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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조선 귀변사
작가 : 내가너를
작품등록일 : 2017.7.7

조선땅을 어지럽히는 요귀들을 없애기 위해
사도세자가 죽지도 않고 나섰다.
뒤주를 벗어난 몽한이여, 도깨비 방망이를 휘두르라!

 
참하관 신석하
작성일 : 17-07-11 14:46     조회 : 248     추천 : 1     분량 : 37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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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참하관 신석하

 

 

 참하관이라 하면 궁의 많은 관직 가운데 가장 밑. 말단중의 말단이다. 게다가 양반 출신과 비(非)양반 출신의 차별이 심해 같은 녹(祿)을 받으면서 근무 시간에서는 몇 배가 차이 났다. 

 이정도면 차라리 다행이겠건만 양반 출신들은 음서(蔭敍 공이 있는 신하의 자식을 채용)니 특지(特旨 과거를 통하지 않고 왕이 임명) 니 뭐니 하며 어렵지 않게 승진해버리고 비양반출신의 참하관들은 참상관으로 올라가기가 하늘의 별따기와 같았다. 

 비양반 출신이 참상관으로 올라가는 방법이 아주 없는 것은 아니다.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여길 뿐...신석하처럼.

 

 ‘공을 세우자니 난리가 없고, 잡과에 합격하자니 시간이 없고, 수령취재(守令取才) 하자니 자신이 없구나.’

 

 평생을 나무를 이며 살아온 아버지 밑에서 용하게도 사간원 참하관이 되었으니, 개천에서 용 났다고 할 만 하지만 이렇게 잡무만 맡아서는 늙어 죽을 때까지 참하관일 수밖에 없어 차라리 거세를 하고 내시로 앉는 것이 낫겠다 싶을 때가 한두 번이 아니었다.

 

 우락 하니 산적처럼 생긴 것이 힘도 제법 있건만, 생긴 대로 무과(武科)나 볼 걸. 후회가 막심이다.

 

 조선의 왕권은 때늦은 안정기를 맞아 왕에게 간언을 하는 사간원 본래의 업무를 거의 할 일이 없었다. 강한 왕의 치하에서 사간원만큼 힘이 약한 곳도 없어 입신은 고사하고 승진도 글러먹은 것. 따라서 출세로 머리가 꽉 찬 신석하는 사간원 출신의 관료들보다 더 힘 있는 고관의 개가 되기를 자처하였다.

 

 "아버지, 그 사기꾼 놈들은 대체 어디로 갔다는 말입니까?"

 

 "낸들 알겠니. 밤을 타고 나가서 이틀째 무소식인걸."

 

 휴일이 끝나가는 신석하는 급한 마음에 괜스레 아버지를 볶아댔다. 다시 궁으로 돌아가기 전에 무슨 건수라도 잡고 싶었던 것.

 

 ‘조정 인사를 사칭하고 다니는 자라... 소문 캐기와 잡설을 좋아하는 병판이 딱 좋아할만한 건수다.’

 

 본래 사간원이라 하면 타부서의 인사들과 접촉하는 것이 금지되어 있지만 곧이 곧 대로 들을 이 없다. 그렇게 자신이 따르는 자의 눈에 어떻게든 들고 싶어 안달이 난 신석호건만 이것들은 밥만 축내고 도망간 것인지 내내 보이지가 않는다. 

 그런 와중에 떠난 지 얼마 되지 않은 보부상 무리와 길 안내 차 함께 했던 길호가 헐레벌떡 뛰어 마을로 들어온다.

 

 "이보게. 길호 다들 무슨 일인가?"

 

 숨을 몰아쉬는 길호는 몹시도 놀란 표정이었다.

 

 "하이고, 형님. 내가 살다살다 괴물을 다 봤습니다."

 "괴물?"

 

 "네, 형님도 알다시피 도봉산 넘이를 하고 있는데 다리 길이만 10척(약 3미터) 에 키는 10간(약 5미터) 이 넘는 괴물 둘이서 산속을 뛰어 다니지 뭡니까?"

 

 "요즘 사람들이 도봉산에서 죽어나갔다더니 그것과 관련이 있는 것이냐?"

 

 "그런 것까지야 제가 모르죠. 어찌나 빨리 뛰어오던지 얼이 빠져라 도망쳐 왔을 뿐이에요."

 

 말하는 길호를 보나, 보부상 수십의 표정을 보나 혼비백산한 표정들이 허튼 소리를 하는 것 같지 않았다. 신석하는 머리를 굴려 재빨리 마음을 정했다.

 

 "길호, 넌 어서 마을 장정들을 모으거라. 최대한 많이."

 

 "예? 그게 무슨 말씀이세요?"

 

 "그런 요물이 마을 주변을 나다니는데 어찌 가만히 있을 것이냐, 마침 내가 있으니 놈들을 잡아버리자꾸나."

 

 길호는 쫓겨 내려올때 보다도 더 놀란 표정이 되었다.

 

 "형님, 그냥 내버려 둡시다. 내 보아하니 사람이 상대할 것이 아니었어요."

 

 "너는 시키는 대로 장정들이나 모으고 길안내나 하거라. 여차하면 관인들을 부를 것이다. 내가 누구냐? 이 마을에서 유일한 관료 아니더냐?"

 

 거짓말이다. 제까짓 것이 이 밤중에 어디서 관인을 부른단 말인가? 하지만 의정부리에서 가장 출세한 사람이 하는 말이니 길호는 시키는 대로 했고, 곧 십수명의 힘깨나 쓴다는 마을 장정들이 모였다. 그렇게 횃불을 올리고 산을 뒤지고 다니기를 한참, 마침내 괴물과 마주쳤다.

 

 한편 이보다 조금 앞선 시간, 어둑서니를 제거한 몽한과 승호는 슬슬 떠날 채비를 하던 중이었다.

 

 "어랏, 저것들 진짜 또 오네."

 

 한 무리의 횃불을 알아본 승호가 말했다. 몽한 역시 말은 그렇게 했어도 설마 바로 괴물에 줄행랑 친 주제에 잡으러 올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않았었다.

 

 "저 치들이 겁도 없이 몰려오는구나. 지금이야 괜찮지만 저리 경솔히 요괴들과 맞서려 하는 것이 걱정된다."

 

 승호가 익살스런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엄청 놀래켜서 보낼까요? 그럼 앞으로 저렇게 객기 부리지는 않을 거 아녜요."

 

 "특별한 수가 있느냐?"

 

 제안을 듣던 몽한은 옳거니 작전을 실행했다. 승호가 구미호로 둔갑하여 보이지 않는 곳에서 술수를 부리니 강한 바람이 들이쳐 마을민들이 우수수 넘어졌다. 홀로 다시 죽마에 올라탄 몽한이 넘어진 이들 사이를 휘청 뛰어 다녀 놀랍기가 비할 데 없으니

 

 ‘호미광풍(狐尾狂風)!! 크큭, 장난이나 치려 연마한 기술을 여기서 써먹는구나.’

 

 꼬리로 바람을 일으키는 술수이기에 아직 셋뿐인 승호로는 사람이나 넘어트릴 정도밖에 안되지만 지금은 그 정도로 충분했다. 갑작스런 광풍과 함께 10간 괴물이 미쳐 뛰어다니니 너나 할 것 없이 비명을 지르며 도망갔다. 하지만 불행히도 모두가 달아나 홀로가 된 신석호는 분명히 보았다. 괴물이 아니라 죽마를 탄 사람을, 하늘의 달빛과 땅의 횃불에 비친 그 얼굴을.

 

 

 홍봉한의 집

 

 혜경궁 홍씨가 일부 가재를 챙겨 아들 이산과 함께 친정으로 온지도 며칠이 되었다. 어릴 때 살던 방을 그대로 살려 쓰니 마음은 빠르게 안정되어 갔다. 내가 남편을 잃었다고 정신을 놓는다면 이 아이는 어찌될꼬... 큰 정도 못 받았으면서 유달리 제 아버지를 그리워하는 아들...

 

 "어머니. 아버지께서는 할바마마께 벌을 받아 사(死) 하신 것이니 앞으로 제사로 모시지도 못하는 것이옵니까?"

 

 "아니다. 자식이 아비의 제를 못 올리다니. 아무리 큰 죄를 지었다 해도 그런 법도는 없는 법이다."

 

 할아버지가 아버지를 죽이는 것을 목도한 이산은 적지 않은 충격을 받았었다. 그 무서운 할아버지가 귀신이 된 줄 여기는 아비의 제마저 막을까 염려했지만, 아니라는 말에 미소가 돈다.

 그런 아들이라 더욱 이 상황이 혼란스럽고 안타깝다.

 

 "아버지가... 죽은 아버지가 그리운 거냐?"

 

 "그립습니다."

 

 "부덕한 아버지라 여기지 않는 것이냐..."

 

 "세상 모두가 부덕하다 하여도, 제겐 하나뿐인 아버지입니다. 저는 아직도 아버지와 함께 관서(關西 북쪽 지방, 현재의 평안도)를 유람하였던 날들을 잊을 수 없습니다."

 

 남편이 뒤주에 갇혔을 때 수많은 궁의 사람들 중 유일하게 살려 달라 구명한 아들. 자신조차 남편이 죽기를 바랄정도로 지쳤었건만 여전히 아버지를 그리워하는 이산이다.

 

 "내 마음 먹기가 너 같기만 했다면 어찌 그 사람이 그리 되었겠는가..."

 

 "네...?"

 

 자칫 흐를 뻔한 눈물을 홍씨는 고개를 들어 넘겼다. 자신을 똘망하게 쳐다보는 아들에게 보이고 싶지 않은 모습이다. 다행히 홍봉한이 자신을 찾는 소리가 들려 눈치 채지 못하게 일어났다.

 

 그런데 홍씨의 아버지 홍봉한은 부르고서도 정작 무엇이 걸리는지 말을 잘 못하는 눈치다. 괜스레 헛기침만 하기에 홍씨가 먼저 말을 꺼내었다.

 

 "산이는 멀리 떨어져 있고, 듣는 이 없습니다. 괜찮으니 말씀하시지요. 남편에 관한 것입니까?"

 

 "아...그것이 그렇기는 한데... 네가 듣기에 조금 황망할 수도 있겠구나."

 

 "이 이상 황망할 것이 뭐 있겠습니까."

 

 그래도 잠시 망설이던 홍봉한은 간신히 물었다.

 

 "아무래도 오랫동안 맞대고 살아온 남편이다 보니 네가 더 잘 알것 같아서 말이다. 우문(愚問) 같으나 혹시 사위가 어디로 갔을지 짐작 가는 곳이 없느냐?"

 

 그이가 죽기 꼭 1년 전 봄날, 자신의 만류에도 아들 이산과 함께 유람했던 관서지방. 왕에게 들킬까 걱정하면서도 꼭 아들과 여행을 하고 싶다 고집을 피우며 떠났던 그곳.

 

 

 "어쩌면... 관서로 향했을지 모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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