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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신화를 쓰자 - 세계수편
작가 : 연도단
작품등록일 : 2017.7.6

외딴 섬에 위치한 신국고등학교.
폐쇄적인 고등학교에 생긴 이변.
학생들의 몸에 깃든 신화적 존재들.
이변으로 인해 외부와 완전히 고립된 학교에서 지배하려는 세력과 지배에 저항하는 세력이 충돌한다.

 
1장: 잘린 머리 레지스탕스. - 9
작성일 : 17-07-13 19:36     조회 : 257     추천 : 0     분량 : 52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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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9.

 

  - 최강의 요툰, 폭풍의 티아시(Thiassi)의 조각을 품은 신준. 3학년

  - 전설의 드워프 장인, 브로크(Brock)의 조각을 품은 주예라. 2학년

  현석의 말을 경청하던 여운은 찻잔에서 입술을 뗀다.

  “신준 님. 주예라 님. 이 두 분이 입신(入神)의 단계에 이른 니그후드의 핵심전력... 맞습니까?”

  “어. 맞아.”

  현석은 고개를 끄덕이며 긍정한다.

  “두 분은 어디에?”

  여운의 물음에 대답한 것은 유하였다.

  “쓰흡. 퉷!"

  아이스티를 빨대로 쭉쭉 빨아대던 유하는 경박하기 이를 때 없는 소리를 내며, 물고 있던 빨대를 뱉어낸다. 보통 사람이 그랬다면 아주 무례하고도 경박하게 보였을 테지만, 유하의 행동 하나하나에서는 알 수 없는 기품이 느껴져, 경박은커녕 우아하게 보일 정도다. 저 기운은 타고나지 않고서야 보일 수 없는 재능이었다. 물론, 천사 같은 외모도 한몫하고 있었지만, 그것 또한 재능의 영역이다.

  “임무 수행 중.”

  머리뿐인 유하는 퉁명스럽게 답하며, 혀로 빨대를 끌어와 입술로 물었다. 그녀는 귀여운 입술을 오물거리며 말을 잇는다.

  “우움.. 전력이 전력이다 보니, 그 둘은 당분간 보기 힘들 거야.”

  “흐음. 그렇군요.”

  둘의 대화에 끼어들 틈을 찾아 눈치만 보던 현석은 대화가 마무리될 기색이자, 이때다 싶어 잽싸게 끼어든다.

  “그건 그렇고 너도 참 무서운 녀석이다.”

  “네? 제가요?”

  여운의 눈은 흥미로 반짝인다.

  “머리뿐인 사람을 보면 기겁하면서 까무러치는 게 정상인의 반응이라고. 너는 까무러치기는커녕 눈 하나 깜빡하지도 않더라. 속을 알 수 없는 놈이라고 생각하긴 했는데, 머리뿐인 리더를 보고도 지나치게 태연하잖아. 진심으로 걱정한 나만 뻘쭘하게.”

  여운은 고개를 끄덕인다.

  “그랬군요. 그게 신경 쓰이셨나 보군요.”

  여운은 현석을 향해 활짝 웃는다.

  “현석 님은 어차피 저를 ‘벽이나 가상 친구 같은 존재랑 대화하는 반사회적 히키코모리’로 생각하고 계시니, 제 행동의 모든 것이 이상하게 보이시겠지요. 저에 대한 현석 님의 인식을 조금이라도 바꾸기 위해서는 현석 님을 신경 쓰이게 하는 제 행동 하나하나를, 아주 사소한 것까지 일일이, 장황하게, 상세하게, 설명해 드리는 수밖에는 없겠네요.”

  “너, 아직도 그 말을 마음에 두고 있었던 거냐...”

  현석은 너무나 반짝여 눈이 부실 정도인 여운의 웃는 얼굴을 차마 마주하지 못하고 눈을 돌린다.

  여운은 고개를 돌려 자신을 외면한 현석의 시선을 따라 움직이며, 억지로 눈을 맞춘다. 현석은 전력으로 회피기동을 해보지만, 집요하게 따라붙는 여운을 떨쳐낼 수 없다.

  “크..큭!! 네, 네놈! 너무 집요하잖아!! 그렇게 그 말이 신경 쓰였던 거냐!”

  “아뇨. 단지, 말할 때는 상대방의 눈을 보면서 하는 것이 유럽의 에티켓이기 때문입니다. 단지 그. 뿐. 입. 니. 다.”

  “크.. 크흣! 그렇다면 빨리 그 말이란 걸해서 날 해방시켜달라고!”

  “후후후.. 현석 님이 그렇게까지 말씀하신다면야 어쩔 수 없네요.”

  현석은 어째선지 자신이 말해달라고 애원하는 구도가 되어버린 것 같은 상황에 기묘한 굴욕감을 느끼면서도, 이 상황을 넘길 수만 있다면 상관없다는 기분으로 애써 외면한다.

  “이유는 간단합니다.”

  여운은 유하를 힐끔 쳐다보며 말한다.

  “유하 님 이외의 인간이 미미르일 리가 없다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응? 그런 게 이유가 되는 거야?”

  진심으로 모르겠다는 얼굴을 한 현석.

  원숭이 이하의 멍청한 얼굴을 하는 현석의 얼굴을 바라보는 모두의 마음은 거짓말처럼 하나가 된다.

  ‘얼마나 생각이 없으면, 이런 상황에서 북구신화의 기본조차 모르는 거냐?’

  여운은 어리둥절해 하는 현석에게서 시선을 거두고, 유하를 바라보며 묻는다.

  “저는 유하 님의 머리가 몸에서 떨어진 것에 관한 이야기를 듣고 싶습니다. 실례되지 않는다면 이야기해주실 수 있습니까?”

  유하는 노골적으로 불쾌한 기색을 드러낸다.

  “실례야! 상당한 실례! 유럽은 어떤지 모르겠지만, 동양권에서는 레이디에게 참수당한 이야기를 묻는 건, 실례 중의 실례야!”

  당황한 여운은 정중하게 사과한다.

  “죄송합니다. 유럽에 살다 보니 동양 여성에 대한 에티켓에 무지했습니다.”

  현석과 선화는 만담 같은 진담을 나누는 둘에게 일갈한다.

  “남녀, 동서양을 떠나서! 상식적으로 참수 이야기가 에티켓의 영역일 리가 없잖아!”

  “아... 그런가요? 하하!”

  하얀 미소를 머금고 감탄하는 여운에게,

  “상식 이하의 당연한 지식에 순수하게 감탄하지 마! 바보인지 천연인지 헷갈리잖아!”

  “아하하! 죄송합니다!”

  “별것 아닌 일에까지 일일이 죄송해하지 말라고!”

  세 사람이 투닥거리는 사이, 음식 거리를 구하러 사냥(?)을 나갔던 지아가 돌아왔다.

  “여러분의 시끌벅적한 모습. 지아는 정말 오랜만에 보는 것 같아요! 최근에 항상 풀 죽어 있는 모습만 보이셔서. 저 지아, 내심 안타까웠답니다!”

  현석은 눈물까지 글썽이는 지아에게 다가간다. 그리고 그녀의 어깨를, 정확히는 그녀의 어깨에 메어진 성인 남성 크기의 짐승을 툭툭 건드린다. 그리고 약간 떨리는 목소리로 묻는다.

  “저, 저기... 혹시 이게 우리 저녁밥?”

  “네! 잡느라 오랜만에 힘 좀 썼답니다!”

  지아는 어른의 성숙함이 돋보이는 가슴을 앞으로 쭉 내밀며, 어깨에 메고 있는 멧돼지를 자랑스럽게 내려놓는다.

  - 쿵!

  네 사람은 땅이 진동할 정도로 육중한 몸체를 가진 멧돼지와 지아를 번갈아 본다. 둘을 바라보는 세 사람의 반응은 저마다 달랐다.

  “흥! 역시 나의 메이드답다! 스케일이 커!” - By 심복이 자랑스러운 선유하.

  “특식! 별식! 고기! 석식!” - By 먹을 것에 발정한 이선화.

  “머, 먹을 수는 있는 거냐? 머, 먹히는 게 아니고?” - By 겁에 질린 청소년 윤현석.

  “프레이 님의 애완동물보다는 귀엽군요!” - By 천연(바보?)청년 유여운.

  지아는 세 사람의 다채로운 반응에 흡족해하며 멧돼지를 가볍게 들어 어깨에 얹는다.

  “음! 음! 좋아요! 그럼 금방 준비해 드릴게요.”

  현석은 지아의 어깨에 메어진 멧돼지의 텅 빈 동공을 눈으로 좇으며, 팔꿈치로 여운의 옆구리를 쿡쿡 찌른다.

  “야. 너는 지아 씨의 과거라던가, 정체라던가 뭐, 그런 거에 대해서 아는 거 있냐?”

  “저 역시도 지아 님의 과거까지는 정확히 모릅니다. 아마, 유하 님도 어렴풋이 짐작하는 정도일 겁니다. 단지...”

  여운은 비장한 눈으로 현석을 바라본다.

  현석은 여운의 비장함에 압도되어 되뇐다.

  “단지?”

  “유하 님의 본가인, 세계 5대 기업 ‘창성’의 경호팀 총책임자였다는 것만 알고 있습니다.”

  “창성기업의 경호팀 총책임자라면, 전투에 있어서는 괴물 중의 괴물이란 말이군.”

  현석은 지아의 괴물 같은 전투능력을 떠올리며 납득한다.

  그렇게 세 사람이 이런저런 이야기를 주고받는 사이, 음식이 등장한다.

  거대한 멧돼지 한 마리를 온전히 사용한 요리가 끝없이 등장했고, 고급레스토랑의 코스급의 요리들이 펼쳐진다. 모두는 믿을 수 없을 정도의 호사에 그저 감탄 할 뿐이다.

  “오! 이 스테이크는! 아앙!! 이 스프는! 으음!! 이 찜 요리는! 정마마마아아알!!”

  선화는 전광석화와 같은 손놀림으로 모든 음식을 맛보며,

  “최고오오오!!”

  황홀한 비명을 내지른다.

  “후! 이게 얼마만의 호사냐!”

  현석역시 음식을 정신없이 입으로 쑤셔 넣고 있었고, 여운은 우아하면서도 기계와도 같이 정확하고 군더더기 없는 동작으로 접시를 비워나가고 있었다.

  모두의 식사방식이 제각각에 특색이 있어 보는 재미가 쏠쏠했지만,

  단 한 명, 아니, 단 하나의 존재의 식사는 산해진미를 앞에 둔 모두의 시선을 끌어당긴다.

  “저거. 그래. 저 옆의 것. 맞아. 반으로 잘라서 입에 넣어줘.”

  지아에게 이런저런 요구를 하며, 아기 새처럼 음식을 받아먹는 유하.

  지아를 제외한 모두는 지아와 식사자리를 같이해본 적이 없었다. 여운 역시 7년 만에 처음이었다.

  “우물우물.. 음.. 맛있네. 다음은 저것 좀 부탁해.”

  입으로 음식이 들어가고, 우물거리며 삼키는 것까지는 문제가 없었다. 문제는 그다음이었다.

  궁금증을 참지 못한 현석이 손을 번쩍 든다.

  “저, 저기!! 리더!!”

  유하는 식사를 잠시 멈추고, 긴장한 기색이 역력한 현석을 바라본다.

  “뭐지?”

  “그.. 그게...”

  지아를 제외한 모두가 현석의 입술을 뚫어져라 본다. 그리고 무언으로 그를 응원한다.

  - 힘내라! 모두의 희망을 저버리지 마!! 너는 우리의 희망이야!!

  그렇게 모두의 바람과 현석의 용기는 이어졌고, 주저하는 현석의 입을 열었다.

  “먹은 음식은 다 어디로 가나요?! 몸도 없는데!?”

  유하의 미간이 살짝 일그러진다.

  “고작 그것 때문에 다들, 날 동물원 원숭이 보듯 하고 있었던 거야?”

  유하는 지아에게 눈짓한다.

  “뭐, 그거라면...”

  지아는 방 한 쪽에 서 있는 커다란 옷장으로 다가간다. 지아는 일말의 망설임도 없이 옷장의 문을 열어젖혔고, 옷장 안에는 옷이 아닌,

  “내 몸으로 가지.”

  몸이 걸려있었다.

  옷장 안에는 미성숙한 몸 5개가 걸려있었다.

  그중 가장 앞에 걸려있는 몸에만 압박적으로 많은 레이스가 달린 드레스가 입혀져 있을 뿐. 나머지 나체인 몸은 진공상태로 밀봉되어 걸려있다.

  “활성화 중인 1번 몸으로 음식이 가고 있어. 머리와 몸의 싱크작업을 하려면, 에너지를 보충해서 활성화 상태를 유지해야 하거든.”

  목 없는 자신의 몸에 대해 이야기 하면서도 낯빛 하나 변하지 않고, 태연한 유하.

  현석은 새파랗게 질린 얼굴로, 유하의 목 없는 몸과 태연하게 목 없는 자신의 몸을 바라보는 유하를 번갈아 보며 눈을 질끈 감는다.

  “나로서는 무리. 바로 미쳐버렸을 거야. 맨 정신을 유지하지 못했을 거라고.”

  선화 역시 새파랗게 질린 얼굴로 고개를 끄덕인다.

  여운만이 태연한 얼굴로...

  “그러니까. 유하 님이죠. 저 정도로 강하시니까 이런 최악의 상황에서 여러분같이 대단한 분들을 이끌고 있는 겁니다. 두 분도,”

  미소 짓는다.

  “그렇게 생각하시죠?”

  여운의 말에 냉정을 찾은 둘은, 당사자인 유하에게 대단한 실례를 범했다는 것을 깨닫고 멋쩍게 웃는다.

  “하하.. 뭐, 저 정도로 대단한 맨탈이 아니면, 나 같은 우주 대 영웅을 품을 수 없겠지! 암! 그렇고말고!”

  “무, 물론이지! 역시 리더야!”

  - 딸각

  지아는 옷장 문을 닫고 유하에게 다가간다. 유하의 머리 곁에 앉은 그녀는 포크와 나이프를 들고 따뜻하게 웃는다.

  “모두 먹어요. 즐겁게.”

  모두는 지아의 따뜻한 배려에 감사하며,

  “오..! 오오!!”

  “고, 고기!”

  “후후! 그럼 사양 않고.”

  식사를 재개한다.

  모두는 식사를 나누며, 대화를 나누며, 인연을 나누며, 서로의 우주를 키워간다.

  그렇게 시끌벅적했던 첫 만남의 날은 저물고, 밤은 깊어져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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