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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벌들의 전쟁
작가 : 왕병아리
작품등록일 : 2017.6.22

사람은 존재하지 않는 곤충들의 세계. 작은 수벌 에이피의 이야기

 
100개의 다리-6
작성일 : 17-07-13 21:10     조회 : 306     추천 : 6     분량 : 49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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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 15 17 19 21

 “야, 빨리 가.”

 “엉덩이 밀지 마, 바보야.”

 “너무 좁아서 밀린단 말이야.”

 아이들은 서로 티격태격하며 땅굴을 기어갔다. 아이들 뒤를 이어 하나둘씩 꿀벌들도 차례로 땅굴로 들어가던 그때 감옥의 입구 쪽에서 괴성이 들렸다.

 “크아아아!”

 “대장님!”

 에이피는 트레이와 동시에 눈을 마주쳤다. 파일러의 목소리가 틀림없었다.

 “파일러가 결국 길을 뚫는 거 같군요. 병사들! 빨리 이동하라!”

 트레이는 다급하게 병사들을 재촉했다. 감옥 입구에서의 소리가 점점 가까워지고 에이피가 마지막으로 땅굴로 들어가 흙을 무너뜨려 땅굴의 입구를 막았다. 땅굴을 막기 무섭게 파일러의 소리가 들렸다.

 “크르르르…”

 “후우…후우…”

 에이피는 숨소리를 죽이며 천천히 앞의 벌들을 따라갔다. 걸음을 옮기면 돌이 떨어져서 부스럭댔다. 돌이 굴러가 땅굴 입구를 두드릴 때마다 에이피의 가슴도 두근거렸다. 얼마나 지났을까, 어느 순간부터 파일러의 소리가 들리지 않았다.

 -드드드드

 다행이라 안도하는 에이피의 손끝으로 땅속의 진동이 느껴졌다. 점점 거세지는 진동은 땅굴 전체를 흔들었다.

 “이런.”

 에이피는 반사적으로 검과 방패를 꺼내어 들고 진동이 강하게 느껴지는 쪽을 바라봤다.

 -콰앙!

 “캬아아!”

 파일러는 땅을 파고 땅굴 옆을 그대로 뚫어 에이피의 옆을 덮쳤다.

 “꺄아악!”

 “빨리 올라가!”

 “에이피!”

 “에이피님!”

 땅굴을 부수는 굉음과 파일러의 비명에 모두가 소리를 지르고, 트레이와 이스는 급하게 올라가는 벌과 아이들을 밀치며 돌아가려 했다.

 “크으윽.”

 좁은 땅굴이라 파일러의 전신이 들어오진 못했고, 다행히도 얼굴과 다리 두 개만 땅굴 속으로 들어왔다. 이 정도는 에이피도 힘들지만, 방패로 파일러의 이빨을 막고 검으로 다리를 상대할 수는 있었다.

 -쿠궁

 파일러는 에이피의 등이 땅속으로 파고들어갈 정도의 강력한 힘으로 밀어붙였다. 에이피는 사력을 다해 버텼지만, 방패가 곧 으스러질 것 같았다.

 “파일러어!”

 트레이는 창을 꺼내 들고 에이피를 공격하는데 눈이 먼 파일러의 옆구리를 찔렀다.

 -까득

 단단한 외피를 뚫고 창은 파일러의 마디를 깊숙하게 파고들었다. 파일러는 비명을 지르며 버둥거렸다.

 “끼에엑!”

 파일러가 피를 흘리며 몸을 비트는사이 에이피가 그의 다리 밑으로 굴러 빠져나왔다. 트레이는 그를 따라오는 병사들을 다시 올려보냈다.

 “너희는 먼저 올라가서 아이들을 지키고 있어라. 곧 뒤따라가겠다!”

 트레이는 말을 마치자마자 굴러온 에이피를 자신의 뒤로 감싸고 방패로 몸을 가렸다. 몸을 비틀던 파일러는 벽에 머리를 몇 번 부딪히더니 분노에 찬 눈빛으로 트레이를 바라봤다.

 “천천히… 뒤로…”

 어느새 다가온 이스가 두 사람을 가볍게 잡고 조심스럽게 뒤로 당겼다. 세 사람은 쭈그려 앉은 채로 불편하지만 천천히 뒤로 물러났다. 파일러도 서서히 몸을 땅굴 속으로 끌어당기며 그들을 향해 다가왔다.

 “시익!”

 고개를 이리저리 움직이며 빈틈을 찾는 파일러와 빠른 반응속도로 방패를 움직이며 그의 동작을 막는 트레이의 보이 지않는 싸움이 계속됐다.

 “출구까지만 나가면 몰아붙일 수 있을 겁니다.”

 “이대로 천천히 움직이면 돼요. 출구까지 얼마 남지 않았어요.”

 에이피가 슬쩍 뒤를 돌아봤다. 먼저 빠져나간 병사들이 출구 쪽에서 안절부절못하며 기다리고 있었다.

 “조용히…”

 그때 출구 쪽에서 어수선한 소리가 들렸다.

 “이쪽으로 오면 안 돼!”

 “얘들아 잠깐!”

 “꺄아악! 저게 뭐야!”

 “괴물이다!!”

 아이들이 병사들 틈으로 파일러를 보곤 난생 처음 보는 생물의 모습에 놀라 비명을 질렀다.

 “이런.”

 아이들의 비명을 들은 파일러가 흥분한 듯 빠른 속도로 달려들었다.

 -파앙!

 파일러의 독니가 방패를 부쉈다. 독이 트레이의 팔을 타고 흘러내리며 그의 팔 갑옷을 녹여갔다.

 -치이익

 “크윽!”

 놀란 트레이가 방패를 버리려고 하자 파일러는 방패 채로 그를 벽으로 밀어 던졌다. 트레이를 벽으로 던지자마자 그의 꼬리가 벽을 뚫고 이스를 향해 튀어나왔다.

 “이런 젠장!”

 이스는 고개를 숙여 꼬리를 피했지만, 파일러는 갈고리 같은 움직임으로 그녀의 허리를 휘감았다. 순식간에 꼬리는 벽으로 그녀를 끌고 가려 했지만 이스는 온몸을 던지며 저항했다.

 “으으으!”

 땅을 긁는 손에서 핏물이 배어나 오고 허리에서는 꺾이는 소리가 났다.

 “기다리십시오!”

 에이피는 들고있던 검을 파일러의 눈으로 던지고 이스에게 달려가 꼬리를 붙잡았다. 놀란 파일러의 꼬리가 움찔하는 틈을 타 에이피는 꼬리를 당겼다

 “으아아!”

 에이피는 전력으로 꼬리를 벌려 이스를 꺼내려 했지만 생각만큼 쉽지 않았다. 이내 정신을 차린 파일러가 꼬리를 당기는 순간, 에이피는 벌어진 작은 틈으로 이스를 밀어내고 자신이 꼬리에 얽혔다.

 “에이피!”

 파일러는 에이피를 꼬리로 묶더니 이내 지하감옥으로 고개를 돌려 향했다. 쫓아오는 이스의 목소리를 무시하고 파일러는 지하감옥 바닥에 에이피를 내동댕이쳤다.

 “크악!”

 등 언저리가 쑤셔오며 목을 타고 뜨거운 것이 올라왔다.

 “퉷!”

 에이피는 피를 뱉어내고 고개를 들었다. 쓰러진 채로 올려다보니 아까보다 훨씬 큰 덩치로 보이는 파일러의 모습이 압박감을 주었다. 하지만 여기서 그가 물러서면 도망간 아이들과 병사들이 위험해질 것이었다.

 ‘최소한 시간이라도 끌어야겠군.’

 -철컥

 “자, 와라!”

 에이피는 창을 겨누고 파일러에게 뛰어들었다. 그대로 뛰어가던 에이피는 자신에게 이빨을 꽂으려는 파일러의 얼굴을 피해 몸 아래쪽으로 파고들었다. 파일러의 이빨은 애꿎은 땅만 파헤쳤고 드러눕듯 파고든 에이피는 창을 휘둘러 배 부분을 긁었다.

 -촤아악

 상대적으로 얇은 부위라 그런지 창은 가볍지만, 복부를 갈랐고, 에이피의 얼굴로 체액이 떨어졌다. 진득하고 뜨거운 피를 창에서 털어내며 수많은 다리 쪽으로 휘둘렀다. 파일러는 버둥대며 온몸으로 에이피를 공격했다. 배로 땅을 내려치고 뛰어오르더니 여러 개의 다리로 땅을 긁었다.

 에이피는 날렵하게 움직이며 창을 마구 휘둘렀지만, 지금처럼 얕은 창격으로는 치명적인 타격을 줄 순 없을 것 같았다. 파일러의 복부 쪽에 작은 상처를 입혔지만, 그의 거동에는 전혀 문제가 없어 보였다.

 “하아… 이거 이길순있…!”

 -부웅

 벽을 등지고 창에 기대 숨을 고르던 에이피를 향해 파일러의 꼬리가 휘둘러졌다. 이때까지 입힌 상처가 무의미할 정도로 강하고 빠른 공격에 에이피는 저항하지 못하고 날아갔다.

 -콰앙!

 에이피는 방문을 부수고 방의 안쪽까지 날아갔다. 방에선 고약한 냄새가 났다. 땅굴에 들어오기 전 마약과 독약이 가득한 방이었다.

 “샤아아”

 파일러는 고개를 이리저리 움직이며 문 앞에서 에이피의 움직임을 주시했다.

 “들어오진 않는 건가?”

 에이피는 떨리는 손으로 창을 짚고 펴지지 않으려는 다리를 힘들게 움직였다. 온몸이 비명을 지르는 에이피의 머릿속에 한가지 생각이 떠올랐다.

 ‘지금 상태론 창을 꽂아 넣는 것도 힘들다. 그렇다면…”

 에이피는 주위의 풀과 맹독들을 모았다.

 

 

 

 “에이피!”

 이스는 병사들의 만류에도 땅굴을 다시 거슬러 내려와 에이피를 찾았다. 지하감옥의 바닥은 부서진 돌조각과 체액들로 범벅이 되어 더럽혀져 있었다.

 “설마.”

 체액을 본 이스의 가슴이 덜컹하고 내려앉는 기분이 들었다.

 -우당탕

 그때 한쪽 방에서 소란스러운 소리가 들렸다. 그녀는 떨리는 마음을 가다듬고 천천히 소리로 향했다.

 “허억!”

 충격적인 장면이었다. 파일러가 에이피의 몸을 통째로 삼키고 있었다. 에이피는 몇 번 경련하며 반항하는 듯 하더니 이내 무기력하게 파일러의 입속으로 들어갔다.

 -꿀꺽.

 에이피의 모습이 완전히 사라졌다. 이스는 손으로 입을 감싸고 충격에 빠졌다. 파일러는 몸을 길게 세우고 흔들며 꿈틀거렸다.

 ‘지금이라면 아직 꺼낼 수 있을지도 몰라!’

 이스는 에이피의 창으로 보이는 떨어진 창을 주워들고 달려갔다.

 -빠악

 이스는 달려가며 뛰어올라 뒤돌려차기를 파일러의 목에 꽂았다. 식사 중이라고 생각하고 무방비였던 파일러가 캑캑거렸다.

 “캬악!”

 파일러는 화를 내며 이스를 쳐다봤다.

 “뭘 봐 이 빌어먹을 놈아!”

 이스는 빙글 돌며 창으로 에이피가 있는 곳으로 보이는 불룩한 곳 아래를 겨누고 휘둘렀다.

 -타닥

 하지만 계속해서 배를 공격당했던 파일러는 순순히 공주의 창에 맞아주지 않았다. 오히려 이스도 삼키려는 듯 주둥이를 내밀고 달려들었다.

 “칫!”

 창으로 쳐내며 피하려고 했지만 몇 번이고 파일러의 공격을 막은 창은 결국 금속음을 내며 부서지고 말았다.

 “에이피 미안해요!”

 이스는 들리지 않을 사과를 뱉고 다시 한번 맹렬한 발차기를 가했다. 이번에는 끄덕도 하지 않고 이스에게 파고든 파일러는 이스를 붙잡아 들어 올렸다.

 “크윽…”

 곧장 삼킬 듯이 입을 벌린 파일러가 이스를 코앞에 두고 움직임을 멈췄다.

 “꾸욱”

 -툭

 멍한 표정을 짓더니 들고 있던 이스까지 떨어뜨렸다.

 “뭐야?”

 이스는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파일러를 쳐다봤다. 토할 듯이 울컥거리며 고개를 좌우로 돌리다가 점점 몸을 경련하며 발작했다.

 “캬아아아!!”

 결국엔 바닥에 마구 드러누워 거칠게 발버둥쳤다. 침을 뱉어대며 한참을 버둥대더니 벌떡 일어나서 헛구역질을 해댔다. 한참을 그렇게 허우적거리던 파일러는 마침내 덩어리 하나를 바닥에 토사물과 함께 뱉어냈다.

 “에이피!”

 바닥에 떨어진 건 에이피였다. 힘이 빠진 채 쓰러진 에이피를 이스는 양손으로 일으켰다.

 “괜찮아요?”

 “우에엑…”

 에이피는 헛구역질을 하며 겨우 눈을 떴다.

 “성공했나 보군요.”

 “무슨 짓을 한 거에요?”

 파일러는 힘을 다 쓴 것처럼 축 늘어져 기절해있었다.

 “아까 저 방에 있던 풀잎들, 그건 담배였습니다.”

 “담뱃잎이요?”

 “네, 지네들에게 특히 맹독이라고 들었습니다. 처음에는 창에 발라서 찔러보려고 했는데 창을 떨어뜨렸더군요. 그래서 직접 입에 넣으려던 게 그만…”

 “이런 멍청이!”

 -빡

 이스는 에이피의 머리를 후려쳤다.

 “그러다가 실패하면 어쩔뻔했어요! 그랬으면 나는, 나는 어떻게 하라고!”

 울먹거리는 이스의 목소리에 에이피는 천천히 손을 올려 안으려 했다.

 -찰싹

 “손치워요. 냄새나니까.”

 이스는 금세 싸늘한 표정으로 돌아와선 에이피의 손을 쳐냈다. 그리고 짜증이 가득한 표정으로 에이피를 내팽개치곤 일어섰다.

 “그래서 파일러는 죽은 거에요?”

 “아마 그럴 겁니다. 담배뿐만 아니라 맹독도 잔뜩 넣었으니까요.”

 “뭐, 그건 확실한 거 같네요.”

 파일러는 배를 보이고 쓰러져 다리를 덜덜 떨며 기절해있었다. 이스는 에이피를 보며 한숨을 쉬며 말했다.

 “그럼, 이제 올라가죠.”

 “네.”

 “근데, 그전에 그 더러운 거 좀… 어떻게해요.”

 “알겠습니다.”

 두 사람은 실소하며 땅굴로 걸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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앙용 17-07-22 22:30
 
우와...엄청 흥미진진해요! 잘보고 있습니다
     
자신만의 이미지를 등록해보세요
왕병아리 17-07-26 15:39
 
감사합니다 ㅎㅎ 앞으로도 재밌게 봐주세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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