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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판타지
Catch me
작가 : 겨울뱀
작품등록일 : 2017.7.6

823년. 연쇄살인마 사이킬의 5번째 피해자의 최초발견자가 된 프리멜라 핑거우드의 돌아오지 않을 계절에 대하여.

 
3월의 목격자(5)
작성일 : 17-07-11 21:23     조회 : 252     추천 : 0     분량 : 5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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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래층에서 살인이 벌어졌다. 그리고 자신은 그 윗집에서 쓰러지듯 숙면을 취했다. 꿈에선 칼을 든 연쇄살인마가 나왔다. 내가 보여준 광경은 어땠어? 꿈 속의 연쇄살인마는 그렇게 물었다.

 

 프리멜라는 오늘 자 크레스토 일간지를 손에 쥐었다.

 

 다수의 사람들은 간단하게 통신매체에 속아 넘어간다. 특히나 텔레비젼이나 신문에 실리는 내용이라면 당연하게 모든 것을 진실로 받아들이고 넘어가기 마련이다.

 

 그렇다. 제인 에일런은 살인이 아니라 자살로 테람 시보에 실렸고 오늘 저녁 테람 시 뉴스에는 가족과 떨여져 살던 20대 여성의 자살이 보도될 것이며 정신과 의사들과 여러 전문가들이 나와 독신과 우울증의 관련성에 대해 언급하며 마지막으로 반려동물을 키우기를 권장할지도 모른다.

 

 [20대 독신 여성의 자살

 

 지난 30일 빌라에서 혼자 거주하던 20대 여성이 자살한 것을 이날 오후 9시 4분 경 그녀의 집을 찾아왔던 이웃주민이 발견했다. 경찰은 빌라 2층에 사는 그녀가 욕조에서 손목을 그은 점과 현장에서 발견된 유서를 들어 자살이라고 결론내리고 정확한 사망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그녀가 혼자 살던점이나 유서의 내용등으로 종합해보아 우울증으로 인한 자살일 가능성이 높으며…]

 

 이 얼마나 재미있는 세상인가, 그리고 자신은 얼마나 그 썩은 사회에 동조된 사람인가. 스스로도 어쩔 수 없었다고, 최선이었다고 생각하면서 미미하게 입꼬리를 올렸지만 누군가가 밑에서 잡아당기기라도 하듯 순식간에 표정은 다시 어두워졌다.

 

 소파 등에 기대어 가만히 째깍거리며 가는 시계침을 바라보았다. 자신이 경찰에 협조하지 않겠다고 말한다 한들 달라질 것은 없었다. 자신은 개인이며 소수이며 힘 없는 일반인이니 말이다. 진실에 대한 추구? 마음속에 들끓는 것이 없다고 말할 수 는 없었다.

 

 그래, 그 누구도. 진실에 대해 알아야 할 권리는 있다. 그리고 자신이 그 진실을 말할 권리도 있다! 하지만 자신은 지나치게 담담하게 생각했는지도 모른다. 차라리 이 사건의 진실을 기자들에게 말했다면, 그래서 이게 신문에 실렸다면 주민들이 문단속을 철저히 할테니 더 나은 방법일 것이다.

 

 연쇄살인범, 혹은 살인범에게 안전하기 위해서 말이다. 하지만 그 순간 테람의 현재 모습은 순식간에 붕괴되고 말 것이다.

 

 관광지로 떼돈을 벌이들이는 테람 시에서 이런 사건의 발생은 긴밀하게 시의 재정과 연관된다. 사이킬로인해 철저히 통제되어 있는 폴 햄튼만 봐도 말 다했다. 현재 나라는 사이킬이라는 사이코범죄자에 모든 신경이 다 쏠려있었다.

 

 차마 눈 뜨고 볼 수 없을만큼 철저하게 훼손당한 피해자와 벽면에 피로 쓴 글씨. 안락하다 믿는 집의 자신의 방에서 일어나는 범죄. 그 모든 것 하나하나가 모두의 관심을 끌기에 충분한 요소였다.

 

 벌써부터 그를 주제로한 영화의 시나리오가 제작중이라는 이야기도 나돌고 인터넷상에서는 심지어 그를 신으로 우상하는 무리들까지 생겨났다.

 

 과거 세계3차대전의 흔적을 안고도 여전히 발전이라는 독배를 내미는 과학자들을 처단하는 자.

 그가하는 행위는 살인이 아니라 신성한 제사의식이다, 라는 주장을 내세우는 그들은 자기들끼리 다음 희생자가 누가 될지 투표를 하기도 하며 인간의 깊은 곳에 내재되어 있던 가학성을 분출시켰다.

 

 또한 그의 살인행위를 코믹하게 패러디한 영상이 최다 조회수를 매일매일 갱신하고 있었고 있지도 않는 괴담과 그에 대한 영웅담, 심지어는 그를 봤다는 사람들의 글이 우수수 쏟아지기 시작했다.

 

 사회적인 관점에서 보면 그는 대중의 관점을 한 데로 모으고 있는 잘생긴 연예인과 다름없었다. 그의 사건을 크게 보도하면서 정작 정치적인 내용은 뒤로 빠지기 일쑤였으며 그로인해 말도 안되는 정계의 사건들이 순식간에 묻혀 사라졌다.

 

 말하자면 '사이킬'이라는 존재는 정부에겐 굴러 들어온 복덩이나 다름 없었다. 두려움에 휩싸인 대중은 쉽게 감정적으로 변하고 판단력이 저하된다. 그들은 연쇄살인이라는 자극적인 요소를 접하곤 더욱 자극적인 것을 찾게되고 이어서 연예인의 가쉽거리를 자주 입에 올리거나 과거에 있었던 연쇄살인범의 이야기까지 나불대면서 본래 나누던 다양한 대화의 자리를 보란듯이 걷어차버렸다.

 

 어제는 지나치게 복잡하고 힘든 하루였다. 이사 온 바로 다음날이었고 이웃 주민들을 만났고 새로 사귄 친구가 세간에서 떠들어대는 연쇄살인범일지도 모르는 사람에게 죽었으며 난생처음 경찰차를 타고 경찰소에 들어갔고 서장실까지 들어가 그들에게 협조 제의를 받았으며 기자들에게 둘러쌓여보기도 했다.

 

 제인, 제인.. 그녀에 대해 아는 점은 희박하고 깊은 정을 나눈 사이도 아니지만 이상하게도 마음 한 구석에서 죄책감이 커다란 구렁이처럼 또아리를 틀고 혀를 날름대고 있었다.

 

 잔학하게 살해당한 그녀는 이제 삶에 못이겨 유서를 쓰고 욕조에서 손목을 그은 여인이 되어버렸다. 현장에 유서따윈 없었다. 모든 게 철저하게 조작된 사건이다. 그녀는 손목을 긋지 않았다. 팔다리가 비틀린채, 손톱이 마모되어 피가 배여 나올정도로 짓뭉게진 손가락으로 눈을 감지도 못하고 숨을 거두었다.

 

 새출발을 위해 도착한 테람은 자신에게 오랫동안 기억에 남을 붉은 잔상만 남긴채 자신을 옭아메고 있었다.

 

 입을 다물기로 했지만 경찰의 감시를 받게 될 것이라는 건 당연한 사실이었다. 여러모로 불편해진 것은 사실이며, 그것을 자신이 선택했다는 것도 사실이다.

 

 꼬르륵, 우울한 분위기를 풍기며 가만히 앉아있자니 배에서 요란하게 신호를 보낸다. 그래, 뭐라도 먹자. 계속 이러고 있는다고 달라질 점은 하나도 없다. 과거의 일을 계속해서 되뇌이는 것은 앞으로 나아가는 데에 커다란 장애물이다.

 

 일단은 현실을 자각하고 받아들이자. 뭐라도 간단하게 먹고 일을 시작하자. 전장에 나가는 군인마냥 씩씩한 걸음으로 오븐으로 가서 예열을 하고 냉장고 문을 열었다.

 

 채 뜯지 않은 베이컨팩과 1.5L짜리 오렌지주스가 3/4정도 남아있다. 그날, 그래 어제. 제인과 자신이 딱 마신 만큼 없다. 다시 가라앉는 기분을 환기하기 위해 부엌에 있는 창문을 활짝 열었다.

 

 감자도 좀 굽고 팬캐익이랑 베이컨도 굽자. 그리고 깔끔하게 커피한잔. 그렇게 생각하며 나름대로 상쾌한 아침공기를 마시다가 문득 창 밖을 바라보았다. 테람 시가 자랑하는 아름다운 해변 위로 이른 시간부터 관광객들의 수영복차림이 보였다.

 

 훤히 뚤려 밝은 공간이 어쩐지 신경쓰였다. 자꾸만 누군가 자신을 바라보는 것 같았기 때문이었다. 조금 손이 떨렸다. 그럴 리가 없는데도 누군가 벌컥 문을 열고 들어와 칼날을 들이댈 것만 같았다. 혼자 생활하는게 이렇게 끔찍하게 느껴진건 이번이 처음이었다.

 

 그래서 였는지 앞집 남자가 떠올랐다.

 

 냉장고에서 하나만 꺼내려던 감자를 하나 더 꺼냈다. 빡빡 씻어 칼집을 낸 뒤, 오븐에 넣고나서 현관으로 향했다. 문고리를 잡고 나가려는데 손이 움직이지 않았다. 고작, 집 밖으로 한 발짝 나가려는 게 갑자기 두려워졌다.

 

 집 안도, 집 밖도. 모든게 낯설게만 느껴졌다.

 

 떨리는 손을 혼자 붙잡고는 바로 반대로 돌아서서 인터폰으로 앞집에 연락했다. 한참이나 신호음이 울리고 낮게 가라앉은 허스키한 목소리가 짤막하게 울렸다.

 

 [네]

 ["앞집인데요."]

 […뭡니까.]

 ["일단 좀 와보세요."]

 

 할 말만 하고 깔끔하게 끊었다. 그러곤 베이컨 팩을 꺼내고 팬케이크 반죽을 만들기 시작했다. 열심히 반죽을 휘젓고 있자니 신경질적으로 문을 두드리는 소리가 났다.

 

 왜 있는 벨은 안 누르고 시끄럽게 두드려대는 거람. 계속 반죽을 휘저으면서 현관을 여니 못마땅한 표정을 짓고 있는 앞집 이웃과 마주했다.

 

 "무슨 일 생겼습니까?"

 

 그가 재빠르게 말했고 자신은 계속해서 휘핑을 하면서 그를 빤히 바라보았다. 헐렁한 검은색 트레이닝 바지에 하얀 민소매티. 그래, 어제 아침과 똑같은 복장이다. 아무것도 벌어지지 않았던 그 날 아침. 순간 묘한 안도감이 일었다.

 

 "그거…빨아는 입어요?"

 

 그의 얼굴이 씹다만 껌마냥 잔뜩 일그러지기 시작했다.

 

 "미안해요, 악의없는 순수한 질문이었어요. 기분이 상했다면 정말 죄송해요."

 

 그렇게 대답하면서 몸을 틀었다. 들어오라는 제스쳐였다. 그는 잠시 자신의 행동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지, 자신이 어떤 의도로 그렇게 행동하는지를 고민하는 듯 했다. 찬바람이 들어오는 시간을 단축시키기 위해 부엌으로 걸어가며 말했다.

 

 "아침 먹자고요."

 "그 말을 왜 굳이 인터폰으로 합니까?"

 "…그냥요"

 

 괜히 시선을 피하면서 내뱉은 답에 유진의 시선이 따라붙었다.

 

 반죽을 푹 떠서 팬에 올린다음 베이컨 팩을 뜯었다. 다른 팬을 꺼내 열을 올리면서 파코다 형사의 피곤한 표정을 바라보니 어쩐지 자신이 처한 상황이 전혀 특별하지 않은 것처럼 느껴진다.

 

 베이컨을 팬에 올리고 어제 사 온 야채로 샐러드를 만들었다. 참 간단하다. 옥수수 콘을 대충 그 위에 올리고 편의점에서 파는 키위 드레싱을 뿌렸다. 팬케이크를 뒤집고 접시를 꺼내는 그 일련의 과정동안 우두커니 서있는 파코다를 보고 결국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좀 앉아요. 저기 소파에 앉아서 텔레비젼이라도 보던가."

 "제가 당신과 같이 아침을 먹어야하는 이유가 뭡니까?"

 "음. 친해지려구요?"

 

 쌀쌀맞은 물음에 미적지근한 답을 내놓았다. 계속해서 그를 뚱하게 바라보자 그는 신경질적으로 걸어가 소파에 앉았다. 그는 그저 언짢은 티를 팍팍냈고 자신또한 명확하게 말을 알아듣지 못하는 상대에게 조금씩 짜증이나기 시작했다.

 

 "제가 한 말에 얼마나 많은 함축적인 의미가 있었는지 아세요? 싫던 좋던간에 계속 얼굴 마주보고 살아야하는데 좀 친해지면 나쁠 거 하나도 없잖아요. 친해지려는 기본적인 단계에서 출발점은 같이 식사를 하는거죠. 대놓고 찾아가서 친해집시다, 라고 말하는 것보다는 자연스럽죠. 왜 그걸 이해하지 못하는지 모르겠네요."

 "아 이 여자가 진짜.."

 "뭐에요, 왜 또 반말이에요? 나름대로 제가 친해지려고 노력하는데 정말 너무하시네요. 어차피 하는 행동이나 직업으로 보건데 아침을 제대로 챙겨먹지도 않거나 먹는대도 간단한 인스턴트로 떼우지않아요? 불규칙한 식사와 영양불균형이 얼마나 몸에 위험한지…"

 "시끄러워!"

 "어제 감사했다는 의미에요"

 

 그가 소파에서 벌떡 몸을 일으켜 쿵쾅거리며 현관으로 걸어다가 순간 발걸음을 멈췄다. 지랄맞은 여자라는 둥 온갖말을 중얼거리던 그가 한숨을 내쉬는데 꾸르륵, 하는 우렁찬소리가 집안을 울렸다.

 

 "…."

 "…."

 

 집안에 순간 정적이 찾아왔다.팬케이크 반죽을 더 뜨려다가 들려온 소리에 그대로 국자를 든 채로 고개를 돌리니, 어느새 귀까지 빨개진 채 현관 문고리를 잡으려는 상태 그대로 딱 굳은 장신의 사내가 있다. 프리멜라는 작은 웃음을 매단 채 그를 가만히 바라보다가 담담하게 물었다.

 

 "식사, 하고 가실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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