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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아르멜리아
작가 : 문아
작품등록일 : 2017.7.13

아름다운 동화의 나라 아르멜리아의 신관 중 하나인 루르 아이라.
평소 천방지축에 예의란 어릴적부터 배워 본 적 없는, 때로는 사랑을 받지 못하는 아이처럼 굴기도 한다.
어느 날 원하지 않던 권력의 분열싸움에 끼게 된 그녀는 새로운 성격으로 변화되는데…….

 
분란의 씨앗
작성일 : 17-07-13 22:36     조회 : 387     추천 : 0     분량 : 42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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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13 15 17 19 21

 아름다운 밤이었다.

 

 여전히 별들은 하늘에 잔잔히 수놓고 있었고, 달은 꾸밈없이 맑았으며 춥지도 덥지도 않은 따스한 공기를 지닌 아르멜리아였다.

 

 모든 백성들이 일을 멈추고 곤히 잠에 든 밤에, 오직 일곱 명의 발자국만이 아르멜리아의 16대 왕, 이사야 가르다에게로 향하고 있었다.

 

 그들은 이 나라에서 없어서는 안되는 중요한 사람들이었고, 많은 백성들보다 특히 더 지략, 외모에서 뛰어났으며 각자 마법 속성에 따라 신을 모시는 신관, 혹은 마녀와 마법사였다.

 

 "……현재 누가 불참했는가?"

 

 이사야의 굵직하고 낮은 목소리가 넓은 공간을 가득 메웠다. 듣기 좋은 목소리는 과히 아니었다.

 

 "불의 신관이신 루르 아이라님, 죽음의 신관이신 리사 플루멘님께서 늦는다고 통보하셨습니다."

 

 "이유는?"

 

 "신탁을 받는 시간과 겹쳐서, 신탁을 거부하고 여기 참여하는 것은 신관으로서의 자격 미달이라고 하십니다. 늦어도 한 시간 내에는 오신답니다."

 

 "지각쟁이들이군. 가뜩이나 왕궁도 더러운데 더 늦게온다면 벌청소라도 시켜야겠어."

 

 그의 어이없는 농담에, 다른 다섯 명의 신관들은 그저 와인잔을 기울이며 웃을 뿐이었다.

 

 이사야가 자리에서 일어났다. 원래 루르와 리사까지 모든 신관들이 오면 진행하려던 순서였지만, 밤은 짧고 무엇보다도 별로 끌고 싶지는 않은 일이었기 때문이었다.

 

 "이 자리에 모인 신관들을 모두 환영한다. 원래는 화려한 파티라도 열면서 공개적으로 발표해야 마땅한 일인데, 그럴 여건이 되지 않으니 생략하도록 하겠다."

 

 "환영한다면서 어째 표정이 못마땅하십니다?"

 

 그동안 늘 인간 순혈 출신으로, 마법을 쓰지도 못했던 왕족인 가르다가를 엽신여겼던 바람의 신관, 리체 파르레가 툴툴거리는 투로 이사야의 말을 받아쳤다. 이사야가 왕만 아니었어도, 아마 거들떠도 보지 않았겠지.

 

 "……건방지다, 리체."

 

 아무리 힘없다 해도 왕은 왕. 유난히 가르다족을 싫어하는 파르레가을 제외하고는 기본적으로 다른 가문들에겐 예의라는 것이 있었다. 하지만 파르레가의 행동은 같은 마법사, 마녀가 봐도 심하게 무례한 행동임이 분명했다.

 

 새로 취임한 지 얼마 안 된 물의 신관 야차 사가야는, 파르레가가 취급받지 못하는 이유를 깨달았는지 그저 조용히 고개를 끄덕였다.

 

 그때였다.

 

 조용해야만 했던 밖이 점차 시끄러워지더니, 곧 신하들의 급한 발걸음 소리가 들리기 시작했다.

 

 "웬일로 소란스럽군. 무슨 일이라도 일어난 건가? 우리를 노리고 온 자들인건가."

 

 이사야가 의심을 품은 눈초리로 유리 밖을 뚫어지게 쳐다보았다.

 

 "설마요. 이 리체가 있는데 어떤 미친놈들이 살금살금 숨어들어온다는 말입니까?"

 

 "우리가 여기서 모이는 것은 비밀에 부친 것이다. 네 말과는 달리 그들이 알 턱이 없지."

 

 역시 리체의 말과는 달리, 곧 시간이 얼마 지나지 않아 온통 밖이 비명소리로 가득 차기 시작했다. 한, 두명의 소란이 아닌, 자그마치 몇 십명에 준하는 목소리였다.

 

 "이런, 장난은 아니었나보군요..."

 

 뭔가 수상한 낌새를 눈치 챈 야차가 벌떡 일어나서 문 쪽으로 다가갔다. 아까까지고 소란스러워 번잡했던 길목이, 마치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은 듯이 조용했다. 오히려 조용해지니 더 의심이 가기 마련이었다.

 이때, 야차가 문의 손잡이를 힘있게 잡으면서 이야기했다.

 

 "제가 나가서 확인을 하고 오겠습니다."

 

 이를 못마땅하게 여긴 땅의 신관, 가렌 이사벨이 그를 만류했다.

 

 "안 돼요, 야차. 여기서 우리가 모였음을 아예 공개로 밝힐 생각입니까? 게다가 마법과 같은 함정이 있을수도 있어요. 위험합니다. 차라리 밖의 동태를 살피고 상황이 위급하다면, 바람의 신관님의 고유 능력인 공간이동을 사용하는 것이 나아요."

 

 "불의 신관님이라도 계시면, 불이라도 빌려 쓸텐데……. 일단 동태라도 살펴보도록 하죠."

 

 야차가 조그마한 유리문틈 사이로 동공을 집중시켰다. 온통 꺼멓고 기분나쁜 액체. 밤이라서 그런지는 몰라도, 확실히 밝은 느낌은 아니었다. 사람의 인기척또한 드러나지 않았다.

 

 허나 조그만 문틈인데다 깜깜한 밤이라 잘 보이지 않는 탓에, 무엇이라 단정짓기는 애매한 상황이었다.

 

 문을 열고 마법을 쓰면 참 좋을텐데, 밖에 무슨 위험이 도사리고 있을지 모르는 일이었다. 다행인지 아닌지는 모르지만, 이 액체가 문짝에도 조금 묻어있는 것 같아 문을 통해 마력을 흘러보내면 무슨 액체인지는 알 수 있을 것이었다. 야차는 주문을 외웠다.

 

 '딱 한번만, 어쩔 수 없이 쓰는거야.'

 

 "……에드메터 코네트리(Admetre Connaître) 사가야."

 

 이를 유심히 본 창조의 신관, 에드 멜리야가 흥미롭다는 표정으로 질문했다.

 

 "그냥 저 액체가 뭔지 알고 싶다면, 주문없이 마력만 조금 흘러보내면 되잖아요? 뭐하려고 신의 이름까지 빌려서……."

 

 "액체의 정체성을 파악하는 것도 중요하죠. 하지만 그것보다 외부적 요인에 의해 이렇게 되었으니, 그것이 무엇인지도 알아둘 필요는 있습니다. 무언가 심상치 않은 일이 벌어진 것은 분명하니까요."

 

 "하지만, 하루에 쓸 수 있는 마력량은 정해져있는데. 아껴서 써야죠."

 

 이들이 옥신각신하는 사이에, 마법 발동의 결과가 나타났다. 야차의 오른쪽 검지손가락에 푸른빛이 반짝하고 빛난 것이었다. 아마 결과의 데이터가 전달된 것이 분명했다.

 

 "이, 이런. 설마했는데!"

 

 야차가 말 끝을 흐렸다. 혹시나 했지만 역시나 예삿일은 아닌 듯했다. 평소 표정변화가 거의 없는 그의 지금 표정이, 꽤나 충격적인 결과임을 그 표정이 다 말해주고 있었다.

 

 "조사결과는……."

 

 그의 입으로 모두의 시선이 모아졌다.

 

 "혹시나 하는 추측이었지만, 역시나 그 수상한 액체는 혈……."

 

 꼬르르륵-.

 

 누군가가 자신이 배고픔을 격렬히 드러냈다.

 야차가 어이없다는 표정을 지었다. 아무리 긴급하게 소집된 회의라고 해도, 하필 이 타이밍에 저런 예의없는 짓을 하는 건 신관에 대한 엄청난 무례였다.

 

 이윽고 엄중한 분위기가 깨지며 온 방이 웃음소리로 가득차기 시작했다. 야차또한 당황하며 볼을 붉혔다. 허나 이 와중에서 웃지 않고 더더욱 불쾌한 표정을 짓는 이가 있었다. 바로 이사야였다.

 

 "이 상황에서 웃음이 나오나? 재미없는 행위는 그만하지, 리체 파르레. 다시 묻겠다, 야차. 네가 말하려고 하는 것은 혈흔인가?"

 

 다시 웃음소리를 멈춘 신관들이 야차의 브리핑에 집중하기 시작했다.

 

 "그렇습니다. 순혈인간의 혈흔과, 건너편 나라인 '텔라샤'의 하프들……의 혈흔이 섞인 것 같습니다."

 

 "...다른 이들과 착각한 것이 아닙니까?"

 

 리체가 야차의 말을 되물었다.

 

 "제 마법은 거짓을 말하지 않습니다. 틀림없는 텔라샤의 하프들이에요. 그것도 꽤 강한 놈들입니다. 여기서 제대로 싸운 것도 아니고, 도주도 치밀하게 계획했는지 마력도 거의 흘리지 않았어요."

 

 "그들이 어찌 멜리야가의 검문소를 지날 수 있단 말입니까!"

 

 에드가 자리에서 일어나며 야차의 말을 반박했다. 텔라샤는 아르멜리아의 동쪽 나라. 따라서 텔라샤의 하프들이 이 쪽으로 넘어오기 위해서는, 창조의 영지인 멜리야가의 검문소를 지나야했다. 하지만 하프를 극도로 싫어하는 아르멜리아의 특성상 허가해줄리도 없었으며, 설사 허가했더래도 1급 위험대상으로 지정한 뒤 감시를 붙였을 게 뻔한 일이었다. 그런데, 어찌?

 

 이사야가 에드의 눈을 빤히 바라보았다. 확실히 당황을 한 듯이 빨간 눈과 달아오른 얼굴을 보니, 거짓을 말하는 것은 아니었다.

 

 '거짓은 아닌데, 에드 저 놈이 뭔가 구리단 말이지…….'

 

 "최근 1년동안, 저희 영지를 통과한 하프는 단 한 명도 없었습니다. 어찌 이들이 이 순수한 영지를 허가 없이 넘어 올 수 있단 말입니까!"

 

 "에드, 너를 의심하는 것은 아니다. 네 말도 일리가 있다. 어느 미친놈이 아예 하프알을 아르멜리아 안으로 들여와 부화되게했다면, 그것들은 애초에부터 너희 검문소를 거칠 일 없이도 이 안을 돌아다닐 수도 있겠지. 낮은 확률이지만 그렇다고 엄청나게 실현가능성 없는 말은 아니다."

 

 이사야가 깊은 한숨을 내쉬며 말을 이었다.

 

 "이렇게 된 이상, 일을 서둘러야겠군."

 

 "……?"

 

 "맨 마지막으로 신관의 수장자리에 올랐던 사람은 이벨 히가스. 예언의 신관 출신이었지. 하지만, 스스로 자살함에따라 지금까지 그 자리는 공석이다. 여태까지는 아르멜리아의 평안이 유지되었기에 없어도 무관한 자리였지만, 지금은 존망을 위해서라도 꼭 필요한 존재가 되었지."

 

 "그렇다면……?"

 

 "긴급 상황이므로 투표는 약식으로 진행. 신관의 수장 후보로 오른 사람은 총 7명이었다. 이 중 가장 신뢰있다 여긴 사람을 투표하게 한 결과, 아무도 예측하지 못한 자가 수장의 자리에 오르게 되었다."

 

 그때였다. 피로 물든 문이 서서히 열리고, 조심스러운 발자국으로 한 사람이 들어왔다. 붉은 머리에, 붉은 눈에, 붉고 화려한 옷가지를 걸친 사람.

 

 보란 듯이 양쪽 손에는 기절한 텔라샤의 하프들이 주렁주렁 매달려 있었다.

 

 "마침 들어오는군."

 

 "……?"

 

 그녀가 영문모를 표정을 지었다.

 

 "너를 신관의 수장으로 임명한다, 루르 아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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