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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조선 귀변사
작가 : 내가너를
작품등록일 : 2017.7.7

조선땅을 어지럽히는 요귀들을 없애기 위해
사도세자가 죽지도 않고 나섰다.
뒤주를 벗어난 몽한이여, 도깨비 방망이를 휘두르라!

 
이태원 夷胎院
작성일 : 17-07-11 17:51     조회 : 240     추천 : 1     분량 : 39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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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태원 夷胎院

 

 "뭐라? 그 말이 사실이냐?"

 

 궁으로 돌아온 신석하는 은밀히 병조판서 홍계희를 만나 그간의 일을 털어놓았다. 역시나 짐작한대로 몹시도 관심을 보였다.

 

 "분명합니다. 저도 믿기 힘들지만 세자저하가 틀림없었사옵니다."

 

 "뒤주에서 죽은 세자가 의정부에서 발견됐다..."

 

 평소 소론을 옹호하던 세자를 노론의 중심이었던 병판이 얼마나 싫어했는지 잘 알고 있는 신석하다. 자신도 무슨 영문인지 알 수 없으나 적어도 이자의 눈에 들기 딱 좋은 건수였다.

 

 "내가 안 그래도 풍문들이 심상치 않다 생각했다. 이 일을 또 누구에게 말했는가?"

 

 "고향에서 돌아오자마자 처음 뵙는 분이 병판이십니다."

 

 "그래. 함부로 떠들고 다니지 말거라. 네 말이 사실이라면 이건 보통 일이 아니다."

 

 곧 신석하가 바라마지 않던 말이 나왔다.

 

 "사간원에 있다 그랬나? 주상께 청해 병조로 옮기도록 해주마. 앞으로 내 손발이 되어준다면 자네에게 득이 되면 됐지 해가 되지는 않을 것이다."

 

 "감사합니다. 중히 써주신다면 병판을 위해 기꺼이 목숨을 바치겠습니다."

 

 "너는 돌아가 세자에 관한 것이라면 풍문과 잡설을 가리지 말고 알아보거라. 조만간 너를 다시 찾을 것이다."

 

 신석하가 감격해 하며 자리를 물리니 홍계희는 골똘히 생각에 빠졌다.

 

 ‘만약 정말로 세자가 살아있다면 누군가 돕지 않고 스스로 도망쳤다고 생각하기는 힘들다. 그러면...홍봉한 그자가 가장 수상하다. 아니, 어쩌면 주상까지도 연루되어 있을지 모른다.’

 

 사도세자의 죽음 이후 노론을 압박해 오던 영조였다. 왕의 말 한마디로 최고대신이 유배 떠나는 판에 세자의 아들을 깊이 사랑하니 장차 그가 왕에 오르면 제 아비 복수를 하겠다고 피의 바람이 불 것 아닌가? 이래저래 수세에 몰리던 노론이었지만 어쩌면 반격의 기회가 될 수도 있다. 혹, 잘만 풀린다면 왕을 넘어선 입지를 다져 다시 신권이 강한 시대가 올 수도 있었다.

 

 ‘신석하라고 했나? 후후, 이 꼴로 가다가는 세자의 아들이 왕이 되기 십상이었는데 하늘이 우리를 버리지 않았구나.’

 

 홍계희의 입가에서는 뱀 같은 미소가 묻어났다.

 

 

 

 몽한은 승호와 함께 즉시로 돌모로에 배를 띄웠다. 내켜하지 않은 덕로도 어느 샌가 자연스레 함께 한다.

 

 ‘그들을 외면하지 말라...’

 

 광교산을 떠나기 전 광목이 일러준 말을 곱씹고 또 곱씹었다. 이곳 강화에서 벌어지는 일들은 절대 단순한 것이 아니다. 필경 곱절의 사연이 있을 것이다. 

 안개는 모두 걷혀 밝은 달이 밤바다에 반사되고 있어 아름답기 그지없었다. 폭이 5리 밖에 안 되는 수로의 반쯤 와서 몽한은 배를 세우게 했다.

 

 "안개도 없는데 물귀신들이 나오겠어요?"

 

 아무 말이 없는 몽한이다. 그저 뱃전에 서서 물끄러미 바다를 바라 볼 뿐이었다.

 

 "괜찮다. 올라 오거라."

 

 "예? 뭐를요?"

 

 뜬금없는 몽한의 말에 승호가 반응했으나 자신을 보고 한 것이 아니었다. 여전히 바다를 쳐다보고 있어 자신도 시선을 맞췄으나 아무것도 안보였다.

 

 "잘 보거라."

 

 손가락을 들어 가리키는 곳은 멀지않은 곳 물 속이니 사람의 정수리가 수면에 닿을 듯 보였다. 그걸 본 덕로가 중얼 거렸다.

 

 "물속에서 꼿꼿이 서있는걸 보니 과연 수귀로구나."

 

 몽한은 상관없이 따듯한 음성으로 재차 말했다.

 

 "내가 너희들을 오해하여 무턱대고 해쳤다. 지금 한을 풀고자 왔으니 모습을 드러내거라."

 

 "공격 안 할 테니까 빨리 놔와."

 

 승호도 거들자 물위로 수많은 여인들이 둥실 모습을 나타냈다. 차디찬 바다에 몸을 던진 생전의 마지막 모습대로 하나같이 백지장처럼 하얗게 얼고 두려움에 질린 모습이었다. 일전의 공격 때문인지 아주 가까이 다가오지는 못하고 있었다.

 

 "나와 주어 고맙다. 내 너희들의 가슴 아픈 사연은 들었다. 하지만 사람을 함부로 해치니 나도 어쩔 수가 없었어."

 

 「괜찮...막아야...흐윽...」

 

 무언가 틀어막은 듯 한 소리에 흐느낌마저 섞여 이들이 무어라 말하는지 알아듣기가 어려웠다. 재빨리 눈치를 챈 건 역시나 승호였다.

 

 "아, 그렇지! 청군한테 걸릴까봐 입을 막고 죽였다고 했잖아요. 김 뭔가 하는 나쁜놈이."

 

 "그런 것 같구나. 헌데 듣고 싶어도 이리 어려우니 어떻게 한담."

 

 "제가 한번 해보겠습니다."

 

 덕로가 나서 손바닥을 물귀신을 향해 뻗으니 놀랍게도 대화가 가능하였다. 입을 통한 말이라기보다 마음으로 전해지는 느낌 같은 것이었다. 하지만 이보다 더 놀라운 것은 물귀신들이 전한 것들이었다.

 

 「나으리 막아야 합니다.」

 

 "무엇을 말이냐?"

 

 「저희가 한이 쌓여 수귀가 됐을지언정 산 사람들에게 해를 끼칠 마음은 없습니다. 하지만 우리 아이들...불쌍한 아이들이 악귀가 되는 것은 막아야 합니다.」

 

 "너희는 이미 사람 둘을 죽이지 않았느냐, 게다가 아이들이라니?"

 

 「그들은 저희를 보고 너무 놀라 스스로 죽은 것입니다. 결코 해를 가한 적이 없습니다. 그리고... 이곳에 원귀로 남아있는 이는 병자년의 난리 때 죽은 자 말고도 더 있습니다.」

 

 이들의 말이 사실이라면 혼자 놀라 심장이 멎어버린 셈이니 애석할 따름이다.

 

 「잡혀 갔던 여인들은 오랑캐로부터 수태(受胎 임신) 의 몸으로 돌아오기가 부지기수였습니다. 하지만...이 나라 조선은 이들을 반기지 않았습니다. 정조를 잃은 여자들은 화냥년이 되고 그 자식들은 호로새끼가 되어 개만도 못한 취급과 멸시를 받아왔습니다.」

 

 "......."

 

 「남편으로부터 버림받은 부인, 가문으로부터 파문당한 딸, 오라비에게 맞아 죽는 것이 두려워 도망 나온 동생...이들은 강화에서 감히 뭍을 밟지 못하고 있었으나...」

 

 셋 다 아무 말도 못하고 수귀들의 한 섞인 말을 듣고 있었다.

 

 「처지를 견디지 못하고 수없이 아이들과 함께 몸을 던졌습니다.」

 

 "그 어린것들까지...너희는 그들 모두의 넋이었구나...미안하다...모두 우리의 잘못이다..."

 

 어느새 몽한의 눈에는 눈물이 그렁 맺혔다.

 

 「우리는 어쩔 수 없는 한을 품고 견디면 됩니다...하지만 요 근래 강하고도 사악한 힘이 나타나 아이들의 혼을 거두어가 버렸습니다.」

 

 대화의 전이에 집중하고 있던 덕로가 갑작스레 크게 소리쳤다.

 

 "혹시 그 아이들의 혼이 끌려간 곳이 이태원인가?"

 

 「맞습니다. 그 사악한 목소리가 아이들을 채어갈 때 우리 모두 느꼈습니다. 아이들의 혼은 이태원으로 향했습니다.」

 

 이번엔 몽한이 외쳤다.

 

 "그 힘의 근원이 어디인지, 누구인지 알고 있는가? 일러만 주게. 우리가 그것을 부수고 아이들을 찾아오겠네!"

 

 「누군지는 모르나 멀지 않은 곳에 있습니다... 조심하소서...시일이 지나 아이들의 혼은 악귀에 가깝게 되어 있을 것입니다. 세상에...복수를 시키려 합니다...한을... 풀어주소서...」

 

 여인들의 목소리는 무저갱으로 빨려 들어가듯 사라졌다. 아직 할말이, 또 들어야 할 말이 많은 몽한은 애타게 불렀으나 다시는 반응이 없었다. 하는 수 없이 그들은 배를 돌려 뭍으로 돌아왔다.

 

 멀리 망양돈에서 한껏 굿판을 벌리는 소리가 들려왔다. 오늘 죽어간 망자의 넋을 달래려는 것인지 물귀신들의 힘을 줄이려는 것인지 알 수는 없으나 몽한과 승호, 덕로에게 한없이 구슬프게 들렸다.

 

 "이태원이라는건 어떻게 알았나?"

 

 "직접 전심을 하는 저는 보다 많은 것을 느낄 수 있습니다. 저 살던 곳이 이태원이며 요즘 수상한 기운이 있었다고 했던 것을 기억하십니까?"

 "기억하고말고."

 

 "사실 그곳의 내력에 대해 들은 것이 있습니다. 본래 이태원이라는 지명이 오랑캐 이(夷), 밸 태(胎), 담 원(院) 을 써서 왜란때부터 적군의 아이를 수태한 여자들은 격리시킨 곳이었는데 근처에 큰 배밭이 생기면서 지금의 이태원(梨太院 배나무 리, 클 태) 으로 바뀐 것이라 했습니다. 그래서 혹시나 하고 추측해 본 것입니다."

 

 덕로는 말을 이었다.

 

 "그들은 이 사실을 알리려 안개가 끼는날이면 모습을 드러낸것 같습니다."

 

 "그래...우리가 참 못할짓을 했지. 아무튼 장소가 두군데니 서로 찢어지는 수밖에 없겠구만. 우리는 이곳에서 그 사악한 힘이라는 것을 찾아볼 테니 자네는 이태원으로 가줄 수 있겠나?"

 

 "다녀오면 앞으로 정식으로 껴주시는 겁니다.

 

 누구 하나 할 것 없이 머리가 복잡한데 덕로의 말에 모처럼 웃었다.

 멀리서 굿소리는 계속된다.

 

 "마을 사람들도 겁나서 그러는 것이니 탓 할 수도 없어요."

 

 승호의 말에 몽한은 주먹을 굳게 쥔다.

 

 "그러니 우리가 해야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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