 잘 수 있었던 건 아주 드문 일이었던 것이다. 나 같은 불면증 환자에게 그런 행운이 매일매일 일어날 리가 없었다.

 

  얼마나 그러고 있었을까 바닷바람과는 다른 느낌의 미지근하고 부드러운 바람이 머리를 훑고 지나갔다.

 

  뭔가 싶어 손을 내리고 앞을 보니 맞은편에 노아가 앉아 있었다.

 

  “.......노아? 일찍 일어났네?”

 

  눈이 따가워서 눈가를 꾹꾹 누르며 자세를 바로 했다. 습관적으로 머리를 매만지는데 머리칼에 당연히 있어야 할 물기가 하나도 느껴지지 않았다.

 

  “어?”

 

  양손으로 머리를 다시 만져 봐도 머리는 습기하나 없이 부드럽게 말라있었다.

 

  “윈드야. 유용해.”

 

  어떻게 된 거지 하고 있는데 노아가 설명해주었다. 방금 느껴졌던 바람이 자연이 아니라 마법의 한 종류인 모양이었다.

 

  “그렇구나. 진짜 신기하네.”

 

  도대체 노아가 쓸 수 있는 마법의 끝은 어딜까? 내가 모르는 세계는 알면 알수록 깊고 넓었다.

 

  그러나 그런 세계가 있든 말든 나랑 다 무슨 상관이란 말인가? 피곤해 죽겠는데.

 

  그런 신기함이고, 호기심이고 뭐고 정신이 몽롱하고 피곤하니 아무 생각도 안 들었다. 그래서 노아를 앞에 앉혀두고 한참을 멍하니 앉아 있었다.

 

  시간이 얼마나 지났는지, 태양이 수평선으로 머리를 드러내며 세상을 빛으로 물들이기 시작했다.

 

  그 광경을 보고 있자니 그제야 몽롱했던 정신이 조금 깨는 기분이었다. 기지개를 키며 노아 쪽을 보니 노아는 다리를 꼰 채로 느슨하게 앉아 해가 뜨는 모습을 지켜보고 있었다.

 

  나까지도 마음이 여유로워 지는듯한 그런 그림 같은 모습이었다.

 

  그러다 문득 세실리아와 엊저녁 조우를 했던 것이 떠올랐다.

 

  “맞다. 노아. 그때 네가 7서클이라고 했잖아.”

 

  나른하게 앉아있던 노아가 내가 꺼낸 말에 몸을 굳히고는 내 쪽으로 고개를 돌렸다. 도무지 무슨 생각을 하는지 알 수 없는 은빛의 이지적인 눈동자가 나를 똑바로 향해왔다.

 

  처음 만났을 때도 그렇고 노아는 이 주제, 그러니까 그의 능력과 관련된 주제에 대해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 같았다.

 

  그동안은 마법을 쓸 일이 생긴다면 굳이 내가 물어보거나 말하지 않아도 노아가 먼저 자신이 뭘 할 수 있는지 얘기해 주었기 때문에 이 주제에 대해 말할 필요성을 느끼지 못했었다. 그래서 더더욱 마법에 대해 노아와 얘기할 일이 없었다.

 

  “오늘 점심에 세실리아 일행이랑 같이 식사하기로 했어. 누군지 알지?”

 

  노아가 고개를 살짝 까딱이는 것으로 대답을 대신했다. 본론을 말하라는 무언의 압박이었다.

 

  “어제 저녁에 갑판에 있다가 만났어. 그 사람들도 프레이튼으로 가는 모양이더라고. 그 여자가 너한테 궁금한 게 많은 것 같던데, 만약 나한테 너에 대해서 물어보면 뭐라고 해? 7서클이라는 게 마법사들 사이에서 어떤 정도인지는 잘 몰라서 그러는데 사실대로 말해도 되는 부분인거야?”

 

  노아가 잠시 생각하더니 입을 열었다.

 

  “네가 원하는 대로 해.”

 

  “응?”

 

  생각지도 못한 대답이었다.

 

  “난 상관없어.”

 

  “...그렇구나.”

 

  이런 주제에 대해 민감하게 생각하니까 말하라거나, 또는 말하지 말라거나 하는 식으로 얘기할 줄 알았는데 알아서 하라니. 정말 아무 상관없는 걸까? 

 

  “또 궁금한 거 있어? 물어봐.”

 

  내가 열심히 머리를 굴리고 있는데 노아가 뻣뻣하게 굳혔던 몸을 다시 느슨하게 하며 물었다.

 

  마치 아침 뭐먹었어? 와 같은 수준의 가벼운 목소리였으나 그 내용은 너무나 파격적이었다. 함께 지낸지 두 달 가까이 되어가지만 노아가 자신에 관한 이야기를 할 여지를 준 것은 처음이었다.

 

  “저, 정말?”

 

  놀라서 그런지 혀가 꼬였다.

 

  “응. 뭐든.”

 

  “어....... 잠시만.”

 

  노아와 이렇게 길게 얘기를 해본 적은 없지만 얘기를 할 때마다 도무지 속을 알 수가 없으니, 그와 얘기를 하고 있으면 내가 꼭 어린애가 된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무슨 의도로 말을 한 건지 파악해보려고 노력하느라 그의 눈을 정면으로 쳐다보고 있자니 저절로 침이 꼴깍 삼켜졌다. 분명 고용주는 난데. 왜 항상 내가 시험을 받는 듯한 느낌이 드는 걸까.

 

  “그럼... 진짜 궁금한 거 물어봐도 돼?”

 

  “그래.”

 

  침을 다시 한 번 목으로 꼴깍 넘기고 하고 싶은 말을 꺼냈다.

 

  “그땐 물어볼 필요가 없어서 안 물어봤었는데... 날 찾아온 이유가 200골드 때문은 아닌거... 맞지?"

 

  “... 그래.”

 

  그래. 그럴 것 같았다. 솔직히 노아 같은 실력자라면 어딜 가도 환영 받을 텐데 돈이 궁할 것 같지는 않았다.

 

  “그럼... 혹시 날 찾아오게 된 이유 말해줄 수 있어?”

 

  노아가 팔걸이에 턱을 괴고 고개를 비스듬하게 했다. 남색 머리가 자연스럽게 그의 가슴께로 흘러내렸다.

 

  “이유가 뭘 것 같은데?”

 

  노아가 입술 끝을 삐뚜름하게 올리며 물었다.

 

  “생각하고 있는 거 있잖아. 말해봐.”

 

  생각하는 거? 생각하는 거야 당연히 있었다.

 

  “....... 사람을 죽이지 않는 일이라고 해서.”

 

  노아 같은 실력자가 살인하지 않을 수 있다는 이유로 굳이 문제를 풀고 찾아왔다는 건, 단순한 호기심만은 아님이 확실했다. 더 구체적으로 말하자면....... 더 이상 죽이는 일을 하고 싶지 않아서... 정도가 이유가 될 수 있을 것 같았다.

 

  “정답이야.”

 

  노아가 대답하며 뭔가를 회상하듯 차갑게 식은 얼굴로 비웃음을 머금었다. 그 얼굴에서 진득한 과거가 느껴졌다.

 

  그것을 알아챈 순간 내가 노아의 내면을 엿봤다는 느낌에 마치 금단의 구역에라도 들어간 양 심장이 뛰었다.

 

  “.......밥... 밥 먹으러 가자! 마리나가 찾을 거야.”

 

  당황하여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그에게 식사를 권했다.

 

  자고로 사람의 과거는 함부로 들춰내는 게 아니었다. 고의든 아니든 회상하게 만드는 것조차 그 사람의 상처를 헤집는 것이 될 수 있으니 큰 실례다. 라고 적어도 나는 그렇게 생각했다.

 

  여지는 노아가 줬었어도, 정말 배려를 하고 싶었다면 아무것도 묻지 말았어야 했다.

 

  알게 된 것은 고작 빙산의 일각이었으나 노아에게 실례를 범했다는 사실은 가시지가 않을 것 같았다. 노아가 어떤 사람이냐에 대한 호기심이 채워지기는커녕 오히려 그 호기심이 부메랑이 되어 죄책감으로 돌아왔을 뿐이었다.

 

 

 

 *

 

 

 

  원래 아침을 잘 먹지 않는 편이라 노아와 메리가 아침을 먹는 모습을 지켜보며 나는 멍하니 물과 작은 머핀으로 위를 채웠다. 방으로 내려가니 옆방의 어린이 일행이 나간 모양인지 조용해서 점심 전까지 좀 자두기 위해 침대에 누웠다.

 

  이렇게 출렁거리는데 잠이 올지는 미지수였지만 시도는 해보기로 했다.

 

  역시나 생각대로 가만히 누워만 있었는데도 멀미가 났다. 도로 일어나 앉아서 벽에 기대어 아침에 있었던 일을 회상했다.

 

  노아가 사람을 많이 죽여 봤다는 뉘앙스를 풍겼는데도 내가 왜 전혀 무섭다거나 끔찍하다거나 하는 생각을 않았을까?

 

  하루아침에 뒷골목에서 아는 사람이 변사체로 발견되어 나와도 전혀 이상하지 않는 이 세계에서 너무 오랫동안 살았더니, 민주시민으로서 박혀있던 살인에 대한 관념이 무뎌진 것일까?

 

  그러나 그런 잣대로 남을 판단하기 전에... 나 자신 역시 살인에 비준하는, 아니 어쩌면 살인보다 더 끔찍할지 모르는 그런 짓들을 전생에 저질렀었다.

 

  하루아침에 하청회사 몇 개를 부도나게 만들어, 수백 명의 실업자를 만들고 단란한 가정을 자살로 몰아넣기도 했고.......

 

  애초에 남의 죄의 경중을 판단할 자격이 없었다 나에게는.......

 

  과거의 삶을 돌이켜보면 돌이킬수록 남는 것은 후회와 죄책감밖에 없었다. 내가 했던 일들을 떠올리면 바늘 수백 개가 심장을 푹푹 찔러 대는듯한 고통이 밀려왔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왜 나는 나를 살해한 그들을 용서할 수 없는 걸까....... 어차피 직접 살해를 저지른 그들이나 간접적으로 저지른 나나 둘 다 각각의 이기심에서 비롯한 것일 텐데 말이다.

 

  “하.”

 

  실소가 터져 나왔다. 내가 고통으로 밀어 넣었던 수많은 사람들보다도 내가 겪었던 고통이 아직도 너무나 아프고 크게 느껴졌다.

 

  나는 여전히 못돼먹었고. 너무나 이기적인 인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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