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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이글스톤
작가 : 신비야
작품등록일 : 2017.7.10

2282년, 모든 것이 평화로웠다. 이글 스톤의 저주 전까지는... 17세기의 예언가, 오드하는 이글 스톤이 재앙을 가져오는 돌이라는 예언을 하고, 이글 스톤이 쓰러지자 제 1,2차 세계 대전이 발발했다. 과연, 이글 스톤은 정말 재앙의 돌인가? 세번째로 쓰러진 이글 스톤, 그리고 아무것도 없는 아이,울프와 이상한 부랑자 잭의 이야기. 울프는 잭의 유언에 따라 많은 사람들을 전쟁에서 구하는데..

 
아무것도 없는 아이
작성일 : 17-07-11 22:48     조회 : 366     추천 : 5     분량 : 49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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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 1장 -

 아무것도 없는 아이

 

  어느 따스한 일요일 아침이다. 오늘도 별다른 일 없이, 평소와 똑같이 잭 아저씨와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검은 머리 늑대 주니어! 오늘은 좀 벌었어?]

 검은 머리 늑대 주니어는 나의 애칭이다. 머리가 검고, 늑대처럼 산발이며, 내가 아기라며 누군가가 붙여준 건데, 쓸데없이 왜 이리 길게 만들었는지 -- 아니, 어쩌면 제임스 킹 조지아 그래고릭 2세로 불리지 않은게 다행일수도 -- 잭 아저씨는 내 머리를 툭툭 치며 또 물었다.

  [짜식. 없는 애인 생각하냐?]

  [네? 아니오? 아.. 오늘은 얼마 못 벌었어요. 1달러 60.. 아니 65센트네요.]

 잭 아저씨는 놀란 표정으로 말했다.

  [뭐? 육십? 아저씨라고 차별하나... 난 1달러 5센트인데. 어른 공경! 30센트만 줘. 너나 나나 똑같아야지. 같은데서 싸고 자고 구걸하는데 말이야.]

  [불공평해요!].

  [짜식, 자리 값이라 생각해.]

 나는 억울했지만 혹여나 아저씨가 날 여기서 쫒아낼까봐 30센트를 주고야 말았다. 잭 아저씨는 두 번이나 액수를 세어보고는 흐뭇한 미소를 지었다.

  [한 달 연장해 줄게.]

  [에게... 겨우 한 달?]

  [흠... 너무 심했나?]

 난 그를 기대에 찬 눈빛으로 쳐다보았다 .

  [좋아, 2주 연장!]

  [에에에~? ].

  [불만있음 나가든가!]

 집은 아니지만 따스한 이 곳, 나의 안식처... 나가고 싶지 않다. 그리고 등 뒤에 느껴지는 이 따스하고 물렁한 털 뭉치는...

  [으악!].

 검은 고양이였다! 귀에 빨간 리본이 달려있는 것으로 보아서는 주인이 있는 듯 한데... 목걸이에는 ‘블랭카 클랜베리 줄리아 1세’라고 적혀져 있었다. 이 고양이의 주인도 잭 아저씨 못지 않은 이름 길게 만들기 장인인가보다.

  [검은 머리 늑대 주니어! 그거 뭐야?]

  [고양이에요. 길을 잃었나보죠, 뭐.]

 그는 음흉한 웃음소리를 내며 말했다.

  [너 말이야... 고양이가 무슨 맛인지 알아?]

  [고양이가 고양이 맛이겠죠, 뭐 별다른 맛이 있겠어요?]

  [먹어본 적 있어?]

  [당연히 없죠. 누가 야만적으로 고양이를...]

 순간 느꼈다. 난 블로어(블랭카 클랜베리 줄리아 1세를 내가 줄여서 부르는 이름)를 품에 꼭 껴안고는 그를 필사적으로 쏘아보았다.

  [더러운 인간!].

 그는 몹시 언짢은 듯이 말했다.

  [장난 가지고 말이 심하시네요, 꼬마 늑대씨?]

 그러고는 날 향해 싱긋 웃어보였다. 그의 누런 치아가 그대로 보여지자 난 정말 불쾌했다. 야만적인 인간, 비열하고, 비겁하고, 이기적인 인간! 사실 난 잭 아저씨가 정말이지, 끔찍이도 싫다. 그가 말도 안되는 허세를 부릴 때면, 정말이지 가증스러워서 차마 두 눈 뜨고, 두 귀 열고 참을 수가 없다. 자신의 옆에 있으면 암내가 코를 찌른다는 것을--그건 나도 똑같겠지만-그는 알기나 할까?

 

 이건 정말 황당한 이야기인데, 한번 들어보기만 하라. 한 귀로 듣고, 다른 쪽 한 귀로 흘리기를 권한다. 안 그러면 계속 생각나서 어이없을 거니.

 

  지지난 주 월요일, 내 옆에 나보다 2~3살 쯤 많아 보이는 형들이 밴드 공연이랍시고 이상한 노래를 연주하고 있었다. 그 때 지나가던 할아버지가 머리를 파랗게 물들인 할머니께 말했다.

  [학교를 안 가도 된다니, 나도 그 때는 참 학교 가기 싫었는데. 세상 정말 좋아졌구먼.]

 나는 깜짝 놀랐다. 저 할아버지의 부모님은 무척이나 엄격하셨나보다. 학교에 가다니! 학교는 시시한 예절 교육 따위나 가르치는 곳이 아니던가! 그 할아버지가 ‘시스 가상현실 체험관’이라는 거미줄이 주렁주렁 달린 채 불빛을 겨우 껌벅껌벅 거리고 있는 낡은 간판을 단 가게의 모퉁이를 돌아 내 시야에서 사라져서야 난 정신이 들었다. 그리고 그제서야 잭 아저씨가 말도 안되는 소리를 하고 있다는 것을 알아챘다.

  [난 학교에서 우등생이었지. 딱 네 나이 때 벌써 곱셈구구를 다 외웠다니까?]

 아, 차라리 정신을 차리지 말걸 그랬다.

  [아저씨도 학교에 다녔었나요?]

  [너만 할 때 곱셈구구를 다 외우면 거의 천재급이지!]

  [아저씨, 학교에서는 뭘 배우죠?]

  [선생님들의 관심을 한 몸에 받았다고!]

 내 말을 계속 무시하는 잭 아저씨에게 화가 나 소리쳤다.

  [아저씨! 학교에서는 뭘 배우냐니까요?]

 잭 아저씨도 지지 않고 소리쳤다. .

  [학교에서 공부를 배우지, 뭘 배우겠냐, 이 바보야?]

 그는 그렇게 말하고는 바닥에 떨어진 담배꽁초를 주워 살펴보고는 이내 휙 내던져 버렸다. 나는 되물었다.

  [공부요?]

  [그래, 공부.]

  [곱셉구구를?]

  [그래, 곱셈구구.]

  [학교에서?]

  [그래, 학교에서!]

 학교에서 공부를 배운다고? 곱셈구구를? 난 학교에 다니지는 않지만 나만한 애들이 미적분을 풀 수 있다는 것 쯤은--미적분이 뭔지는 모르지만-- 알고 있다.

  [내가 그렇게 똑똑했다니까?]

  [네, 정말 훌륭하세요, 하하하.]

  [그런데 테이프 자르는 회사를 차리고 나서부터 내 미래가 그늘지기 시작한거야! 한 땐 나도 잘나가는 CEO였다고! 그 바보같은 샘인지 잼인지 하는 그 녀석이 내 직원들을 빼앗아가지만 않았더라면, 아마 난 백만장자가 되었을거야! 어쩌면 억만장자일수도? 내 진짜 이름을 공개하면 날 모르는 사람이 아무도 없을걸?]

 내가 ‘피식’하고 웃자 아저씨는 마치 숨을 3분 동안 참고 있던 사람처럼 얼굴이 벌개져서 열변을 토하기 시작했다.

  [정말이야, 정말! 내가 증명도 할 수 있어! 내 진짜 이름이 뭔지 알아? 바로 ‘네이스린 페니코 리벡스 더 베스트’라고. 내가 세운 테이프 회사 이름은 내 진짜 이름보다 더 근사해. ‘커팅 테이프 얼마나 원하니 주식회사’야. 근사하지? 내가 저기 지나가는 사람에게 내 엄청난 업적을 물어 볼 테니, 두 귀 쫑긋 세우고 듣도록!]

 그는 내 대답은 듣지도 않은 채, 그 지나가는 젊은 신사에게 뛰어가 알 수 없는 말들을 뱉어냈다. 멀리서 봐도 그 젊은 신사의 어이없는 표정이 보였다. 한참을 메달리듯 뭔가 이야기하더니--분명 헛소리였을거다-- 잭 아저씨는 그 젊은 신사를 내 앞으로 데려왔다.

  [아까 했던 말 그대애애애로 다시 얘한테 전달해 주세요!]

 잭 아저씨는 기대에 찬 웃음을 짓고서 그 젊은 신사에게 말했다. 반면에 하필 그 시간에 그 거리를 지나가다 잭 아저씨의 눈에 띈 그 운도 지지리도 없는 가여운 젊은 신사는 시계를 한번 보고는 한숨을 푹푹 쉬고 있었다.

  [‘커팅 테이프 얼마나 원하니 주식회사’의 ‘네이스린 페니코 리벡스 더 워스트’씨다, 와하하하.]

 그 젊은 신사는 ‘워스트’를 강조해서 말했다. 정작 자칭 유명 CEO는 듣지 못했는지 만족스러운 듯 어깨에 힘을 잔뜩 주고 있었다. 어쩜 거짓말도 저리 당당히 하는지... 분명 안다고 할 때까지 물어봤을테지. 저렇게 메달리면 귀찮아서라도 안다고 대답하겠네. --물로 나만 빼고-- 쳇, 그 누가 저런 누더기를 걸친데다 냄새까지 나는 사람이 유명 CEO라는 걸 믿겠어? 나라면 그냥 미치거나 허언증을 앓고 있다고 생각할 텐데.

 

 그때, 누군가 내 뒤통수를 정말 세게 쳤다. 정말 별이 보이는 것 같기도 했다.

  [검은 머리 늑대 주니어! 저기 좀 봐!]

 잭 아저씨였다. 난 욱씬거리는 뒤통수를 두 손으로 감싼 채, 굉장히 화가 나서 소리쳤다.

  [씨이, 안 봐요.]

  [아니, 한번 보고 말하라니까?]

  [씨이, 안 본다구요!]

  [빨리!].

 잭 아저씨는 내 고개를 강제로 돌렸다. 으으, 끈적한 손.

  [아, 뭔데요?]

 난 반항적으로 말했다.

  [구스 광장에 홀로그램 스크린 말이야!]

 너무 먼데다 모인 사람들의 머리에 가려 자막은 볼 수 없었지만, 내용은 대충 들렸다. 홀로그램 스크린에는 어떤 진행자가 나와 최근에 일어난 일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었다. 내용인 즉슨, 오드하라는 예언자가 수백 년 전에 무슨 바위가 쓰러지면 세상에 재앙이 닥칠거라 예언했다는 것이다. 그런데 며칠 전 그 바위가 이유없이 조금 흔들리고 난 후, 중국과 러시아의 국경선에서 작은 전쟁이 일어났다는 것이었다. 그 바위 이름이 참 이상했는데...

  [고작 그거 가지고 호들갑이란!]

 난 '세상에서 당신이 제일 한심해요.' 라고 말하는 듯한 표정으로 잭 아저씨를 바라보았다.

  [조용히 해봐! 잘 안 들리잖아!]

  진행자는 이야기를 이어나갔다.

  [이글 스톤은 특별한 바위입니다.]

 그래, 이글 스톤이었어. 누가 바위 이름을 그 따위로 지었담.

 [...첫 번째로 쓰러지자 1914년에 제 1차 세계대전이 일어났다죠. 그 뿐만이 아닙니다. 두 번째로 쓰러지자 1939년부터 1945년까지의 기나긴 전쟁, 제2차 세계대전이 일어났다고 합니다. 그 후로 현재까지 잠잠했습니다만, 만약 세 번째로 쓰러진다면... 시청자 여러분의 상상에 맡깁니다. 네, 다음 주제입니다. 한국의 'Y‘사가 세계 최초로 홀로그램 아이돌을 데뷔 시켰다고 하는데요...]

  [검은 머리 늑대 주니어, 어때? 내 말 듣길 잘했지? 저런 고급정보도 얻고말이야.]

  [글쎄요. 저한테는 별로 대단한 일이 아닌걸요.]

  [에?]

 나는 입을 꾹 다물어 버렸다. 내가 하려던 말은 내 입 속에서만 빙빙 돌다 사라져버렸다.

  ‘전쟁이 일어나든 말든 난 상관 없다구요. 난 잃을 것이 없는걸요. 나에게는 사랑하는 가족도, 명예와 돈도, 지식도 없으니까요. 난 나이도, 국적도, 이름도 없어요. 진짜로 아무 것도 없는 아이에요. 아무 것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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