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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조선 귀변사
작가 : 내가너를
작품등록일 : 2017.7.7

조선땅을 어지럽히는 요귀들을 없애기 위해
사도세자가 죽지도 않고 나섰다.
뒤주를 벗어난 몽한이여, 도깨비 방망이를 휘두르라!

 
수수께끼 대결
작성일 : 17-07-12 22:48     조회 : 234     추천 : 1     분량 : 48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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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수께끼 대결

 

 "너 우릴 너무 무시하는거 아냐? 답은 똥이다 똥."

 

 승호가 이리도 간단히 대답하자 몽한은 온갖 술수를 부릴 때보다 더 대단하다고 생각했다. 그렇게 엉겁결에 컴컴한 동굴 안에서 청의동자와 몽한 일행의 묘한 수수께끼 대결이 본격적으로 시작되었다.

 

 "첫 문제라 봐줬더니 너무 쉬웠나? 이제 너희들 차례다."

 

 "음... 아저씨 뭐 좋은 거 있어요?"

 

 "아니, 난 아무 생각이 없다."

 

 답을 맞히기는 쉬웠어도 내는 것은 어려웠는지 승호가 몽한에게 묻는데 덕로가 나섰다.

 

 "네 이름이, 아니 저 밖에 있는 것의 이름이 봉우리이니(수봉), 봉우리로 수수께끼를 내보겠다.

 평지 위에 다섯 봉우리가 높게 서 있는데 그 높이가 제각각 다르다. 계곡이 곳곳에 패여 있으나 물은 흐르지 않는 이것은 무엇이겠느냐?"

 

 잠시 생각하던 청의동자도 어렵지 않게 답을 내놓았다.

 

 "하하. 이것도 수수께끼라고. 답은 손이다."

 

 몽한이 보기에 문제를 내는 덕로나 맞히는 청의동자나 이해가 안됐다. 아니, 무슨 이런 놀이가 다 있단 말이냐? 평생을 궁에서 살던 그가 이런 잡설을 알 리가 없었으니 주거니 받거니 묘기라도 보는 것 마냥 신기할 따름이었다.

 

 "자, 다시 내 차례다."

 

 거구귀가 스스로 모습을 드러내어 사람이 안으로 들어온 지가 백년이 넘었기에 청의동자는 지금의 이 대결이 몹시도 즐거웠다. 지면 몽한 일행만 손해이기는 하지만 제 발로 걸어 들어온 것을 누구 탓을 하랴?

 

 "본디 하나이나 때로는 둘이요, 셋이요, 넷이기도 하다. 그 힘도 하나일 때 보다 둘일 때 곱절은 세지며 평생을 재잘거리고 밥을 먹다 이윽고 죽는 이것은?"

 

 "요-"

 

 답을 말하려는 덕로의 입을 승호가 펄쩍 올라 틀어막았다.

 

 "야, 그거 아냐!"

 

 "...덕로, 경솔히 하지 말고 상의를 하고 답 하거라."

 

 그리고 청의동자로부터 몸을 돌려 숙덕댔다.

 

 "너 요괴라고 할라 그랬지? 아무렴 그렇게 쉽겠냐!?"

 

 승호의 말에 찔끔하는 건 덕로만이 아니다.

 

 "요...요괴가 아니었더냐? 나도 그런 줄 알았는데."

 

 "으휴- 내가 이런 사람들하고 같이 다녀요."

 

 하나였다 둘이었다 셋이었다. 뭐든 많을수록 더 세지는 건 당연한 거고, 뒤에는 무슨 말인지도 모르겠다. 아- 아버지. 궁에서 배운 경전(經典) 은 바깥세상에서 하나도 도움이 안 됩니다. 이런 것들도 좀 배우게 해주지 그러셨습니까.

 

 응? 아버지...?

 

 "나 답을 알 것 같다!"

 

 몽한의 쾌재에 셋 다 귀와 입을 모으니 다들 활짝 웃으며 청의동자에게 말했다.

 

 "답은 어머니다!"

 

 "오호라, 제법이구나."

 

 어머니, 제가 맞췄습니다! 몽한은 정말 뛸 듯이 기뻤다. 세자였던지라 과거는 본적이 없지만 아마도 급제할 때 이런 기분이리라.

 세 문제를 주고받는 동안 승호가 그럴싸한 수수께끼가 생각났는지 당차게 문제를 던졌다.

 

 "이번엔 못 맞출 거다.

 하얀 꼬리 아홉에 엄청 세니 요괴 중에 으뜸이다. 이게 뭐겠냐?"

 

 "야야!"

 

 한참을 고민한 수수께끼가 이거란 말이더냐... 몽한과 덕로가 말리기엔 이미 입을 떠난 말이요, 돌아오지 않는 메아리다.

 

 "구미호. 내 이제껏 본 수수께끼 중에 가장 수준 낮은 것이다."

 

 이런 멍청한 놈! 몽한이 욕과 함께 꿀밤 세례를 퍼붓는데 어지간해서는 점잖은 덕로도 남몰래 발길질을 해댔다. 구석에 찌그러져 있어라.

 

 "이번에야말로 끝을 내고 나랑 여기서 백년을 같이 살자.

 형태는 늘 변하나 구색을 갖추고 있고, 이름은 있으되 모양이 없다. 수없이 모였다 흩어지기를 반복하고, 태어나는 것을 기쁘게 여기며 죽음으로 유지되는 이것이 무엇이겠느냐?"

 

 "... 그게 전부냐?"

 

 "전부다. 맞춰보아라."

 

 셋은 멍해지는 머리를 맞대고 상의를 했다.

 

 "형태는 변하나 구색이 있고, 이름은 있으되 모양이 없는 것... 강(河) 아니겠습니까?"

 

 "음... 비슷하기는 하나 모였다 흩어지는 것에서 걸리네. 강은 보통 흐를수록 합쳐지면서 바다로 빠져나가지 않는가?"

 

 혹을 5개는 달고 있는 승호가 말했다.

 

 "아! 그러면 구름인가보다."

 

 "과연... 아니... 다른 설명은 다 맞아도 태어나는 것을 기쁘게 여기고 죽음으로 유지되는 것과는 관련이 없으니 구름도 아니다."

 

 셋은 어려운 문제에 몹시도 신중해하고 있었다. 곤란에 빠진 이들을 보며 청의동자는 장난기가 한가득 피였다.

 

 "아직 멀었어? 그냥 패배를 인정해."

 

 "가만- 조금 시간을 달라."

 

 "바보 같은 것들. 조금 더 일러주랴?"

 

 거부할 이유가 없다. 격렬히 끄덕이니

 

 "한명을 위해 사는 것도 아닌데 모두가 그리 살고, 모두를 위해 살아야 하는데 그리 살지 않는다. 자- 이러고도 못 맞추면 너흰 정말 천치다. 내가 열 발짝 걸을 동안 못 맞추면 끝이야."

 

 하고는 한걸음씩 옮기기 시작했다. 여섯...일곱...여덟...아홉 천치 되기 일보 직전이다.

 이번에야말로 제대로 걸린 듯. 아무리 머리를 싸매도 나오지 않던 그때 덕로가 소리치며 걸음을 멈추게 했다.

 

 "잠깐-!!!

 답은 나라다. 국경선이 수시로 다르니 그 형태가 늘 변하고 왕과 조정아래 백성이 있으니 구색을 갖추고 있다. 또 조선이라는 이름은 있으나 그것을 누구에게 그려 보일 수 없고, 백성들이 모이고 흩어지고, 죽고 살고를 반복하니 과연 네 수수께끼의 답은 나라로다!"

 

 정말 모두가 듣기에 딱 그랬다. 셋이 서로 손을 맞잡고 기뻐하니 청의동자가 시무룩해하며 내려놓으려던 한발을 거두었다.

 

 "이제 너, 가장 나이 많은 놈. 네가 수수께끼를 내라."

 

 "그런 법이 어디 있느냐?"

 

 "너희는 머리가 셋이고 나는 하나이니 이 정도는 당연한 것이다."

 

 공방이 길어지자 수수께끼에 가장 익숙해 보이지 않는 몽한을 일부러 지목한 것. 자신이 낼 거라고는 생각도 못했던 몽한이 쩔쩔 맸다.

 

 음...음...

 

 "너만 한문제도 안내는 것이 수상했다. 어서 내봐라."

 

 "음...그러니까... 뒤주에 쌀을 넣지 않고, 이것을 넣었다. 이게 무엇이겠느냐?"

 

 "뭐야!? 그런 수수께끼가 어디 있어?"

 

 "이 나라 조선땅의 모든 사람이 알고 있는 문제다. 허튼 소리 말고 답이나 내놔 보거라."

 

 몽한이 엉겁결에 낸 문제이기는 했으나 승호와 덕로가 들으니 억지이기는 해도 그럴싸했다.

 

 "그래! 어린 애도 다 아는 문제다. 못 맞추면 네가 바로 천치다."

 

 신나게 까부는 승호를 덕로도 도왔다.

 

 "천치 중에 천치지. 네가 한 것처럼 우리도 열 걸음을 세겠다."

 

 "그러면 나처럼 한 가지만 더 알려주어라. 그래야 공평한 것이지."

 

 뜻밖에 기세를 잡은 몽한이 말했다.

 

 "안타까운 놈. 잘 듣거라.

 죽이려고 넣었는데 이것은 죽지도 않고 살아 돌아다닌다."

 

 "윽- 그게 다야?"

 

 "그래 이놈아. 뭐하느냐 덕로, 어서 열 발을 세지 않고."

 

 "보리! 아니 아니, 사네 죽네 했으니 쥐!"

 

 "아니다."

 

 발을 동동 구르며 몇 번을 더 헛대답을 했지만 결국 시간이 다 되도록 청의동자는 맞추지 못했다.

 

 "답이 뭔데?"

 

 수수께끼 대결의 승리로 소리 지르며 기뻐하는 셋에게 청의동자가 물으니 몽한이 정성껏 알려준다.

 

 "나다 이새끼야! 하하하"

 

 한껏 기쁨을 누린 셋은 청의동자에게 약속대로 요구했다.

 

 "자, 이제 네 이름대로 약속을 지키거라. 평생을 따라다니며 수호할 테냐?"

 

 "그건 이제 안한다고 했잖아."

 

 그러면...?

 

 "너희들에게 특별한 선물을 하나씩 주도록 하겠다. 우선 너 제일 어린놈."

 

 승호는 설빔이라도 받는 어린애 같은 표정으로 기대했다.

 

 "꼬리 셋 달린 구미호네. 꼬리 한 개에 백년의 세월을 필요로 하나 특별히 지금 이 자리에서 하나를 나게 해주마."

 

 진즉에 구미호인줄 알고 있던 듯 하다. 승호를 향해 뭐라 중얼거리니 정말 하나가 더 돋아나 삼미호가 아닌 사미호가 되었다.

 

 "우와왓! 정말 네 개가 됐네!"

 

 "그래. 아마 그 힘이며, 부리는 술수며 더 늘어날 거야. 다음으로 중간놈."

 

 덕로는 바라는 바가 있었던 듯 말을 했다.

 

 "나는 부적을 만드는데 필요한 종이와 먹이 비싸다. 그러니 이걸 좀- 읍"

 

 몽한이 손으로 입을 틀어막았다.

 

 "자네 진짜! 인간세상에서 충분히 구할 수 있는걸 바랄 텐가? 승호가 좀도둑질에 능하니 쓸데없는 소리하지 말고 잠자코 있으시게."

 

 "그래 나 도둑질 잘해."

 

 동의는 했지만 왠지 모르게 기분이 나쁜 건 승호의 몫이다. 청의동자는 빙긋 웃으며 말했다.

 

 "그래 겨우 그런 것이나 들어주려고 내가 있는 건 아니다. 네 특기가 부적술이라 하나 수준이 낮아 보이는구나. 어디 보자... 음양오행을 기본으로 하네. 내가 그 힘을 크게 키워주겠다."

 

 마찬가지로 덕로를 향해 중얼거려 의식을 끝냈는데 덕로는 무엇이 변화했는지 잘 모르는 눈치다.

 

 "부적술과 관련한 힘을 늘려놨으니 네가 그것을 쓸 때나 느낄 것이야."

 

 이제 마지막 남은 몽한이다. 승호와 덕로의 경우에서도 봤듯 모두의 내력을 꿰뚫어 보는 청의동자였다.

 

 "참나. 도깨비 방망이를 무기로 쓰고 다니는 놈은 처음 보겠네. 지가 좋다면야 뭐...

 넌 이거나 읽어봐라."

 

 하고는 책을 툭 던져줬다.

 

 "아니, 난 왜 고작 책이더냐?"

 

 "두억시니라고 오래전에 죽은 도깨비들의 왕이 지은 책이다. 되게 못된 놈이었는데- 아무튼 그놈이 남겨둔 것이니 방망이의 활용법에 대해서도 소상히 적혀 있어. 잘 보고 배우면 지금 보다 몇 배는 더 세질 거야."

 

 듣고 따져보니 지금의 몽한에게는 몹시도 득이 될 책이었기에 얼른 품에 넣었다. 그렇게 하나씩 선물을 받은 셋은 작별 인사를 하고 수봉의 입을 나가려 한다.

 

 "넌 언제 또 나오냐?"

 

 "밖에 있는 수봉이 의지를 드러낼 때 다시 나타나겠지. 백년이 걸릴지 이백년이 걸리지는 모르겠지만."

 

 "그때도 수수께끼? 크큭"

 

 "시끄럽다. 이 사미호야. 입 닫아 버리기 전에 어서 나가기나 해라."

 

 그렇게 밖으로 나오니 수봉이 그 큰 입을 닫았다. 태생이 산인지 고작 입을 닫는 것뿐인데도 벼락같은 바위 소리가 났다. 완전히 닫히고 수봉은 주변 산과 동화되어 완전히 사라졌다.

 

 "그런데... 사도세자셨습니까?"

 

 아차! 수수께끼에 정신이 팔려 덕로앞에서 자신을 밝히고 말았다.

 

 "새 이름으로 산지 오래네. 괜히 자네가 신경 쓸 것 같아 말 안했던 것이니 이해해주게."

 

 멋적어 하는 몽한을 보며 덕로는 씨익 웃었다.

 

 "승호야, 혹시말이야 오늘 일도 조선의 한을 푼 것에 들어가겠느냐?"

 

 "... 이건 아닐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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