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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판타지
왕의 앙칼진 토끼
작가 : 새콤달콤78
작품등록일 : 2017.7.11

왕비는 토끼로 태어났다. 라벨라는 600년이라는 시간을 건너 미래(2016년)로 왔다. 그녀가 환생한곳은 궁전이다. 운이 좋았구나 생각도 잠시 그는 자신의 몸을 보며 비명을 내질렀다. 인간이 아니었다. 토끼였다.

게다가 이 궁의 주인인 왕은 사자에게 살아있는 토끼를 먹이로 주는 인간이다. 언젠가 라벨라토끼도 사자의 먹이가 될 것이다. 그것도 산채로 말이다.


왕비의 영혼을 가진 토끼. 다시금 인간이 되고 싶은 토끼. 말하는 토끼. 맹수 같고 약간 돌끼있는 남주. 현시대의 몇 안되는 권력을 가진 왕인 남주.

 
4.토끼로 환생한 왕비
작성일 : 17-07-13 21:07     조회 : 254     추천 : 0     분량 : 71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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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흰 솜덩이 하나가 왕의 얼굴을 온통 뒤덮고 있었다. 왕의 외마디 비명과 함께 달려든 토끼였다.

 그것은 손으로 인간의 머리를 단단히 잡은 채 감히 왕의 용안에 찰지게도 붙어 있었다.

 그곳에 있는 모든 인간이 당황해서 잠시 말을 잇지 못했고 행동을 취하지 못했다. 집사도 멍하게 있다가 얼른 정신을 차렸다. 카시안의 얼굴에서 토끼를 잡았다.

 그것은 떨어지질 않으려고 버둥 대다 카시안의 얼굴에 또다시 생채기를 내었다.

 토끼가 떼어내진 저하의 얼굴엔 심히 어두운 기운이 몰려왔다. 그는 낮게 목소리를 깔았다. 그의 낮은 음성이 정적이 흐른 다이닝룸에 매섭게 울려퍼졌다.

 

 “집사.. 왜 그 토끼가 여기 있는지 설명 좀 해주시겠소.”

 

 하녀가 건넨 냅킨으로 얼굴을 닦은 그는 애써 화를 누르며 말했다.

 갈색귀에 등쪽에 나있는 하트모양의 갈색 털이 있는 토끼다. 그것은 지난밤 그를 괴롭히던 그것이 확실했다.

 지난번 집사의 말대로라면 지금 그것은 울타리가 단단히 쳐진 우리 안에 있어야 했다.

 하지만 그것은 지금 버젓이 성안을 배회하고 다녔다. 심지어는 자신의 얼굴을 덮치며 공격을 서슴지 않았다.

 

 “아 저 그게..”

 

 베테랑인 집사도 이 어이없는 상황에 말을 더듬었다. 저하가 분명 우리에 잘 가둬놓으라고 지시했었다.

 하지만 그 명령을 어기고 자신의 방에 두었다. 그리고 저하에게 우리에 잘 가져다놓았다고 거짓말을 했었다.

 자신의 보살핌에도 탈출한 토끼는 저하의 용안을 덮치며 기가막힌 등장을 했다. 생각지도 못한 상황으로 토끼를 다시 마주친 그도 할 말을 잃었다.

 주방장의 얼굴이 아연실색이 된 것도 당연지사.

 

 ‘아니 저게 왜 저기에 있단 말인가..’

 

 요새 부쩍 피곤한 주방장은 일이 고되었다. 매일 아침 코스로 아침 식사를 하는 주인덕분에 그는 아침부터 바삐 움직여야 했다.

 여러 애피타이저를 내오고 마침내 마지막 메인 메뉴를 다 만들었다고 생각하고 접시에 눈도 돌리지 않은 채 뚜껑을 닫아버렸다.

 트레이를 끌고 오면서 그릇 뚜껑이 움직이는 것 같다고 생각은 했다. 그저 자신이 피곤한 탓에 그런 것이라 여기며 어서 일을 끝내고 쉴 생각이었다.

 가만히 있는 그릇이 움직인다고 그리고 그 안에 살아있는 토끼가 있을 것이라고 누가 생각했겠는가. 그저 트레이 바퀴가 덜컹거리면서 움직여 보인다고 여겼을 뿐이었다.

 사람들의 난감한 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집사손에 있던 토끼는 식탁위로 점프했다.

 식탁의 맛있는 풀떼기가 그것을 지속적으로 유혹했다. 점프하는 반동으로 접시가 덜커덩거리며 그 안의 음식물들이 하얀 테이블에 흩어졌다.

 

 그 덕에 카시안의 흰 셔츠에도 음식물이 튀겼다. 여기저기 헤집어대는 덕에 비교적 가벼운 물체들은 바닥으로 곤두박질을 쳐댔다.

 토끼는 아랑곳하지 않고 작은 입술로 풀들을 오물오물 씹어대기 시작했다. 그것을 본 카시안은 어이없다는 듯 헛웃음을 지었다.

 순식간에 조용하던 아침 풍경은 아수라장이 되어버렸다. 이미 식사를 할 수 없다고 판단한 그는 자리를 떠났다. 적막속에 토끼의 오도독 풀씹어대는 소리만 들렸다. 하녀와 집사는 그런 토끼를 멍하니 바라보았다.

 토끼도 당황한건 마찬가지였다. 어디선가 홀연히 풍겨오는 풀냄새에 자동으로 주방으로 향했다. 반나절을 굶은 터라 몹시 배가 고팠다.

 사람들이 분주하게 움직이며 식사를 준비하고 있었고 토끼의 눈에 띈건 신선한 야채와 풀이었다.

 

 ‘저것만 좀 먹자.’

 

 지난 밤 배불리 먹었다고 생각했지만 금방 배가 고파진 토끼는 폴짝폴짝 사람들 다리사이를 빠져나가며 목적지를 향해 뛰었다.

 두리번거리다가 마침내 접시위에 군침 돋게 생긴 풀을 발견했다. 그리고 그것을 먹으려는 찰나 뚜껑이 닫기며 암전이 되었다. 뚜껑이 열렸을 때 마주친 것은 그 남자였다.

 

 ‘헉 저 넘은 내 어미의 원수!!’

 

 어미의 복수를 해주겠다며 토끼는 그에게 맹렬히 달려들었다. 하지만 곧 작은 몸뚱어리는 집사에 의해 저지 당했다. 제지당한 토끼는 식탁위의 풀들을 보자 이성의 끈을 놓았다.

 어미의 원수는 일단 나중에 갚자며 식탁위로 점프해 풀들을 정신없이 헤치웠다. 배가불러야 복수든 뭐든 할것이 아닌가.

 뒷일은 생각하지 않고 오늘 하루만 살 듯 토끼는 열심히 먹어댔다.

 방으로 돌아온 카시안은 셔츠를 거칠게 풀어 헤쳤다. 깔끔했던 그의 셔츠엔 토끼가 난동을 부리는 바람에 여기저기 음식물이 조금씩 튀었다.

 분노에 휩싸인 그는 이를 으드득 갈았다. 카시안은 약한 동물을 싫어했다. 그중 토끼나 사슴 이런 종류는 그가 극히 싫어하는 부류였다. 약하고 먹이사슬의 최하층이라는 것이 단지 그가 싫어하는 이유였다.

 그것들은 그저 자신의 애완맹수를 위한 먹이일 뿐이었다. 그런데 토끼 한마리가 그 주위를 맴돌며 말썽을 부리는 듯했다.

 한낱 사자의 먹잇감밖에 되지 않는 것이 그를 화나게 하는 게 더욱 분노에 휩싸이게 했다.

 

 ‘잠깐!! 사자라..’

 

 그는 순간 묘안이 떠올랐다.

 

 ‘좀 더 컸을 때 먹이로 주려고 했더니 지금도 애피타이저로 주기에 괜찮겠군 ’

 

 평정심을 잃어버린 그의 입가에 묘한 미소가 지어졌다. 회심의 미소를 지은 뒤 집사를 불렀다.

 집사는 정원에서 토끼를 카시안에게 넘겨주었다. 토끼의 운명을 아는 집사는 애처로운 눈길로 토끼를 보았다.

 집사도 카시안에게 말은 했지만 왕은 단호했다. 이미 화가 머리까지 난 상태라 어떤 말도 들리지 않아 보였다.

 카시안은 한손으로 도망가지 못하게 토끼를 꽉 잡은채 사파리차를 탔다. 성 오른쪽 외곽에는 커다란 숲이 있었다. 사파리를 지키는 관리자가 철제문을 열었다. 카시안은 거칠게 차를 몰았다.

 빠른 움직임과 덜컹거림에 토끼는 놀란 듯 얌전히 그의 손에 잡혀있었다.

 푸른 침엽수들이 길을 따라 줄 서있고 그 사이로 햇빛이 쏟아졌다. 아직까진 나무들 외에는 한적하리만큼 아무것도 없었다. 큰일이 다가오기 전의 두려움이 느껴지는 적막이었다.

 어느정도 갔을 때쯤 카시안은 몰던 차를 갑자기 멈췄다. 숲에는 새가 가씩 낮게 지저귀었을 뿐 고요했다.

 갑자기 새들이 뭔가에 놀란 듯 푸드덕 하늘로 날아가버렸다. 그리고 낮게 동물의 우는 소리가 들렸다.

 곧 땅을 울리듯 둔탁한 쿵쿵거리는 소리가 났다. 그리고 그소리는 점점 가까워졌다.

 토끼는 움찔거리며 작은 두 귀를 팽팽히 하늘로 쏟은 채 귀를 좌우로 돌렸다. 어딘가 익숙한 공포가 느껴졌다. 그것은 자신의 어미를 죽인 맹수를 다시 보게 될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이었다.

 

 ‘설마..’

 

 그 소리는 점점 더 가까워지는가 싶더니 나무들 사이로 한 물체가 마침내 모습을 드러냈다. 그것은 사자였다. 사자는 유유히 차를 향해 한 발자국씩 걸음을 떼었다.

 그리곤 갑자기 먹이 냄새를 맡은 듯 흥분한 채 차로 달려들었다. 그러더니 커다란 차가 덮치듯 내려쳤다. 창문에 있는 철망이 맹수의 엄청난 힘에 의해 곧 부서질 듯 철컹거렸다.

 사자는 입을 쩍하고 벌리며 날카로운 송곳니를 드러냈다. 토끼는 그것을 보고 꼼짝할 수가 없었다.

 엄청난 공포감에 그저 부들부들 떨 수밖에 없었다. 토끼는 설마하는 생각은 맞아버렸다. 남자는 자신을 사자의 먹이로 주려고 이곳에 데려온 것이었다.

 

 “네 먹잇감을 알아 본 것이냐”

 

 카시안은 잔인한 미소를 보이며 사자에게 인사를 건넸다. 그는 토끼에게 잘 가라는 마지막 인사를 하려 그것을 내려다보았다.

 흰털의 그것은 두려움에 떨고 있었다. 흰 털이 오들오들 떨리는 게 보일정도이고 눈은 두 배가 커진 채 경기를 일으키고 있었다. 토끼를 잡은 손 너머로 빠르게 뛰는 심장이 느껴졌다.

 순간 카시안은 멈칫했다. 기억 저편에 애써 묻어버리려고 한 기억들이 카시안에게 반갑지 않은 인사를 했다. 그의 머릿속을 떠나질 않았던 한 낯선 남자의 말이 메아리처럼 울렸다. 어머니를 죽인 남자가 자신을 발견했을 때 그가 말했었다.

 

 ‘네 어미가 죽는 것을 보고 내게 살려달라고 구걸하는 것이냐. 이래서 약해빠진 것들은 안돼. 죽자고 도망치거라. 약해빠진 네가 할 수 있는 건 오직 도망밖에 없다.

 넌 아무것도 할 수가 없어. 그저 강한 자에게 고개를 숙이고 살려달라고 비는것밖엔 말이다. 그렇지 않니? 카시안?‘

 

 잊었다고 생각한 말들이었다. 어째서 이 순간에 떠오른 것일까.

 작고 힘이 없어서 무력에 굴복할 수밖에 없던 유년시절의 자신.

 아무것도 하지 못하는 나약한 인간, 어머니의 죽음을 지켜볼 수밖에 없었고 그저 두려움에 몸을 떨고 숨고 도망칠 수밖에 없었던 소년이 토끼를 통해 떠올랐다.

 맹수와 눈을 마주친 채 제자리에서 얼어버린 토끼에게 눈이 떼지질 않았다. 모르포테국의 왕이 된 뒤로 애써 잊어버리려고 한 기억이었다.

 망설여졌다. 언제나 그랬듯이 먹이를 사자에게 던져주면 끝나는 일이었다. 왜 망설이는 것일까.

 밖에서는 사자가 으르렁거리며 더욱 흥분한채 차를 세차게 흔들어댔다. 그리고 토끼는 두려움에 꼼짝도 하지 못하고 있었다. 그런 그것을 카시안은 한참을 보았다.

 이내 그는 결심한 듯 핸들을 잡았다.

 

 “먹이로는 조금 클 때 주는 것도 나쁘지 않지..”

 

 그는 지금 느끼는 감정이 동정심이라는 것을 애써 무시하며 혼잣말을 했다. 그는 차를 몰아 숲을 빠르게 빠져나왔다.

 싱싱한 먹이를 먹지못한 사자는 아쉬움이 남은 듯 차를 한참을 따라오다가 멈추었다. 그리고 한동안 차를 보며 울부짖었다.

 

 *

 토끼는 낮의 후유증이 남은 듯 아무것도 먹지 못했다. 급히 수의사를 부르고 토끼에게 영양제를 맞추고 억지로 물을 먹였다.

 이리저리 뛰어당기며 말썽을 부리던 녀석이 축져진 채 누워있었다. 카시안은 그 모습을 차마 끝까지 보지 못하고 눈을 돌렸다. 카시안에겐 그것의 아픔을 보는 것이 견디기가 어쩐지 더 힘들었다.

 

 ‘난 약한 게 싫다.’

 

 그리고 휙 몸을 돌려 방을 나가버렸다.

 카시안은 여느 때처럼 알현실에서 대신들과 국정을 의논했다. 대신들이 나가고 집사가 들어왔다. 카시안은 목을 가다듬더니 말했다.

 

 “저번에 하르먼에서 들여온다던 식기들은 어떻게 되었습니까.”

 “예. 지금 항구에 있다고 합니다.”

 “그럼 정원 손질은 잘되고 있는것입니까.”

 “네 그것은 항상 정원사가 잘 관리하고 있습니다.”

 “....”

 

 카시안은 이상하게 진짜 용건은 따로 있는데 말을 돌리며 이것저것 잡다한 것을 물었다.

 “저 더 이상 물어볼게 없으시면 이만..”

 “잠시만요.”

 “네 말씀하십시오.”

 “그 망나니 말이요..그 토끼..”

 “네 저하. 수의사의 말로는 물 먹고 사료도 잘 먹는다고 합니다. 어제는 잠시 놀래서 그렇다고 합니다. 이제 며칠 있으면 괜찮아진다고 합니다.”

 “음..그렇소. 내 걱정되거나 궁금해서 물은건 아니오. 집사가 그냥 대답한것이지.”

 

 카시안은 새초롬해진 여인의 입처럼 입을 매다물었다. 그는 일하면서도 토끼의 축 처진 귀와 슬픈 눈빛이 계속해서 떠올랐다.

 급히 집사를 불러 토끼의 경과를 물어보려 했지만 어쩐지 입을 떼기가 힘들었다. 한나라의 왕이 토끼의 안부를 묻는다는 것이 위신이 서지 않는 느낌이어서 였다.

 

 “네 알고 있습니다. 저하.”

 

 어린 주인의 자존심 싸움에 집사는 미소를 지으며 눈 감아주었다. 집사 앞에 있는 모르포테의 주인은 여린 생물을 걱정한다는 것이 들키는 게 싫었을 것이다.

 어렸을때의 트라우마로 주인은 약한 것을 죽도록 싫어했다. 그것을 알기에 그는 차마 주인의 입으로 묻기 어려운 대답을 미리 해주었다.

 젊은 저하는 주방장의 실수를 너그러이 넘겨주었다. 물론 대외적으로 볼땐 그렇게 보였다. 하지만 속내를 아는 집사는 주방장을 가엽게 여겼다.

 그의 주인은 아랫것의 실수를 관대하게 처리했다. 대신 그 실수를 차의 잎처럼 잘 우려먹었다. 처음엔 실수한 아랫것은 자신이 잘릴까봐 안절부절 못한다. 평소의 성정으로 봤을땐 자르고도 남을 인간이니 더욱 두려움에 떨것이다.

 그런데 왕이 자비롭게 웃으며 용서해주는것이다. 이것은 무엇을 의미하는가.

 자비로운 왕인 척 하려는 것이 아니었다.

 자네의 실수를 꼬투리잡아 평생 달달 볶아 먹겠단 얘기였다. 아주 달달달. 볶음밥처럼 이리저리 볶일 것이다.

 어쨌든 그의 주인은 사람을 이용하는 것에는 영리했다. 혹자는 인사에 능한것이라 했다.

 하지만 수년간 왕을 모신 집사는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먹이를 더 맛있게 먹으려는 맹수의 머리 굴림인 것을 사람들은 몰랐다.

 *

 한번도 맹수를 직접 본적 없는 토끼는 잠시 혼절을 하다시피 했다.

 인간이었다면 그저 잠시 놀래고 말았겠지만 토끼의 심장은 약하다. 사자와 눈과 마주쳤을 때 토끼는 심장이 터져나갈 것만 같았다.

 그때야 남자가 한적한 숲으로 데려온 이유를 깨달았다. 이제 산채로 죽는구나 싶었다. 자신의 어미 토끼처럼 말이다.

 하지만 남자는 무슨 마음이 바뀌었는지 다시 성으로 돌아왔고 치료를 해주었다. 이것 참 고맙다고 해야 할지 난감한 상황이었다.

 그자는 이곳의 왕이었다. 그렇다면 자신의 목숨은 결국 그놈에게 달린 것이다. 죽으라면 죽어야 할 것이다. 토끼 하나 지켜줄 이는 없다.

 순간 생각이 바뀌어서 자신을 먹이로 주지 않았지만 앞으로 어찌될지 모르는 일이었다. 그가 숲을 벗어나기 전 했던 말을 토끼는 똑똑히 기억한다.

 

 -더 컸을 때 먹이로 주는것도 나쁘지 않지...-

 

 그 남자는 자신을 포동포동 살찌운 다음 사자의 먹이로 던져줄려는게 틀림없었다.

 하루라도 빨리 이곳을 벗어나야했다. 죽더라도 세상을 마음껏 즐기다가 죽을 것이다. 토끼로 태어났는데 그 정도는 선택할 권리는 있어야만했다.

 지금 토끼는 오직 한 생각뿐이다. 탈출.

 탈출하고 나서가 막막하다. 어디로 가야할까. 어디든 이곳보단 낫겠지.

 막연한 희망으로 주변을 보았다. 여러개의 케이지들이 놓여있고 간단한 시술을 할수있도록 되어 있었다.

 하지만 그것이 무엇인지 모르는 작은 토끼에겐 그저 위협적인 물건들로 보일 뿐이었다.

 케이지안의 토끼는 저번처럼 탈출하다 배가 고플일이 없게 건초와 사료를 열심히 먹어둔다.

 이 넓은 궁을 작은 토끼의 몸으로 가기는 불가능했다. 인간이 걷기에도 넓은 곳을 아직 작은 토끼가 뛰어서 가기엔 무리가 있었다.

 

 ‘아!! 말없는 마차!!’

 

 차를 말 없는 마차라고 여긴 토끼는 그것을 몰래 타서 나가기로 한다. 방을 관리하는 하녀가 한눈을 파는 사이 토끼는 재빨리 케이지를 나왔다.

 그리고 작은 몸을 이용해 이리저리 숨으며 마침내 현관 밖으로 나섰다. 이곳에 살았던 게 도움이 되는듯했다.

 조금 구조가 바뀐 듯하지만 기본적인 성 현관의 위치는 비슷했다. 왼쪽 오른쪽 그리고 중앙에 현관이 있었다.

 왼쪽 현관으로 나온 토끼는 낮은 계단을 폴짝 폴짝 뛰며 주위를 살폈다. 주위는 조금 어두워져 있었다. 현관 계단 너머에 차가 있었다.

 마침 한 사람이 차 쪽으로 다가가고 있었다. 냉큼 토끼는 그곳으로 돌진해서 기회를 엿보았다.

 인간은 차 문을 열어놓고 동료의 부르는 소리에 뒤를 돌아보았다. 그가 시선을 딴 곳에 둔 사이 열린 차문을 통해 안으로 쏙 들어갔다. 그리고 시트 너머 뒷좌석으로 가서는 아래에 몸을 숨겼다.

 

 ‘이젠 진짜 나갈 수 있어!’

 

 밖이 파라다이스인 줄 아는 토끼는 부푼 기대로 설레어 있다.

 아주 잘 먹은 토끼의 배가 복슬복슬하게 부풀어져 있다. 아주 빵빵하게.

 하지만 언젠가 사그라들 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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