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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이 세계, 전 생기……
작가 : 재벌총수
작품등록일 : 2017.6.29

이 세계,
전 생기……를
잃었습니다.
그래서 재벌 회장이었던
전 다른 세계의 용사가 되어
마왕을 물리치기로 결심했답니다.


* 이 소설에 등장하는 인물, 단체, 사건, 장소는 실제와 아무 관련이 없는 허구임을 밝힙니다.

 
002
작성일 : 17-07-12 16:27     조회 : 274     추천 : 0     분량 : 536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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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아. 이제야 알 거 같다.

 이 미친 놈들은 아무래도 납치범이었던 것이다. 무슨 약물 같은 걸로 나를 마취시켜서 여기까지 데려온 게 틀림없다. 공범들인지 주범과 종범인지는 몰라도 자기들끼리 무슨 흥정을 주고받고 있는 거다. 아니면 혹시 누군가의 의뢰를 받아 납치극을 벌인 것인가? 단순히 몸값을 노렸거나…… 경쟁사의 사주…… 낮지만 치정일 가능성도 아예 배제할 순 없지…… 그나저나 분명히 성북동 자택에서 잠이 들었는데 도대체 무슨 수로 경비 시스템을 뚫은 거지? 자랑은 아니지만 자택에 대한 경비 수준은 청와대 이상이라고 자신했다. ──이 놈들이 생각보다 프로라는 뜻인가? 그러고보니 평범한 말투 같은 건 오히려 이만한 범죄를 저질러 놓고도 눈 하나 깜빡 안 할 정도로 냉정하단 반증이잖아. 젠장! 경호팀은 뭘하고 있는 거야? 평소 임원급 대우를 시켜주는 걸 대체 뭐 때문이라고 생각하는 거지. 돌아가면 전원 물갈이다! 머릿속이 맹렬하게 돌아갔다. 심란한 내 속을 아는지 모르는지 그들의 대화는 유유자적하게 이어졌다.

 

 <구건호 님이라고요. 알겠습니다. 그럼 나머지 정보도 부탁 드리겠습니다.>

 <성별 남성, 나이 62세, 직업은 제황그룹의 전 최고경영자, 현재 직함은 명예회장. 참고로 제황그룹은 지난 해 매출이 XXX조, 영업이익은 XX조에 달하는 거대 글로벌 기업입니다.>

 

 이런 젠장. 역시 이 놈들, 내가 누구인지 알고 있었어! 이건 계획 범죄다. 너희들 잡히기만 해라. 각오해야 될 거다. 내가 가진 부, 권력에 닿은 연줄, 언론에 뿌려 놓은 영향력, 그 모든 걸 이용해서라도 육체적으로도 정신적으로도 사회적으로도 철저하게 매장 시켜주마. 짜증이 머리 끝까지 올라왔다.

 

 <오호~. 지구 쪽 화폐 단위는 익숙하지 않은 제가 봐도 대단한 수준이로군요. 저희 세계로 치면 어지간한 나라의 왕이라고 봐도 되겠는데요.>

 <그래서 처음 발주 요청을 받았을 때 상당히 의외이긴 했습니다. 그동안 요청하셨던 역대 용사의 스펙과 비교하면 너무 차이가 났거든요. 그러니까──>

 

 이 자식들 도대체 무슨 소리야? 노골적으로 마각을 드러내 놓고도 아직까지도 용사 타령이네. 무슨 암호 같은 것인가?

 

 <──십대 중 후반의 소년, 평범한 가정환경, 순수하고 내성적인 성격, 아직 성숙하지 못한 가치관, 충동적인 면과 감정의 기복, 타인에 대한 커뮤니케이션 스킬 부족, 대충 이 정도였던 거 같은데 맞지요?>

 <네에, 정확하십니다. 애초에 마법사들이 소환의식을 구성할 때부터 그런 식으로 조건을 강제해 놓았으니까요. 그렇게 소환된 용사가 그란노스인들 입장에서는 상당히 만족스러웠나 봅니다. 조건이 바뀐 적은 한번도 없었거든요. 그런데 이번 용사는 완전히 반대되는 조건으로 소환의식을 진행해버렸지 뭡니까. 원숙한 나이, 절대적인 수준의 부와 권력을 경험했을 것, 목표를 위해서는 수단 방법 가리지 않는 성격, 타인을 장악하는 능력, 흔들리지 않는 강력한 멘탈 등.>

 <까다롭네요. 저희 지구에서도 그 정도 조건에 딱 맞을 만한 인물은 드뭅니다. 더구나 추가옵션도 두 개나 있었죠? 하나는 지금 용사와 같은 국적이어야 한다, 또 하나는 1년 이상의 징역을 산 자는 제외한다. 전자는 원활한 의사소통을 위해서인 듯 한데, 후자는 뭔가요? 이 애매한 도덕적 제한이라니……. 아무튼 정확한 의도는 몰라도 이 모든 조건을 만족하는 후보들을 간신히 추려냈습니다. 진짜 몇 명 안되긴 했어요. 그중 우선 전현직 국회의원들은 제외했습니다. 아무리 조건에 맞더라도 한국의 국회의원을 이세계로 보낼 수야 없으니까요. 지구의 관리자로서 양심이 허락하질 않았습니다. 다음은 재벌 총수들인데 현역에서 왕성하게 활동하고 있는 분들도 일단 제외했습니다. 어쨌든 파장이 너무 클테니까요. 결국 명예회장으로 일선에서 물러난 분들 밖에 안 남았는데, 후보자가 복수일 때는 젊은 순으로 선정이 됩니다. 따라서 62세이신 구건호 님께서 선정되신 겁니다. ……상대적으로 젊다고는 하지만 아무래도 너무 고령 아닐까요? 소환 후의 완전히 새로운 환경을 견딘다는 게 쉽지 않을 것 같은데요.>

 

 맙소사. 환장하겠군. 새로운 환경? 해외로라도 보내겠다는 소리인가? 하긴 국내에서 나를 건드릴 만한 녀석이 남았을 리 없지. 외국에서 사주한 거라면 잡스인가, 설마 빌?

 

 <아! 그 점은 걱정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이번 소환은 특이하게도 육체를 동반하지 않습니다. 결국 코스트 때문인데요. 용사 측에선 정식 소환의식에 대응할 만한 에너지를 확보하지 못했습니다. 아슬아슬하게 영혼만 전이시킬 수 있을 정도로 준비했더라고요. 뭐, 약식이라도 소환은 소환이니까 관리자 레벨에선 대응해 줄 수 밖에 없지만요.>

 <네에? 정말이지 특이한 케이스라고 밖에 못하겠네요. 잘 아시겠지만 영혼이 현계하려면 반드시 그릇이 필요한 법입니다. 혹시 마법으로 구건호 님의 육체를 재구성한다 해도, 그란노스의 물질로 만들어진 그릇에는 지구인의 영혼을 담을 수 없는데…… 뭐, 좋습니다. 궁금한 점은 꽤 있지만 슬슬 진행해야 할 시간이네요. 그러면 존재 치환을 위한 다차원전송망의 대역폭을 좀 좁히도록 하겠습니다. 육체 전이가 없다면 쓸데없는 자원 낭비는 피해야지요.>

 <동감합니다. 그러면 전송 프롤토콜을 열겠습니다.>

 <계층보안 암호화 프로토콜을 연결합니다. 중앙 오케스트레이터와 통신. 입출력제어, 회선제어, 동기제어, 오류제어. 모든 제어를 맡깁니다.>

 <잠시만……. 이상한데요. 대역폭을 조금만 더 넓혀 주시겠습니까? 허용치 이상의 전송이 시도되고 있습니다.>

 <그럴 리가요. 구건호 님의 영혼이 그렇게 클 리가 없는데…… 영능력자나 수행자도 아니고…… 아, 이건 뭔가 다른 존재가 개입되어 있는데요. 소환 당시 휩쓸린 모양인데, 그런 류의 사고를 방지하기 위한 필터링은 확실히 작동했는데 도대체 왜……?>

 <일단 대역폭의 조정을 부탁 드립니다. 이러다가 구건호 님의 영혼 전송에까지 문제가 생기겠습니다.>

 <알겠습니다. 인간의 영혼이라기에는 이질적인 존재라서 필터링이 작동하지 않은 모양입니다. 일단 대역폭을 조정하여 프로세스를 재개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나머지는 이쪽에서 어떻게든 조정하겠습니다.>

 

 잠시 후, 두 목소리는 합창을 하듯 동시에 입을 맞췄다. 마치 주문과도 비슷한 문장이 흘러나왔다.

 

 <우리는 관리자. 우리는 주관하되, 관망하는 자. 우리는 주시하되, 시현하는 자. 우리가 바라는 것은 사뭇 차원과 세계의 균형이니 이제 이루어질 지로다.>

 

 이상한 주술 같은 말을 끝으로 더 이상 아무 대화도 들리지 않았다. 그 사이 저 둘에 대한 내 추측은 몇 번이나 수정되었지만, 최종 결론은 이거였다. 외국 클라이언트의 사주를 받은 프로 범죄자 집단 소속으로 자신들이 뭔가 거대한 IT 시스템 같은 걸 관리하고 있다는 과대망상에 빠져 있음. 본질은 사이비 종교에 투신한 사이코패스들. 높은 확률로 장기밀매도 겸하고 있을 것으로 추정됨. 그래 이거다. 완벽한 결론이다. 구건호 아직 녹슬지 않았구나.

 그나저나 뭔가 심각한 주문 같았는데 그다지 변한 것은 없네. 그렇게 생각했을 때,

 

 딸깍.

 머릿속에서 스위치가 눌린 느낌이 들었다. 그리고는 어둠이 물러났다.

 

 이번엔 새하얀 공간이었다. 눈이 부실 듯한 백색의 공간. 여전히 아무것도 보이지도 들리지도 않았다. 맙소사. 어둠이 사라졌다고 해도 이러면 달라진 게 없잖아.

 

 [네트워크(Network)를 초기화합니다.]

 [새로운 네트워크를 검색중입니다.]

 

 다행인지 불행인지 이번에도 목소리가 들렸다. 여전히 머리에 직접 울리는 방식이었다. 차이가 있긴 했다. 아까 그 놈들의 자연스러운 대화에 비하면 이번은 어딘지 기계의 합성음 같은 구석이 있었다. 그런데, 이 목소리는 어디선가 들었던 것 같은 기분이…….

 

 [소실된 네트워크를 대체할 새로운 네트워크를 찾았습니다.]

 

 하아. 용사 타령에 이어 이번엔 네트워크인가. 도무지 이해가 가질 않았다. 혹시 이게 납치극이 아니라 뭔가 다른 상황일 가능성도? 처음으로 그런 의구심이 들었다. 몇가지 가능성을 떠올려 봤지만 곧장 지워버리는게 나을 정도로 개연성이 없었다. 그나마 억지로라도 이야기를 만들어 보자면, 혹시 무슨 뇌파로 접속하는 가상현실 같은 것인가? 그러고보니 전자 쪽 백승택 사장이 얼마전에 그런 주제로 보고를 했던 것도 같다.

 관리자니 어쩌니 하는 대화는 게임적인 요소를 살려 만든 인트로 같은 것이고…… 나는 첨단 VR 시뮬레이션을 체험하다가 뜻밖의 사고를 당해…… 아니, 아니. 아무래도 이건 아니지. 차라리 손주 녀석이 즐겨 읽는 소설 줄거리에 더 가깝겠는 걸……. 뉴럴 인터페이스는 아직 구현도 안된 미래 기술이다. 그런 걸 성공했다면 세계 억만장자 랭킹에서 내 위치가 상당 부분 상향되겠지만, (어이, 빌. 보고있나?) 아무리 생각해도 우리 그룹에서 나온 신제품이나 프로토타입 중에 그런 컨셉의 물건은 없었다.

 최근에 만져봤던 거라고 해봐야 인공지능(AI)이 탑재된 스피커의 시제품 정도였다. 나름 사운을 걸고 준비중인 제품이고, 요즘 한창 유행하는 딥 러닝(Deep Learning) 기술을 기반으로 해서 개인적으로도 관심이 갔다. 자택에까지 가져다 두고 며칠동안 굴려 보았는데, 인상적이긴 했지만 시대를 앞서가는 엄청난 혁신과는 거리가 있었다. 어라! 그러고보니 아까 그 목소리는……?

 

 [심층신경망(Deep Neural Network)을 구성합니다.]

 

 맞아. 바로 이 목소리였어. 제황전자가 개발중인 인공지능 비서, ──사이빅스(Cybyx). 더구나 심층신경망은 딥러닝의 핵심이다. 정말로 지금 상황과 사이빅스가 관련 있는 것인가? 혹시 제품에 숨겨진 엄청난 기능이 우연히 작동해서…… 으. 말이 안 되잖아. 내가 모르는 오버 테크놀러지라니. 우리 그룹의 연구 시설에 구금되어 있는 외계인 따위는 없다고.

 

 [초기 가중치를 설정합니다.]

 [가중치 매개변수의 적절한 값을 데이터로부터 자동으로 학습하겠습니다.]

 [매개변수를 최적화하기 위해 손실 함수를 사용합니다. 기울기를 이용해 손실 함수의 최솟값을 찾습니다.]

 [일시 정지.]

 [완전히 새로운 형태의 데이터와 매개변수를 발견했습니다.]

 

 정신 없이 쏟아지는 음성의 흐름을 쫓아가기 벅찼다. 어차피 내 머릿속에 들어 있는 관련 지식이라고 해봐야 기술 흐름을 따라가기 위해 적당히 집어넣은 급조된 것에 불과하다.

 

 [기존의 학습방식에 대입할 수 있을지 확인하겠습니다.]

 [확인했습니다. 가능합니다.]

 [클라우드 서버와 연결하여 데이터를 분석하겠습니다.]

 [실패.]

 [다시 시도하겠습니다.]

 [실패.]

 [클라우드 서버와의 연결이 소실되었습니다.]

 [클라우드 서버의 역할을 대체할 수 있는 유사공간과 의사지능을 생성합니다.]

 [실패.]

 [생성에 필요한 자원이 모자랍니다.]

 [별도의 추가 자원을 검색합니다.]

 [성공.]

 [용사의 힘을 발견했습니다.]

 [용사의 힘을 사용하여 유사공간과 의사지능을 생성하시겠습니까?]

 

 침묵이 흘렀다. 뭐야? 지금 그거 혹시 나한테 물어본 것인가? 그렇게 생각하자마자──

 

 [사용자 인터페이스가 업그레이드 되었습니다.]

 [사고 기반의 인터페이스에 문자 사용을 추가합니다.]

 

 갑자기 눈 앞에 글자들이 떠올랐다.

 

 [용사의 힘을 사용하여 유사공간과 의사지능을 생성하시겠습니까?]

 [선택하십시오 Yes/N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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