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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판타지
여신의 선물
작가 : 은하연
작품등록일 : 2017.6.9

주신이 가장 총애하는 막내 딸 일레인은 우연히 보게 된 인간 세상에 흥미를 가지고 있다. 서로 잘났다고 싸우는 형제자매들 사이에서 우연히 보게 된 인간 남자아이가 아픈 누이를 지극 정성으로 보살피는 모습이 왠지 눈길이 갔다. 인간 세상을 꿈꾸던 일레인에게 소원을 빌 수 있는 성년식이 다가오는데...

 
14. 여신의 기사
작성일 : 17-07-11 18:41     조회 : 302     추천 : 3     분량 : 32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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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 15 17 19 21

 

 테보시 백작 영지를 연결하는 작은 마을이었다.

 자원이 풍부하지 않아 거칠고 척박한 삶을 살던 마을 사람들에게 말이란 외부와 고립된 마을을 연결해 주는 중요한 교통수단이었다.

 

 험악해 보이는 노아의 모습에 루카스가 정중한 목소리로 부탁했다.

 

 “저희가 급히 백작 성으로 가야 하는데 말을 잃어버려서요. 사례는 섭섭지 않게 하겠습니다.”

 

 루카스의 말에 노아의 얼굴이 더욱 일그러졌다. 가난하게 살아도 자존심만은 잃지 않은 그였기에 루카스의 제안은 오히려 그의 심기를 건드렸다.

 

 둘의 대화를 지켜보던 일레인은 금세 상황을 파악하고 순진한 표정으로 노아에게 물었다.

 

 “저 실례지만 한 가지만 여쭤봐도 되겠습니까?”

 “그러시게.”

 “저, 이곳의 아이들이 날씨보다 옷이 얇아 보이는 것 같아서요. 혹시 무슨 연유라도 있는 것입니까?”

 

 일레인이 정중하게 덧붙였다.

 

 “제가 시골에서만 있다 보니 바깥 사정에 어두워 여쭈어보는 것이니 혹여라도 실수하였다면 죄송합니다.”

 

 한눈에 보기에도 신분이 높아 보이는 아름다운 여인이 자신을 낮추며 공손히 물어오자 노아가 오히려 순순히 대답해 주었다.

 

 “허허. 안쓰러운 아이들이지요. 저희 마을은 곡식도 잘 자라지 않고 저희가 외부에서 벌어들일 수 있는 수입은 얼음산의 얼음뿐입니다. 얼음을 내다 팔아 버는 돈은 한정되어 있고 대부분을 식량 조달에 사용하고 있으므로 아이들의 옷감까지 구매할 여력이 없어서 그런 것이 합니다.”

 “돈이 부족하기 때문이라고요? 그럼 마을 입구에서 보았던 하난은 파는 것이 아닌 마을 분들을 위한 약초입니까? 그러기엔 양이 꽤 많았는데.”

 “약초라고요?”

 

 노아는 일레인이 말한 하난이 뭔지도 몰랐다. 다만 그것이 약초이고 약초는 비쌌다.

 

 “네 하난을 고지대에서만 자라는 약초로 뿌리는 해열을 잎은 소화를 돕는 기능이 있습니다. 다른 약재들과 섞였을 때 효능을 극대화하는 효과도 있고요. 효능이 뛰어나 수요는 많으나 구하기 쉽지 않은 약초라 고가의 거래 된다 들었습니다.”

 

 몇백 년간 인간 세상을 구경하며 관련 서적들을 읽은 나날들이 빛을 발휘하는 순간이었다.

 

 노아의 경계심 어렸던 눈빛이 초롱초롱 변해가는 것을 보며 루카스를 향해 고개를 돌렸다.

 그 역시 변한 노아의 얼굴이 마음에 들었는지 흡족한 미소를 띠고 있었다.

 

 “저 말을 구하신다고 하셨지요? 말을 내어드리는 조건으로 말씀하신 약초를 다루는 방법을 알려주지 않으시겠습니까? 그 약초라면 마을 주민들이 이번 겨울을 좀 더 따뜻하게 지낼 수 있을 것 같아서요.”

 

 노아가 공손한 자세로 부탁하자 일레인이 기쁘게 고개를 끄덕였다.

 

 “물론입니다.”

 

 선뜻 자리에서 일어나 앞장선 일레인의 곁으로 루카스가 다가왔다.

 

 일레인과 루카스가 마을을 가로질러 산으로 올라가는 길목에 다다르자 빼빼 마른 나무들 틈으로 삐쭉삐쭉 고개를 내밀고 있는 하난의 모습이 일레인의 눈에 들어왔다. 길을 벗어나 숲 가장자리에 피어난 하난을 가리키며 하난을 구별하는 방법과 손질 방법에 대해 한참을 설명한 일레인 덕분에 마을을 떠날 무렵 노아가 나이가 들긴 했지만 꽤나 튼튼해 보이는 말 한 마리를 그들에게 건네주었다.

 

 이후 그들은 말을 타고 빠른 속도로 백작 성을 향해 이동했다. 말을 타고 이동하는 동안 말을 모는 루카스의 앞 좌석에 얌전히 앉은 일레인은 시종일관 밀려드는 낯선 감각에 어찌할 바를 몰랐다.

 

 말과 혼연일체가 되어 움직이는 다리 근육, 그녀의 등과 계속해서 부딪히는 탄탄한 복근, 그녀의 정수리를 스쳐 지나가는 그의 숨결과 코끝을 간질이는 그의 체향.

 오감을 자극하는 그로 인해 달아오른 얼굴을 붉힌 일레인은 루카스가 그녀의 뒤에 앉아 달아오른 얼굴을 들킬 일이 없어 다행이란 생각하며 그의 모든 것이 기억 속에 고이고이 담아두었다.

 

 해가 저물기 직전, 목표했던 마을에 도착한 루카스는 처음 말을 타본 일레인의 건강을 배려해 마을 여관에서 밤을 보내기로 했다.

 

 나란히 붙어 있는 방이 없는 관계로 커다란 방 하나를 빌린 루카스는 일레인에게 침대를 양보하고 삐거덕거리는 소파 위에 자리 잡았다.

 

 “그러지 말고 침대를 같이 쓰시지요.”

 

 저녁 식사를 위해 식당으로 내려가려던 루카스가 소파에서 일어나면서 기묘한 끽끽 소리가 방안에 울려 퍼졌다.

 

 저런 곳에서 잠이 든다면 제아무리 루카스라도 허리에 무리가 갈 수밖에 없을 정도로 형편없는 가구였다. 그가 걱정되어 침대가 크니 함께 자자고 말을 꺼냈으나 그 말이 나옴과 동시에 루카스는 살벌한 표정을 지어 보이고는 방을 나가는 것으로 대답을 대신했다.

 

 “루카스 님. 그러지 마시고 침대를 같이 사용해요. 저 잠버릇 없어서 같이 자기 불편하지 않으실 거예요!”

 

 루카스가 걱정된 일레인은 앞서 걸어가는 그의 뒤를 쫓아가며 애타게 설득했다.

 

 “이봐 예쁜 아가씨, 젊은 아가씨가 너무 그렇게 남자 뒤를 쫓아다니면 매력이 없어요. 그렇게 저 남자가 걱정되면 그 침대는 저 남자한테 줘버리고 나와 함께 내 침대에서 보내는 건 어때? 내가 아주 환상적인 밤을….”

 

 루카스를 쫓아가던 그녀의 앞으로 그녀의 허벅지보다 두꺼운 팔뚝을 가진 거대한 남자가 그녀의 앞을 막아서며 음흉한 눈빛을 빛내며 그녀에게 말을 걸었으나 그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뒤에서 기척 없이 다가온 루카스의 검이 그의 척추를 찌르듯 다가오자 말을 멈췄다.

 

 “그러지 말고 그 침대의 성능은 혼자 확인하는 게 좋을 것 같은데……. 평생 그 침대에 누워 시간을 보내고 싶다면 지금 입을 열어도 되고.”

 

 낮은 음성으로 으르렁거리듯 잎을 연 루카스가 살벌한 살기를 뿌려댔다.

 

 “결정해. 네발로 걸어갈래? 아니면 내가 모시고 갈까? 참고로 모시고 간다는 말은 네가 걸어갈 수 없는 상황이 닥쳐 어. 쩔. 수. 없이 데려다준다는 것을 의미해. 그래서 네 선택은?”

 

 살벌한 기운을 담은 루카스의 말투와 척추를 자극하는 날카로운 철의 기운에 일레인의 길을 가로 막고 있던 남자의 얼굴이 사색이 되었었다.

 

 “거……. 걸어 갈 있습……. 다.”

 

 차마 그를 협박하던 남자에 존칭을 붙이기 싫었는지 무의식적으로 흘러나오던 존칭을 삼킨 남자는 슬그머니 걸음을 옆으로 옮기더니 그대로 아래층으로 줄행랑을 쳤다.

 

 우당탕 요란하게 내려가는 남자의 뒷모습을 확인한 루카스가 굳은 얼굴로 일레인을 돌아봤다.

 

 “넌 대체…….”

 “루카스님! 너무 멋있으세요!”

 

 일레인에게 수작을 거는 남자를 발견한 순간 눈이 번쩍일 만큼 치밀어 오르는 화에 앞뒤 생각 없이 달려들었던 루카스는 황홀하게 아름다운 얼굴로 그만을 바라보는 일레인의 눈을 마주한 순간 저도 모르게 얼굴이 달아올랐다.

 

 “그……. 그러냐?”

 

 눈을 반짝이며 그를 올려다보는 일레인의 매력에 면역력이 없던 그는 화가 났었다는 사실도 잊은 채 말라오는 입술을 달싹거렸다.

 

 “네, 루카스 님이 흉악한 남자로부터 절 지켜주셨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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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GNIS 17-07-20 20:49
 
여시여시~~~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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